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전 국민 울린 사과문 “현실 피하지 않겠다” 32강 좌절 뒤 남긴 진심
'32강 탈락' 고개 숙인 캡틴 손흥민 "동료들에게 비판보다 격려를" 당부 손흥민 사과문, “현실 피하지 않겠다” 32강 좌절 뒤 남긴 주장 손흥민의 약속 “진심으로 죄송…죽기 살기로 달리겠다” 팬들에게 고개 숙이고 동료 향한 격려 당부
[KtN 신미희기자] 손흥민은 30일 침묵 대신 긴 사과문을 남겼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32강 진출에 실패한 뒤, 주장 손흥민은 SNS를 통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른 척할 수도 없고,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고 적었다. 패배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첫 문장부터 팬들을 향한 사과와 다시 뛰겠다는 약속이 이어졌다.
손흥민은 가장 먼저 국민과 축구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은 짧았지만, 뒤따른 문장들은 대표팀 주장으로 느낀 무게를 그대로 드러냈다. 손흥민은 팬들이 느꼈을 답답함과 실망을 헤아리며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는 감히 팬분들의 실망과 상처를 담아낼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월드컵은 손흥민에게 네 번째 월드컵이자, 선수 인생에서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무대였다. 손흥민은 월드컵을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라고 표현해왔다. 32강 진출 실패 뒤에는 “꿈의 무대가 무너져 내린 것 같아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개인의 아쉬움을 앞세우기보다, 대표팀을 믿고 밤을 지새운 팬들의 마음을 먼저 놓은 사과였다.
한국은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출발했다. 그러나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1로 패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도 0-1로 졌다. 남아공전은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한국은 1승 2패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고, 조 3위 상위 8개국에 주어지는 토너먼트 진출권도 얻지 못했다.
손흥민의 메시지는 변명으로 흐르지 않았다. 손흥민은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시간과 마음, 변함없는 응원과 사랑에 끝내 보답하지 못했다”며 책임감을 말했다. 패배의 이유를 외부로 돌리지 않고, 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기대를 받았던 주장으로서 먼저 사과했다.
가장 강하게 남은 대목은 다시 그라운드로 향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손흥민은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다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고 했다. 32강 실패 뒤에도 대표팀을 향한 책임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손흥민은 동료들을 향한 부탁도 함께 남겼다.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비판과 상처를 주기보다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달라고 했다. 대표팀 전체가 비판의 한가운데 선 상황에서 주장 손흥민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무게를 받아들이면서도 선수단이 다시 일어설 공간을 남기려 했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탈락 뒤 사퇴 의사를 밝혔고, 대표팀 본진은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공항에서는 홍 감독을 향한 야유가 나왔다. 성적 부진, 감독 사퇴, 축구협회 운영 논란이 겹치면서 한국 축구는 대회 이후 더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손흥민의 사과문은 패배를 지우는 말이 아니다.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일도 한 번의 SNS 메시지로 끝나지 않는다. 다만 “현실을 피하지 않겠다”는 고백과 “죽기 살기로 달리겠다”는 약속은 대표팀이 다시 출발할 때 가장 먼저 붙들어야 할 태도를 보여준다. 한국 축구의 회복은 새 감독 선임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팬들이 다시 믿을 수 있는 경기력, 책임 있는 운영, 선수단을 지키는 리더십이 함께 세워질 때 손흥민의 사과도 그라운드 위에서 다음 의미를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