[축제 인사이트④] 동행축제, 매출은 늘어도 정말 남는 장사였나
3만3000여 중소기업·소상공인 참여 내세웠지만 손익 구조는 보이지 않아 할인·경품·결제 혜택 촘촘히 얹은 행사일수록 매출과 이익은 다른 숫자일 수 있다
[KtN 전성진기자]4월 동행축제는 200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3만3000여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참여하는 대형 소비 촉진 행사로 출발했다. 정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대응하고 민생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겉으로 드러난 숫자만 보면 판은 크고, 혜택도 강하다. 온라인 플랫폼 할인, 오프라인 판매전, 디지털온누리상품권 할인율 상향, 카드 청구할인, 캐시백, 경품, 영수증 인증 이벤트까지 소비를 끌어당길 장치가 한꺼번에 붙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사람을 모으는 행사와 상인에게 남는 행사는 같은 말이 아니다. 매출이 뛰는 것과 이익이 남는 것도 다르다. 동행축제가 진짜로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지 보려면, 행사장의 인파보다 손익계산서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동행축제는 처음부터 두 얼굴을 갖고 있다. 하나는 분명한 노출 효과다. 정부 주도 캠페인이라는 간판 아래 대형 플랫폼과 유통채널, 지역축제, 카드사, 상품권 혜택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평소보다 훨씬 넓은 소비자 접점이 생긴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자기 힘만으로 만들기 어려운 유입을 단기간에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이나 백화점, 대형마트 행사장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브랜드 노출과 체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할인전은 재고를 소진하고 신규 고객을 만나는 데에도 유리하다. 이름이 덜 알려진 업체일수록 이런 판의 힘을 빌려 한 번이라도 소비자 앞에 서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비용 부담이다. 할인 행사는 원칙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행사다. 가격을 낮춘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가 그 차액을 떠안는다는 뜻이다. 대형 유통채널이 일부를 부담할 수 있고, 카드 혜택은 금융사가 나눠질 수 있으며, 상품권 할인은 정책적 지원의 성격을 띨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판매 현장에서는 결국 입점업체나 참여 업체가 일정 부분 가격 인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대기업이나 대형 브랜드보다 가격 인하 여력이 넉넉하지 않다. 같은 10% 할인이라도 누구에게는 판촉비일 수 있고, 누구에게는 마진 대부분을 깎는 부담일 수 있다. 이번 행사처럼 최대 40%, 60%, 70%, 일부 90%까지 강한 할인 문구가 걸릴수록 이 질문은 더 무거워진다. 많이 팔리는 것이 남는 장사인지는 할인 비용을 누가 얼마나 떠안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동행축제 구조를 보면 소비자에게는 혜택이 풍성하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계산이 더 복잡해질 여지가 있다. 플랫폼 할인과 오프라인 할인, 카드 청구할인, 경품, 캐시백, 영수증 이벤트가 여러 층으로 겹쳐 작동하는 구조는 분명 소비 진작에는 유리하다. 하지만 판매자에게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얼마나 싸게 샀느냐가 아니라, 그 판매가 끝난 뒤 얼마가 남느냐다. 제품 원가와 물류비, 배송비, 포장비, 매장 운영비, 인건비, 플랫폼 수수료, 행사 준비 비용까지 합치면 매출 증가가 곧바로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행사에 참여하는 채널이 많고 판이 클수록 이런 비용은 더 세분화된다. 같은 동행축제에 참여해도 온라인 판매 업체와 오프라인 판매전 참여 업체, 지역축제 현장 판매 업체의 손익 구조는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공개된 자료에 정작 이 손익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료에는 참여 규모와 할인 구조, 지역축제 연계, 카드 혜택, 상품권 상향 같은 행사 설계는 비교적 자세히 제시돼 있다. 반면 평균 할인율이 얼마인지, 참여 업체가 실제로 얼마나 팔았는지, 행사 전후 매출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재방문 고객이 생겼는지, 무엇보다 행사 뒤 이익이 남았는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소상공인 지원 행사라고 부르기에는 핵심 숫자가 빠져 있는 셈이다. 행사 규모는 확인되지만 성과의 질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결국 지금 단계에서 “동행축제가 소상공인에게 실질 도움이 됐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반대로 “판만 키운 행사에 그쳤다”고 잘라 말하기도 어렵다. 확인된 것은 구조이고, 남은 것은 결과다.
소상공인에게 대형 판촉전이 갖는 의미는 늘 이중적이다. 단기적으로는 매출을 끌어올릴 기회가 된다. 경기 부담이 큰 시기일수록 소비자는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에도 할인이라는 이유로 접근한다. 평소라면 지나쳤을 제품이 행사장 안에서는 한 번 집히고, 행사 페이지 안에서는 클릭된다. 이 과정에서 신규 고객이 생길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 특히 지역축제 현장이나 오프라인 판매전은 제품을 직접 보여주고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보다 유리한 측면도 있다. 단골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려면 행사 뒤가 더 중요하다는 데 있다. 할인 기간에 한 번 산 소비자가 정상 가격에도 다시 찾는지,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난 브랜드를 나중에도 기억하는지, 지역축제에서 산 제품이 온라인 재구매로 이어지는지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의미 있는 판로 확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대형 판촉전은 매출을 앞당기는 행사에 그칠 수 있다. 이번 달에 팔릴 물건이 다음 달이 아니라 이번 달에 먼저 팔렸을 뿐이라면, 행사 종료 뒤에는 오히려 판매 공백이 커질 수도 있다. 동행축제의 성과를 보려면 행사 기간 매출만이 아니라 종료 뒤의 흐름까지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행사에 참여하는 소상공인들의 체감도 업종별로 크게 갈릴 가능성이 높다. 식품과 생활용품은 재고 회전과 행사 판매에 비교적 유리할 수 있지만, 패션이나 잡화는 할인 폭이 커질수록 브랜드 가치나 정상가 판매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지역 특산품은 축제 현장 판매에 강점이 있을 수 있지만, 물류와 보관, 운송 비용에 더 민감할 수 있다. 같은 행사 안에서도 업종별로 남는 계산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재 자료에서는 이 차이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전체 참여 업체 수는 보이지만, 어떤 업종이 실제 수혜를 더 많이 보는지, 어떤 업종이 판촉 부담을 더 크게 떠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정보는 부족하다.
지역축제와의 결합 역시 소상공인 손익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지역 방문객이 늘면 현장 판매 기회는 커질 수 있다. 다만 그 소비가 실제 지역 소상공인에게 폭넓게 돌아가는지, 아니면 행사장 안 공식 판매 부스와 일부 참여 업체에 집중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동네 소상공인 매장 구매도 영수증 인증 이벤트 대상에 포함한 것은 이런 편중을 줄이려는 장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설계와 체감은 다를 수 있다. 행사장 주변 골목상권까지 손님이 흘러들었는지, 비참여 점포도 덕을 봤는지, 숙박과 음식점, 카페, 전통시장까지 소비가 번졌는지는 추가 확인 없이는 말하기 어렵다. 지역 연계라는 명분이 강한 만큼, 실제 성과 검증은 더 엄격해야 한다.
이번 동행축제를 소상공인 관점에서 볼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결국 ‘매출’이 아니라 ‘남는 구조’다. 매출은 행사 문구와 인파로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남는 구조는 다르다. 할인 비용 분담, 행사 수수료, 결제 조건, 사후 재구매, 신규 고객 유지, 브랜드 노출 효과 같은 요소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 자료에는 이 가운데 앞단, 그러니까 사람을 끌어들이는 장치가 주로 제시돼 있다. 뒷단, 곧 실제 손익을 가르는 장치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동행축제는 ‘크게 열린 행사’로는 기억될 수 있어도 ‘실제로 남는 행사’로 평가받기는 어렵다.
결국 이번 동행축제에서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얼마나 팔렸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남았느냐다. 3만3000여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참여했다는 숫자는 시작점일 뿐이다. 그 숫자 안에서 누가 이익을 봤고, 누가 노출만 얻었으며, 누가 부담을 더 짊어졌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행사장의 열기와 판매 건수만으로는 소상공인 지원을 말하기 어렵다. 동행축제의 성패는 결국 이익으로 환산되는지, 그리고 그 이익이 일회성인지 지속 가능한 판로로 이어지는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소상공인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한 번의 화제보다 남는 장사다. 이번 행사가 그 기준을 충족했는지는 숫자보다 더 깊은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