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사망률 10만 명당 1명 미만…2045년 고소득국 전망

B형간염 예방접종·C형간염 완치 치료 효과 누적…조기진단·면역항암제 발전 더해져

2026-06-14     김 규운 기자
“초고령사회, 만성통증, 비수술 치료, AI 의료의 시대. 수지 러스크병원 박선구 원장이 말하는 오래 쓰는 몸의 조건.”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 규운기자]2045년 여러 고소득 국가에서 간암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1명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연령구조의 차이를 보정한 간암 사망률은 20세기 후반 가파르게 올라 2000년대 초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B형간염 예방접종과 C형간염 치료로 간암에 걸릴 위험을 낮추고, 정기검진과 새로운 치료법으로 생존 기간을 늘려온 효과가 앞으로 약 20년 동안 통계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간암은 간세포에서 생기는 간세포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B형·C형간염이나 과도한 음주, 지방간 질환으로 간이 오랫동안 손상된 끝에 간경변을 거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암이 발견됐을 때 이미 간 기능이 떨어진 환자도 적지 않다. 종양의 크기와 전이 여부뿐 아니라 남아 있는 간 기능까지 살펴야 해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선택하기가 다른 암보다 까다로웠다.

고소득 국가의 간암 사망률은 20세기 후반부터 높아졌다. 수십 년 전 C형간염에 감염된 사람들이 만성 간염과 간경변을 거쳐 간암이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에 들어선 시기와 겹쳤다. 알코올성 간질환이 꾸준히 발생한 데다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이 늘면서 지방간 질환도 주요 원인으로 떠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 노출이 발병 위험을 더했다.

늦은 진단도 사망률을 높였다. 초기 간암은 절제술과 국소 소작술, 간이식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뚜렷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종양이 간 밖으로 퍼지거나 간경변이 심해진 뒤에는 완치를 목표로 한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웠다. 진행성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약도 많지 않아 생존 기간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B형간염 예방접종이 널리 시행되면서 신규 감염이 줄었다. 만성 간염과 간경변을 거쳐 간암으로 진행할 사람도 함께 감소했다. 혈액 선별검사가 강화되고 의료 절차가 안전해지면서 수혈이나 의료기관에서 바이러스성 간염에 감염되는 일도 줄었다. 간암 환자를 줄인 첫 동력은 항암제가 아니라 감염 예방이었다.

예방접종의 효과가 간암 통계에 나타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백신을 맞은 세대가 성인이 되고, 감염 감소가 간경변과 간암 환자 감소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2045년에는 수십 년 전 시작된 B형간염 예방정책이 간암 사망률 감소로 이어진 결과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2010년대 도입된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는 C형간염 치료를 크게 바꿨다. 대부분의 감염을 완치할 수 있게 되면서 간경변과 간암으로 진행하기 전에 바이러스를 없앨 길이 열렸다. 신규 감염을 막는 데 머물지 않고 이미 감염된 사람을 찾아 치료하면서 장래에 발생할 간암도 줄일 수 있게 됐다.

간경변이 이미 진행된 환자는 바이러스를 없앤 뒤에도 간암 위험이 남는다.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과 간경변 환자에게 초음파검사와 알파태아단백(AFP)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이유다. 종양이 작고 간 안에 머물러 있을 때 발견하면 절제술이나 소작술, 간이식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정기검진이 간암 발생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치료 시기를 앞당겨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액체생검은 초음파검사와 AFP 검사를 보완할 기술로 거론된다. 혈액에 남은 암 유전물질이나 생체표지자를 분석해 종양의 징후를 찾는 방식이다. 정확도와 비용, 검사 대상이 정리돼 의료 현장에 널리 도입되면 간암을 더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2045년까지 실제 사망률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는 임상시험 결과와 보급 속도를 더 지켜봐야 한다.

영상으로 종양의 위치를 확인하며 암 조직을 제거하는 소작술이 정교해졌고, 방사선치료도 정상 간 조직의 손상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수술이 어려운 초기 환자도 국소치료를 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간이식은 종양과 손상된 간을 함께 제거할 수 있다. 기증 장기가 제한된 만큼 환자 선별 기준을 다듬고 수술 안전성을 높이는 작업도 이어졌다.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 여러 약을 함께 쓰는 병용요법은 진행성 간암의 치료 성적을 끌어올렸다.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환자도 암의 진행을 늦추고 생존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절제술과 소작술, 이식이 가능한 초기 환자뿐 아니라 진행성 환자의 생존율도 높아지면서 간암 사망률이 낮아졌다.

인공지능은 만성 간질환 환자 가운데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큰 사람을 가려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검사 결과와 진료 기록을 분석해 정밀검사와 추적관찰이 더 필요한 환자를 먼저 찾는 방식이다. 손상된 간 조직의 기능을 되살리는 재생의학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과 재생의학이 간암 사망률 감소에 미칠 영향은 아직 임상적 검증과 의료 현장 도입이 더 필요한 단계다.

바이러스성 간염이 줄어든다고 간암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음주와 비만, 제2형 당뇨병, 대사성 지방간 질환은 새로운 환자를 계속 만들 수 있다. 음주를 줄이고 체중과 혈당을 관리하지 못하면 B형·C형간염 감소로 얻은 성과가 일부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 예방접종률과 항바이러스제 보급, 정기검진 참여율, 간이식과 항암치료 접근성에 따라 고소득 국가 사이에서도 사망률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인구 10만 명당 1명 아래라는 수치는 2045년을 내다본 전망치다. 대상 국가별 수치와 산출 방식은 확인이 필요하다. 예방접종과 감염자 치료가 계속되고, 간경변 환자의 정기검진이 확대되며, 알코올성·대사성 간질환 증가세까지 낮아져야 도달할 수 있다.

앞으로 약 20년 동안 확인할 지표는 국가별 간암 사망률과 B형·C형간염 진단·치료율, 비만·당뇨병 증가세다. 액체생검의 임상 도입과 새로운 항암제의 보급 범위도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다. 예방과 치료의 성과가 계속 쌓이더라도 대사성 간질환이 빠르게 늘면 국가별 하락 폭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