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자산②] 인도 K콘텐츠 권리 등록, 상표·디자인이 먼저

저작권은 창작 즉시 보호…이름·로고·굿즈 외관은 출원 지연이 분쟁 비용으로

2026-06-09     전성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 인도 국빈 방문. 사진=청와대 & KTV 이매진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전성진기자]인도에서 K콘텐츠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이 먼저 확인해야 할 항목은 유통 채널만이 아니다. 그룹명, 작품명, 로고, 팬덤 명칭, 캐릭터 이미지, 응원봉과 포토카드 패키지, 의류·액세서리 같은 굿즈 외관이 각각 다른 권리 체계에 놓인다.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발생하지만, 상표와 디자인은 현지 출원과 등록 절차가 분쟁 대응력을 좌우한다. 한국의 영화, 음악, 웹시리즈와 관련 상품은 인도 법령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고, 라이선싱 수익 창출과 침해 대응도 가능하다.

인도 지식재산권 체계는 특허, 상표, 디자인, 저작권, 지리적 표시, 반도체 집적회로 배선도까지 포괄한다. K콘텐츠 기업에 직접 닿는 영역은 저작권, 상표, 디자인이다. 음원과 영상은 저작권으로 보호되고, 아티스트명·기획사명·드라마 제목·캐릭터명은 상표 관리 대상이 된다. 응원봉, 패키지, 캐릭터 상품, 의류와 액세서리처럼 외관이 소비 가치를 만드는 제품은 디자인 등록 여부가 중요해진다. 인도 정부는 IP India 포털을 통해 여러 유형의 지식재산권을 인정하고, 특허·디자인·상표 총국(CGPDTM)이 등록과 심사 행정을 맡는다.

상표는 K콘텐츠 기업이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권리다. 인도 상표법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별할 수 없는 표장, 단순히 설명적인 표장, 업계에서 관습적으로 쓰이는 표장, 기만적이거나 법에 위배되는 표장을 등록 거절 대상으로 둔다. 기존 등록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하고 동일·유사한 상품 또는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도 소비자 혼동 가능성을 이유로 등록이 거절될 수 있다. 유명 상표는 상품·서비스 분류가 다르더라도 확대 보호를 받을 수 있다.

K팝 그룹명과 로고, 팬덤 명칭, 공연명, 공식 굿즈 브랜드는 단일한 이름처럼 보이지만 인도 상표 실무에서는 상품·서비스 분류에 따라 권리 범위가 갈린다. 음반과 디지털 음악 서비스, 공연 기획, 의류, 문구, 장난감, 화장품, 모바일 앱, 온라인 팬 커뮤니티가 서로 다른 분류에 놓일 수 있다. 현지 파트너가 특정 상품군에서 먼저 출원하거나, 유사 상표가 선등록된 상태에서 공식 진출이 이뤄지면 라이선스 계약과 판매 계획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상표 출원 전 기존 등록 상표 검색, 유사성 검토, 워드마크와 로고마크 구분, 니스 분류 선택이 필요한 이유다.

인도 상표등록 절차는 사전 검색에서 시작해 상표·서비스 류 선택, 출원 유형 확인, 필요 서류 준비, 신규 출원, 온라인 제출, 진행 상황 확인, 심사 대응, 공고와 이의신청으로 이어진다. 출원은 TM-A 양식을 통해 진행되며, 제3자는 상표 저널 공고 뒤 4개월 이내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출원 자체보다 중요한 단계는 사전 검색과 분류 선택이다. K콘텐츠 기업이 한류 팬덤을 기반으로 빠르게 상품군을 넓히는 경우, 처음부터 단일류가 아니라 다류 출원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디자인 권리는 굿즈 시장에서 상표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인도 디자인법은 산업적 공정을 통해 제품에 적용되는 형태, 구성, 패턴, 장식, 선과 색채의 배열을 보호 대상으로 둔다. 완성품의 외관상 미적 특징으로 인식되는 요소가 중심이다. 기존에 알려진 디자인과 현저히 다르지 않거나 외설적·음란한 디자인은 등록될 수 없다. 등록 뒤에는 해당 물품 분류 안에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가 초기 10년 동안 부여되고, 5년 추가 연장을 통해 최대 15년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응원봉, 포토카드 케이스, 앨범 패키지, 캐릭터 피규어, 의류 장식, 액세서리 형태는 상표만으로 방어하기 어렵다. 상표가 이름과 출처 표시를 보호한다면, 디자인은 제품 외관을 직접 겨냥한다. 인도 디자인등록 절차는 등록 가능성 사전 검색, 로카르노 분류 선택, 출원 유형 확인, 서류 준비, Form 1 제출, 온라인 진행 상황 추적, 심리 대응, 디자인 저널 공고로 이어진다. 둘 이상의 클래스에 걸치는 제품은 각 클래스와 서브클래스별로 별도 출원이 필요하다. 제품이 먼저 공개된 뒤 유사 상품이 퍼지면 신규성과 독창성 판단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 출시 전 등록이 안전하다.

저작권은 상표·디자인과 출발점이 다르다. 인도 저작권법은 독창적인 문학·연극·음악·예술 작품, 영화, 음반을 보호 대상으로 두며, 저작권은 등록 요건 없이 창작과 동시에 발생한다. 복제, 공중 전달, 각색, 번역, 상업적 대여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고, 경제적 권리가 양도된 이후에도 저작자는 자신이 저작자임을 주장할 권리와 저작물의 왜곡·훼손 등에 반대할 권리를 보유한다.

음악과 영상 콘텐츠의 경우 저작권 자동 발생 원칙이 현지 등록의 필요성을 없애지는 않는다. 분쟁이 생기면 권리자 지위, 창작 시점, 양도 범위, 배급 권한, 플랫폼 신고 권한을 입증해야 한다. 인도 진출 전 단계에서 저작권은 자동 발생하더라도 인도 저작권 사무소 등록을 통해 법적 분쟁 시 증거력을 확보하는 방식이 제시된다. 음악은 작사·작곡, 음반, 뮤직비디오, 공연 영상, 안무 영상의 권리 주체가 갈릴 수 있고, 드라마와 영화는 원작, 각본, 영상물, OST, 스틸 이미지, 포스터와 예고편이 각각 다른 권리 관리 대상이 된다.

인도 저작권 보호기간도 콘텐츠 유형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일반 문학·연극·음악·예술 저작물은 저작자 사후 60년, 공동 저작물은 최후 생존 저작자 사후 60년, 익명·이명 저작물과 영화·음반·정부 저작물은 최초 출판 후 60년 동안 보호된다. 방송은 방송 후 25년 동안 보호된다. K콘텐츠 기업이 현지 유통 계약을 맺을 때에는 보호기간 자체보다 권리 양도와 이용 허락의 범위를 더 세밀하게 써야 한다. 인도 내 독점 배급, 플랫폼별 공개, 굿즈 제작, 2차 저작물 제작, 광고 활용, AI 학습 데이터 제공 여부는 같은 계약 안에서도 별도 조항으로 나눠야 한다.

특허는 모든 콘텐츠 기업에 우선순위가 되지는 않지만, 플랫폼 기술과 결합한 기업에는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 인도 특허법은 새로운 제품이나 공정, 발명적 단계, 산업적 응용 가능성을 요구한다. 과학적 발견, 수학적 방법, 비즈니스 방법, 컴퓨터 프로그램 자체, 농업 방법, 인간·동물 치료법, 전통 지식 일부를 구성하는 것은 특허 제외 사유에 포함된다. 음악 추천 알고리즘, 불법복제 탐지 기술, 팬덤 플랫폼의 결제·인증 시스템처럼 기술성이 있는 영역은 단순한 서비스 아이디어와 특허 가능한 발명을 구분해 봐야 한다.

진출 전 등록 순서는 콘텐츠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음악·영상 중심 기업은 저작권 등록과 플랫폼 권리자 등록을 병행하고, 그룹명·작품명·로고·팬덤 명칭은 상표로 먼저 묶어야 한다. 굿즈 사업이 예정된 경우에는 상표 출원과 함께 디자인 등록을 제품 공개 전에 진행해야 한다. 플랫폼이나 기술 기반 서비스가 포함되면 한국 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내 인도 특허 출원을 검토해야 한다. 인도 진출 체크리스트는 저작권 등록, IP India 포털 상표 출원, 제품 출시 전 디자인 등록, 특허의 12개월 내 인도 출원을 진입 전 단계의 주요 절차로 제시한다.

현지 파트너 계약에서는 권리 등록 주체를 먼저 정해야 한다. 한국 본사가 출원할지, 인도 법인이 출원할지, 현지 유통사가 사용권만 받을지에 따라 분쟁 발생 시 대응 권한이 달라진다. 상표 사용 범위, 굿즈 제작 권한, 서브라이선스 허용 여부, 온라인 침해 신고 권한, 유사 상품 대응 비용, 등록 상표와 디자인의 반환·이전 조건을 계약서에 넣어야 한다. 권리 등록을 사업 개시 뒤로 미루면 판매가 시작된 뒤 유사 상품과 유사 명칭이 먼저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

인도 시장에서 K콘텐츠의 권리 관리는 저작권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음원과 영상은 저작권, 이름과 로고는 상표, 굿즈 외관은 디자인, 플랫폼 기술은 특허로 나뉜다. 창작과 동시에 발생하는 권리와 출원을 통해 확보해야 하는 권리를 구분하지 못하면, 현지 인기가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보다 분쟁 비용이 먼저 커질 수 있다. 인도 지식자산 시장의 확대는 콘텐츠 기업에 더 넓은 라이선스 기회를 만들고 있지만, 등록 순서를 놓친 기업에는 같은 시장이 권리 공백을 드러내는 무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