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orth Face Purple Label FW26③] 패딩과 니트 사이, 기능복을 생활복으로 바꾼 레이어링

셸·다운·후디에 데님·체크·니트를 겹친 FW26, 고프코어 이후의 착용법

2026-07-09     박인경 기자
The North Face Purple Label FW26. 사진=The North Face Purple Label,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인경기자]The North Face Purple Label FW26 컬렉션에서 패딩과 윈드브레이커는 단독 주연처럼 앞에 서지 않는다. 두꺼운 아우터 안에는 니트, 후디, 데님 셔츠, 체크 셔츠, 스웨트 팬츠가 겹쳐지고, 테크 백과 와이드 팬츠, 러닝화가 착장을 다시 낮춘다. 기능성 아이템의 성능보다 여러 옷을 함께 입는 방식이 컬렉션의 중심에 놓였다.

더 노스 페이스 퍼플 라벨(The North Face Purple Label)은 기능복을 일상복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레이어링을 적극적으로 쓴다. 패딩, 셸, 윈드브레이커 같은 아이템은 산악복의 구조를 갖고 있지만, FW26에서는 니트와 셔츠, 데님, 스웨트, 와이드 팬츠와 함께 놓인다. 기술적인 옷이 생활적인 옷 사이로 들어가면서 아웃도어의 표면은 차갑게 닫히지 않는다.

두꺼운 패딩 위주의 착장은 컬렉션의 부피를 만든다. 어두운 올리브 톤 패딩은 어깨와 소매를 크게 잡고 몸을 넓게 감싼다. 안쪽의 브라운 계열 셔츠와 짧은 하의는 패딩의 중량감을 덜어낸다. 일반적인 겨울 아웃도어 스타일이라면 보온성과 보호 기능이 더 강하게 읽히겠지만, 짧은 하의와 노출된 다리, 거친 헤어와 강한 햇빛이 함께 놓이면서 착장은 계절을 단정하지 않는다. 방한복의 구조를 갖췄지만, 도시의 빛과 바람 속에서 입는 옷에 가깝다.

남성 모델 착장에서는 기능복과 니트의 결합이 반복된다. 회색 패딩 안쪽에 네이비 계열 니트가 들어가고, 가슴에는 검은색 테크 백이 걸린다. 패딩은 보온의 구조를 만들고, 니트는 체온의 질감을 더한다. 테크 백은 아웃도어의 장비성을 남기지만, 전체 색조가 낮아 과시적으로 튀지 않는다. 넓은 팬츠와 러닝화가 아래쪽을 받치면서 착장은 산행보다 도시의 이동에 맞춰진다.

밝은 회색 패딩과 흰색 후디, 흰색 카고 팬츠를 겹친 착장은 FW26의 레이어링을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후디는 기능복과 스트리트웨어 사이의 완충재처럼 들어가고, 팬츠의 넓은 실루엣과 밑단 조임은 활동성을 남긴다. 패딩은 크지만 색이 옅고, 안쪽의 흰색 후디가 얼굴 주변을 밝힌다. 기능성 아우터의 부피를 후디와 와이드 팬츠가 생활복의 리듬으로 풀어내는 방식이다.

The North Face Purple Label FW26. 사진=The North Face Purple Label,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네이비와 차콜 계열 착장은 레이어링의 밀도를 높이면서도 색을 크게 벌리지 않는다. 긴 아우터 안쪽에 짧은 재킷과 흰색 티셔츠가 들어가고, 아래에는 넓은 카고 팬츠와 흰색 스니커즈가 놓인다. 겉옷과 안쪽 재킷의 길이 차이, 티셔츠의 흰색 여백, 팬츠의 부피가 한 착장 안에서 층을 만든다. 소재와 길이가 다르지만 색을 낮게 묶으면서 과장된 스타일링으로 흐르지 않는다.

후디와 셔츠, 스웨트 팬츠를 겹친 착장은 퍼플 라벨이 기능복을 얼마나 일상적인 방향으로 낮추는지 보여준다. 회색 후디 위에 오렌지 체크 셔츠가 걸리고, 아래에는 회색 스웨트 팬츠와 운동화가 놓인다. 체크 셔츠는 아웃도어보다 플란넬 셔츠와 워크웨어의 기억을 불러오고, 스웨트 팬츠는 기능복의 긴장을 풀어낸다. 컬렉션의 레이어링은 기능을 드러내기보다 익숙한 옷의 조합 안에 기능복을 섞는다.

니트가 들어간 착장은 퍼플 라벨의 생활감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넉넉한 베이지 니트 아래에는 어두운 하의가 놓이고, 가슴에는 검은색 테크 백이 걸린다. 니트의 부드러운 표면과 백의 기능적 표면이 대비되지만, 전체 착장은 장비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버사이즈 니트,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하의, 낡은 운동화가 함께 놓이면서 옷은 새로 맞춘 세트보다 이미 입어온 조합처럼 보인다.

항만 주변에서 촬영된 착장도 같은 흐름 안에 있다. 어두운 아우터 안에 회색 계열의 점프슈트형 아이템이 들어가고, 목 주변에는 셔츠와 스카프처럼 보이는 레이어가 겹친다.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 마른 풀, 도시의 건물선은 기능복을 자연 속 장비가 아니라 도시 주변부의 옷으로 바꾼다. 퍼플 라벨은 레이어링을 통해 자연과 도시, 기능과 생활, 새 옷과 오래 입은 옷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The North Face Purple Label FW26. 사진=The North Face Purple Label,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FW26 컬렉션에서 레이어링은 단순히 많이 껴입는 방식이 아니다. 겉에는 보호 기능을 가진 아우터가 놓이고, 안쪽에는 체온과 생활감을 만드는 니트·셔츠·후디가 들어간다. 아래에는 넓은 팬츠와 러닝화, 스웨트 팬츠, 카고 팬츠가 반복된다. 기능복의 구조는 남아 있지만, 착용자의 하루는 산행보다 훨씬 복잡하고 느슨한 도시 생활로 설정된다.

고프코어 이후의 변화도 여기에서 읽힌다. 고프코어가 셸 재킷과 트레킹화, 카고 팬츠를 도시 패션의 강한 표식으로 만들었다면, 퍼플 라벨 FW26은 기능복을 더 조용하게 겹친다. 아웃도어 아이템을 하나의 상징처럼 세우지 않고, 니트와 데님, 체크 셔츠, 스웨트 사이에 넣는다. 기능복은 스타일의 전부가 아니라 옷장 안의 한 층으로 내려온다.

레이어링이 많아질수록 실제 착용의 문제도 생긴다. 두꺼운 패딩과 니트, 후디, 셔츠를 겹치는 방식은 이미지 안에서 풍성한 질감을 만들지만, 일상에서는 기온, 실내 난방, 무게, 세탁, 활동성에 따라 부담이 될 수 있다. 넓은 팬츠와 큰 아우터는 착용자의 체형과 키, 생활 반경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낸다. 퍼플 라벨의 레이어링은 세련된 균형을 보여주지만, 누구에게나 쉬운 공식은 아니다.

The North Face Purple Label FW26의 레이어링은 기능복을 더 화려하게 만들지 않는다. 기능복을 덜 특별한 옷처럼 보이게 만든다. 패딩은 니트와 만나고, 윈드브레이커는 데님과 겹치며, 후디와 체크 셔츠는 아웃도어의 긴장을 낮춘다. 컬렉션이 제안하는 변화는 거창한 기술 과시보다 착용 방식의 조정에 있다. 퍼포먼스웨어가 도시의 옷장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아이템 하나가 아니라 여러 겹의 옷 사이에서 완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