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까르띠에가 파는 새로움, 다시 사게 만드는 반복

클래시 드 까르띠에의 색·크기 확장…변화를 말하면서 익숙한 형태를 놓지 않는 판매 전략

2026-07-16     박인경 기자
Clash de Cartier Sharpens Its Elegant Edge. 사진=Cartie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인경기자]까르띠에는 새로움을 말하지만 낯선 디자인을 쉽게 내놓지 않는다. 클래시 드 까르띠에(Clash de Cartier)에 옐로 골드와 화이트 골드, 블랙 오닉스와 컬러 스톤, 커진 팔찌와 목걸이를 추가하면서도 스터드와 비드가 반복되는 기본 배열은 남겼다. 소비자가 한눈에 알아보는 형태는 그대로 두고 다시 구매할 차이만 덧붙였다.

럭셔리 브랜드가 오래된 디자인을 유지하는 일은 이상하지 않다. 러브의 나사, 트리니티의 세 개 링, 저스트 앵 끌루의 못은 반복될수록 까르띠에의 자산이 된다. 익숙함은 모방을 막지 못해도 정품을 알아보게 하고, 제품명을 읽지 않아도 브랜드를 떠올리게 한다. 까르띠에가 포기하기 어려운 것은 오래된 형태가 아니라 오래된 형태에 쌓인 구매 경험이다.

클래시 드 까르띠에는 2019년 등장한 비교적 젊은 컬렉션이다. 7년 뒤의 확장은 새로운 조형보다 기존 배열의 사용 범위를 넓히는 데 집중됐다. 금속 색을 바꾸고 원석을 넣으며 한 줄을 두 줄로 늘린다. 반지에 쓰던 무늬는 팔찌와 목걸이로 길어지고, 작은 제품은 첫 구매를 맡으며 대형 제품은 가격 상단을 채운다. 신제품의 외형과 가격은 달라져도 소비자가 익혀야 할 디자인 언어는 달라지지 않는다.

까르띠에가 겨냥하는 첫 번째 고객은 브랜드를 처음 만나는 사람이 아니다. 이미 까르띠에를 알고 있고, 한두 개의 대표 제품을 보유했으며, 같은 브랜드에서 이전과 다른 인상을 찾는 소비자다. 러브와 트리니티가 지나치게 익숙해졌다고 느끼는 고객에게 클래시는 더 각지고 더 크게 보이는 선택지를 준다. 브랜드를 옮기지 않고도 취향을 바꿨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두 번째 고객은 전통적인 럭셔리를 소비하면서도 전통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소비자다. 까르띠에는 클래시를 설명하면서 펑크와 반항, 규칙에서 벗어난 취향을 불러온다. 그러나 판매되는 제품은 18K 골드와 원석으로 제작되고 직영 부티크와 엄격한 가격 체계 안에 놓인다. 브랜드 밖으로 나가는 반항이 아니라 브랜드 안에서 덜 보수적인 제품을 고르는 자유다.

Clash de Cartier Sharpens Its Elegant Edge. 사진=Cartie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남녀 모델에게 굵기가 다른 목걸이와 팔찌, 반지를 나눠 착용시킨 캠페인도 같은 방향을 따른다. 제품을 성별로 고정하지 않으면서 고객 범위를 넓히지만, 수천달러에서 수만달러에 이르는 가격은 실제 소비층을 다시 좁힌다. 광고는 누구나 착용할 수 있다고 말하고, 가격은 누가 구매할 수 있는지를 가른다.

‘펑크’라는 표현도 제품보다 소비자의 자기 설명에 가깝다. 펑크가 지닌 음악과 계급, 정치적 맥락은 사라지고 스터드와 검은색, 커진 금속 부피만 남는다. 반항은 사회적 태도에서 고가 주얼리의 스타일 옵션으로 바뀐다. 소비자는 질서에 저항하기 위해 클래시를 사는 것이 아니라, 까르띠에를 사면서도 기존 까르띠에 고객과는 다르다고 느끼기 위해 클래시를 고른다.

까르띠에의 새로움이 작동하는 지점도 여기다. 제품을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바꾸지 않고, 이미 가진 제품과 똑같다고 느껴질 만큼 내버려두지도 않는다. 익숙함과 차이 사이의 간격을 조절해 기존 고객이 매장으로 돌아올 이유를 만든다. 혁신보다 반복에 가깝지만 럭셔리 사업에서는 반복이 매출과 브랜드 가치를 함께 지키는 수단이 된다.

반복에도 한계는 있다. 금속 색과 원석, 크기를 바꾸는 방식이 계속되면 신제품의 변화는 점차 좁아진다. 소비자는 새 제품이 이전 제품과 얼마나 다른지보다 같은 무늬를 다시 살 이유가 충분한지를 따지게 된다. 까르띠에가 늘 새롭다고 말할수록 새로움의 기준도 높아진다.

클래시 드 까르띠에의 2026년 확장은 까르띠에가 변화를 만드는 방식보다 변화를 관리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브랜드는 익숙한 형태를 지키고, 색과 부피를 바꾸며, 반항이라는 언어를 덧붙인다. 까르띠에가 판매하는 새로움은 과거와의 결별이 아니다. 기존 고객이 같은 브랜드를 다시 선택하면서도 이전과 다른 선택을 했다고 느끼게 만드는 정교한 반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