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 des GARÇONS HOMME PLUS SS27⑤] 런웨이 이후의 옷, 설치와 유통이 만난 남성복

‘If The War Were To End..’의 시장·프레젠테이션 분석 도버 스트리트 마켓 파리 설치와 아카이브 신발이 넓힌 컬렉션의 생명력

2026-07-02     임우경 기자
COMME des GARÇONS HOMME PLUS SS27 Debuts Dual-Act Show "If The War Were To End..". 사진=COMME des GARÇON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COMME des GARÇONS HOMME PLUS) 2027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은 런웨이에서 끝나지 않았다. 2026년 6월 26일 파리 엘리제 몽마르트르(Élysée Montmartre)에서 공개된 첫 발표는 도버 스트리트 마켓 파리(Dover Street Market Paris) 안뜰 설치로 이어졌다. 가와쿠보 레이(Rei Kawakubo)는 ‘If The War Were To End..’라는 시즌 제목 아래 옷, 그래픽, 공간, 신발을 한 흐름 안에 놓았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 파리는 꼼데가르송 세계관 안에서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다. 브랜드와 독립 디자이너, 예술가, 협업 제품이 함께 놓이는 편집형 플랫폼에 가깝다. 이번 컬렉션이 런웨이 뒤 설치로 이어진 점은 중요하다. 옷이 모델의 몸을 따라 지나가는 순간성에 머물지 않고, 색채와 그래픽, 오브제의 방식으로 다시 머물 자리를 얻었기 때문이다.

COMME des GARÇONS HOMME PLUS SS27 Debuts Dual-Act Show "If The War Were To End..". 사진=COMME des GARÇON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런웨이와 설치는 서로 다른 속도로 컬렉션을 전달했다. 엘리제 몽마르트르의 발표에서는 스트라이프 코트, 파스텔 카무플라주, 패치워크 타탄, 쇼츠와 스커트 레이어, 포인티 부츠가 걸음과 함께 움직였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 파리 안뜰에서는 컬렉션의 색과 문양이 공간 안에 정지했다. 첫 발표가 착장의 보행을 다뤘다면, 두 번째 구성은 브랜드가 제시한 이미지를 더 오래 보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네이츠 프라(Nejc Prah·한글 표기 확인 필요)와의 그래픽 협업은 설치의 성격을 더 분명하게 만들었다. 이번 시즌의 옷은 이미 스트라이프, 카무플라주, 타탄, 로고 타이포그래피가 겹치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그래픽 협업은 그 흐름을 공간으로 확장했다. 런웨이에서 문양이 몸에 걸렸다면, 설치에서는 문양이 장소를 채웠다.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 SS27은 옷을 보는 경험과 공간을 걷는 경험을 분리하지 않았다.

COMME des GARÇONS HOMME PLUS SS27 Debuts Dual-Act Show "If The War Were To End..". 사진=COMME des GARÇON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장 관점에서 이번 컬렉션은 과도하게 닫힌 실험으로만 보기 어렵다. 셔팅 스트라이프 재킷, 프록코트, 헐렁한 쇼츠, 그래픽 아이템, 타탄 계열 착장은 실제 매장 안에서도 분해해 제안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런웨이 전체의 비율은 낯설지만, 개별 제품으로 보면 셔츠, 재킷, 쇼츠, 니트, 그래픽 톱, 신발처럼 유통 가능한 단위가 분명하다.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의 힘은 난해한 전체 이미지와 판매 가능한 개별 제품 사이의 간격을 관리하는 데 있다.

포인티 부츠는 그 간격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 물건이다. 긴 앞코와 위로 말린 곡선은 일상적 착용성을 넓히는 디자인이 아니다. 많은 소비자가 매일 신을 신발보다 브랜드의 기억을 단번에 불러오는 상징물에 가깝다. 2015년 봄·여름 시즌 ‘Jugo’ 부츠의 기억을 다시 꺼낸 이번 신발은 아카이브의 재사용이면서, 팬덤과 컬렉터의 욕망을 자극하는 장치다. 런웨이에서는 과장된 보행을 만들고, 시장에서는 컬렉션의 이미지를 압축하는 상품으로 작동한다.

Mexicana, George Cox, Kids Love Gaite와의 협업 신발은 풋웨어를 별도 축으로 키웠다. Mexicana는 멕시칸 부츠의 계보와 연결되고, George Cox는 영국 크리퍼와 서브컬처 신발의 기억을 갖고 있으며, Kids Love Gaite는 일본 남성복 구두 문화와 맞닿아 있다. 세 협업은 서로 다른 신발의 문화를 한 컬렉션 안으로 불러왔다.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는 신발을 착장의 끝에 붙는 부속품으로 두지 않고, 브랜드 아카이브와 서브컬처, 유통 가능성을 함께 묶는 매개로 썼다.

COMME des GARÇONS HOMME PLUS SS27 Debuts Dual-Act Show "If The War Were To End..". 사진=COMME des GARÇON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도버 스트리트 마켓 파리 설치는 이런 상품 구조와도 연결된다. 런웨이 이미지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소비되지만, 편집숍과 설치 공간은 물건을 다시 만지게 하고, 가까이 보게 하고, 구매 가능한 대상으로 전환한다. 파스텔 카무플라주와 스트라이프 코트는 사진 속 이미지로 먼저 확산되고, 매장에서는 소재와 봉제, 무게, 길이를 통해 다시 판단된다. 설치형 프레젠테이션은 컬렉션의 메시지를 늘리는 동시에 상품과 관객 사이의 거리를 좁힌다.

2027 봄·여름 남성복 시장은 실험과 실용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기후 변화로 가벼운 소재와 통풍이 중요해졌고, 남성복 소비자는 예전보다 더 강한 색, 장식, 레이어를 받아들이고 있다.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 SS27은 그 흐름을 직접적인 트렌드 상품으로만 풀지 않았다. 긴 코트와 쇼츠, 스커트 레이어, 파스텔 카무플라주, 포인티 부츠를 통해 실용성을 비틀고, 실제 판매 가능한 품목들을 아방가르드한 전체 이미지 안에 배치했다.

브랜드 입장에서 이번 컬렉션은 세 층으로 움직인다. 첫째, 런웨이에서는 전쟁 이후의 남성복이라는 개념을 색과 비율로 제시했다. 둘째, 설치에서는 컬렉션의 그래픽과 분위기를 공간으로 확장했다. 셋째, 유통 단계에서는 셔츠, 재킷, 쇼츠, 그래픽 아이템, 협업 신발처럼 분리 가능한 제품군을 남겼다. 하나의 쇼가 이미지, 공간, 상품으로 나뉘어 작동하는 구조다.

COMME des GARÇONS HOMME PLUS SS27 Debuts Dual-Act Show "If The War Were To End..". 사진=COMME des GARÇON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의 상업성은 대중적 무난함과 다르다. 브랜드는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늘리는 대신, 강한 이미지를 가진 제품을 컬렉션 안에 심고, 그 주변에 실제 착용 가능한 제품을 배치한다. SS27에서도 포인티 부츠처럼 극단적인 아이템과 셔팅 스트라이프 재킷, 쇼츠, 그래픽 의류처럼 유통 가능한 아이템이 함께 움직였다. 팬덤은 강한 아이템에 반응하고, 매장은 그보다 낮은 강도의 제품을 통해 컬렉션을 일상으로 옮긴다.

‘If The War Were To End..’라는 제목은 마지막 회차에서도 상품의 문제와 떨어지지 않는다. 전쟁 이후를 상상한 컬렉션이 실제 시장에 들어갈 때, 메시지는 옷의 문양과 제품의 선택으로 남는다. 파스텔 카무플라주는 군복의 기억을 희석한 패턴 상품이 되고, 스트라이프 코트는 여름 테일러링의 변주가 되며, 포인티 부츠는 아카이브를 다시 움직이는 컬트 신발이 된다. 런웨이의 문장은 매장 안에서 각기 다른 가격과 소재와 착용 방식으로 나뉜다.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 SS27은 엘리제 몽마르트르의 런웨이, 도버 스트리트 마켓 파리 안뜰 설치, 그래픽 협업, 협업 신발을 통해 컬렉션의 수명을 넓혔다. 47개 룩은 전쟁 이후의 남성복을 색과 비율로 제시했고, 설치는 그 이미지를 공간에 붙잡았으며, 신발과 그래픽 제품은 유통 단계에서 다시 힘을 얻는 구조를 만들었다. 2027 봄·여름 남성복에서 이번 컬렉션이 남긴 변화는 단일 쇼의 충격에 머물지 않는다. 런웨이의 개념이 편집숍, 설치, 협업 상품을 거치며 시장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방식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