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경제③] 아시아 미술경매, 중국 -5.5%·한국 +41%·인도 +71%
홍콩 6억6160만달러로 1위 유지했지만 2022년 대비 43% 감소…서울 9940만달러로 도쿄 앞서
[KtN 임민정기자]홍콩은 2025년 아시아 파인아트 경매도시 1위를 지켰다. 연간 매출은 6억6160만달러로 베이징의 6억1900만달러를 앞섰다. 다만 2022년 11억5700만달러와 비교하면 3년 사이 42.8% 줄었다.
중국 파인아트 경매매출은 전년보다 5.53% 감소했다. 한국 시장은 41% 반등했고 인도는 71% 증가했다. 서울의 경매매출은 9940만달러로 도쿄의 9720만달러를 220만달러 앞섰다. 뭄바이는 1억9470만달러를 기록하며 서울의 두 배에 가까운 거래 규모를 형성했다.
중국의 조정, 홍콩 동시대미술의 위축, 서울의 반등과 인도 근대미술의 가격 상승이 같은 해에 나타났다. 베트남 작가의 거래 중심은 홍콩에서 파리로 옮겨갔다. 2025년 아시아 미술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모든 지역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시장이 아니었다. 도시별 경매 규모와 작가 국적, 실제 거래 장소도 서로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홍콩 6억6160만달러, 2022년의 57% 수준
아시아 10대 파인아트 경매도시 가운데 홍콩과 베이징의 매출 격차는 4260만달러였다. 상하이는 2억6270만달러, 뭄바이는 1억9470만달러, 항저우는 1억53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서울은 9940만달러, 도쿄는 9720만달러를 기록했다. 광저우 4730만달러, 필리핀 마카티 3690만달러, 싱가포르 2480만달러까지 10개 도시가 상위권에 포함됐다. 중국 도시 다섯 곳의 합산 매출은 16억9610만달러로 아시아 경매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규모는 여전히 컸다.
홍콩의 연간 매출은 아시아 1위를 유지했지만 2022년보다 약 4억9540만달러 감소했다. 2025년 매출은 2022년의 57.2% 수준이다. 중국 주요 컬렉터의 구매가 줄고 고가 작품 출품도 감소하면서 홍콩 시장의 거래액이 빠르게 낮아졌다.
동시대미술 부문의 위축은 더 컸다. 홍콩의 2025년 동시대미술 경매매출은 1억4200만달러로 2015년 이후 가장 낮았다. 2021년 7억1500만달러와 비교하면 80.1% 줄어든 규모다. 코로나19 이후 가격이 급등했던 젊은 작가와 동시대 작품에 대한 응찰이 줄면서 홍콩 시장의 구성도 달라졌다.
고가 거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원나라 서예가 라오제(Rao Jie)의 초서는 2025년 4월 소더비 홍콩에서 3223만달러에 낙찰됐다. 추정가 상단의 12배가 넘는 가격이다.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여인의 흉상’은 2527만달러, 장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 ‘Saturday Night’는 1449만달러에 팔렸다.
니잔(Ni Zan)의 1368년작 산수화도 크리스티 홍콩에서 2059만달러를 기록했다. 홍콩에서는 동시대미술 전반의 거래액이 줄어든 가운데 출처가 명확한 고미술과 근대 거장, 국제적으로 검증된 서구 작가의 주요 작품에 응찰이 집중됐다.
중국 17억6000만달러, 출품·낙찰 늘고 매출 감소
중국은 17억6000만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미술경매시장을 유지했다. 세계 파인아트 경매매출의 15.8%에 해당한다. 최전성기와 비교하면 거래액이 낮아졌지만 미국과 두 자릿수 세계 점유율을 기록한 국가는 중국뿐이었다.
2025년 중국 파인아트 경매매출은 전년보다 5.53% 감소했다. 출품작은 3.38% 늘었고 낙찰작은 8.83% 증가했다. 더 많은 작품이 시장에 나와 실제 거래로 이어졌지만 작품 한 점당 가격과 전체 매출은 낮아졌다. 거래량 회복과 가격 조정이 동시에 진행된 셈이다.
상위 작가 순위에서는 중국 고미술과 근현대 거장의 거래 기반이 유지됐다. 장다첸(Zhang Daqian)은 9714만달러로 세계 14위, 황빈훙(Huang Binhong)은 8542만달러로 16위, 치바이스(Qi Baishi)는 7712만달러로 17위에 올랐다.
황빈훙의 ‘황산 탕커우’는 상하이 경매에서 3635만달러에 낙찰돼 2025년 중국 내 최고가 미술품이 됐다. 장다첸의 작품은 1101만달러, 자오우키(Zao Wou-Ki)의 작품은 홍콩에서 1095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전체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서도 근현대 거장의 주요 작품은 1000만달러 이상의 가격을 유지했다.
장페이리(Zhang Peili)의 작품은 차이나가디언에서 1001만달러에 팔렸다. 연간 낙찰작은 5점, 매출은 1197만달러로 세계 133위였다. 최고가 한 점이 연 매출의 83.6%를 차지했다. 중국 동시대미술에서도 시장 전체의 폭넓은 가격 상승보다 특정 작가의 주요 작품에 자금이 모이는 흐름이 나타났다.
중국 시장의 매출 감소를 중국 작가 가격의 일괄 하락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출품량과 낙찰 건수는 늘었고, 고미술·근대미술의 희소작과 일부 동시대 작품은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감소분은 중간 가격대와 일반 작품의 가격 조정, 초고가 작품 공급 감소가 함께 반영된 결과에 가깝다.
서울 9940만달러, 도쿄보다 220만달러 많아
한국 파인아트 경매시장은 전년보다 41% 증가했다. 서울의 연간 매출은 9940만달러로 아시아 도시 가운데 여섯 번째였고, 도쿄의 9720만달러를 2.3% 앞섰다.
2021년 급성장한 뒤 거래가 둔화됐던 국내 시장이 최근 2년보다 높은 매출을 회복했다. 김환기(Whan-Ki Kim), 이우환(Ufan Lee), 박수근(Soo-Gun Park), 이중섭(Jung-Seop Lee)을 비롯한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의 고가 작품이 거래됐다. 마르크 샤갈(Marc Chagall)과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등 해외 작가의 작품도 서울 경매매출에 포함됐다.
서울 매출 9940만달러를 K-ART 작가 매출과 같은 수치로 볼 수는 없다. 서울의 지역별 통계에는 국내 경매사가 판매한 해외 작가 작품이 포함된다. 반대로 김환기와 이우환의 작가별 연간 매출에는 서울뿐 아니라 뉴욕과 홍콩 등 해외에서 발생한 거래도 들어간다.
서울에서 해외 작가의 고가 작품이 많이 팔릴수록 지역 매출은 증가하지만 한국 작가의 세계 순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한국 작가가 뉴욕에서 높은 가격을 기록하면 K-ART의 작가별 매출은 늘지만 서울 매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김환기는 2025년 2144만달러로 세계 72위, 이우환은 1958만달러로 82위에 올랐다. 두 작가 모두 세계 Top 100에 포함됐지만 매출이 만들어진 방식과 거래 지역은 달랐다. 서울 시장의 반등과 한국 작가의 국제 경매 성과는 지역과 작가라는 두 기준으로 나눠 분석해야 한다.
서울이 도쿄를 앞선 수치도 2025년 1년간의 공개경매 매출을 비교한 결과다. 미술관 전시와 갤러리 판매, 아트페어 거래, 비공개 매매는 포함되지 않았다. 두 도시의 미술산업 전체 규모나 작가 기반을 평가한 순위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인도 1억9470만달러, 41차례 경매로 세계 10위권
인도 경매매출은 1억9470만달러로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연간 경매가 41차례에 그쳤는데도 세계 10대 경매시장에 진입했고 오스트리아와 일본을 앞섰다.
매출 증가는 인도 근대회화의 가격 상승과 현지 경매사의 거래 확대에서 함께 나왔다. 마크불 피다 후세인(Maqbool Fida Husain)의 ‘무제(Gram Yatra)’는 2025년 3월 크리스티 뉴욕에서 1375만달러에 낙찰됐다. 작품은 추정가를 크게 넘어섰고, 후세인은 인도 작가로는 처음으로 세계 작가별 경매매출 Top 50에 진입했다.
후세인의 연간 매출은 5628만달러로 세계 28위였다. 타이브 메타(Tyeb Mehta)는 3529만달러로 48위, 프랜시스 뉴턴 수자(Francis Newton Souza)는 3151만달러로 54위에 올랐다. 사예드 하이더 라자(Sayed Haider Raza)는 1877만달러로 85위, 바수데오 S. 가이톤데(Vasudeo S. Gaitonde)는 1255만달러로 126위를 기록했다.
타이브 메타와 가이톤데의 최고가는 각각 723만달러와 757만달러였다. 푼돌스(Pundole’s), 아스타구루(AstaGuru), 사프론아트(Saffronart) 등 현지 경매사에서도 주요 근대 작가의 거래가 이어졌다.
후세인의 최고가는 뉴욕에서, 타이브 메타와 가이톤데의 주요 거래는 인도 시장에서도 나왔다. 인도 작가의 가격 상승은 뭄바이 안에서만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었다. 현지 컬렉터 수요와 뉴욕·런던·홍콩의 국제 거래가 함께 연간 작가 매출을 높였다.
뭄바이는 서울보다 9530만달러, 도쿄보다 9750만달러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경매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근대 거장의 높은 작품당 거래액이 도시 순위를 끌어올렸다. 거래량보다 작가별 가격 재평가가 인도 시장 성장의 비중을 크게 차지했다.
베트남 작가 5740만달러, 거래 중심은 파리로 이동
베트남 작가의 2025년 세계 경매매출은 5740만달러였다. 100만달러를 넘긴 낙찰작은 7점으로, 8점이 나온 2021년을 제외하면 가장 많았다.
르 포(Lê Phổ)는 1812만달러로 세계 92위에 올랐다. 마이 쭝 투(Mai Trung Thu)는 1401만달러로 120위, 부 카오 담(Vũ Cao Đàm)은 522만달러로 288위를 기록했다. 르 포의 낙찰작은 130점, 마이 쭝 투는 85점, 부 카오 담은 67점이었다.
베트남 작가를 거래한 경매시장의 중심은 아시아 밖에서 커졌다. 프랑스가 베트남 작가 경매매출의 52%를 차지했고 홍콩은 34%였다. 한때 베트남 작가 매출의 50∼70%가 홍콩에서 발생했지만 2022년 이후 파리의 비중이 빠르게 높아졌다.
경매에서 작품이 팔린 베트남 작가도 2015년 87명에서 2025년 279명으로 늘었다. 프랑스 경매사들이 베트남 근대미술 전담 부문과 단독 경매를 확대하면서 프랑스 개인 소장품이 시장에 공급됐다. 2025년 파리에서 열린 베트남 근대미술 특화 경매 한 건은 72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베트남 작가의 성장 흐름은 아시아 미술시장을 도시별 경매매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면을 담고 있다. 작품과 작가는 베트남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주요 공급처와 경매장은 파리에 형성됐다. 구매자도 베트남과 프랑스, 홍콩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분산됐다.
2025년 아시아 경매시장에서 중국은 17억6000만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유지했고, 홍콩은 6억6160만달러로 아시아 도시 1위를 지켰다. 동시에 중국의 매출은 줄고 한국과 인도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베트남 작가 시장은 파리가 홍콩을 앞섰다.
서울 9940만달러는 서울에서 팔린 국내외 작가 작품의 합계다. 김환기와 이우환의 세계 매출은 여러 국가에서 발생한 거래의 합계다. 뭄바이의 1억9470만달러와 인도 작가의 국제 매출도 같은 방식으로 구분된다. 지역 매출과 작가별 매출, 구매자의 국적을 나눠 놓을 때 중국의 조정과 서울의 반등, 인도 근대미술의 상승, 베트남 작가의 파리 이동이 서로 다른 변화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