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서 높아진 위상 체감"…트럼프 '군함 10척 건조' 요청 공개 [영상]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 성과 발표' 기자회견 2026년 6월 19일 청와대 춘추관 이재명 대통령 “대한민국 위상 높아져”…G7·유럽 순방 성과 직접 브리핑 EU 철강 쿼터·한미 조선 협력·교황 방한 요청 전면 배치
[KtN 임우경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유럽 순방을 마친 뒤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확실히 높아졌음을 피부로 느꼈다”며 통상·안보·한반도 평화 성과를 직접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럽 순방과 G7 정상회의 참석 결과를 직접 브리핑했다.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취임 후 첫 유럽 순방은 벨기에와 유럽연합(EU), 이탈리아, 교황청 방문을 거쳐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석으로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은 “1년 전에는 G7이라는 다자무대에서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알리는 것 자체가 중요한 성과였다면, 이번 유럽 방문과 G7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서는 지난 1년 동안 대한민국의 위상과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확실히 높아졌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G7 무대서 공급망·AI·에너지 안보 전면 제기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과 업무 오찬에서 글로벌 경제 불균형, 공급망 안정, 인공지능 도입 문제를 한국의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의제와 관련해서는 “혁신을 촉진하되 안전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 경쟁이 각국의 성장 전략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한국이 단순한 참여국이 아니라 규범 논의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중동 정세와 에너지 공급망도 브리핑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중동 위기 종식이 기대되는 만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강화를 위한 체계적 해법을 함께 모색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에너지 수입국 간 협력 체계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 EU 철강 쿼터에 “무역 장벽 돼선 안 돼”
EU 방문에서는 철강 통상 문제가 가장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오는 7월 1일 철강 관세 할당제도 조치 발효를 앞두고 한국산 철강 쿼터가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EU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런 조치가 무역 장벽이 돼선 안 된다는 우리 확고한 입장을 EU 지도부에 전달했다”며 “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각별한 배려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EU와의 협력 성과로는 디지털 통상 협정 체결, 승객 예약 자료 전송 협정 타결이 제시됐다. 디지털 통상 협정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디지털 교역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승객 예약 자료 전송 협정은 마약·테러 등 초국가범죄 대응 공조와 연결된다.
□ 이탈리아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이탈리아 방문에서는 양국 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 첨단 과학기술, 사회연대경제, 개발협력, 문화 등 5개 분야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개 협정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의 이탈리아 시장 진출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해온 초감가상각제도 문제도 브리핑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시장 진출에 큰 걸림돌로 작동했던 초감가 상각제도 문제가 빠르게 해소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인 관광 가이드 자격 문제 등 재외동포 애로 사항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협조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 트럼프 “미 군함 10척 건조” 요청 공개
G7 정상회의 계기 양자 접촉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대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였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조선을 포함한 호혜적 협력 방안,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역시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좀 건조해 줄 수 있겠느냐, 이런 의사를 저한테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가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해 드렸다”고 설명했다.
한미 조선 협력은 안보와 산업을 동시에 걸친 의제로 떠올랐다. 미국의 군함 건조 수요와 한국 조선업의 생산 역량이 맞물릴 경우, 한미 협력은 군사동맹을 넘어 방산·제조업 공급망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 교황에 DMZ·북한 방문 요청
교황청 일정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서울세계청년대회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을 예방하고 내년 서울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교황에게 방한을 요청하면서 DMZ 방문과 북한 방문 추진도 함께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교황이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추진해 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천주교계 현안도 전달됐다. 이 대통령은 국내 교구에 현직 추기경이 없는 상황을 언급하며 한국 가톨릭계의 염원을 전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향후 새 추기경 임명 시 한국 사정을 각별히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캐나다·독일·케냐와 에너지·방산 협력 논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원유, LNG, 핵심광물 등 안정적 에너지 공급망 구축이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캐나다의 방산 역량 강화 과정에서 한국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방위산업 협력 모델이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한 호혜적 협력 모델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비즈니스회의를 계기로 메르츠 총리의 방한도 추진된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한국 기업의 케냐 진출, 교육, 투자, 인적 교류 확대가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케냐의 국가 발전과 공동 성장 과정에서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 해외 입양 동포 지원 방안 검토 지시
벨기에 일정에서는 해외 입양 동포들과의 만남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타국에서 겪어야 했던 외로움, 입양에 따른 정체성에 대한 고민, 친생 가족을 찾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과 노력을 접하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만감이 교차하고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약 20만 명에 가까운 한국 아이들이 어려운 시기 여러 경로를 거쳐 해외에 입양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입양 동포 지원 방안을 더 실질적으로 마련하겠다며 재외동포청과 외교부에 필요한 조치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익을 최우선에 두는 실용 외교를 적극 추진하고 경제, 안보, 기술, 문화를 비롯한 전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브리핑은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실제 평가는 후속 조치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EU 철강 쿼터 협상, 한미 조선 협력의 계약·제도화, 교황 방한과 DMZ 방문 추진, 해외 입양 동포 지원책이 실행 단계로 옮겨질 때 이번 순방의 정치적 무게도 함께 확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