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선의 재활 현장⑥] 일반인과 운동선수, 같은 통증 다른 재활
수지 러스크병원 서형선 센터장, 좌우 균형과 종목별 움직임 차이 설명…재활 목표는 생활 복귀와 경기력 회복으로 나뉜다
[KtN 임우경기자]무릎 통증이라는 이름은 같아도 몸이 쓰이는 방식은 다르다. 계단을 오르내리고, 오래 걷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사람의 무릎과 공을 차고, 방향을 바꾸고, 점프 뒤 착지하는 선수의 무릎은 같은 기준으로만 볼 수 없다. 통증 부위는 같아도 재활의 목표가 달라진다.
수지 러스크병원 서형선 센터장은 일반인과 운동선수의 물리치료 차이를 설명하며 목표의 차이를 먼저 짚었다. 일반인은 좌우 균형과 일상 동작 회복이 중요하지만, 운동선수는 종목별 퍼포먼스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야구, 축구, 골프처럼 한쪽 방향의 회전과 반복 동작이 많은 종목에서는 완전한 좌우 대칭만을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
일반인의 재활은 생활 복귀와 맞닿아 있다.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기, 계단 내려가기, 장보기, 운전하기, 출근하기, 산책하기 같은 동작을 다시 편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좌우 체중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지, 보행 중 발목과 무릎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지, 허리와 골반이 한쪽으로 무너지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운동선수의 재활은 한 단계 더 복잡하다. 통증이 줄었다고 곧바로 경기력 회복을 뜻하지 않는다. 공을 던지는 어깨, 배트를 돌리는 허리, 공을 차는 다리, 스윙을 만드는 골반과 발목은 종목마다 다른 힘의 방향을 만든다. 경기 중에는 빠른 전환, 순간 가속, 갑작스러운 감속, 회전, 충돌, 착지가 반복된다. 치료실에서 통증이 줄어도 경기 상황을 버틸 수 있는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
서 센터장은 운동선수의 몸에는 종목 특성상 한쪽이 더 강하게 쓰이는 구조가 있다고 설명했다. 야구와 골프는 한 방향 회전이 반복되고, 축구는 주로 쓰는 발과 버티는 발의 역할이 나뉜다. 한쪽이 더 강하게 쓰이는 몸을 무조건 대칭으로 맞추는 방식보다, 강하게 쓰이는 쪽과 버티는 쪽이 각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균형을 잡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좌우 균형은 일반인에게 중요한 기준이다. 한쪽 다리에만 체중이 실리고, 골반이 기울고, 걷는 동안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면 통증이 반복될 수 있다. 일반인의 몸은 특정 경기 동작보다 생활 속 안정성이 먼저다. 서고, 걷고, 앉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작에서 좌우 부담을 고르게 나누는 일이 재활의 기본이 된다.
운동선수에게도 균형은 필요하다. 다만 목표가 완전한 대칭에만 있지는 않다. 골프 선수의 회전, 야구 선수의 투구, 축구 선수의 킥처럼 종목별 동작은 애초에 비대칭적인 움직임을 포함한다. 재활 현장에서는 한쪽이 더 강하게 쓰이는 몸을 부정하지 않고, 반복되는 힘을 버틸 수 있는 근육과 관절의 안정성을 만들어야 한다.
발목과 무릎은 운동선수 재활에서 자주 확인되는 부위다. 방향을 바꾸는 순간 발목이 먼저 지면을 잡고, 무릎은 몸의 회전과 감속을 받아낸다. 착지 동작에서는 발바닥, 발목, 무릎, 골반이 한꺼번에 반응한다. 무릎 통증이 있어도 발목의 움직임과 골반의 안정성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어깨 재활도 종목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일반인은 팔을 들어 물건을 꺼내고, 옷을 입고, 가방을 드는 동작이 중요하다. 야구나 배드민턴처럼 팔을 머리 위로 반복해서 쓰는 선수는 어깨 관절뿐 아니라 날개뼈, 등, 허리 회전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통증이 줄어도 공을 던지고 라켓을 휘두르는 속도와 반복 횟수를 감당하지 못하면 재활은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
서 센터장이 말한 차이는 물리치료의 목표를 다시 보게 한다. 일반인에게 필요한 것은 생활 속에서 통증 없이 움직일 수 있는 몸이다.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통증 완화에 더해 종목별 동작을 견디고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몸이다. 같은 무릎 통증, 같은 허리 통증, 같은 어깨 통증이라도 치료실에서 확인해야 할 동작과 회복 기준이 달라진다.
스포츠 재활에서는 ‘아프지 않다’는 말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달릴 때 통증이 없는지, 방향을 바꿀 때 무릎이 흔들리지 않는지, 점프 뒤 착지에서 발목과 무릎이 버티는지, 반복 훈련 뒤 통증이 되살아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경기 복귀는 일상 복귀보다 더 높은 부하를 요구한다.
일반인의 재활에서도 운동선수의 기준을 그대로 가져올 필요는 없다. 무리한 근력 강화나 과한 운동량은 오히려 통증을 키울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직업과 생활 패턴에 맞는 움직임 회복이다.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 운전 시간이 긴 사람, 계단을 많이 오르내리는 사람, 아이를 안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각자 다른 부담을 갖고 있다.
운동선수의 몸은 기록과 경기력 속에서 평가된다. 통증이 줄어도 스피드가 떨어지고, 회전이 무뎌지고, 착지가 흔들리면 선수에게는 충분한 회복이 아니다. 반대로 통증을 참고 경기력을 유지하려다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포츠 재활은 치료와 복귀 사이에서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부하를 단계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서 센터장은 선수의 몸을 볼 때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반인의 재활이 좌우 균형과 일상 동작 회복에 더 가까운 반면, 선수의 재활은 종목별 움직임과 경기력 회복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재활치료실에서 일반인과 운동선수를 구분해 보는 이유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다. 몸을 쓰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생활 속 반복 동작을 편하게 수행해야 하고, 운동선수는 높은 강도의 움직임을 반복해서 견뎌야 한다. 치료의 출발점은 통증 부위일 수 있지만, 회복의 기준은 각자의 생활과 경기 환경에서 정해진다.
같은 통증이라도 재활의 목표는 달라진다. 일반인에게는 균형 잡힌 일상 복귀가 중요하고, 운동선수에게는 종목별 움직임을 견디는 회복이 필요하다. 서형선 센터장이 말한 스포츠 재활의 기준은 통증을 줄이는 치료를 넘어, 몸이 다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데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