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cheron Constantin③] 오버시즈 34.5mm, 세 개의 스트랩 뒤에 남은 40시간
칼리버 1088/1과 150m 방수 유지…41mm보다 짧은 파워리저브와 제네바 홀마크 표기 차이
[KtN 박채빈기자]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오버시즈 셀프 와인딩 34.5mm의 변화는 케이스백 안보다 다이얼과 스트랩에 집중됐다. 핑크 골드와 스테인리스 스틸 신제품 모두 기존 34.5mm에 사용해 온 자동 칼리버 1088/1을 탑재한다. 직경과 두께, 방수 성능, 작동 시간도 기존 제품과 같다. 골드 래커와 딥 레드 래커가 신제품의 차이를 만들지만 기계 사양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확인되지 않는다.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백 안에는 칼리버 1088/1과 22K 3N 옐로 골드 로터가 놓인다. 로터에는 나침반의 방위 표시를 연상시키는 윈드로즈 형태를 새겼다. 무브먼트 직경은 20.8mm, 두께는 3.83mm이며 144개 부품과 24개 주얼로 구성된다. 시간과 분, 중앙 초침, 날짜, 밸런스 스톱 기능을 갖췄다. 진동수는 시간당 2만8800회, 4Hz다.
케이스 지름 34.5mm와 두께 9.33mm 안에 자동 무브먼트와 150m 방수, 항자성 구조를 함께 넣었다는 점은 외장 설계에서 평가할 부분이다. 작은 지름 때문에 방수 수치를 낮추지 않았고 스크루 방식의 크라운과 투명 케이스백도 유지했다. 반면 파워리저브는 40시간에 머문다. 시계를 하루 반가량 착용하지 않으면 다시 시간과 날짜를 맞춰야 할 수 있는 작동 시간이다.
41mm 오버시즈 셀프 와인딩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41mm 모델의 칼리버 5100은 직경 30.6mm, 두께 4.7mm이며 172개 부품과 37개 주얼로 구성된다. 진동수는 4Hz로 같지만 파워리저브는 60시간이다. 34.5mm보다 20시간 길어 주말 동안 시계를 풀어두는 사용 방식에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공식 제품 사양의 인증 표기도 다르다. 41mm 제품 페이지에는 제네바 홀마크(Hallmark of Geneva)가 명시돼 있다. 34.5mm 신제품 페이지에는 같은 인증 표기가 없다. 작은 케이스를 선택하면 손목을 덮는 면적과 두께는 줄어들지만, 무브먼트 작동 시간과 인증 사양까지 41mm와 동일하게 따라오지는 않는다.
34.5mm를 41mm의 단순 축소형으로 부르기 어려운 이유도 무브먼트에 있다. 크기에 맞춰 서로 다른 칼리버를 사용하며 작동 시간과 부품 수, 인증 체계를 분리했다. 34.5mm는 작은 착용 면적과 9.33mm 두께, 150m 방수에 무게를 뒀고 41mm는 더 긴 작동 시간과 제네바 홀마크를 갖췄다. 크기 선택이 외관뿐 아니라 기계 사양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세 가지 스트랩 구성은 두 신제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상품 구성이다.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에는 금속 브레이슬릿과 버건디 러버 스트랩, 버건디 엘리게이터 레더 스트랩이 포함된다. 스틸 브레이슬릿에는 트리플 폴딩 클라스프가 결합되며, 러버와 가죽을 위한 교체형 폴딩 클라스프도 제공된다.
엘리게이터 레더 스트랩을 장착하면 딥 레드 다이얼과 광택이 있는 버건디 가죽이 연결된다. 금속 브레이슬릿보다 스틸의 면적이 줄고 붉은색이 케이스 위아래로 길게 이어진다. 메탈 스포츠워치의 인상은 약해지지만 색채의 존재감은 커진다. 강한 적색을 다이얼 안에만 남기려는 착용자에게는 오히려 금속 브레이슬릿이 더 중립적인 선택이다.
버건디 러버 스트랩도 다이얼과 비슷한 색으로 구성됐다. 표면에는 반복적인 기하학 무늬가 들어가며 가죽보다 광택이 낮다. 150m 방수 성능을 실제 물과 땀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활용하려면 러버가 세 구성 가운데 부담이 적다. 다만 다이얼과 스트랩이 같은 색으로 연결되면서 복장에 따라 붉은색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
핑크 골드 모델에는 18K 5N 핑크 골드 브레이슬릿과 흰색 러버 스트랩, 흰색 엘리게이터 레더 스트랩이 제공된다. 골드 브레이슬릿에는 트리플 폴딩 클라스프가 적용되고, 가죽과 러버 스트랩에는 같은 소재의 핀 버클을 사용할 수 있다.
흰색 러버 스트랩은 골드 케이스와 다이얼의 단색 구성을 끊는다. 핑크 골드 브레이슬릿을 장착했을 때보다 금속의 면적이 줄고 케이스 윤곽이 또렷해진다. 골드와 흰색의 대비가 커지면서 외관은 가벼워지지만, 계절과 복장에 영향을 덜 받는 중립적인 조합으로 보기는 어렵다.
흰색 엘리게이터 레더는 러버와 같은 색 대비를 유지하면서 표면의 광택과 악어가죽 무늬를 더한다. 셔츠나 재킷과 맞추기에는 러버보다 익숙한 소재지만, 흰색 스트랩은 착용 흔적과 오염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기 쉽다. 세 가지 스트랩을 제공한다는 사실과 세 구성을 같은 빈도로 사용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공구 없이 브레이슬릿과 스트랩을 교체하는 구조는 이번 신제품에서 처음 도입된 기능이 아니다. 기존 34.5mm 블루 다이얼 모델과 41mm 오버시즈에도 금속 브레이슬릿, 가죽, 러버를 바꾸는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핑크 골드와 딥 레드 신제품은 기존 방식을 흰색과 버건디 스트랩으로 다시 구성했다.
교체형 스트랩은 착장에 따라 금속과 가죽, 러버의 비중을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세 개의 스트랩이 세 개의 독립적인 시계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케이스 크기와 다이얼 색, 무브먼트는 그대로 남는다. 딥 레드 다이얼의 강한 색감이나 핑크 골드 모델의 낮은 명도 대비가 맞지 않는 착용자에게 스트랩 교체는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
오버시즈 34.5mm 신제품은 무브먼트를 바꾸기보다 외장 선택을 늘리는 방식으로 제품을 확장했다. 150m 방수와 항자성 구조, 교체형 스트랩은 일상 사용의 범위를 받치지만 40시간 파워리저브와 공식 사양에서 확인되지 않는 제네바 홀마크는 41mm와 분명한 간격을 남긴다.
세 가지 스트랩을 기본 구성으로 제공하는 방식은 소비자가 느끼는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최종 평가는 구성품의 수보다 34.5mm 비례가 손목에 맞는지, 골드와 딥 레드 다이얼을 지속해서 착용할 수 있는지, 40시간 작동 시간이 사용 습관에 맞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오버시즈라는 이름과 금속 소재만으로 기계 사양의 차이까지 덮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