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인사이트 김주덕②] K-뷰티 트렌드, 스킨케어가 수출 중심에 선 이유

114억 달러 수출 속 기초화장품 74.7%…한류 노출 뒤 반복구매를 가른 피부 사용감과 성분 신뢰

2026-06-06     박준식 기자
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대학원뷰티산업학과 석좌교수/사진=KOREAZ youtub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2025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1,757만 달러였다. 전년보다 12.3%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품목별로는 기초화장용 제품류가 85억3,202만1,000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74.7%를 차지했다. 색조화장용 제품류는 15억513만2,000달러, 비중은 13.2%였다. 립, 쿠션, 아이 메이크업이 해외 소비자에게 K-뷰티를 먼저 보이게 했다면, 수출의 무게는 스킨케어 쪽으로 옮겨져 있었다.

드라마와 음악, 스타 이미지, 짧은 영상은 한국식 메이크업을 빠르게 퍼뜨렸다. 립 컬러, 쿠션 광택, 아이 메이크업은 사진과 영상에서 변화가 바로 드러났다. 해외 소비자는 콘텐츠를 통해 한국 화장품을 발견했고, 색조 제품은 K-뷰티의 첫 접점이 됐다. 해외 시장에서 반복구매를 만든 품목은 피부에 오래 닿는 제품이었다. 흡수감, 자극 여부, 밀림, 다음 날 피부 상태가 소비자의 기억에 남았다.

서울사이버대학교 일반대학원 뷰티산업학과 김주덕 석좌교수는 K-뷰티 소비 흐름을 메이크업 중심 노출에서 스킨케어와 웰니스로 옮겨간 변화로 짚어왔다. 피부 타입과 피부 고민별 세분화, 마음의 안정과 휴식까지 포함하는 웰니스 확장이 최근 K-뷰티 소비의 특징이라는 분석이다. 한류가 제품을 알렸다면, 피부 위의 사용 경험이 소비를 이어가게 한 구조다.

스킨케어는 색조보다 평가 시간이 길다. 립 컬러와 베이스 메이크업은 바르는 순간 차이가 드러난다. 진정, 보습, 장벽관리, 트러블 케어, 자외선차단은 일정 기간 사용한 뒤 판단된다. 소비자는 제품을 바른 직후의 감촉만 보지 않는다. 하루가 지난 뒤의 당김, 붉어짐, 유분감, 화장 밀림, 트러블 변화를 함께 본다. 가격이 합리적이어도 사용감이 맞지 않으면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는 화장품산업을 정교한 과학에 뿌리를 둔 분야로 보고, 성분 이름을 아는 수준에서 멈추지 말고 피부 위에서 작용하는 원리까지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성분 소비도 달라졌다. 병풀, 세라마이드, 판테놀, 히알루론산, 레티놀, 나이아신아마이드 같은 이름은 일부 전문가의 언어에만 머물지 않는다. 소비자는 성분명을 확인한 뒤 민감성 피부에 쓸 수 있는지, 계절과 기후에 따라 부담이 없는지, 다른 제품과 함께 써도 되는지까지 따진다. 성분 정보는 제품을 꾸미는 문구가 아니라 구매 판단의 언어가 됐다.

김주덕 석좌교수의 화장품 교육론도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김 석좌교수는 화장품산업을 정교한 과학에 뿌리를 둔 분야로 보고, 성분 이름을 아는 수준에서 멈추지 말고 피부 위에서 작용하는 원리까지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즉각적인 효능보다 독성학과 법규, 안전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진다. 스킨케어 중심의 K-뷰티가 커질수록 성분 설명은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제품 신뢰를 떠받치는 기준이 된다.

웰니스 흐름은 스킨케어의 범위를 넓혔다. 진정, 회복, 저자극, 수면, 스트레스, 두피, 바디 관리가 제품 설명 안으로 들어왔다. 피부 상태를 생활 리듬과 함께 보는 소비가 늘면서 화장품은 결점을 가리는 도구에서 일상 관리 제품으로 옮겨갔다. 웰니스라는 말이 넓게 쓰일수록 검증 부담도 커진다. 휴식과 회복을 내세우는 제품일수록 사용 경험, 성분 근거, 안전성 자료가 함께 필요하다.

K-뷰티 스킨케어의 확산은 제조 생태계와도 맞물린다. 인디 브랜드는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읽고, 제조사는 제형과 생산을 빠르게 구현한다. 온라인 플랫폼은 사용 후기를 즉시 확산시킨다. 이런 구조는 트렌드 대응 속도를 높였다. 스킨케어 시장에서는 속도만으로 부족하다.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은 품질 안정성, 정품 유통, 부작용 대응, 표시광고 관리가 함께 따라야 한다.

정부는 K-뷰티 성과의 배경으로 전문기업 분업화, 제조 역량, 한류와 결합한 해외 마케팅을 제시했다.  /사진=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부는 K-뷰티 성과의 배경으로 전문기업 분업화, 제조 역량, 한류와 결합한 해외 마케팅을 제시했다. 글로벌 보호무역, 비관세 수출규제, 경쟁국 추격은 위험 요인으로 함께 언급됐다. 수출 품목이 커지고 시장이 넓어질수록 성분, 효능, 표시 기준을 둘러싼 검증 압박도 커지는 구조다.

색조 시장의 역할이 줄었다는 뜻은 아니다. 색조는 여전히 해외 소비자가 K-뷰티를 발견하는 강한 진입 품목이다. 쿠션, 립, 아이 메이크업은 한류 콘텐츠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된다. 해외 시장에서 색조가 오래 남으려면 피부 톤, 색상 폭, 문화적 표현, 현지 미감에 맞춘 조정이 필요하다. 특정 피부 톤에 맞춘 베이스 제품만으로는 시장을 넓히기 어렵다.

스킨케어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자외선차단제, 브라이트닝, 안티에이징, 트러블 케어 같은 표현은 국가별 규제 차이가 크다. 미국에서는 자외선차단제 등 일부 품목이 비처방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유럽은 성분 안전성과 표시 기준이 까다롭다. 동남아와 중동은 기후, 종교·문화, 피부 톤, 유통 채널이 다르다. 중남미 시장도 가격 접근성과 현지 파트너, 수입 규제가 변수다. 제품력이 좋아도 각 시장에서 허용되는 표현과 성분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성장 속도는 제한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의 K-뷰티 수출 대책에는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전문인력 연간 약 500명 양성, 화장품 원료 안전성 정보와 국가별 시장·규제정보의 AI 통합 제공, 수출 국가별 피부 특성에 맞춘 제품 개발 지원이 포함됐다. 스킨케어 중심 성장이 커질수록 안전성 평가와 규제 대응 인력의 필요도 커진다는 판단이 정책 안에 반영됐다. 진정, 장벽, 저자극, 웰니스라는 말은 K-뷰티가 소비자의 욕구를 잘 읽어낸 결과다. 동시에 해당 표현은 브랜드에 더 많은 근거를 요구한다. 소비자는 성분표를 읽고, 유통사는 브랜드 안정성을 확인하며, 규제기관은 표시와 효능 주장을 본다. 트렌드를 빨리 만드는 능력만으로는 스킨케어 시장에서 오래 버티기 어렵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는 화장품을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산업으로 설명해왔다. /사진=김주덕 facebook.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김주덕 석좌교수는 화장품을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산업으로 설명해왔다. 과학적 제형 위에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와 심미적 가치가 얹히고, 제품은 기능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소비자의 신뢰와 감정 속에서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관점이다. 스킨케어의 반복구매는 이런 설명과 맞물린다. 소비자는 성분과 효능을 따지지만, 매일 바르는 제품에는 감각과 신뢰를 함께 요구한다.

2025년 114억 달러 수출은 K-뷰티의 외형을 말한다. 기초화장품이 수출의 4분의 3가량을 차지한 구조는 스킨케어의 힘을 말한다. 수출액만으로 다음 흐름을 단정할 수는 없다. 스킨케어가 강점이라는 사실은 더 엄격한 검증 시장에 들어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능을 말할수록 근거가 필요하고, 안전을 말할수록 자료가 필요하다. 웰니스를 말할수록 소비자 경험과 제품 품질이 함께 맞아야 한다.

K-뷰티 트렌드는 한류의 파생 상품이라는 좁은 설명을 넘어섰다. 해외 소비자는 한국 콘텐츠를 통해 제품을 발견했지만, 반복구매는 피부 위의 경험과 성분에 대한 신뢰에서 갈렸다. 색조가 첫 관심을 만들었다면, 스킨케어는 소비자의 욕실과 화장대에 남았다. 다음 흐름은 유행어의 숫자가 아니라 매일 바를 수 있는 제품을 얼마나 오래 신뢰하게 만드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