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크 물리치료실⑧] 허리를 꺾지 않는 바른 앉기

수지 러스크병원 김수연 물리치료사가 짚은 앉는 자세의 기준…허리 힘보다 골반을 먼저 세우는 생활 습관

2026-07-20     임우경 기자
[러스크 물리치료실⑧] 허리를 꺾지 않는 바른 앉기.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의자에 앉아 “허리를 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많은 사람이 허리를 앞으로 꺾는다. 등은 세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허리 뒤쪽은 과하게 긴장한다. 오래 앉을수록 허리 주변 근육은 버티는 힘을 쓰고, 골반은 안정되지 못한 채 몸통만 억지로 세운 자세가 된다. 바르게 앉는다는 말은 허리를 강하게 밀어 세우는 뜻이 아니다.

수지 러스크병원 김수연 물리치료사는 환자에게 바른 자세를 설명할 때 허리보다 골반을 먼저 본다. 몸을 바로 세워보라고 하면 허리를 꺾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김 치료사는 허리를 억지로 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앉는 순간 골반이 제자리를 잡도록 하는 감각을 강조했다.

“일어나서 딱딱한 뼈로 깊게 앉으세요라고 말씀드려요. 굳이 허리를 세우지 않아도, 꺾지 않아도 골반이 서기 때문에 바른 자세가 유지되거든요.”

김 치료사가 말한 ‘딱딱한 뼈’는 앉을 때 바닥이나 의자에 닿는 좌골 부위를 가리키는 설명에 가깝다. 어려운 해부학 용어보다 환자가 바로 느낄 수 있는 표현을 쓰는 방식이다. 엉덩이를 의자 앞쪽에 걸치고 앉으면 골반은 뒤로 눕고 허리는 둥글게 말린다. 반대로 엉덩이를 깊게 넣어 앉으면 골반이 세워지고, 허리는 힘을 과하게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통을 받친다.

앉는 자세는 허리 통증과 직접 연결된다. 장시간 앉아 일하는 직장인, 공부하는 학생, 운전 시간이 긴 사람에게 허리 불편이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 앉아서만은 아니다. 오래 앉는 동안 골반이 뒤로 빠지고, 허리가 둥글게 말리며, 목과 어깨가 앞으로 따라가는 흐름이 함께 만들어진다. 의자에 앉는 방식이 무너지면 몸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무너진다.

[러스크 물리치료실⑧] 허리를 꺾지 않는 바른 앉기.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허리를 세운다는 말은 흔히 가슴을 들고 허리를 안쪽으로 꺾는 자세로 오해된다. 이런 자세는 처음에는 반듯해 보일 수 있지만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허리 뒤쪽 근육은 긴장하고, 갈비뼈는 앞으로 들리며, 복부는 몸통을 안정시키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수 있다. 바른 자세는 힘으로 버티는 자세가 아니라 몸의 기준점이 맞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자세에 가깝다.

골반이 먼저 안정되면 허리의 역할도 달라진다. 허리는 혼자 몸통을 세우는 기둥이 아니다. 골반, 복부, 등 근육, 다리 위치가 함께 맞아야 허리 부담이 줄어든다. 의자에 깊게 앉고 발이 바닥에 닿으면 체중이 한쪽으로 쏠리는 정도도 줄어든다. 앉은 자세에서 발이 뜨거나 다리를 꼬면 골반은 다시 한쪽으로 기울고, 허리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긴장한다.

김 치료사는 골반 부정렬을 공부하면서 앉는 자세와 걸음걸이, 다리 길이 느낌, 어깨 높이가 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현장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골반이 틀어지면 허리만 불편한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배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짝다리, 다리 꼬기, 장시간 운전처럼 일상에서 반복되는 습관은 골반을 한쪽 방향으로 적응하게 만든다.

의자에 앉을 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다리를 꼬면 골반은 한쪽으로 회전한다. 상체는 정면을 보려 하지만 아래쪽 골반은 이미 비틀려 있다. 허리와 등은 그 차이를 보상하며 버틴다. 한쪽으로 기대 앉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몸은 편한 자세를 찾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편한 자세가 반복되면 골반과 허리는 그 방향의 부담을 익힌다.

바르게 앉기 위해 필요한 조정은 복잡하지 않다. 먼저 의자 깊숙이 앉아 엉덩이의 좌우 뼈가 의자에 고르게 닿는지 느껴야 한다. 발은 바닥에 두고, 무릎과 골반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한다. 허리를 억지로 꺾어 세우기보다 골반이 세워진 상태에서 몸통이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느낌을 찾는 편이 낫다. 등받이는 몸을 늘어뜨리는 곳이 아니라, 오래 앉을 때 몸통 부담을 덜어주는 보조 역할로 쓰는 것이 좋다.

[러스크 물리치료실⑧] 허리를 꺾지 않는 바른 앉기.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책상 높이와 화면 위치도 앉는 자세를 바꾼다. 화면이 너무 낮으면 고개가 떨어지고, 키보드와 마우스가 멀면 몸은 앞으로 끌려간다. 엉덩이를 깊게 넣어 앉아도 작업 환경이 몸을 앞으로 끌어당기면 자세는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바른 앉기는 의자 위에서만 해결되지 않는다. 책상, 화면, 팔의 위치, 발이 놓이는 높이까지 함께 맞아야 한다.

오래 앉아 있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습관은 완벽한 자세를 오래 버티는 일이 아니다. 한 자세가 길어지기 전 몸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자세도 너무 오래 지속되면 부담이 된다. 30분에서 1시간에 한 번이라도 일어나 걷고, 골반과 허리의 위치를 다시 잡고, 목과 어깨를 가볍게 움직이면 몸은 한 방향으로 굳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은 앉는 자세를 더 조심해야 한다. 통증이 있을 때 허리를 세게 젖히거나, 허리를 곧게 펴겠다고 힘을 과하게 주면 불편감이 커질 수 있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다리 저림, 감각 이상이 함께 나타날 때는 혼자 자세만 고치려 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바른 자세는 치료를 대신하는 처방이 아니라 생활 속 부담을 줄이는 기본 습관이다.

김수연 치료사의 설명은 바른 자세를 새롭게 보게 한다. 자세는 겉으로 반듯해 보이는 모양보다 몸이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구조에 가깝다. 허리를 세운다고 허리를 꺾는 순간, 몸은 이미 다른 부담을 만들 수 있다. 골반이 먼저 서고, 발이 바닥을 지지하고, 몸통이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앉기. 허리 부담을 줄이는 시작점은 의자 위의 작은 기준에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