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da SS27 Menswear①] 프라다 SS27 남성복, 허리선 낮춘 스키니핏의 귀환

짧은 재킷·반투명 셋업·컬러 가죽, 선명한 비율만큼 커진 착용 부담

2026-06-23     박인경 기자
Prada SS27 Menswear Redefines Skinny-Fit With “CLARITY”. 사진=Prad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인경기자]프라다(Prada)의 2027 봄·여름 남성복은 허리선에서 달라졌다. 재킷 밑단은 허리 위로 올라갔고, 팬츠는 골반 가까이 내려왔다. 하의 폭은 다리선을 따라 좁아졌으며, 벨트와 파우치 백은 허리 옆에 붙었다. 와이드 팬츠와 오버사이즈 재킷이 오래 이어진 남성복 시장에 프라다는 다시 몸의 선을 드러내는 비율을 꺼냈다.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와 라프 시몬스(Raf Simons)가 공동 디자인한 이번 컬렉션의 제목은 ‘클래러티(CLARITY)’다. 셔츠형 재킷, 다섯 포켓 팬츠, 가죽 블루종, 니트 베스트, 데님 셋업, 패턴 팬츠처럼 남성복 매장에서 익숙한 품목이 주로 등장했다. 새롭고 낯선 의복을 앞세우기보다 기존 남성복의 길이와 폭, 허리 위치를 다시 조정한 구성이었다.

재킷은 짧았다. 트러커 재킷을 떠올리게 하는 셔츠형 상의와 가죽 블루종은 허리 위에서 멈췄고, 상의와 팬츠 사이에는 복부 일부가 드러났다. 팬츠는 허리를 감싸기보다 골반선 가까이에 걸렸다. 어깨와 긴 재킷으로 안정감을 만들던 남성복의 비율 대신, 짧은 상의와 낮은 팬츠가 몸의 세로선을 더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Prada SS27 Menswear Redefines Skinny-Fit With “CLARITY”. 사진=Prad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화이트 반투명 셋업은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착장이다. 셔츠형 재킷과 팬츠는 안쪽이 비치고, 포켓과 단추, 봉제선, 절개선은 흰색 라인으로 남았다. 옷의 내부를 감추지 않고 밖으로 드러낸 방식이다. 런웨이에서는 즉각적인 시각 효과를 만들지만, 일상복으로 옮겨오면 조건이 까다로워진다. 이너웨어 선택, 노출 범위, 세탁과 관리, 착용 장소가 모두 제한된다. ‘명료함’을 앞세운 옷일수록 실제 착용 범위는 좁아질 수 있다.

가죽은 블랙에 머물지 않았다. 버건디, 아이보리, 연두색, 청록색 계열의 가죽 재킷과 팬츠가 이어졌다. 색은 선명했고, 실루엣은 단단했다. 다만 봄·여름 남성복에서 가죽 셋업은 착용 환경을 가린다. 활동성과 통기성, 체온 조절은 컬렉션의 이미지와 별개로 소비자가 마주할 현실적인 부담이다. 짧은 가죽 재킷과 몸에 가까운 가죽 팬츠는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계절성과 실용성 면에서는 제한이 뚜렷하다.

데님 셋업은 비율 변화를 비교적 쉽게 읽게 하는 품목이다. 화이트, 브라운, 버건디, 옐로우 계열 셋업은 트러커 재킷과 다섯 포켓 팬츠의 익숙한 구조를 유지했다. 달라진 부분은 길이와 위치다. 재킷은 짧고, 팬츠는 낮으며, 하의 폭은 좁았다. 데님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썼지만 결과는 편안한 캐주얼보다 날카로운 런웨이 실루엣에 가까웠다. 매장 상품으로 옮겨질 경우 재킷 길이와 팬츠 폭은 조정될 여지가 크다.

Prada SS27 Menswear Redefines Skinny-Fit With “CLARITY”. 사진=Prad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니트 베스트와 패턴 팬츠는 단색 가죽과 데님 사이에 배치됐다. 흑백 기하학 니트, 브라운 계열 니트, 네이비와 베이지 패턴 베스트, 그래픽 티셔츠가 등장했고, 원형과 기하학 문양이 들어간 팬츠도 이어졌다. 컬렉션은 완전한 무채색 미니멀리즘으로만 흐르지 않았다. 다만 패턴 팬츠, 허리 파우치, 스트랩 슈즈가 한 착장 안에 모두 들어가면 일상복으로는 난도가 높아진다. 실제 소비자가 받아들이기 쉬운 품목은 니트 베스트, 그래픽 상의, 좁아진 팬츠 같은 단품에 더 가까워 보인다.

가방은 손보다 허리 가까이에 놓였다. 검정, 흰색, 빨강, 보라, 초록 계열 파우치가 벨트에 매달렸고, 두꺼운 벨트는 낮은 팬츠 허리선을 더 강조했다. 슈즈는 발등을 가로지르는 스트랩과 각진 앞코로 마무리됐다. 좁은 팬츠, 낮은 허리선, 허리 파우치, 스트랩 슈즈가 함께 놓이면서 시선은 어깨보다 허리와 발끝으로 내려갔다. 파우치 백은 수납 도구라기보다 낮아진 허리선과 짧은 상의의 긴장을 키우는 장치에 가까웠다.

SS27 남성복을 2000년대 스키니진의 단순한 반복으로 묶기는 어렵다. 일부 팬츠는 극단적인 스키니핏보다 슬림 스트레이트에 가깝고, 체크 셋업과 화이트 팬츠 일부에는 밑단의 여유도 남았다. 프라다가 바꾼 것은 팬츠 폭 하나가 아니다. 짧아진 상의, 낮아진 허리선, 허리 액세서리, 각진 슈즈가 함께 움직이면서 남성복의 기준점이 어깨와 재킷 길이에서 허리와 골반 쪽으로 내려갔다.

Prada SS27 Menswear Redefines Skinny-Fit With “CLARITY”. 사진=Prad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라다 SS27 남성복은 선명한 방향을 택했다. 그러나 선명한 비율이 곧 넓은 시장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반투명 소재는 착용 장소를 가리고, 컬러 가죽 셋업은 계절과 가격, 체형의 부담을 동시에 안긴다. 낮은 허리선과 짧은 재킷은 런웨이에서 변화를 크게 만들지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남을 수 있다.

시장에 남을 요소는 전신 스키니핏보다 완화된 디테일 쪽에 가깝다. 짧아진 재킷, 조금 좁아진 팬츠, 허리 파우치, 스트랩 슈즈, 일부 컬러 가죽 아이템은 상품으로 옮겨갈 수 있다. 반투명 셋업과 극단적인 저허리 비율은 런웨이의 선언으로 남을 여지가 더 크다. 프라다는 SS27 남성복에서 몸의 선을 다시 드러내는 비율을 제시했지만, 매장과 거리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는 별개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