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트렌드②] 2026 대한민국 광고시장, 디지털 쏠림 이후의 생활 접점 경쟁
온라인 광고 60%·총광고비 17조9400억 원 전망, OTT·DOOH·커머스가 소비자 동선 안에서 재편
[KtN 최기형기자]2026년 국내 광고시장은 17조9400억 원 규모로 예측됐다. 2025년 국내 총광고비는 약 17조27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400억 원가량 늘었지만, 성장의 대부분은 온라인·디지털 광고에서 발생했다. 온라인 광고는 전체 광고비의 약 60%를 차지했고, 방송광고는 전년 대비 약 13% 감소했다. 옥외광고는 디지털 옥외광고를 중심으로 2% 이상 성장했다.
대한민국 광고시장은 위축보다 재배치에 가깝다. 광고비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광고를 만나는 자리가 달라졌다. TV 편성표와 신문 지면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광고는 모바일 피드, 숏폼, OTT, 커머스 앱, 디지털 옥외광고, 팝업 공간, 유통 매장 안으로 이동했다. 브랜드가 사야 할 대상도 매체 지면에서 소비자 동선으로 바뀌고 있다.
코바코의 2026년 전망은 매체 간 양극화를 분명히 짚는다. 온라인·디지털·리테일 미디어는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방송·인쇄 광고는 조정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OTT, 유튜브, 숏폼 중심의 시청 행태 변화와 성과 측정이 쉬운 디지털 매체 선호가 광고비 이동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광고주는 더 이상 “어디에 많이 노출할 것인가”만 따지지 않는다. 어느 순간에 소비자를 만날 것인지, 어떤 행동을 유도할 것인지, 브랜드 기억과 구매 전환을 어떤 순서로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방송광고가 대규모 도달에 강점을 가졌다면, 디지털 광고는 타깃 설정과 성과 확인, 구매 직전 접점 설계에서 강점을 가진다. 2026년 광고시장의 경쟁은 예산 규모보다 접점 조합의 정교함으로 옮겨가고 있다.
CJ메조미디어는 2026년 광고·마케팅 시장의 핵심 화두로 AI 마케팅, 발견형 커머스, OTT, DOOH를 제시했다. AI는 광고 운영과 콘텐츠 제작, 미디어 집행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고, 발견형 커머스는 검색 중심 구매를 콘텐츠 기반 발견으로 바꾸고 있다. OTT는 구독자 확보 경쟁에서 광고 수익 경쟁으로 이동하고, DOOH는 디지털 기술과 규제 완화 속에서 광고 매체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발견형 커머스는 광고와 판매의 경계를 허문다. 소비자는 필요한 상품명을 검색해 구매하는 방식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숏폼을 보다가 상품을 발견하고, 라이브 커머스에서 판매자와 소통하며, 커뮤니티 글과 후기 속에서 브랜드를 접한다. CJ메조미디어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가운데 모바일 쇼핑 비중이 2024년 76%에 달했고, 이커머스가 검색 중심의 목적형 쇼핑에서 콘텐츠 기반 발견형 쇼핑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바일 화면에서는 광고, 콘텐츠, 추천, 후기, 결제가 분리되지 않는다. 커머스 앱의 추천 영역은 광고 지면이 되고, 숏폼 영상은 상품 설명서가 되며, 리뷰와 댓글은 구매 설득의 일부가 된다. 광고는 구매 이전 단계에만 놓이지 않는다. 구매를 망설이는 순간, 결제 직전, 배송 이후 재구매 지점까지 브랜드가 개입하는 구조로 확장된다.
OTT 시장의 변화도 같은 방향이다. 광고 요금제는 OTT 구독 방식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OTT 사업자는 구독자 확보 경쟁을 넘어 광고 수익 경쟁에 들어섰다. CJ메조미디어는 OTT 플랫폼들이 시청 시간을 늘리고 광고 상품을 고도화하며, 타깃팅과 성과 측정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넷플릭스와 티빙 사례처럼 자체 광고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매 방식과 성과 측정 기능을 확장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OTT 광고는 방송광고의 단순 대체물이 아니다. 방송광고가 프로그램 앞뒤의 고정된 시간에 놓였다면, OTT 광고는 이용자 데이터, 시청 기기, 콘텐츠 취향, 시청 시간, 라이브 참여, 커머스 연결과 결합한다. 스포츠 중계, 실시간 스트리밍,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광고는 시청 중간의 방해물이 아니라 플랫폼 체류 시간을 수익화하는 장치가 된다.
쿠팡플레이와 쿠팡, 티빙과 CJ온스타일처럼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하는 사례는 광고의 다음 방향을 보여준다. CJ메조미디어는 프라임 비디오의 쇼퍼블 광고, 쿠팡의 NBA 굿즈 판매, 티빙 쇼츠를 통한 KBO 굿즈 판매 사례를 제시하며 OTT 광고가 브랜딩을 넘어 구매 전환까지 연결될 가능성을 짚었다.
디지털 옥외광고도 다시 광고시장의 전면으로 올라오고 있다. CJ메조미디어는 국내 옥외광고 시장이 2021년을 기점으로 성장 궤도에 들어섰고, 2024년 규모가 4조6241억 원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같은 보고서는 DOOH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했고, 디지털 기술과 규제 완화가 다양한 옥외광고 크리에이티브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도시 공간의 광고는 더 이상 정지된 간판에 머물지 않는다. 3D 아나모픽 영상, 대형 미디어월, QR코드 연동, 다중 스크린 싱크, 위치 기반 송출이 결합하면서 옥외광고는 모바일 광고와 연결되는 오프라인 미디어가 됐다. CJ메조미디어는 DOOH가 모바일 푸시 알림, 웹사이트 방문, 앱 다운로드, 이벤트 참여, 오프라인 방문율 파악, 리타깃팅 광고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 공간의 광고화도 주목할 대목이다. 백화점, 쇼핑몰, 대형마트가 보유한 매장 스크린과 고객 데이터를 결합하면 구매 직전의 소비자에게 광고를 보낼 수 있다. CJ메조미디어는 유통사의 RMN과 DOOH 결합을 두고,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활용한 정밀 타기팅과 온·오프라인 통합 운영, 구매 시점 광고 송출이 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WGSN의 2027년 전망은 한국 광고시장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WGSN은 브랜드가 엔터테인먼트 엔진으로 진화하면서 마케팅 메시지가 모든 미디어 채널에 편재하는 시대를 전망했다. ‘앰비언트 마케팅’은 크고 시끄러운 광고만 뜻하지 않는다. 디지털 환경과 실제 공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순간 안에 스며드는 메시지, 느린 공개, 작은 단서, 생활공간과 결합한 브랜드 경험까지 포함한다.
한국 광고시장에서 앰비언트 마케팅은 생활 접점형 광고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에서는 숏폼과 커머스 추천으로, OTT에서는 광고 요금제와 쇼퍼블 광고로, 거리에서는 DOOH와 QR 연동으로, 유통 공간에서는 RMN과 매장 미디어로 작동한다. 한 브랜드가 같은 메시지를 각 접점에 반복 송출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의 하루 동선 안에서 다른 역할을 나눠 맡기는 방식이 중요해진다.
광고주의 부담도 커진다. 디지털 매체가 늘어날수록 집행 효율은 높아질 수 있지만, 브랜드 경험은 쉽게 분절된다. 검색 광고, 소셜 광고, OTT 광고, 옥외광고, 커머스 광고, 팝업스토어가 각각 다른 문장과 다른 이미지를 쓰면 소비자는 한 브랜드를 여러 조각으로 만난다. 접점이 많아질수록 브랜드의 일관성은 더 어려운 과제가 된다.
2026년 대한민국 광고시장의 변화는 디지털 전환의 다음 단계로 들어섰다. 온라인 광고 비중 확대는 이미 현재형이고, 방송·인쇄 광고의 조정도 진행형이다. 남은 경쟁은 어느 매체가 성장하느냐보다 브랜드가 어느 생활 접점에서 소비자의 행동을 만들고, 여러 접점을 어떤 하나의 경험으로 묶을 수 있느냐에 놓인다. 총광고비 18조 원에 가까운 시장에서 광고의 가치는 더 많이 보이는 힘보다 더 정확한 순간에 기억되는 힘으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