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건 외신 분석…'이재명정부 1년' '실용외교·AI·BTS·K콘텐츠' 압도적 위상
외신이 본 ‘이재명정부 1년’…한국, ‘실용주의 외교·AI 공급망·케이-컬처’ 전략국가로 재평가 19개국 67개 외신 6만4827건 분석, 정치·외교 54.3% 최다…문화 분야 우호도 최고 12개월 중 10개월이 긍정 보도? 외신 분석서 “BTS·K콘텐츠 등 압도적 영향력도 확인”
[KtN 임우경기자] 외신이 바라본 이재명 정부 1년, 국제사회의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1일 공개한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1년간의 외신 분석에서 한국은 ‘실용주의 균형 외교를 추진하는 전략적 중견국’, ‘인공지능(AI)·반도체 공급망 핵심국’,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문화강국’으로 재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1년 동안 19개국 67개 주요 외신의 한국 관련 기사 6만4827건을 분석했다. 분석에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임베딩 기반 군집화,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 개체 수준 감성분석(ELSA), 의제 연계망 분석 등 인공지능 기법이 활용됐다.
□ 정치·외교 54.3%, 외신 보도 중심에 선 ‘실용주의 외교’
외신이 가장 많이 다룬 분야는 정치·외교였다. 전체 기사 가운데 정치·외교 비중은 54.3%로 가장 높았고, 기업·산업 43.1%, 경제 40.4%, 문화 27.8%, 기술·정보기술(IT) 23.9% 순으로 집계됐다.
외교 분야에서는 이재명정부의 ‘실용주의 외교(pragmatic diplomacy)’가 주요 평가어로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서울은 섬세한 균형 외교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절제와 실용주의의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더욱 균형 잡힌 외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선거 과정에서 제기됐던 친중·친북 우려와 달리, 외신은 이재명정부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현실적으로 관리하는 노선을 택했다고 봤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도 “이재명 정부가 대중국 정책에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APEC 전후 보도량 50% 이상 증가, 한국 외교 좌표 부각
한국의 양자 관계 평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한-인도, 한-아세안 관계는 1년 내내 양방향 +0.5~+1.5의 강한 우호 수준을 유지했고, 한미, 한중, 한일 관계는 최대 +0.5의 우호 수준을 나타냈다. 해당 평가는 생성형 인공지능 ‘지피티-5.4’를 활용해 -2에서 +2 사이 점수를 부여한 결과다.
지난해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시기에는 한국 관련 외신 보도량이 평균 대비 50% 이상 늘었다. 미·중 전략경쟁, 공급망 재편, 인도·태평양 질서 변화가 맞물리면서 한국은 외교·경제 안보의 주요 무대로 다뤄졌다.
미국 디플로맷은 “한국은 중견국으로서 국력 규모 이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로이터는 “한국의 역내 외교적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 관련 외신 보도에서 가장 자주 사용된 설명도 ‘실용주의 외교 노선’이었다.
□ ‘코리아 랠리’ 이끈 AI·반도체, 한국 산업 이미지 재편
경제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의 주식시장 호황, 이른바 ‘코리아 랠리(Korea Rally)’가 긍정 평가를 이끌었다.
포춘은 “아시아는 인공지능 가치사슬 전체의 근간이며 한국은 그 핵심 제조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아시아 기술 대기업이 인공지능 강세장의 새로운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CNBC 등은 정치적 불확실성 이후 투자자 신뢰가 빠르게 회복됐고, 인공지능·반도체 산업 성장에 힘입어 한국 증시가 세계 주요 시장 가운데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기업·산업, 기술·정보기술(IT), 경제, 금융 분야는 모두 우호적 논조를 기록했다. 외신이 긍정적으로 보도한 고유명사 상위권에도 삼성,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한국 대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지난 4~5월에는 코스피 급등과 반도체주 강세, 인공지능 공급망 관련 보도가 집중됐다.
□ BTS·케이팝·블랙핑크, 12개월 중 10개월 최다 긍정 현안
문화 분야에서는 케이-컬처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12개월 가운데 10개월 동안 외신의 최다 긍정 현안은 방탄소년단(BTS), 케이팝, 블랙핑크, 케이-콘텐츠 등 한류 관련 보도였다.
포린폴리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두고 “한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한국의 문화강국 부상은 세계 영향력의 중심축 변화”라고 분석했다. 알자지라는 방탄소년단의 복귀를 다루며 “한국이 문화산업을 국가 경쟁력으로 육성해 온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정량 분석에서도 방탄소년단은 평균 논조 +1.19로 가장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다. 케이팝은 +1.12, 블랙핑크는 +1.09를 기록했다. 문화 분야는 전체 주제 가운데 가장 높은 우호도를 나타냈다.
가디언 등은 “한국의 영향력이 음악을 넘어 세계인의 삶의 방향까지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CNN은 케이팝, 케이-푸드, 케이-영화, 케이-뷰티 산업을 조명하는 4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이 흐름을 ‘케이-에브리싱(K-everything)’으로 표현했다.
□ 민주주의 회복력 긍정 평가, 정치 양극화·산업안전은 부담
정치 분야에서는 민주주의 회복력에 대한 긍정 평가가 이어졌다. AP통신은 “한국의 회복력 있는 민주주의는 또 하나의 중대한 시험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한국 민주주의가 다시 결집했다”고 평가했고, 포린폴리시는 “한국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부정적 현안도 함께 다뤄졌다. 전임 대통령 계엄 관련 수사와 정치 양극화, 캄보디아 사기 사건, 쿠팡 사태 등은 한국 국가이미지에 부담을 준 주제로 분류됐다.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노동, 산업안전 문제도 한국 산업과 사회 구조의 취약 지점으로 거론됐다.
□ 북핵 위험국에서 전략국가로, 외신의 한국 인식 이동
외신의 ‘이재명정부 1년’ 평가는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기준이 이동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과거 한국 관련 보도가 북핵 위험, 분단 질서, 수출 제조업 중심으로 짜였다면, 최근 보도는 외교 조정력, 인공지능·반도체 공급망, 경제 안보, 문화산업 영향력까지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넓어졌다.
공형식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은 “이번 분석은 한국이 단순한 경제 강국이나 한류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중요한 글로벌 전략국가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에 대한 외신의 인식을 지속해서 분석해 공공외교 정책 수립 등에 적극 활용하고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외신의 평가는 한국이 안보 위기와 제조업 성과로만 설명되던 국가에서 외교 균형, 첨단산업 공급망, 문화산업 영향력을 함께 가진 복합 전략국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남긴다. 앞으로 한국의 국제 평판은 한미동맹과 대중 경제관계의 조정, 인공지능·반도체 경쟁력, 케이-컬처 확장성, 정치 양극화와 산업안전 문제의 관리 수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