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one Rocha SS27 남성복⑦] 진주 슈즈와 꽃 장식 백, 시몬 로샤 남성복의 판매 접점
셔츠·니트·코트는 매장 진입 여지, 보아·앞치마형 레이어는 좁은 소비층에 무게
[KtN 박인경기자]피렌체 런웨이에서 반복된 품목은 수트만이 아니었다. 검은 옥스퍼드형 슈즈, 발레 플랫, 긴 양말, 진주 장식, 블랙·브라운·아이보리 계열 백이 여러 착장에 따라붙었다. 시몬 로샤(Simone Rocha)의 2027 봄·여름 남성복은 의류보다 슈즈와 백에서 먼저 판매 접점을 만들 가능성이 있는 컬렉션이었다.
남성복 단독 쇼가 끝난 뒤 바이어가 보는 항목은 런웨이의 완성된 착장 전체가 아니다. 매장에 걸 수 있는 셔츠와 니트, 코트, 슈즈, 백을 따로 떼어 본다. 시몬 로샤의 피렌체 쇼도 마찬가지다. 레이스와 보아, 앞치마형 레이어가 강한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실제 주문서에 오를 가능성이 큰 품목은 좀 더 좁혀진다.
검은 옥스퍼드형 슈즈는 남성복 매장에 가장 가까운 항목이다. 앞코가 둥글고 장식이 들어갔지만, 기본 형태는 남성 구두의 범위 안에 있다. 긴 양말과 함께 놓인 착장은 런웨이에서는 교복과 무용복 사이의 인상을 만들었지만, 슈즈만 따로 보면 판매 전환이 어렵지 않은 품목이다. 장식 수위를 조정하면 남성복 고객뿐 아니라 기존 여성복 고객에게도 함께 팔릴 수 있다.
발레 플랫은 더 좁은 소비층을 겨냥한다. 낮은 형태와 진주 장식은 로샤의 브랜드 표식을 빠르게 보여주지만, 일반 남성복 고객에게 익숙한 품목은 아니다. 편집숍과 온라인 패션 소비자, 브랜드 팬에게 먼저 반응이 올 가능성이 크다. 남성복 전체를 넓히는 상품이라기보다 로샤 남성복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만드는 상품에 가깝다.
백은 슈즈보다 더 현실적인 판매 접점이다. 런웨이에는 블랙, 브라운, 아이보리 계열의 백이 반복됐다. 손에 들거나 몸 가까이에 붙는 형태였고, 일부에는 꽃 장식 참이나 부케가 더해졌다. 의류보다 사이즈 부담이 작고, 남녀 고객을 가르지 않고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백은 남성복 단독 쇼 이후 가장 먼저 움직일 수 있는 품목군이다.
꽃 장식 참과 보아는 다른 계산이 필요하다. 꽃 장식 참은 백과 슈즈에 붙여 판매할 수 있지만, 보아는 일상 착장으로 넘어가기 어렵다. 런웨이에서는 흰 보아가 착장의 초점을 만들었고 로샤의 장식 언어를 빠르게 드러냈다. 매장에서는 의류나 백보다 구매층이 좁다. 행사성 착장, 화보, 셀러브리티 스타일링에는 맞지만 반복 판매 품목으로 보기는 제한적이다.
셔츠는 남성복 카테고리에서 가장 안정적인 품목이다. 레드 체크 셔츠와 레이스 셔츠는 서로 다른 방향에 놓였다. 체크 셔츠는 코트와 쇼츠, 레더 하의 안쪽에 반복됐고, 남성복 매장에서 익숙한 품목에 가깝다. 레이스 셔츠는 로샤의 색이 강하지만 착장 문턱이 높다. 도매 주문에서는 체크 셔츠와 일반 셔츠형 제품이 먼저 움직이고, 레이스 셔츠는 일부 편집숍 중심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니트 베스트도 매장 전개가 가능한 쪽이다. 셔츠와 타이, 넓은 팬츠와 함께 놓인 니트 베스트는 남성복의 기본 착장과 크게 멀지 않다. 로샤식 장식이 더해져도 제품 자체가 낯설지는 않다. 가격대와 생산 수량이 맞으면 슈즈, 백과 함께 남성복 라인의 초기 판매를 받치는 품목이 될 수 있다.
코트와 재킷은 브랜드의 가격대를 보여주는 품목이다. 블랙 롱 코트, 네이비 수트, 체크 재킷은 남성복 매장에서 설명하기 쉬운 제품군이다. 다만 레이스 레이어, 꽃 버튼, 보아가 강하게 붙을수록 고객층은 좁아진다. 로샤 남성복이 넓은 매장으로 들어가려면 코트와 재킷의 장식 수위를 어느 정도 조정해야 한다.
앞치마형 가죽 상의, 피나포어형 상의, 흰 레이스 레이어는 런웨이에서 역할이 컸지만 주문 품목으로는 부담이 크다. 착장법이 어렵고, 일반 남성복 고객이 일상복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거리가 있다. 편집숍의 윈도 피스나 화보용 샘플로는 힘이 있지만, 반복 판매가 가능한 품목은 아니다. 컬렉션의 인상을 만드는 옷과 매출을 만드는 옷은 같은 자리에 있지 않다.
시몬 로샤가 남성복을 단독 쇼로 분리한 뒤 필요한 것은 품목별 정리다. 모든 룩을 그대로 매장에 옮길 수는 없다. 슈즈와 백은 브랜드 인상을 유지하면서도 판매 폭을 만들 수 있고, 셔츠와 니트, 코트는 남성복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는 기본선을 갖고 있다. 보아, 앞치마형 레이어, 강한 레이스 구조는 컬렉션의 이미지를 담당하되 판매 중심 품목으로 보기 어렵다.
피티 우오모 무대는 바이어가 실제 주문을 검토하는 자리다. 로샤의 남성복이 다음 시즌에도 이어지려면 런웨이 반응보다 매장에 남을 품목이 중요하다. 슈즈와 백이 먼저 팔리고, 셔츠와 니트가 뒤를 받치며, 일부 코트와 재킷이 브랜드 가격대를 세우는 구조가 현실적이다. 강한 쇼피스가 전체 이미지를 만들고, 접근 가능한 상품이 매출을 만드는 방식이다.
시몬 로샤의 2027 봄·여름 남성복은 단독 런웨이 이후 제품군별 판단을 남겼다. 진주 장식 슈즈와 꽃 장식 백은 브랜드의 장식 언어를 비교적 쉽게 상품으로 옮길 수 있는 항목이다. 체크 셔츠, 니트 베스트, 일부 코트도 매장 진입 여지가 있다. 보아, 앞치마형 레이어, 강한 레이스 구조는 로샤 남성복의 인상을 만들지만 판매 폭은 좁을 수 있다. 피렌체 이후 로샤 남성복의 지속성은 전체 룩의 화제보다 슈즈와 백, 셔츠와 니트가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