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버지’ 최불암, 1년 만의 복귀...야윈 모습에 후배들 오열한 까닭
최불암, 건강 이상설 딛고 85세의 진심을 전하다 "아버지 기억 없다" 최불암의 고백...허리 수술 딛고 전하는 진심 '한국인의 밥상' 하차 후 1년...최불암이 직접 밝히는 건강과 인생 MBC 가정의 달 특집 다큐 ‘파하, 최불암입니다’로 1년 만의 안방 복귀
[KtN 신미희기자] 시대의 표상이자 한국 방송사의 산증인인 배우 최불암이 85세의 나이에도 변치 않는 연기 열정과 깊은 인간미를 품고 대중 앞에 다시 선다. MBC가 가정의 달을 맞아 기획한 2부작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는 지난해 허리 수술과 재활 치료로 공백기를 가졌던 그의 근황과 더불어, 아버지를 일찍 여읜 개인적 아픔 등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인간 최불암의 내면을 심도 있게 조명하며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백기 깨고 돌아온 거장의 모습…후배들의 눈물과 경외심]
지난 4월 27일 MBC가 공개한 티저 영상은 오랜 시간 그의 복귀를 기다려온 대중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영상 속 최불암은 예전보다 다소 야윈 모습이었으나, 눈빛만큼은 여전히 형형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라디오 스튜디오 형식을 빌려 음악과 인생 이야기를 교차시키는 독특한 구성으로 진행된다.
현장에서 최불암을 마주한 후배 배우들의 반응은 단순한 반가움을 넘어선 경외심에 가까웠다. 배우 채시라는 마주 앉은 선배의 진솔한 고백에 끝내 눈물을 보였으며, 정경호와 이계인 역시 현장을 찾아 대선배를 향한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후배들이 보인 눈물은 80대 고령의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서 자신의 철학을 정립해 나가는 거장에 대한 헌사이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의 육체적 쇠락과 정신적 건재함을 동시에 마주한 복합적인 감정의 발로로 풀이된다.
[건강 이상설의 실체…허리 수술과 재활을 통한 극복]
최불암의 이번 복귀는 그를 둘러싼 각종 건강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지난해 4월, 14년간 지켜온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 하차하며 많은 이들의 걱정을 샀다. 당시 방송가 안팎에서는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었고, 동료들의 우려 섞인 발언이 이어지며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아들 최 씨를 통해 밝혀진 실상은 ‘위독설’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불암은 오랜 시간 지속된 허리 통증으로 인해 보행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결국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수술을 결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 이후 병원에 입원해 집중적인 재활 치료를 이어온 그는 최근 상태가 눈에 띄게 호전되어 퇴원을 앞두고 있다. 이번 다큐멘터리 출연은 그가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다시금 대중과 소통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리는 공식적인 신호탄이다.
[결핍이 빚어낸 ‘국민 아버지’…상실에서 시작된 사랑]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최불암이 평생 연기해온 ‘아버지상’의 기원을 추적하는 과정이다. 그는 방송을 통해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의어 부친에 관한 기억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담담히 고백한다. 역설적으로 본인이 경험하지 못한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갈망과 상상이,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따뜻하고 인자한 아버지상을 구축하는 토대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개인적 결핍은 사회적 약자와 어린이를 향한 헌신으로 확장되었다. 최불암은 수십 년간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와 공익 활동에 매진해왔다. 다큐멘터리는 그가 왜 그토록 아이들의 미래에 집착했는지, 그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배경과 철학을 직접적인 육성으로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연대기적 기록을 넘어, 한 인간이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공적 가치로 승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1959년 ‘햄릿’부터 2026년 ‘파하’까지…끊임없는 연기 궤적]
1940년생인 최불암의 연기 인생은 한국 현대 방송사와 궤를 같이한다. 1959년 연극 ‘햄릿’으로 데뷔한 이후 국립극단을 거쳐 1967년 KBS 특채 탤런트로 선발된 그는 드라마 ‘수양대군’의 김종서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수많은 작품에서 서민의 애환을 달래는 역할을 도맡으며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최불암의 복귀를 두고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어른의 부재’를 메워줄 상징적 귀환이라고 평가한다. 빠른 호흡과 자극적인 소재가 주류를 이루는 트렌드 속에서, 느리지만 깊이 있는 그의 목소리가 지닌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최불암의 삶과 철학,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MBC ‘파하, 최불암입니다’는 오는 5월 5일과 12일 밤 9시에 방송된다. 이번 작품은 그가 수술 후 재활을 통해 되찾은 건강한 모습뿐만 아니라, 85세 노학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