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K-콘텐츠①] 멕시코로 간 실용외교, 라틴 콘텐츠 시장으로 넓어진 K-컬처

특사단 방문·FTA 재개론·월드컵 교류 속 문화수출 거점으로 부상한 멕시코

2026-06-22     전성진 기자
사진=외교부

[KtN 전성진기자]2026년 6월 17일 멕시코시티에서 이재명 대통령 특사단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Claudia Sheinbaum Pardo) 멕시코 대통령을 예방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과 김남희 의원은 양국 관계 강화 의지를 담은 이재명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고, 셰인바움 대통령은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과 멕시코 국민 간 교류와 협력 분위기가 깊어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특사단 방문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중남미 외교가 통상, 투자, 문화교류를 함께 묶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드러낸 일정이었다. 특사단은 멕시코가 한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투자국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멕시코 내 투자와 활동을 평가하고, 멕시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멕시코는 한국 콘텐츠 산업이 라틴아메리카 시장을 바라볼 때 먼저 검토해야 할 국가 가운데 하나다. 북미 공급망, 스페인어권 소비시장, 젊은 인구 구조, 디지털 플랫폼 확산이 한 시장 안에 겹쳐 있다. 제조·투자 거점이라는 기존 경제관계에 음악, 방송, 공연, 굿즈, 뷰티, 푸드가 결합하면서 멕시코의 산업적 무게도 달라지고 있다.

멕시코는 라틴아메리카의 핵심 신흥 콘텐츠 시장으로 꼽힌다. OTT 비디오와 음원 스트리밍 등 디지털 플랫폼 확산을 배경으로 글로벌 콘텐츠 소비가 꾸준히 늘고, K-Pop과 K-Drama에 대한 관심은 콘서트, 굿즈, 화장품, 식품 등 부가 산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콘텐츠 유통과 소비는 음악과 방송 분야를 중심으로 가장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음악시장의 규모도 작지 않다. 멕시코는 2025년 기준 세계 10위,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브라질 다음인 2위 음악시장으로 제시됐다. 멕시코 음악 스트리밍 시장은 2024년 15억3000만 달러에서 2030년 35억4000만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전체 인구 약 1억3000만 명 가운데 0~29세가 약 6400만 명, 48% 안팎을 차지하는 젊은 인구 구조도 온라인 음악 소비의 기반으로 작용한다.

멕시코의 콘텐츠 소비는 플랫폼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K-Pop은 음원 스트리밍에서 공연장, 팬미팅, 응원봉, 앨범, 의류, 액세서리 소비로 이어진다. K-Drama는 OTT 시청을 넘어 한국어 학습, 음식, 뷰티, 관광 관심으로 번진다. 음악과 방송이 별도 장르로 움직이기보다 팬덤과 소비재 시장을 함께 키우는 구조다.

월드컵은 양국 교류를 더 넓게 체감하게 한 계기였다. 특사단은 멕시코시티 일정 이후 한국과 멕시코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과달라하라로 이동해 임시 영사사무소, 할리스코주 정부, 현지 동포·기업인과 접촉했다. 축구 경기는 단기 이벤트지만, 국가 간 이동과 응원, 현지 기업 활동, 교민 네트워크, 관광 소비가 같은 기간에 집중되면서 문화산업이 현지에서 노출될 수 있는 접점도 넓어졌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 기조도 멕시코 시장을 다시 보게 하는 배경이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 경제안보·통상 대응, 수출·수주 지원, K-이니셔티브 확산이 외교정책의 주요 축으로 제시돼 있다. 173개 재외공관에 공공기관, 기업, 동포 등이 참여하는 K-이니셔티브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재외공관 홈페이지에 수출·수주 알리미와 기업지원 헬프데스크를 신설한 점도 해외 진출 기업 지원 흐름과 맞물린다.

멕시코에서 K-콘텐츠는 단순한 문화 호감의 단계를 넘어섰다. 음원 스트리밍, OTT 시청, 콘서트, 굿즈, 뷰티, 푸드, 한국어 교육이 하나의 소비 흐름으로 연결되고 있다. 통상 외교가 시장 접근권을 넓히고, 콘텐츠 산업이 현지 소비층을 움직이며, 재외공관과 기업 네트워크가 유통 기반을 보완하는 구조가 마련될 때 멕시코 시장은 라틴아메리카 K-콘텐츠 확장의 전면에 놓이게 된다.

한·멕시코 FTA 협상 재개 여부, 월드컵 이후 양국 교류의 지속성, 멕시코 내 플랫폼 유통망, 현지 파트너십, 지식재산권 관리가 다음 단계의 변수로 남아 있다. 2026년 6월의 멕시코 외교 일정은 K-콘텐츠 산업이 라틴아메리카 시장에서 산업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출발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