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 미하라 야스히로 2026 FW④] 수트 밖으로 번진 해체, 일상복에서 낮아진 긴장

코냑색 패딩·올리브 봄버·가방으로 옮겨간 과장된 비례…강한 테일러링과 익숙한 겨울옷 사이의 간격

2026-07-19     박인경 기자
Maison MIHARA YASUHIRO’s FW26 Lookbook Is an Introspective Dreamscape of Sartorial Codes. 사진=Nikolas Kokovlis/Nurphoto Via Getty Image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인경기자]메종 미하라 야스히로(Maison MIHARA YASUHIRO)의 2026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수트에서 가장 강하게 드러난 왜곡을 패딩과 봄버 재킷, 니트, 가방으로 나눠 옮겼다. 셔츠의 중심선을 밀어내고 재킷의 좌우 균형을 흔들었던 방식은 겨울 아우터에서 부피와 길이, 지퍼와 라벨의 배치로 바뀐다. 정장보다 익숙한 품목이 늘어나면서 옷의 낯섦은 줄고 실제 착장에 가까운 구성이 많아졌다.

코냑색 패딩은 컬렉션의 아우터 가운데 부피 변화가 가장 크다. 어깨와 소매를 둥글게 부풀렸고, 몸판도 허리선을 따라 좁아지지 않는다. 넓은 카키색 팬츠까지 더해 상체와 하체를 모두 크게 잡았다. 수트에서 어깨선과 여밈을 비틀었다면 패딩에서는 몸을 감싸는 전체 크기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광택이 도는 갈색 표면은 회색과 검정이 많은 컬렉션 안에서 따로 부각된다. 검정 상의가 패딩 안쪽으로 들어가고, 밝은 신발이 발끝에 놓이면서 코냑색과 카키색이 착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비대칭 절개보다 소재의 광택과 충전재의 두께가 먼저 드러나는 구성이다.

패딩은 수트보다 변형을 판단할 기준이 적다. 칼라와 라펠, 앞여밈의 위치가 정해진 재킷은 중심선이 조금만 달라져도 변화가 쉽게 드러난다. 본래 부피가 큰 패딩에서는 어깨와 소매를 늘려도 일반적인 오버사이즈 아우터와의 차이가 크지 않다. ‘ETERNAL NOW’의 어긋남이 수트에서는 구조로 나타났다면, 패딩에서는 실루엣의 크기로 단순해졌다.

올리브색 봄버 재킷은 부피보다 부자재를 늘렸다. 몸판과 소매에 지퍼를 여러 방향으로 배치하고, 어깨와 가슴에는 라벨 형태의 장식을 달았다. 크로스보디 스트랩은 재킷 전면을 비스듬히 지나가며 지퍼의 수평선과 겹친다. 짧은 길이와 둥근 소매 등 봄버 재킷의 기본 형태는 유지하면서 앞면을 여러 구역으로 나눴다.

군용 아우터에서 가져온 지퍼와 포켓은 기능과 장식의 경계에 놓인다. 소매와 몸판에 세부가 집중되면서 시선은 재킷의 형태보다 표면을 따라 움직인다. 수트에서는 몇 개의 라벨이 어긋난 여밈을 강조했지만, 올리브색 봄버에서는 라벨과 지퍼가 옷의 빈 공간을 채우는 장식에 가까워졌다.

Maison MIHARA YASUHIRO’s FW26 Lookbook Is an Introspective Dreamscape of Sartorial Codes. 사진=Nikolas Kokovlis/Nurphoto Via Getty Image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갈색 바시티 재킷은 다른 방식으로 익숙한 옷을 끌어들였다. 흰 셔츠와 검정 보타이 위에 문자와 숫자 장식이 들어간 재킷을 겹치면서 이브닝웨어와 스포츠 유니폼의 구성을 한 벌에 담았다. 셔츠와 보타이는 목선을 반듯하게 정리하고, 바시티 재킷은 둥근 소매와 짧은 몸판으로 상체를 넓힌다.

두 종류의 옷은 하나의 형태로 섞이지 않는다. 흰 셔츠와 검정 보타이, 갈색 재킷의 자수와 패치가 각각의 성격을 유지한다. 수트의 중심선을 직접 바꾸는 대신 격식과 용도가 다른 옷을 겹쳐 기존 착장 순서를 바꿨다.

Maison MIHARA YASUHIRO’s FW26 Lookbook Is an Introspective Dreamscape of Sartorial Codes. 사진=Nikolas Kokovlis/Nurphoto Via Getty Image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가방은 큰 재킷과 넓은 팬츠 사이에서 크기를 줄였다. 회색 오버사이즈 재킷에 맞춘 검정 가방은 몸 가까이에 붙는 작은 형태이며, 긴 스트랩은 상체를 세로로 가른다. 재킷과 팬츠가 몸의 윤곽을 넓히는 동안 가방은 손과 몸통 사이에 단단한 직사각형을 남긴다.

가방을 여는 동작은 액세서리를 착장 안에 묶어 놓는다. 덮개가 들리고 스트랩이 흔들리면서 정돈된 수트의 앞부분에도 움직임이 생긴다. 큰 옷과 작은 가방의 크기 차이가 두드러지지만, 가방 자체에 비대칭이나 과장된 구조가 적용되지는 않았다.

Maison MIHARA YASUHIRO’s FW26 Lookbook Is an Introspective Dreamscape of Sartorial Codes. 사진=Nikolas Kokovlis/Nurphoto Via Getty Image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TERNAL NOW’에서 수트와 아우터는 같은 수준으로 변형되지 않는다. 분홍색 셔츠와 갈색 재킷은 여밈과 소매, 어깨선이 한꺼번에 어긋난다. 코냑색 패딩은 부피를 키우고, 올리브색 봄버는 지퍼와 라벨을 늘린다. 가방은 오버사이즈 착장과의 크기 차이로 연결된다.

변형의 강도가 낮아질수록 옷은 일상적인 겨울 착장에 가까워진다. 패딩과 봄버 재킷은 수트보다 익숙한 형태를 유지하고, 넓은 팬츠와 스니커즈도 실제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조합에 놓인다. 컬렉션의 문학적 서사보다 색과 부피, 레이어링이 먼저 읽히는 부분이다.

노출 라벨과 여러 개의 지퍼는 반복될수록 구조보다 표면 장식으로 남을 가능성도 커진다. 셔츠의 중심선과 재킷의 좌우 균형을 바꾼 수트에서는 라벨이 옷의 안팎을 흔드는 역할을 한다. 기본 형태가 그대로인 봄버 재킷에서는 같은 라벨이 패치나 자수와 비슷한 기능에 머문다.

오버사이즈 실루엣도 모든 품목에서 같은 효과를 내지 않는다. 수트에서는 정확한 치수와 체형 보정이라는 기존 역할을 뒤집지만, 패딩과 넓은 팬츠에서는 이미 익숙한 겨울옷의 비례와 겹친다. 컬렉션의 차이는 크기 자체보다 어느 부분을 밀어내고, 어떤 기준선을 남겼는지에 따라 갈린다.

메종 미하라 야스히로의 2026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강한 변형을 수트에 집중하고, 아우터와 액세서리에서는 접근 방식을 낮췄다. 중심선이 어긋난 셔츠와 재킷이 컬렉션의 인상을 만들고, 패딩과 봄버 재킷은 부피와 부자재를 통해 같은 흐름을 이어간다.

수트 밖으로 이동한 해체는 형태를 알아보기 쉬운 겨울옷에 가까워졌다. 코냑색 패딩은 부피를, 올리브색 봄버는 지퍼와 라벨을, 검정 가방은 크기의 대비를 맡았다. 품목은 넓어졌지만 가장 선명한 변화는 여전히 중심선이 밀려난 수트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