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 드 까르띠에②] 클래시 드 까르띠에 7년, 같은 구조로 넓힌 가격대
2019년 출시 뒤 금속·색석·크기·착용법 확대…2850달러 반지부터 7만4500달러 팔찌까지
[KtN 박인경기자]2019년 4월 출시된 클래시 드 까르띠에(Clash de Cartier)는 2026년에도 같은 이름으로 신제품을 추가했다. 출시 첫해 수요가 공급을 앞서자 생산량을 늘렸고, 2021년에는 ‘클래시 [언]리미티드(Clash [Un]limited)’ 한정 제품을 내놓았다. 2025년과 2026년에도 연속해서 변형 제품이 연간 상품 계획에 포함됐다. 7년 동안 새 컬렉션으로 교체하지 않고 하나의 형태에 금속과 원석, 크기와 착용법을 더하는 방식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초기 클래시는 스터드(stud)와 비드(bead), 사각 피라미드형 장식을 촘촘히 연결한 주얼리로 출발했다. 현재 제품군에는 로즈 골드와 옐로 골드, 화이트 골드가 함께 놓이고 오닉스와 컬러 스톤, 다이아몬드가 더해졌다. 반지와 귀걸이, 팔찌, 목걸이로 착용 부위를 나눴고, 소형과 중형, 두 줄형, 엑스트라 라지 제품까지 부피를 세분화했다. 형태를 바꿔 착용하는 멀티웨어(multi-wear) 제품도 추가됐다.
제품군 확대는 디자인 변화에만 머물지 않는다. 작은 반지에서 시작해 원석과 다이아몬드를 넣은 대형 팔찌까지 가격을 단계별로 올릴 수 있는 상품 구조를 만든다. 클래시를 처음 고르는 소비자와 이미 제품을 보유한 고객, 고액 주얼리 구매자를 한 컬렉션 안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출시 첫해 공급 부족, 상시 컬렉션으로 편입
클래시 드 까르띠에는 기존 제품을 다시 판매한 복각 컬렉션이 아니었다. 2019년 4월 새로운 주얼리 컬렉션으로 공개됐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충족하지 못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확대가 진행됐다. 출시 초기 판매 반응을 확인한 뒤 계절성 제품이나 단기 한정판으로 끝내지 않고 까르띠에의 상시 제품군으로 옮긴 흐름이다.
2021년 클래시 [언]리미티드는 초기 디자인을 그대로 반복하기보다 피라미드와 원뿔, 금속 비드의 부피를 키우고 다른 배열을 적용하는 한정 제품으로 추가됐다. 클래시라는 이름은 유지하면서 기존 제품과 다른 시각적 강도를 부여하는 방식이었다. 같은 시기 까르띠에는 탱크 시계의 새 모델과 하이주얼리 컬렉션도 함께 내놓으며 장기 판매 제품과 한정 제품을 병행했다.
2025년 상품 계획에는 러브(Love), 저스트 앵 끌루(Juste un Clou), 클래시 신제품이 나란히 포함됐다. 2026년에는 러브와 클래시, 포나(Fauna) 주얼리가 다시 연간 신제품군에 올랐다. 까르띠에는 매년 새로운 컬렉션명을 추가하기보다 이미 알려진 제품군 안에서 형태와 소재를 조정하는 비중을 높였다.
대표 컬렉션을 반복 확장하면 처음부터 이름과 디자인을 알려야 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러브의 나사, 저스트 앵 끌루의 못처럼 클래시도 스터드와 비드의 배열을 식별 장치로 사용한다. 반지와 팔찌의 크기가 달라지고 금속 색상이 바뀌어도 같은 제품군으로 인식시키기 쉬운 구조다.
금속에서 색석으로, 색상 변경이 만든 신제품
2026년 클래시 제품군에는 컬러 스톤과 오닉스, 옐로 골드와 화이트 골드가 전면에 배치됐다. 금속만 사용한 초기 모델에서 원석 비중을 높이고, 큰 비드와 확대된 스터드를 적용한 엑스트라 라지 제품을 추가했다. 공식 제품 구성도 컬러 스톤, 오닉스, 대형 부피, 여러 방식의 착용을 새 변형의 중심으로 제시한다.
로즈 골드 중심의 기존 제품을 보유한 고객에게 옐로 골드와 화이트 골드는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금속만 사용한 제품 다음에는 블랙 오닉스와 아게이트, 핑크 칼세도니, 크리소프레이즈를 배치할 수 있다. 기본 배열을 유지한 채 색과 표면을 바꾸기 때문에 신제품의 차이도 즉시 드러난다.
원석 추가는 같은 제품을 단순히 다른 색으로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구형 비드의 크기가 커지면서 팔찌의 폭과 부피가 달라지고, 금속만 사용한 제품보다 상위 가격대를 구성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제품은 같은 배열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한 단계 더 올린다.
스터드와 비드, 사각 피라미드의 반복은 반지·귀걸이·팔찌·목걸이를 하나의 컬렉션으로 묶는다. 옐로 골드와 화이트 골드, 원석 제품이 추가돼도 배열을 바꾸지 않는 이유다. 디자인 코드를 고정하면 소재와 크기가 다른 제품을 연속해서 출시하면서도 별도의 이름을 만들 필요가 줄어든다.
금속과 원석의 조합이 늘어날수록 신제품의 차이는 재료에 집중된다. 초기 제품과 다른 구조를 개발하기보다 기존 형태에 새 색과 부피를 적용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변화의 폭도 금속 색상과 원석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2850달러에서 7만4500달러까지
2026년 7월 16일 미국 공식 판매가를 기준으로 소형 옐로 골드 반지는 2850달러다. 같은 배열을 두 줄로 만든 옐로 골드 반지는 4800달러, 화이트 골드 멀티웨어 귀걸이는 7700달러로 올라간다. 로즈 골드 중형 유연형 팔찌는 1만400달러, 화이트 골드 제품은 1만1200달러, 옐로 골드 두 줄 팔찌는 1만3200달러다.
가격 상단에는 크기와 원석, 다이아몬드를 늘린 제품이 놓인다. 로즈 골드 엑스트라 라지 팔찌는 3만3200달러, 오닉스와 다이아몬드를 넣은 유연형 팔찌는 4만9500달러다. 옐로 골드와 오닉스를 결합한 엑스트라 라지 팔찌는 5만7500달러, 로즈 골드와 크리소프레이즈를 사용한 엑스트라 라지 팔찌는 7만45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표시 가격으로 세금과 국가별 가격 체계는 별도다.
최저가 반지와 최고가 팔찌 사이에는 26배가 넘는 가격 차이가 난다. 제품의 기본 무늬는 같지만 금속량과 크기, 원석, 다이아몬드, 가동 구조에 따라 구매 금액이 달라진다. 하나의 디자인이 입문 제품과 고액 제품을 동시에 맡는 구조다.
2850달러짜리 반지를 대중적인 상품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까르띠에 안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일 뿐 일반 주얼리 시장과는 간격이 크다. 가격을 낮춰 소비 범위를 넓히기보다 제품의 폭과 금속량을 줄여 브랜드 내부의 진입 구간을 만든 방식이다.
기존 고객은 같은 디자인 안에서 구매 금액을 단계적으로 높일 수 있다. 작은 반지 다음에 귀걸이나 중형 팔찌를 고르고, 금속 제품을 보유한 뒤에는 오닉스와 컬러 스톤, 두 줄형과 엑스트라 라지 제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한 번의 구매로 끝나는 컬렉션보다 소재와 착용 부위를 달리한 추가 구매를 전제로 한 구성에 가깝다.
반지 호수와 팔찌 길이까지 늘어나는 품목
클래시 제품은 금속과 원석, 크기만으로 나뉘지 않는다. 반지는 여러 호수를 갖춰야 하고 팔찌는 손목 둘레에 따라 길이가 달라진다. 같은 옐로 골드 팔찌도 고정형과 유연형, 한 줄과 두 줄, 소형과 중형, 엑스트라 라지로 다시 갈린다. 다이아몬드 세팅과 원석 유무까지 더하면 하나의 컬렉션 안에서 관리해야 하는 품목이 빠르게 늘어난다.
선택 폭 확대는 직영 부티크의 진열과 고객 상담에 유리하다. 소비자는 금속과 크기, 착용 부위, 가격을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다. 매장에서는 고객이 이미 보유한 까르띠에 제품과 겹치지 않는 금속이나 원석을 권할 수도 있다.
생산과 재고에서는 반대 조건이 생긴다. 반지 호수와 팔찌 길이, 금속 색상, 원석을 모두 갖추려면 품목별 수요를 따로 예상해야 한다. 판매가 특정 크기나 금속에 몰리면 다른 변형 제품은 매장과 물류망에 더 오래 남을 수 있다. 대표 디자인을 장기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과 관리 품목 증가가 함께 따라오는 구조다.
색석과 대형 제품이 추가될수록 원재료 조달과 품질 기준도 달라진다. 금속만 사용한 제품은 골드의 색상과 부품 가공을 관리하면 되지만 오닉스와 칼세도니, 아게이트, 크리소프레이즈는 색과 무늬, 크기를 일정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원석 비드가 손상됐을 때의 교체와 수선도 금속 제품과 다른 절차를 요구할 수 있다.
새 컬렉션을 만들지 않는 비용
새로운 컬렉션은 기존 고객과 다른 수요를 끌어올 수 있지만 이름과 형태를 처음부터 알려야 한다. 클래시처럼 출시 초기 인지도를 얻은 제품을 반복 확장하면 광고와 매장 진열, 온라인 분류, 판매 교육을 하나의 이름 아래 이어갈 수 있다. 2025년과 2026년 상품 계획에 클래시 신제품이 연속해서 포함된 배경도 장기 제품군을 유지하는 까르띠에의 운영과 맞닿아 있다.
기존 이름에 의존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따른다. 금속 색상과 원석, 크기만 바뀐 제품이 누적되면 소비자는 이미 가진 제품과 차이가 크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컬렉션의 외연은 넓어지지만 각각의 신제품이 제공하는 변화는 좁아질 수 있다.
가격대가 넓어질수록 클래시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제품의 성격도 달라진다. 6.4㎜ 폭의 소형 반지와 7만달러가 넘는 대형 원석 팔찌는 구매 목적과 착용 환경이 다르다. 동일한 스터드와 비드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한 제품군에 묶이지만 소비자는 일상용 반지, 상위 가격대 팔찌, 원석 주얼리 가운데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클래시 드 까르띠에는 2019년의 초기 수요를 바탕으로 상시 컬렉션에 들어간 뒤 한정 제품과 연간 신제품을 거치며 판매 범위를 넓혔다. 2026년 확장은 새로운 구조보다 옐로 골드와 화이트 골드, 색석과 오닉스, 대형 부피와 멀티웨어에 집중됐다. 2850달러 반지부터 7만4500달러 팔찌까지 이어지는 가격 구조는 디자인보다 상품 운영의 폭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드러낸다.
다음 변형이 금속과 원석의 추가에 머물지, 새로운 연결 구조나 착용 방식으로 넘어갈지는 이후 제품 계획에서 확인된다. 반지 호수와 팔찌 길이, 금속과 원석까지 늘어난 품목을 직영 매장과 생산망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는지도 컬렉션의 장기 판매를 가를 변수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