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y Chavarria SS27①] Willy Chavarria SS27, 파리에서 다시 선 치카노 테일러링

Espace Niemeyer의 곡선형 공간, ‘Comunión’의 친교, 거리의 옷에 더해진 집의 색채

2026-06-28     박인경 기자
Willy Chavarria SS27 Celebrates Chicano Soul and Global Solidarity with "Comunión" in Paris. 사진=Willy Chavarri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인경기자]2026년 6월 26일 파리 Espace Niemeyer에서 윌리 차바리아(Willy Chavarria)의 Spring/Summer 2027 컬렉션 ‘Comunión’이 공개됐다. 오스카 니마이어(Oscar Niemeyer)가 설계한 프랑스 공산당 본부 건물 안으로 넓은 어깨의 재킷, 큰 셔츠, 낮게 떨어지는 팬츠, 선명한 플로럴이 차례로 들어왔다. 치카노 거리 문화에서 출발한 차바리아의 테일러링은 파리 런웨이에서 집과 가족, 친교의 정서를 입었다.

윌리 차바리아는 멕시코계 미국인 디자이너다. 캘리포니아 농업 지역에서 성장한 뒤 뉴욕 패션 신에서 브랜드를 구축했고, 치카노 문화와 라틴계 공동체, 미국식 스포츠웨어, 노동복, 과장된 비례의 테일러링을 주요한 디자인 자산으로 삼아왔다. 큰 셔츠와 넓은 팬츠, 단단한 칼라, 낮은 무게중심은 차바리아 컬렉션에서 반복돼온 요소다. 거리에서 출발한 옷은 럭셔리 런웨이 안에서도 몸의 긴장과 자존을 놓치지 않았다.

Willy Chavarria SS27 Celebrates Chicano Soul and Global Solidarity with "Comunión" in Paris. 사진=Willy Chavarri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munión’은 스페인어권에서 친교와 성찬, 공동의 결속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다. 이번 시즌의 옷은 해당 단어를 설명으로 앞세우기보다 공간과 착장 안에서 풀어냈다. 곡선형 건축 공간, 여러 모델이 이어서 걷는 동선, 몸보다 큰 옷이 주는 보호감이 컬렉션 전반에 깔렸다. 넓은 어깨와 큰 셔츠는 착용자 한 사람을 과시하는 대신 함께 등장한 모델들의 존재감을 키웠다.

차바리아의 오버사이즈는 이번 시즌 거칠기보다 부드러운 쪽으로 기울었다. 셔츠와 재킷은 여전히 컸고, 팬츠는 넓었으며, 어깨선은 뚜렷했다. 다만 전체 인상은 공격적이지 않았다. 몸을 크게 보이게 하는 비례는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착용자를 감싸는 외피처럼 보였다. 치카노 스트리트 테일러링의 강한 윤곽은 유지됐고, 집의 온기와 가족의 기억이 그 위에 더해졌다.

Willy Chavarria SS27 Celebrates Chicano Soul and Global Solidarity with "Comunión" in Paris. 사진=Willy Chavarri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색과 프린트는 컬렉션의 분위기를 크게 바꿨다. Willy Red, Purple Cielo, Plastic Pink, Copper Green, Celestial Blue, Lilac 등 선명한 색채는 계절감보다 생활의 기억에 가까웠다. 희미한 부엌 벽, 손수 놓은 모노그램 손수건, 베개 커버의 꽃무늬를 떠올리게 하는 색과 패턴이 의상 곳곳에 놓였다. 거리의 옷에서 시작한 테일러링 위로 가정의 색과 손의 감각이 겹쳤다.

플로럴은 단순한 장식에 머물지 않았다. 꽃무늬와 쉬어한 소재, 밝은 색채는 넓은 어깨와 큰 팬츠, 단단한 셔츠 구조와 맞서며 컬렉션의 표정을 바꿨다. 부드러운 표면은 강한 실루엣을 약하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거리의 긴장 위에 가족, 보호, 친밀함의 정서를 얹으며 차바리아가 다뤄온 치카노 미학의 폭을 넓혔다.

Willy Chavarria SS27 Celebrates Chicano Soul and Global Solidarity with "Comunión" in Paris. 사진=Willy Chavarri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여성복의 존재감도 뚜렷했다. 실크 드레스, 볼륨 있는 드레스, 펜슬 스커트, 레더 미니스커트, 박서 쇼츠가 겹쳐진 착장은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설명보다 옷의 조합으로 흔들었다. 오버사이즈 셔츠와 워크웨어는 드레스와 스커트 안으로 들어갔고, 여성복의 곡선은 거리의 셔츠, 가죽, 속옷을 드러내는 레이어링과 함께 놓였다. 서로 다른 옷들이 한 착장 안에서 부딪히며 차바리아의 옷장은 더 넓어졌다.

파리 무대는 이번 컬렉션의 의미를 키웠다. 뉴욕을 기반으로 성장한 브랜드가 파리 남성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공개한 일은 치카노 미학의 활동 반경이 달라졌다는 신호다. 미국의 소수자 문화와 라틴계 공동체의 정서에서 출발한 디자인은 유럽 럭셔리 시장의 중심 무대에 올랐다. 차바리아는 문화적 출발점을 흐리지 않고, 더 큰 비례와 더 선명한 색, 더 복합적인 착장으로 파리의 관객 앞에 섰다.

Willy Chavarria SS27 Celebrates Chicano Soul and Global Solidarity with "Comunión" in Paris. 사진=Willy Chavarri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SS27 컬렉션에서 개인보다 함께 선 사람들의 윤곽이 먼저 보였다. 큰 셔츠와 넓은 팬츠는 착용자 한 사람의 덩치를 키우는 옷에 머물지 않았다. 여러 모델이 함께 등장할 때 옷의 부피는 더 큰 리듬을 만들었고, 밝은 플로럴과 집의 색채는 강한 실루엣에 온기를 더했다. 거리의 생존 감각과 가정의 기억이 한 컬렉션 안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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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 차바리아의 Spring/Summer 2027 컬렉션은 치카노 테일러링이 국제 패션 시장에서 어떤 얼굴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시즌이다. Espace Niemeyer의 곡선형 공간, ‘Comunión’이라는 제목, 넓은 비례의 옷, 집을 떠올리게 하는 색과 플로럴, 남성복과 여성복의 교차가 컬렉션을 이끌었다. 파리에서 제시된 공동체의 미학이 실제 착장과 판매, 글로벌 소비자 반응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SS27 이후의 변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