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환자가 다시 생활로 돌아가는 몸” 서형선 센터장의 재활치료실

수지 러스크병원 물리치료 현장에서 만난 서형선 센터장…통증 부위보다 자세와 움직임, 환자의 생활을 함께 보는 치료

2026-06-20     임우경 기자
[인터뷰]“환자가 다시 생활로 돌아가는 몸” 서형선 센터장의 재활치료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수지 러스크병원 재활치료실에서 만난 서형선 센터장은 물리치료사의 목표를 ‘통증을 낮추는 일’보다 넓게 설명했다. 환자가 아프지 않게 생활하고, 다시 사회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물리치료사의 역할이라는 말이었다. 치료실 안에서 통증을 줄이는 처치도 필요하지만, 환자가 다시 앉고 서고 걷고 일하는 생활로 돌아가야 재활치료의 방향이 완성된다는 뜻이다.

“안 아프시게 생활하시게끔, 사회생활로 복귀시켜 드리는 물리치료사가 되고 싶습니다.”

서 센터장은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치료 기술보다 환자의 생활을 먼저 말했다. 재활치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는 통증 하나만 들고 오지 않는다. 오래 앉아 있던 시간,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 한쪽으로 기대는 자세, 직업상 반복되는 동작, 운동 방식까지 함께 가져온다. 통증은 몸의 한 지점에서 느껴지지만, 통증을 만든 배경은 생활 안에 놓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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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센터장의 시선은 통증 부위에만 머물지 않는다. 허리가 아픈 환자에게 허리만 묻지 않고, 무릎이 불편한 환자에게 무릎만 보지 않는다. 어깨 높이와 골반 기울기, 체중이 실리는 방향, 앉을 때 몸이 무너지는 방식, 걸을 때 발과 무릎이 움직이는 방향까지 함께 살핀다. 몸은 관절과 근육이 따로 움직이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상태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치료사들이 함께 앉아 있을 때 지나가는 사람의 자세가 먼저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허리에 부담이 갈 자세인지, 무릎에 무리가 갈 움직임인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는 말이었다. 가벼운 농담처럼 흘러나온 대목이지만, 재활치료실에서 환자를 보는 방식은 이와 다르지 않다. 통증이 나타난 자리를 확인하되, 몸 전체가 어떤 배열과 움직임을 만들고 있는지 함께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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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앉은 자세를 설명할 때도 기준은 구체적이었다. 엉덩이를 의자 뒤쪽에 붙이고, 발이 바닥에 닿게 하며, 책상과 몸 사이의 간격을 맞추는 기본을 말했다. 어깨가 한쪽으로 올라가거나, 골반이 뒤로 빠지거나, 체중이 한쪽으로 쏠린 상태가 반복되면 몸은 해당 자세에 적응한다. 처음에는 불편감으로 지나가도 시간이 쌓이면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 센터장은 생활 패턴이 무너지면 체형이 무너지고, 체형 변화가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공부하는 자세, 컴퓨터 앞에서 앞으로 기대는 습관,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는 시간, 한쪽으로 기대어 앉는 버릇이 몸을 조금씩 바꾼다. 치료실에서 자세를 보고, 움직임을 확인하고, 생활습관을 묻는 과정은 통증 부위만 다루는 처치와 다른 층위에 있다.

스마트폰 사용 이야기가 나오자 서 센터장은 목과 등의 변화부터 짚었다. 지하철과 버스, 침대와 책상 앞에서 화면을 오래 내려다보는 생활은 목과 어깨에 부담을 준다. 임상 초기에는 고개가 앞으로 빠지는 거북목을 많이 봤지만, 최근에는 턱을 과하게 당기거나 등을 지나치게 펴면서 일자목이나 역커브 형태로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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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몸을 긴장시키는 경우도 있다. 등을 펴고 턱을 당기는 동작이 지나치면 목과 등의 자연스러운 곡선이 줄어들 수 있다. 필라테스나 요가를 오래 한 사람에게서도 목과 등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를 본다고 했다. 운동 자체를 문제 삼는 말은 아니었다. 몸을 쓰는 방향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좋은 운동도 부담으로 바뀔 수 있다는 설명에 가까웠다.

서 센터장이 보는 물리치료의 변화는 ‘근육 하나’에서 ‘움직임 전체’로 향한다. 과거에는 특정 근육을 얼마나 잘 강화할 것인지에 초점이 놓였다면, 최근 재활 현장에서는 몸 전체가 효율적으로 움직이는지를 더 많이 살핀다고 했다. 팔을 들어 올릴 때 팔 근육만 움직이지 않고,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만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깨와 날개뼈, 목과 등, 허리와 골반, 발목과 발바닥이 함께 반응한다.

“예전에는 근육 하나를 잘 강화시키는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효율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쪽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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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 환자의 목과 손목 통증도 같은 흐름 안에서 설명됐다. 모니터 앞에서 몸을 앞으로 기대면 어깨가 위로 끌려 올라가고, 목 주변 근육은 쉬지 못한다. 마우스를 오래 쓰는 환자가 손목터널증후군을 먼저 떠올리더라도 손 저림이 항상 손목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서 센터장은 손 저림이 팔이나 목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증을 느끼는 자리와 부담이 시작된 자리가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운동선수의 재활을 설명할 때는 일반인과 다른 목표를 짚었다. 일반인은 좌우 균형과 일상 동작 회복이 중요하다. 오래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몸이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운동선수는 종목별 움직임과 경기력 회복까지 봐야 한다. 야구와 골프처럼 한쪽 방향의 회전이 반복되는 종목, 축구처럼 차는 발과 버티는 발의 역할이 나뉘는 종목에서는 완전한 좌우 대칭만을 목표로 삼기 어렵다.

서 센터장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까지 생활비를 제외한 월급의 상당 부분을 교육비로 썼다고 했다. 여러 교육을 찾아다녔고, 지금도 치료사들과 공부를 이어간다고 했다. 저녁 시간에 남아 스터디를 하고, 몸을 보는 기준과 재활 현장의 변화를 함께 공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재활치료의 기준이 빠르게 바뀌고, 환자들이 접하는 정보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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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가 계속 바뀌잖아요. 몸에 대해서 이해도 있어야 하고, 변화에 대해서 공부하는 게 저희 직업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치료실에서 설명은 부가적인 절차가 아니다. 서 센터장은 엑스레이를 함께 보며 어느 부위가 불편한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치료할지, 어떤 근육을 강화하고 어떤 자세를 조심해야 하는지 설명한다고 했다. 환자가 자기 몸을 이해해야 치료실 밖의 시간도 달라진다. 같은 자세와 같은 생활습관이 반복되면 통증은 다시 같은 방향으로 몸을 밀어붙일 수 있다.

오래 아픈 환자는 예민해질 수 있다. 서 센터장은 통증을 오래 겪은 환자의 불편과 짜증을 치료실에서 감정적으로 받아치기보다, 통증이 생긴 배경과 필요한 운동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걸이와 귀걸이, 긴 손톱을 피하는 이유도 환자 안전과 연결했다. 환자를 직접 만지고 움직임을 돕는 직업에서는 치료사의 몸가짐 역시 치료 환경의 일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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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말미에서 서 센터장은 자신의 판단이 언제나 맞는다고 말하지 않았다. 사람의 몸은 객관적인 자료만으로 전부 판단할 수 없고, 자신보다 훌륭한 치료사도 많다고 했다. 환자 이야기를 듣고, 다른 접근을 인정하고, 계속 배우는 태도를 강조했다.

“늘 겸손하게 배우고, 환자분 이야기도 많이 듣고, 배우는 게 재밌습니다.”

서형선 센터장의 인터뷰에서 물리치료는 통증을 낮추는 처치보다 넓은 의미로 다가왔다. 자세와 움직임, 생활습관과 환자의 이해가 함께 맞물릴 때 재활은 치료실 밖으로 이어진다. 환자가 다시 자기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통증이 사라지는 순간만큼이나 몸을 쓰는 방식의 변화가 중요하다. 수지 러스크병원 재활치료실에서 서 센터장이 계속 몸의 연결을 살피는 이유도 환자의 생활 복귀라는 목표와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