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WIPO 신탁기금 20년 만에 62% 증액…K저작권 시스템 해외 보급

20주년 맞아 신탁기금 62.6% 증액, 2027년 AI-저작권 국제 원탁회의 개최

2026-07-10     임우경 기자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8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본부에서 열린 ‘문체부-세계지식재산기구 신탁기금 협력 20주년 기념행사’ 개회식에서 개회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지난 7월 8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본부에 194개 회원국 대표단이 모였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와 WIPO가 공동 설립한 저작권 신탁기금이 출범 20주년을 맞은 자리다. 문체부는 이날 신탁기금을 기존 대비 62.6%, 약 6억 원 증액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영수 제1차관이 문체부 대표로 개회식에 참석해 개회 연설을 했다.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8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본부에서 열린 ‘문체부-세계지식재산기구 신탁기금 협력 20주년 기념행사’ 개회식에서 다렌 탕(Daren Tang) 세계지식재산기구 사무총장과 면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20년간 161회 프로그램, 분쟁 2,350건 공동 관리

문체부와 WIPO는 전 세계 저작권 보호 수준 격차를 해소하고 개발도상국의 저작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06년 신탁기금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년간 총 161회의 국제회의 및 연수 프로그램을 개최·운영해 97개국 4,125명이 참여했으며, 저작권 분쟁 사건 2,350건 이상을 공동 관리했다. 20년간 문체부의 누적 공여액은 146억 원에 이른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년 협력 성과를 국제사회에 공유하고 향후 20년 협력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증액된 재원은 한류 콘텐츠 수출이 활발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K저작권 보호 시스템(I-COP)' 보급에 투입된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건강한 국제 저작권 생태계를 조성하는 동시에 국내 콘텐츠의 해외 저작권 보호 체계를 촘촘히 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다만 I-COP이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부터, 어떤 절차로 보급되는지에 대한 세부 일정은 이번 자료에 담기지 않았다.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8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본부에서 열린 ‘문체부-세계지식재산기구 신탁기금 협력 20주년 기념행사’ 개회식에서 다렌 탕(Daren Tang) 세계지식재산기구 사무총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AI-저작권 국제 논의체 구성 제안, 2027년 원탁회의로

김 차관은 다렌 탕 WIPO 사무총장과 별도로 만나 인공지능 시대 국제 저작권 규범 형성 방안을 논의했다. WIPO는 그동안 저작권상설위원회(SCCR) AI 정보 세션, AI 기반 사업, 신기술회의 등을 통해 관련 논의를 이어왔고 한국도 여기에 참여해왔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기술적 논의와 정책적 논의가 분리돼 진행되는 현재 방식에서 나아가 기술과 정책을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국제 논의체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히고, 한국이 그 구성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문체부는 이 논의의 첫 단계로 2027년 'AI-저작권 국제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를 개최할 계획이다. 회의 의제와 참가 범위 등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8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본부에서 열린 ‘문체부-세계지식재산기구 신탁기금 협력 20주년 기념행사’ 개회식에서 알 무아니니 아랍에미리트 경제관광부 차관보를 만나 한-아랍에미리트 저작권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UAE와 협력 추진, 중동·글로벌 사우스로 확장

김 차관은 아랍에미리트(UAE) 경제관광부 알 무아니니 차관보와도 만나 향후 저작권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UAE는 K콘텐츠의 주요 해외 시장이면서 중동 지역에서 저작권 보호·집행 체계가 상대적으로 발전한 국가로 꼽힌다. MOU는 아직 서명 완료가 아닌 추진 단계에 있다. 문체부는 UAE를 중동 권역 저작권 협력의 거점국으로 삼아, 그동안 동남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던 국제 협력의 범위를 중동을 포함한 비서구권·개발도상국 전역,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8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본부에서 열린 ‘문체부-세계지식재산기구 신탁기금 협력 20주년 기념행사’ 개회식에서 다렌 탕(Daren Tang) 세계지식재산기구 사무총장과 행사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내 저작권 침해 대응 예산도 동시에 확대

이번 국제 협력 강화는 국내 저작권 침해 대응 예산 확대와 같은 시기에 이뤄졌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2026년 해외 저작권 침해 대응 사업 예산을 전년 대비 105% 증액한 18억 원 규모로 확대했으며, 해외 법률 자문과 불법유통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전문 수행기관도 전년 43개에서 57개로 늘렸다. 실제로 2026년 1월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리디·레진 등 국내 웹툰사와 협력해 베트남에서 웹툰을 무단 유통하던 앱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국내 집행 대응과 이번 WIPO 신탁기금 증액을 함께 놓고 보면, 문체부가 사후 단속과 사전 규범 형성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짜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GusleThepress1

김영수 차관은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 산업과 디지털 기술, 선진적인 저작권 제도를 모두 갖춘 국가"라며 국제사회와의 협력 확대를 통해 K콘텐츠 가치를 보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탁기금 증액분이 실제로 어느 국가, 어느 시점에 I-COP 형태로 집행되는지, 2027년 AI-저작권 국제 원탁회의에 어떤 국가와 기구가 참여하는지, 그리고 UAE와의 MOU가 언제 정식 서명되는지가 이번 발표의 다음 확인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