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소흘노인대학, 쉬운 마술 익히며 웃음꽃 ‘활짝’

교육마술사 초청강의…“마술 한 편에 청춘이 돌아왔다” “한달 동안 웃음보다 더 많이 웃어었요” “빨리 집에가서 가족들에게 해보고 싶어요”

2026-06-30     최경인 기자

[KtN 최경인기자] 노인대학은 단순히 어르신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기관이 아니다.

소흘노인대학 한 수강생이 조영식 마술사가 전수해준 마술을 앞에서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소흘노인대학 제공)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새로운 배움을 통해 건강과 활력을 되찾고, 사회와 소통하며 삶의 보람을 키워가는 평생교육의 장이자 지역사회의 든든한 공동체다.

포천시에는 대한노인회 포천시지회(회장 이주석) 부설로 10곳이 넘는 노인대학과 1개소의 노인대학원이 운영되며 수많은 어르신들의 인생 2막을 응원하고 있다.

지난 29일 소흘노인대학(학장 이용규) 강당에서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특별한 수업이 열렸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한 '생활에 활력을 주는 쉬운 마술' 강좌였다.

이날 강당을 가득 메운 90여 명의 수강생들은 강의가 시작되자마자 연신 "어머!", "어떻게 저럴 수 있지?"를 외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곳곳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고, 두 시간 동안 강당은 마치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강의를 맡은 조영식 강사는 현장 교사와 교육부 장학사를 지낸 교육전문가답게 단순히 마술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80~90대 어르신들도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생활 마술을 직접 체험하도록 구성해 수강생 모두가 '관객'이 아닌 '마술사'가 되는 시간을 만들었다.

조영식 강사는 "마술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배우신 마술로 집에 가셔서 손자·손녀를 깜짝 놀라게 해보세요.“라고 말해 강의실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그는 "요즘은 손자녀들이 집에 함께 있어도 휴대전화만 바라보며 대화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오늘 배운 마술이 세대 간 대화를 이어주는 작은 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흘 노인대학 수강생들이 '손목 한바퀴 돌리기 마술'을 배우고 있다. (사진=소흘 노인대학 제공)

첫 번째 체험은 '손목 한 바퀴 돌리기' 마술이었다.

수강생들은 강사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했지만 모두 반 바퀴 정도에서 멈췄다. 그러나 조 강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손목을 한 바퀴 이상 돌려 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조 강사는 "마술사는 같은 마술을 여러 번 보여주지 않습니다. 비밀이 들통나기 때문이죠.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여러분께 힌트를 드리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강사의 말에 수강생들의 눈빛은 한층 진지해졌다. 모두가 손끝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집중했고, 두 번째 시연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알겠다!"며 손을 번쩍 드는 모습이 이어졌다.

강의실은 어느새 문제를 푸는 교실이자 웃음이 넘치는 놀이마당으로 변했다. 마술의 원리를 깨달은 수강생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고, 직접 따라 하며 어느새 첫 번째 마술을 완벽하게 익혀냈다.

조영식 마술 강사가 길이가 다른 세줄을 똑 같게 하는 마술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소흘 노인대학 제공)

이어지는 공연은 더욱 놀라웠다.

길이가 서로 다른 세 개의 끈이 순식간에 같은 길이로 변하는 마술, 1만 원권 지폐가 눈앞에서 점점 커지는 마술이 펼쳐질 때마다 강당에서는 "와!" 하는 탄성과 함께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특히 한 수강생을 즉석에서 '마술사'로 변신시키는 참여형 마술은 이날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수강생 마술사가 잠시 밖으로 나간 사이 강당 안에서는 임의의 숫자가 정해졌다. 다시 들어온 수강생은 잠시 생각하더니 놀랍게도 그 숫자를 정확히 맞혀냈다.

"진짜 마술사가 됐네.“

친구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마술을 성공한 어르신은 환한 미소를 지었고, 강당은 웃음바다가 됐다.

강의 후반부에는 누구나 가족이나 친구들 앞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활 마술들이 잇따라 공개됐다. 수강생들은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듯 손동작을 반복하며 연습했고, "오늘 집에 가면 바로 해봐야겠다", "경로당 친구들을 깜짝 놀라게 해야겠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마지막 순서는 이날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덧셈 마술'이었다.

다섯 자리 숫자를 수강생과 강사가 번갈아 다섯 줄에 적어 내려갔다. 계산은 휴대전화 계산기로 해도 될 만큼 완전히 즉흥적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계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조 강사는 칠판에 이미 정답을 적어 놓았다.

순간 강당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놀라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강의 시작 전에 한 수강생에게 맡겨두었던 접힌 메모지를 펼쳐 보니 그 안에도 동일한 답이 적혀 있었다.

"이럴 수가 있나?“

이날 마술 강좌를 통해서 소흘 노인대학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 속에서 노인대학이 왜 지역사회 평생교육의 소중한 공간인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사진=소흘 노인대학 제공)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수강생들의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이 가득했다.

조 강사는 이날 마지막까지 덧셈 마술의 원리를 모두 공개하며 "배움은 나누어야 더 즐겁다"는 교육 철학을 실천했다.

강의를 마친 뒤 한 수강생은 "마술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마술사들만 하는 줄 알았다"며 "오늘은 우리가 직접 마술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집에 가면 손주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또 다른 수강생은 "두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이 웃어본 기억이 없다"며 "한 달 동안 웃을 웃음을 오늘 다 웃은 것 같다. 노인대학에서 이런 특별한 수업을 마련해줘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날 소흘노인대학 강당에는 단순한 마술 비법만 전해진 것이 아니었다.

웃음은 활력이 되었고, 놀라움은 배움이 되었으며, 마술은 가족과 이웃을 이어주는 소통의 언어가 되었다.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 속에서 노인대학이 왜 지역사회 평생교육의 소중한 공간인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