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경제④] K-ART 6675만달러…김환기·이우환 두 명이 61.5%

세계 Top 500에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8명…Top 100은 2명, 김환기 최고가 한 점 48%·이우환 204점 거래

2026-07-17     임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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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임민정기자]2025년 세계 파인아트 공개경매 매출 Top 500에 포함된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8명의 합산 매출은 6675만3040달러였다. 김환기(Kim Whan-Ki)가 2144만3760달러로 세계 72위, 이우환(Lee Ufan)이 1958만3060달러로 82위에 올랐다.

두 작가의 매출을 합치면 4102만6820달러다. 한국 작가 8명 전체 매출의 61.5%가 김환기와 이우환에게 집중됐다. 3위 김창열(Kim Tschang-Yeul)의 매출은 650만5000달러로, 이우환과 약 3배의 차이가 났다.

김창열은 세계 234위, 박서보(Park Seo-Bo)는 264위, 이배(Lee Bae)는 310위에 자리했다. 이중섭(Lee Jung-Seop)은 444위, 박수근(Park Soo-Gun)은 467위, 하종현(Ha Chong-Hyun)은 491위였다. 세계 100위 안에는 두 명만 들었고, 나머지 6명은 234위부터 491위까지 넓게 흩어졌다.

8명의 작품은 모두 548점이 낙찰되고 306점이 유찰됐다. 전체 출품작 854점 가운데 64.2%가 거래로 이어졌다. 다만 8명을 하나의 평균으로 묶으면 작가마다 다른 공급량과 가격 구조가 가려진다. 김환기는 1000만달러를 넘긴 작품 한 점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이우환과 김창열은 각각 204점과 106점의 반복 거래가 연간 실적을 쌓았다.

세계 Top 500의 0.85%, 한국 작가 내부에서는 상위 2명 집중

한국 작가 8명의 6675만달러는 세계 Top 500 합산 매출 약 78억917만달러의 0.85%에 해당한다. 세계 파인아트 공개경매 전체 매출 111억1000만달러와 비교하면 0.60%다.

해당 비율은 한국 미술산업 전체의 세계 점유율을 뜻하지 않는다. 작가별 Top 500은 2025년 공개경매 낙찰가만 집계하며, 국내외 갤러리 판매와 아트페어, 비공개 거래, 미술관 소장과 기증은 포함하지 않는다. 작가의 국적이나 활동 지역을 따로 구분한 국가별 순위도 아니다.

Top 500 안에서 확인되는 한국 작가의 매출 구조는 뚜렷하게 갈렸다. 김환기와 이우환은 각각 1900만달러를 넘겼지만 김창열부터는 650만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김창열·박서보·이배 세 명을 합친 매출은 1702만8940달러로 이우환 한 명의 매출보다 약 255만달러 적었다.

이중섭·박수근·하종현의 합계는 869만7280달러였다. 김환기 최고가 작품 한 점의 낙찰가 1029만5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점의 초고가 작품이 여러 작가의 연간 매출 합계를 넘어설 수 있는 세계 경매시장의 집중 구조가 K-ART 순위 안에서도 반복됐다.

김환기 50점·최고가 1029만달러, 한 점이 연매출 48%

김환기는 50점이 낙찰되고 36점이 유찰돼 낙찰률 58.1%를 기록했다. 최고가는 1029만5000달러였다. 1971년작 ‘19-VI-71 #206’이 2025년 11월 17일 크리스티 뉴욕에서 해당 가격에 거래되며 연간 세계 최고가 작품 79위에 올랐다. 한국 작가 가운데 1000만달러를 넘긴 작품도 김환기의 작품 한 점이었다.

‘19-VI-71 #206’의 거래액은 김환기 연간 매출의 48.0%를 차지했다. 최고가 한 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49점의 매출은 1114만8760달러로 줄어든다. 김환기의 72위는 다수 작품의 거래와 함께 뉴욕에서 나온 1000만달러대 작품의 영향을 크게 받은 순위다.

50점이 팔렸지만 36점이 유찰됐다는 수치도 함께 봐야 한다. 김환기의 이름만으로 모든 출품작이 시장에서 소화된 것은 아니었다. 제작 시기와 크기, 작품 유형, 출처, 추정가에 따라 응찰 결과가 갈렸을 가능성이 있지만 Top 500 표에는 작품별 세부 내역이 담겨 있지 않다.

김환기의 최고가 비중은 8명 가운데 이중섭 다음으로 높았다. 대표작 공급 여부가 연간 순위를 크게 바꿀 수 있는 구조다. 김환기의 주요 점화가 어느 해에 어느 경매장에 나오는지에 따라 한국 작가 전체 합산 매출도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이우환 204점 낙찰, 최고가 의존도 11.9%

이우환은 204점이 낙찰되고 111점이 유찰됐다. 한국 작가 8명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이 팔렸으며 낙찰률은 64.8%였다. 연간 매출은 1958만3060달러, 최고가는 233만5470달러였다.

최고가 작품이 연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11.9%다. 최고가 한 점을 제외해도 1724만7590달러가 남는다. 김환기는 최고가를 빼면 매출이 절반가량 줄지만 이우환은 88%가량이 유지된다.

이우환의 연간 순위는 한 점의 기록보다 넓은 작품 공급과 반복 거래에서 나왔다. 315점이 출품돼 204점이 팔렸고, 최고가 작품의 거래액은 김환기의 22.7% 수준이었다. 매출 격차는 약 186만달러에 불과했다.

아트프라이스와 아트론의 연간 보고서도 한국 시장에서 김환기와 이우환 작품 수요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두 작가는 서울뿐 아니라 뉴욕과 홍콩을 포함한 국제 경매장에서 거래되는 만큼 작가별 매출은 한국 경매시장 안에서만 형성되지 않는다.

김환기와 이우환은 Top 100에 나란히 들어갔지만 거래 방식은 달랐다. 김환기는 상대적으로 적은 낙찰 수와 높은 최고가, 이우환은 네 배가 넘는 낙찰 수와 낮은 최고가 집중도를 기록했다. 같은 순위권에서도 대표작 중심 시장과 반복 유통 중심 시장이 나뉜다.

김창열 낙찰률 79.7%, 박서보는 52.0%

김창열은 106점이 낙찰되고 27점이 유찰돼 79.7%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한국 작가 8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매출은 650만5000달러, 최고가는 69만310달러였다. 최고가 한 점의 비중은 10.6%로 이우환과 비슷했다.

106점의 반복 거래와 낮은 최고가 집중도는 김창열 시장이 한 점의 고가작보다 여러 작품의 유통으로 형성됐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 최고가 한 점을 제외한 매출도 581만4690달러에 달했다. 8명 가운데 매출은 3위였지만 세계 순위는 234위로 내려갔다. Top 100 최하단의 연간 매출이 약 1699만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위권과의 간격은 1000만달러를 넘었다.

박서보는 65점이 낙찰되고 60점이 유찰됐다. 출품작 125점 가운데 52.0%가 팔렸다. 매출은 567만7310달러, 최고가는 93만9470달러로 최고가 비중은 16.5%였다.

김창열과 박서보의 매출 차이는 약 83만달러였지만 낙찰률 차이는 27.7%포인트에 달했다. 작품 공급량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김창열은 133점 가운데 106점, 박서보는 125점 가운데 65점이 거래됐다.

유찰률만으로 수요의 강약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높은 추정가가 붙은 작품이 많이 출품됐거나 특정 시기와 크기의 작품 공급이 집중됐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같은 연도 Top 500 자료에서는 김창열 작품이 박서보보다 더 높은 비율로 거래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이배 83점·하종현 27점, 최고가보다 반복 거래

이배는 83점이 낙찰되고 44점이 유찰돼 낙찰률 65.4%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484만6630달러, 최고가는 32만1070달러였다. 최고가 한 점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6.6%로 한국 작가 8명 가운데 가장 낮았다.

최고가를 제외한 매출은 452만5560달러다. 이배의 310위는 특정 작품의 기록보다 여러 거래가 합산된 결과에 가깝다. 최고가는 김환기의 3.1% 수준이었지만 낙찰작은 김환기보다 33점 많았다.

하종현도 최고가 집중도가 낮았다. 27점이 낙찰되고 19점이 유찰돼 낙찰률 58.7%를 기록했다. 매출은 270만6080달러, 최고가는 28만3510달러였다. 최고가 작품의 비중은 10.5%였다.

하종현은 세계 491위로 Top 500 하단에 자리했다. 500위 오딜롱 르동(Odilon Redon)의 매출 265만3940달러와 차이는 약 5만2000달러였다. 작품 몇 점의 거래 결과만 달라져도 Top 500 진입 여부가 바뀔 수 있는 위치다.

김창열과 박서보, 이배, 하종현은 모두 최고가 한 점이 연간 매출의 20%를 넘지 않았다. 김환기나 이중섭보다 고가 작품 의존도는 낮았지만 세계 순위는 200위 밖이었다. 반복 거래가 형성돼 있어도 개별 작품의 가격대와 연간 총매출이 세계 중상위권까지 올라오지는 못한 구조다.

이중섭 4점, 최고가 한 점이 매출 95.1%

이중섭은 4점이 낙찰되고 4점이 유찰됐다. 연간 매출은 309만3050달러, 최고가는 294만270달러였다. 최고가 한 점이 전체 매출의 95.1%를 차지했다.

최고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점의 합산 매출은 15만2780달러다. 이중섭의 세계 444위는 사실상 한 점의 거래가 만든 순위였다. 해당 작품이 없었다면 2025년 Top 500 진입도 어려운 매출 규모다.

박수근은 9점이 낙찰되고 5점이 유찰돼 낙찰률 64.3%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289만8150달러, 최고가는 100만2370달러였다. 최고가 비중은 34.6%로 김환기보다는 낮고 이우환·김창열·이배·하종현보다는 높았다.

이중섭과 박수근은 낙찰 수가 각각 4점과 9점에 그쳤다. 작품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고가 작품 한 점이 매출과 순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우환·김창열처럼 100점 이상이 거래된 작가와 같은 기준으로 낙찰률이나 작품당 평균 가격을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적은 출품량은 작품 희소성과 연결될 수 있지만, Top 500 자료만으로 진위 감정과 소장 이력, 작품군별 공급량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연간 매출 순위에서는 시장에 나온 작품만 포착되므로 거래되지 않은 주요 작품의 가격이나 작가가 보유한 전체 시장가치는 반영되지 않는다.

서울 9940만달러와 K-ART 6675만달러의 다른 집계

한국의 2025년 파인아트 경매매출은 9940만달러로 전년보다 41% 늘었다. 서울 경매에서는 김환기와 이우환, 박수근, 이중섭뿐 아니라 마르크 샤갈(Marc Chagall)과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등 해외 작가의 작품도 거래됐다.

서울 매출 9940만달러와 한국 작가 8명의 합산 매출 6675만달러는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서울 매출은 서울에서 팔린 국내외 작가 작품을 합산한 지역 기준 통계다. 한국 작가 매출은 뉴욕·홍콩·서울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거래를 합친 작가 기준 통계다.

김환기의 ‘19-VI-71 #206’은 뉴욕에서 1029만5000달러에 거래됐다. 해당 금액은 김환기 연간 매출에는 포함되지만 서울 매출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반대로 서울에서 거래된 해외 작가 작품은 한국 시장 매출에는 포함되지만 K-ART 작가 합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한국 경매시장의 41% 증가가 한국 작가 8명의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는 뜻도 아니다. 작가별 전년 대비 매출, 작품별 재거래 가격, 추정가 대비 낙찰가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연간 매출만으로 가격 상승률을 산출할 수 없다.

8명 모두 남성, 가장 젊은 작가는 1956년생

Top 500에서 확인되는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8명은 모두 남성이다. 출생 연도는 김환기 1913년, 박수근 1914년, 이중섭 1916년, 김창열 1929년, 박서보 1931년, 하종현 1935년, 이우환 1936년, 이배 1956년이다.

가장 젊은 이배도 2025년 기준 60대 후반에 해당한다. Top 500에 포착된 K-ART 경매매출은 20세기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남성 작가군에 집중됐다. 여성 작가와 1960년 이후 출생한 작가는 이번 8명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Top 500 진입선은 약 265만달러였다. 국제 미술관 전시와 갤러리 거래가 활발한 작가라도 2025년 공개경매 매출이 해당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명단에 들어가지 않는다. 젊은 작가의 1차 시장 판매가 늘어도 작품이 경매에 많이 나오지 않으면 Top 500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2025년 K-ART 경매매출은 김환기와 이우환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김창열·박서보·이배가 중위권을 잇는 구조였다. 이중섭과 박수근은 적은 출품작과 개별 고가 거래가 순위를 만들었고, 하종현은 Top 500 하단에 진입했다.

8명의 작품 548점이 팔렸지만 매출의 61.5%는 두 명에게 집중됐다. 김환기의 1000만달러대 한 점과 이우환의 204점 거래는 K-ART 안에서도 서로 다른 시장을 형성했다. 세계 100위권 작가 수, 3위 이하 작가의 매출 간격, 여성·후속 세대의 Top 500 진입 여부가 한국 미술의 국제 경매 기반을 가늠할 다음 연간 지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