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맥리오드, 1800만달러로 '스와이프 없는 데이팅' 재도전

AI 중매 서비스 '오버톤', 사진 대신 음성 인터뷰로 이용자 파악…매치그룹 투자 참여

2026-07-18     최기형 기자
힌지(Hinge) 창업자 저스틴 맥리오드(Justin McLeod). 사진=hing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데이트 애플리케이션 힌지(Hinge) 창업자 저스틴 맥리오드(Justin McLeod)가 1800만달러의 초기 투자를 유치해 인공지능 기반 중매 서비스 '오버톤(Overtone)'을 내놓는다. 사진과 짧은 소개문을 빠르게 넘기는 스와이프 방식 대신 음성 인터뷰로 이용자의 경험과 관계관을 파악하고, 인공지능은 소개 상대를 좁히는 과정에만 활용한다.

맥리오드는 2025년 말 힌지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 뒤 디지털 데이팅 서비스의 구조를 다시 설계해 왔다. 새 사업에는 힌지 모회사인 매치그룹(Match Group)을 비롯해 퍼스트마크 캐피털(FirstMark Capital), 페이스 캐피털(Pace Capital)이 투자했다.

오버톤은 기존 데이팅 앱의 대표적인 기능을 대부분 걷어냈다. 새로운 후보를 계속 노출하는 알고리즘 피드가 없고, 이용자 반응을 수치로 표시하는 기능도 두지 않는다. 여러 상대와 동시에 대화를 이어가도록 유도하는 구조 역시 채택하지 않았다.

이용자는 사진과 자기소개문을 먼저 올리는 대신 음성 인터뷰에 참여한다.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 관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를 직접 말하면 인공지능이 답변을 정리하고 소개 가능성이 높은 상대를 선별한다.

서비스명은 하나의 소리에 깊이와 색채를 더하는 배음에서 가져왔다. 같은 내용을 말하더라도 단어 선택과 말의 흐름, 설명 방식에는 개인의 성향이 드러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오버톤은 사진과 짧은 문장으로 압축된 프로필보다 목소리로 전달되는 정보를 중매에 활용한다.

인공지능의 역할은 이용자를 대신해 대화하는 데 있지 않다. 소개문이나 첫 메시지를 자동으로 작성하고, 상대와의 대화를 이어가는 기능도 사업의 중심에서 뺐다. 음성 인터뷰를 토대로 이용자 정보를 정리하고, 서로 어울릴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제안하는 내부 도구로만 사용한다.

소개 상대가 정해지면 추천 이유도 함께 제공한다. 두 사람의 어떤 성향과 관계관이 맞는지 설명한 뒤 기술은 물러난다. 실제 만남에서 형성되는 호감과 관계까지 인공지능이 대신 판단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기존 데이팅 앱은 이용자가 많은 후보를 빠르게 비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과 짧은 소개문을 중심에 놓고, 다음 후보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스와이프 기능을 붙였다. 선택지가 계속 공급되는 구조는 반복 방문과 이용시간을 늘리는 데 유리하지만, 이용자가 한 사람을 충분히 살펴볼 시간은 짧아질 수 있다.

오버톤은 후보의 수를 늘리는 대신 소개 범위를 좁힌다. 이용자가 직접 수많은 프로필을 분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플랫폼이 사전 인터뷰를 거쳐 상대를 추려 주는 전통적인 중매 방식에 가깝다. 모바일 환경에서 개인 중매인의 역할을 인공지능이 일부 맡는 구조다.

포브스 헬스 조사로 제시된 수치에서는 데이팅 앱 이용자의 78%가 반복적인 스와이프로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다. 이용자들이 하루 약 1시간을 후보를 살펴보는 데 사용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사 시점과 표본 규모, 조사 지역은 제공된 정보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데이트 앱 피로가 커졌다는 진단만으로 오버톤의 성과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용자가 긴 음성 인터뷰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소개받은 상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다시 서비스를 이용할지는 정식 운영 뒤 확인할 수 있다.

음성 정보 관리도 서비스 신뢰와 맞닿아 있다. 이용자의 목소리와 인터뷰에는 사진이나 짧은 자기소개보다 개인적인 경험과 관계관이 많이 담길 수 있다. 녹음 파일의 보관 기간과 삭제 절차, 인공지능 분석 범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오버톤이 내세운 '관계 과학'의 구체적인 적용 방식도 알려지지 않았다. 어떤 질문을 던지고, 답변 가운데 어떤 요소를 상대 추천에 반영하는지는 소개 결과의 정확도와 직결된다. 언어와 문화, 연령에 따라 다른 표현 방식을 인공지능이 어떻게 처리할지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사회에는 심리치료사이자 작가인 에스더 페렐(Esther Perel), 매치그룹 최고경영자 스펜서 래스코프(Spencer Rascoff), 리더십 자문가 다이애나 채프먼(Diana Chapman)이 참여한다. 데이팅 플랫폼 운영 경험과 관계 상담, 조직 운영 분야의 전문성을 서비스 개발에 결합한 구성이다.

매치그룹은 힌지를 보유한 데이팅 플랫폼 기업이면서 오버톤의 초기 투자자다. 맥리오드가 힌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데이팅 앱과 다른 서비스를 내놓고, 이전 모회사가 다시 자금을 댄 구조다. 스와이프 중심 시장에서 성장한 기업이 스와이프를 배제한 새 서비스에 투자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오버톤은 올해 말 일부 지역에서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확한 출시일과 서비스 지역, 이용 요금, 소개 횟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는 대기 명단 신청을 받고 있다.

1800만달러의 초기 투자금과 매치그룹의 참여로 서비스 출시 기반은 마련됐다. 정식 운영 뒤에는 가입자 수보다 소개가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는 비율과 이용자 재참여율이 더 직접적인 평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음성 정보 처리 기준과 추천 방식, 첫 출시 지역은 운영 개시 전까지 추가 확인이 필요한 항목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