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ko Kostadinov SS27④] Kiko Kostadinov SS27, 오클리 아이웨어가 만든 얼굴의 구조

테라포마 변주와 바이저형 피스로 이어진 각진 프레임의 남성복

2026-07-01     박채빈 기자
Kiko Kostadinov SS27 Distorts Materiality With "EXTROFLEXION" 사진=Kiko Kostadinov,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채빈기자]키코 코스타디노프(Kiko Kostadinov)의 2027년 봄·여름 남성복에는 오클리(Oakley) 아이웨어가 여러 차례 등장했다. 컬러 아세테이트로 바꾼 테라포마(Terraforma) 모델, 얼굴을 넓게 가로지르는 바이저형 콘셉트 피스가 코트와 재킷, 팬츠의 각진 구조와 함께 놓였다. 안경은 착장의 끝에 더한 소품보다 얼굴 주변의 비례를 바꾸는 장치에 가까웠다.

런웨이의 코트와 재킷은 목 주변을 단단하게 세웠고, 오클리 프레임은 얼굴 위쪽에서 같은 방향의 선을 만들었다. 목을 감싸는 보호대형 디테일, 좁게 내려오는 코트의 몸판, 각진 렌즈 윤곽이 이어지며 상체의 무게가 얼굴 가까이 올라갔다. 큰 로고나 강한 장식보다 프레임의 폭과 각도, 렌즈가 가리는 면적이 착장의 인상을 정했다.

Kiko Kostadinov SS27 Distorts Materiality With "EXTROFLEXION" 사진=Kiko Kostadinov,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테라포마 모델은 컬러 아세테이트를 입으면서 스포츠 장비의 인상에서 조금 떨어졌다. 오클리 특유의 기능적 선은 남아 있지만, 런웨이에서는 운동용 선글라스보다 각진 얼굴 장식에 더 가까웠다. 슬림한 코트와 짧은 블루종 위에 놓였을 때 프레임은 눈가를 넓게 잡고, 좁은 실루엣의 상체에 단단한 윤곽을 더했다.

바이저형 콘셉트 피스는 얼굴 전체의 비례를 더 크게 바꿨다. 렌즈가 눈 주변을 넓게 덮고, 프레임은 양옆으로 길게 뻗었다. 수트와 코트 위에 얹힌 형태는 계절용 선글라스의 가벼운 분위기와 거리가 있었다. 스포츠 장비, 산업 디자인, 런웨이 액세서리가 한 지점에서 겹치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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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코스타디노프 SS27의 옷에는 마름모형과 각진 패널이 반복됐다. 코트의 목선, 블루종의 절개, 팬츠의 비대칭 패널, 신발 표면의 요철이 같은 조형감을 나눴다. 오클리 아이웨어도 이 흐름 안에 들어간다. 렌즈와 프레임의 각도는 옷에 붙은 문양처럼 보이지 않고, 착장 전체의 선을 얼굴 위에서 마무리하는 역할을 했다.

아이웨어가 들어간 착장은 상체의 초점도 달라졌다. 키코 코스타디노프는 이번 시즌 넓은 어깨나 큰 장식으로 몸의 부피를 키우지 않았다. 대신 목선, 프레임, 렌즈의 폭으로 위쪽에 밀도를 만들었다. 좁은 코트와 재킷은 몸을 따라 내려오고, 얼굴 주변에서는 오클리 프레임이 강한 선을 세웠다. 시선은 가슴의 장식보다 목과 눈가 근처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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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대비도 오클리 아이웨어를 통해 더 뚜렷해졌다. 실크울 수팅과 저지, 누벅은 천의 눌림과 낙차를 만들고, 코팅 데님은 단단한 광택을 남겼다. 여기에 오클리 프레임과 렌즈가 들어오면서 착장에는 매끈한 산업적 표면이 추가됐다. 옷감이 접히고 눌리는 부분과 안경의 단단한 윤곽이 맞붙으며, 컬렉션의 물성은 한층 복잡해졌다.

오클리 협업은 로고를 크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쓰이지 않았다. 브랜드 이름보다 렌즈의 폭, 프레임의 각도, 얼굴을 감싸는 구조가 먼저 보였다. 기능성 아이웨어 브랜드의 제품이 패션 런웨이에 들어올 때 흔히 생기는 이질감도 크게 줄었다. 착장 안에서 안경은 별도의 협찬품처럼 떠 있지 않고, 코트와 팬츠, 신발의 선을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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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협업은 키코 코스타디노프가 기술 브랜드를 다루는 방식도 드러낸다. 오클리는 렌즈와 스포츠 아이웨어의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이고, 키코 코스타디노프는 의복의 패턴과 구조, 산업적 소재 감각을 꾸준히 다뤄왔다. SS27에서 두 브랜드의 접점은 이름의 결합보다 형태의 결합에 놓였다. 성능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이 런웨이에서는 얼굴의 구조를 설계하는 요소로 바뀌었다.

캘리포니아 오클리 본사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바이저형 콘셉트 피스는 실제 판매 제품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테라포마 변주 모델과 달리 콘셉트 피스의 발매 여부, 가격, 유통 계획은 확인이 필요하다. 런웨이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형태가 상업 제품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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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에서 아이웨어의 역할은 계절감이나 태도를 덧붙이는 수준을 넘어가고 있다. 키코 코스타디노프 SS27에서는 안경이 얼굴의 폭을 바꾸고, 목선과 어깨 주변의 구조를 이어주며, 신발과 팬츠에 반복된 각진 조형감까지 묶었다. 착장의 마지막 장식으로 놓인 물건이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어지는 비례 안에 들어간 셈이다.

Kiko Kostadinov SS27의 오클리 협업은 기술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의 만남을 제품 홍보보다 착장 구조 쪽으로 옮겼다. 컬러 아세테이트 테라포마, 바이저형 콘셉트 피스, 각진 렌즈와 프레임은 얼굴 주변에 또 하나의 건축적 선을 만들었다. 실제 출시 여부와 판매 범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런웨이에서 오클리 아이웨어는 SS27 남성복의 구조적 언어를 얼굴 위로 끌어올린 장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