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r of God④] 플래드 플란넬과 데님 셔츠 레이어링, Essentials가 다시 꺼낸 미국 워크웨어

후디·스웨트셔츠·와이드 팬츠와 만난 익숙한 작업복 요소

2026-06-23     임우경 기자
Fear of God Essentials Summer 2026. 사진=Fear of God,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플래드 셔츠를 입은 모델은 나무 아래에 섰다. 검정과 회색이 섞인 큰 체크, 낮게 떨어지는 어깨선, 몸에 붙지 않는 넓은 품은 셔츠를 단정한 상의보다 가벼운 아우터에 가깝게 만든다. 피어 오브 갓(Fear of God) 에센셜스(Essentials) Summer 2026 컬렉션은 후디와 스웨트셔츠에 플란넬, 데님 셔츠, 와이드 팬츠를 더하며 미국식 워크웨어의 익숙한 재료를 다시 꺼냈다.

이번 컬렉션에는 플래드 플란넬, 로 컷오프 스웨트셔츠, 클래식한 애슬레틱 실루엣이 포함됐다. 후디와 스웨트셔츠가 컬리지 스포츠웨어 쪽에 가깝다면, 플래드 셔츠와 데님 셔츠 레이어링은 워크웨어의 인상을 맡는다. 다만 작업복의 기능성을 전면에 세우기보다 낮은 채도와 넓은 실루엣 안에 넣어 일상복에 가깝게 조정했다.

플래드 셔츠는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직관적인 워크웨어 아이템이다. 큼직한 체크 패턴은 시선을 끌지만, 색은 검정과 회색 중심으로 눌려 있다. 밝은 레드나 선명한 블루 계열 플란넬이 주는 빈티지 아메리칸 캐주얼의 직접성보다 한 단계 낮은 온도다. 에센셜스가 반복해온 차분한 색감 안에서 체크 패턴을 사용한 선택이다.

셔츠의 품은 넓고 어깨는 낮게 떨어진다. 허리선을 강조하거나 몸의 곡선을 따라가는 형태가 아니라 상체를 크게 감싸는 형태다. 플란넬 셔츠가 가진 거친 인상은 유지되지만, 착장은 노동복보다 스트리트 캐주얼에 가깝다. 실제 작업복의 내구성이나 수납 기능보다 플란넬의 표면감과 체크 패턴이 스타일의 중심으로 쓰였다.

데님 셔츠는 하의가 아니라 레이어링 요소로 먼저 들어온다. 짙은 후디 위에 회색 반소매 스웨트 톱을 겹친 착장에서 데님 셔츠는 몸에 입히지 않고 묶어 둔 상태로 배치됐다. 회색 스웨트, 짙은 후디, 브라운 팬츠 사이에 데님의 푸른 기운과 거친 질감이 더해지며 착장 중간에 시선이 머문다.

묶어 둔 데님 셔츠는 실용성과 장식성 사이에 놓인다. 기온 변화가 있는 계절에는 벗은 셔츠를 몸에 묶어 두는 일이 자연스럽지만, 룩북 안에서는 착장의 비율을 나누는 역할도 한다. 상체의 부피가 큰 후디와 반소매 스웨트, 아래로 넓게 내려가는 팬츠 사이에서 데님 셔츠가 중간 층을 만든다. 전체 실루엣이 한 덩어리로 보이지 않도록 거친 소재를 끼워 넣은 방식이다.

워크웨어의 재료는 많지만 기능의 강조는 크지 않다. 플래드 셔츠, 데님 셔츠, 넓은 팬츠는 작업복의 역사와 맞닿아 있지만, 이번 컬렉션에서 해당 품목들은 실제 노동 환경보다 도시적 일상복의 표면으로 쓰인다. 주머니, 보강 스티치, 두꺼운 캔버스 같은 기능적 장치보다 색감, 표면, 레이어링이 더 앞에 선다. 워크웨어를 기능복이 아니라 질감과 분위기의 재료로 다루는 접근이다.

후디와 스웨트셔츠가 함께 놓이면서 워크웨어의 거친 인상은 부드러워진다. 플란넬과 데님 셔츠만으로 구성했다면 더 직접적인 작업복 이미지가 강했겠지만, 컬렉션은 후디와 스웨트 톱을 계속 끼워 넣는다. 스포츠웨어의 부드러운 부피와 워크웨어의 거친 표면이 섞이면서 착장은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는다. 다만 이런 조합은 최근 캐주얼웨어 시장에서 이미 익숙한 방식이기도 하다.

와이드 팬츠는 전체 착장의 무게를 아래로 끌어내린다. 피어 오브 갓 에센셜스의 팬츠는 다리를 따라 좁아지기보다 아래로 크게 떨어지는 형태에 가깝다. 플래드 셔츠, 후디, 반소매 스웨트 톱처럼 상체에 부피가 많은 아이템과 함께 놓였을 때 팬츠 역시 넓은 폭으로 균형을 맞춘다. 몸을 날렵하게 보이게 하기보다 여유 있는 덩어리감을 만드는 쪽이다.

이 비율은 브랜드가 오래 써온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낮은 어깨선, 넓은 몸판, 넉넉한 팬츠, 낮은 채도는 에센셜스에서 반복돼온 요소다. Summer 2026 컬렉션은 해당 흐름에 플래드 플란넬과 데님 셔츠 레이어링을 더했지만, 실루엣 자체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워크웨어 요소가 추가됐다고 해도 전체 인상은 기존 에센셜스의 루스 핏 캐주얼 안에 머문다.

플래드 셔츠가 가진 장점은 접근성이다. 체크 셔츠는 소비자에게 낯선 옷이 아니고, 후디와 팬츠 위에 걸치기 쉽다. 데님 셔츠를 묶어 둔 스타일링도 특별한 설명 없이 이해되는 조합이다. 이번 컬렉션의 워크웨어 요소는 난해한 재해석보다 익숙한 착용법에 기대고 있다. 브랜드가 새로운 형태보다 일상에서 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합을 택했다는 뜻이다.

반대로 익숙함은 차별성을 약하게 만든다. 플래드 플란넬, 후디, 와이드 팬츠, 데님 셔츠 레이어링은 스트리트웨어와 캐주얼웨어에서 오래 반복된 조합이다. 피어 오브 갓 에센셜스가 해당 조합으로 차이를 만들려면 소재의 두께, 체크 패턴의 색감, 봉제와 마감, 실제 착용 시 떨어지는 실루엣이 중요해진다. 룩북에서 보이는 분위기만으로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 대비 만족도를 판단하기 어렵다.

여성 모델이 입은 플래드 셔츠와 남성 모델의 후디·데님 셔츠 레이어링은 성별을 강조하기보다 비율을 중심에 둔다. 셔츠는 몸에 맞춰 작게 조정되지 않았고, 후디와 반소매 스웨트도 큰 품을 유지한다. 에센셜스가 이번 컬렉션에서 제시한 워크웨어는 특정 성별의 착장보다 넓은 품, 낮은 색감, 거친 표면을 공유하는 캐주얼웨어에 가깝다.

이번 컬렉션의 워크웨어는 강한 기능복보다 부드럽게 가공된 일상복에 가까운 모습이다. 플래드 셔츠와 데님 셔츠는 거친 질감을 담당하고, 후디와 스웨트셔츠는 착장의 부피를 만든다. 와이드 팬츠는 아래로 무게를 받는다. 각 품목은 낯설지 않지만, 에센셜스는 해당 품목들을 낮은 채도와 바랜 표면 안에서 다시 묶었다.

피어 오브 갓 에센셜스 Summer 2026의 워크웨어 요소는 새로움보다 안정성에 가깝다. 플란넬과 데님 셔츠, 후디와 와이드 팬츠는 이미 넓게 소비된 조합이다. 컬렉션의 평가는 익숙한 조합을 얼마나 좋은 원단과 마감, 실제 착용감으로 구현했는지에 달려 있다. 공식 판매 이후 소비자 반응은 플래드 셔츠와 데님 셔츠 레이어링의 이미지보다 제품별 완성도, 가격, 반복 착용 가능성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