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한정판 전략①] 루이비통 Woody Wagon Colognes, 향수보다 앞에 선 66대 미니어처
알렉스 이스라엘 협업 7년, 캘리포니아 이미지와 초한정 제작을 결합한 수집품 전략
[KtN 임우경기자]루이비통(Louis Vuitton)이 로스앤젤레스 기반 아티스트 알렉스 이스라엘(Alex Israel)과 함께 ‘Woody Wagon Colognes’를 공개했다. 여섯 병의 코롱 퍼퓸을 목재 패널 스테이션왜건 미니어처 안에 담은 한정판 세트다. 제작 수량은 66점이다. 제작에는 60명의 장인이 참여했고, 219개 부품을 조립하는 데 7,000시간 이상이 투입됐다.
Woody Wagon Colognes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향수병이 아니라 자동차다. 크림 톤 차체, 목재 패널, 흰색 타이어, 크롬 범퍼, 지붕 위 서프보드가 먼저 시선을 차지한다. 마호가니 목재 패널에는 루이비통 모노그램 문양이 새겨졌고, 차체 일부에는 세미 에이지드 내추럴 베이지 레더가 쓰였다. 휠에는 모노그램 플라워가 들어갔다. 자동차 미니어처 형식을 빌렸지만, 세부 구성은 루이비통의 상징 체계를 촘촘히 배치한 오브제에 가깝다.
차 안에는 여섯 병의 코롱 퍼퓸이 세워져 있다. 병은 좌석처럼 나뉜 내부 공간에 놓이고, 창문과 목재 패널 사이로 각기 다른 색이 드러난다. 향수 세트라는 기능적 설명보다 ‘향수를 실은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앞서는 구성이다. 병을 보관하기 위한 패키지라기보다, 패키지 자체가 제품의 중심으로 이동한 구조다.
루이비통과 알렉스 이스라엘의 협업은 2019년 코롱 퍼퓸 라인에서 시작됐다. 당시 Sun Song, Cactus Garden, Afternoon Swim이 협업의 출발점이었다. 알렉스 이스라엘은 캘리포니아의 빛과 색을 바탕으로 패키지 비주얼을 맡았다. 2024년 Ocean BLVD 컬렉션에서는 다섯 가지 코롱을 가상의 로스앤젤레스 거리 미니어처 안에 배치했다. 해당 오브제는 20명의 장인이 500시간을 들여 제작한 2m 길이의 구조물로 소개됐다.
Woody Wagon Colognes는 같은 협업의 규모를 더 키운 결과물이다. 20명 장인과 500시간으로 설명됐던 Ocean BLVD에 비해, 이번 세트는 60명 장인과 7,000시간 이상이라는 수치를 앞세운다. 부품 수는 219개다. 향수의 조향보다 제작 노동, 수량 제한, 상징적 숫자가 더 강하게 부각된다. 66점이라는 수량은 미국 루트66(Route 66)을 가리킨다. 캘리포니아 해안, 서프보드, 가족용 스테이션왜건, 장거리 도로 여행의 이미지를 한정판 숫자와 묶은 방식이다.
우디 왜건은 전후 미국 서부 해안 문화와 연결돼 온 자동차 형식이다. 목재 패널 차체와 넓은 적재 공간은 가족 여행, 해변 이동, 서프보드, 주말의 교외 생활을 떠올리게 한다. 루이비통은 이 이미지를 실제 생활용품으로 옮기기보다, 향수 여섯 병을 싣는 장식적 운송 수단으로 축소했다. 캘리포니아의 이동성은 미니어처 안에서 정지된 수집품이 된다.
알렉스 이스라엘은 Woody Wagon을 두고 “지붕 위 서프보드, 뒷좌석의 가족, 다음 언덕 너머의 태평양”이 있는 캘리포니아의 자유와 연결했다. 이번 세트에서 가족의 자리는 여섯 병의 코롱 퍼퓸이 대신한다. 생활의 이미지를 빌려오되, 실제 사용보다 전시와 소장을 향해 설계된 물건이라는 점이 이번 협업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함께 공개된 트래블 케이스 3종도 같은 흐름에 놓여 있다. Afternoon Swim, California Dream, Sun Song을 위한 투명 레진 케이스로, 각각 100점 한정이다. Afternoon Swim 케이스는 청록과 짙은 블루가 이어지고, California Dream 케이스는 블루와 핑크가 겹친다. Sun Song 케이스는 오렌지와 옐로 톤이 중심이다. 표면에는 모노그램 문양이 반복되고, 전면에는 금속 잠금장치와 LV 장식이 배치됐다. 케이스는 향수병을 보호하는 용도에 머물지 않고, 색과 로고, 투명 소재를 통해 별도의 소장품처럼 구성됐다.
루이비통의 전략은 향수라는 소모품을 더 자주 쓰게 만드는 방식과 거리가 있다. 더 적게 만들고, 더 오래 보관하게 만들고, 사용 후에도 남는 물건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코롱 퍼퓸의 향보다 먼저 미니어처 자동차와 한정 수량, 제작 시간이 전면에 놓인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향수 사업을 여행, 장인 제작, 아트 협업, 모노그램 자산과 연결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향수를 구매한다기보다 루이비통이 설계한 상징물 하나를 소장하는 행위에 가까워진다.
Woody Wagon Colognes는 66점 한정으로 프리오더가 진행 중이며, 배송은 9월 말로 예정돼 있다. 3종 트래블 케이스도 각각 100점 한정으로 판매된다. 향수 신제품보다 한정판 오브제의 성격이 강한 이번 협업은 루이비통 향수 사업이 뷰티 카테고리 안에만 머물지 않고, 수집품 시장과 브랜드 상징 자산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