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경제②] 월드컵 8경기 체제, 벤치가 전력과 비용을 갈랐다

같은 56일 안에 결승 진출팀 한 경기 추가…스페인·아르헨티나의 교체 자원, 구단 하루 보상액은 2022년의 절반 수준 예상

2026-07-19     김상기 기자
이것은 응원이 아닌 예술 아르헨티나를 울린 메시의 '7분 기적'  '메시 2도움'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꺾고 결승행 사진=2026. 07.16  @FIFAWorldCup (아르헨티나는 16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상기기자]690분과 630분.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이 결승 진출까지 소화한 경기 시간을 정규·연장전 기준으로 합산한 수치다. 아르헨티나는 32강과 8강에서 두 차례 연장전을 치렀다. 스페인은 7경기를 모두 90분 안에 끝냈다. 7월 19일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은 두 팀의 여덟 번째 경기다. 월드컵 우승팀이 8경기를 치르는 첫 대회에서 선발 11명 밖의 자원은 비상용 전력이 아니라 성적과 비용을 좌우하는 자산으로 들어왔다.

48개 참가국은 모두 26명씩, 총 1248명을 최종 명단에 올렸다. 출전 선수의 소속 구단은 71개국 449곳에 이른다. 결승 진출팀의 최대 경기 수는 이전 대회보다 한 경기 늘었지만 선수 휴식과 의무 소집, 대회 기간을 합한 전체 일정은 56일로 유지됐다. 2010·2014·2018년 대회와 같은 기간 안에서 더 많은 경기를 치르는 구조다.

26명을 뽑았다는 사실만으로 선수층이 두꺼워지지는 않는다. 선발이 빠진 뒤에도 압박 위치와 패스 경로, 측면의 폭, 페널티지역 침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스페인은 기존 경기 방식을 훼손하지 않는 교체로 결승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연장전과 경기 막판에 득점원을 바꾸며 승부를 뒤집었다.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와의 준결승에서 선제골 이후 주도권을 잃었다. 같은 수의 교체 카드를 쥐고도 경기의 마지막 30분은 전혀 달랐다.

같은 56일, 우승 경쟁에는 한 경기가 더 붙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 진출팀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8강·준결승·결승을 합쳐 7경기를 치렀다. 북중미 대회에서는 32강이 추가돼 최대 8경기로 늘었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결승에 오르려면 단판 승부를 다섯 차례 연속 치러야 한다.

명단 규모는 카타르 대회와 같은 26명이다. 2002년부터 유지됐던 23인 체제가 카타르 대회에서 26명으로 확대됐고 북중미 대회에서도 유지됐다. 5명 교체와 연장전 추가 교체가 가능한 경기 운영까지 더해지면서 감독은 선발 명단뿐 아니라 후반의 전술 조합을 별도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선수 소집은 5월 25일부터 시작됐고 결승은 7월 19일 열린다. 결승 진출 선수는 클럽 시즌 종료 직후 대표팀에 합류해 준비 기간과 8경기를 같은 56일 안에 소화한다. 대회 일정 전체가 길어진 것은 아니지만 우승팀의 실전 경기 수는 증가했다. 회복과 훈련에 배분할 수 있는 시간 가운데 한 경기가 더 들어온 셈이다.

이동 조건도 한 팀 안에서 균일하지 않았다. 스페인은 애틀랜타와 과달라하라, 로스앤젤레스, 댈러스를 오가며 7경기를 치렀다. 아르헨티나는 캔자스시티와 댈러스, 마이애미, 애틀랜타를 이동했고 32강과 8강에서는 120분을 뛰었다. 결승 직전까지 아르헨티나가 스페인보다 60분을 더 소화한 배경이다.

스페인, 중심축은 남기고 역할을 바꿨다

스페인은 카보베르데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7차례 슈팅을 기록하고도 0-0으로 비겼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를 4-0, 우루과이를 1-0으로 꺾은 뒤 32강에서 오스트리아에 3-0으로 승리했다. 포르투갈과의 16강은 1-0, 벨기에와의 8강은 2-1, 프랑스와의 준결승은 2-0이었다. 결승까지 7경기에서 내준 골은 벨기에전 한 골뿐이다.

스페인의 결승 진출 과정에는 선발 밖에서 들어온 선수의 득점이 세 차례 배치됐다. 미켈 메리노(Mikel Merino)는 포르투갈전 후반에 투입돼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었다. 벨기에와의 8강에서도 교체 출전한 뒤 두 번째 볼 터치로 88분 결승골을 기록했다. 파비안 루이스(Fabián Ruiz)는 페드리(Pedri)를 대신해 예상 밖의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벨기에전에서 선제골을 넣었다.

페드리와 메리노, 파비안 루이스는 같은 자리를 채우는 단순한 대체 관계가 아니었다. 페드리는 좁은 공간에서 패스 방향을 바꾸고, 파비안 루이스는 전진 위치를 높이며, 메리노는 페널티지역 안으로 들어가 두 번째 공을 노렸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Luis de la Fuente)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의 이름을 바꾸면서도 로드리(Rodri)를 중심으로 한 후방 전개와 높은 점유율은 유지했다.

준결승에서는 오른쪽 수비수 페드로 포로(Pedro Porro)가 프랑스를 상대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포로는 오스트리아와의 32강에서도 득점했다. 공격수 한두 명에게 득점을 집중시키지 않고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까지 마무리에 가담한 구조다.

스페인은 준결승 종료 기준 120차례 슈팅과 14.96의 기대득점(xG)을 기록했다. 평균 점유율은 60%, 패스 성공률은 91%였고 무실점 경기는 다섯 차례였다. 공격 횟수를 늘리면서도 상대에게 허용한 득점은 한 골로 묶었다. 선수 교체가 경기 방식을 바꾸기보다 같은 방식 안에서 공격 위치와 침투 인원을 조정하는 데 쓰였다.

아르헨티나, 60분을 더 뛰고 벤치에서 결승골

아르헨티나는 알제리와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둔 뒤 조별리그 마지막 요르단전에서 선발 명단을 크게 바꿨다. 리오넬 메시(Lionel Messi)는 벤치에서 출발해 후반에 투입됐고 득점을 기록했다. 주전의 출전시간을 조절하면서도 조 1위를 확보했다.

토너먼트에서는 주전의 부담이 빠르게 늘었다. 카보베르데와의 32강을 연장전 끝에 3-2로 마쳤고, 이집트와의 16강에서는 두 골을 먼저 내준 뒤 3-2로 뒤집었다. 스위스와의 8강에서도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연장 후반에 두 골을 넣었다. 준결승까지 네 차례의 단판 승부 가운데 두 경기가 120분으로 늘어났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Lautaro Martínez)는 연장전과 후반 막판을 위해 남겨 둔 공격 카드였다. 스위스와의 8강에서 교체 출전해 연장 후반 추가골을 넣었고,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서도 벤치에서 들어와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기록했다. 한 대회 8강과 준결승에서 모두 교체 득점을 올렸다.

잉글랜드전에서는 앤서니 고든(Anthony Gordon)에게 55분 선제골을 내줬다. 엔소 페르난데스(Enzo Fernández)가 85분 동점골을 넣었고, 마르티네스가 90분을 넘긴 뒤 승부를 뒤집었다. 두 골 모두 메시의 패스에서 시작됐다. 리오넬 스칼로니(Lionel Scaloni) 감독은 주전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Julián Álvarez)를 고정한 채 마르티네스를 보조 공격수로 쓰지 않고, 수비가 지친 시간에 투입할 별도의 득점원으로 운용했다.

스페인이 역할을 바꿔 경기 방식을 유지했다면 아르헨티나는 경기 후반에 득점 방식을 바꿨다. 알바레스는 전방 압박과 수비 뒷공간 침투를 맡았고, 마르티네스는 페널티지역 안에서 마지막 패스를 마무리했다. 두 공격수를 동시에 선발하지 않아도 경기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구성이 연장전 두 경기와 준결승 역전에 사용됐다.

잉글랜드, 선제골 뒤 사라진 전방 압박

잉글랜드는 준결승 55분까지 아르헨티나의 후방 전개를 압박하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이후 공을 지키지 못하고 전방에서 상대 패스를 끊는 횟수도 줄었다. 토마스 투헬(Thomas Tuchel) 감독은 경기 뒤 포메이션은 4-4-2로 유지했지만 선수들이 점점 수동적으로 바뀌었고, 공을 되찾거나 소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주장 해리 케인(Harry Kane)도 선제골 이후 아르헨티나의 공격이 연속해서 이어졌다고 밝혔다.

잉글랜드의 패배는 교체 선수의 개인 능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교체 이후 수비 숫자가 늘어도 전방 압박과 공 소유 시간이 사라지면 상대의 공격 횟수는 증가한다. 1-0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 수비진 앞에서 경기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아르헨티나는 마르티네스를 투입해 페널티지역 안의 공격 인원을 늘렸다.

26인 명단과 다섯 장의 교체 카드는 모든 참가국에 똑같이 주어졌다. 스페인은 교체 선수가 기존 전술의 한 자리를 맡으면서 새로운 득점 경로를 더했다. 아르헨티나는 경기 후반에 공격수의 성격을 바꿨다. 잉글랜드는 선제골 뒤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팀 전체의 행동이 후퇴했다. 선수층의 두께는 벤치에 남은 이름보다 교체 뒤에도 유지되는 경기 구조에서 갈렸다.

구단 보상 총액 355만달러, 결승대회 몫은 2억5000만달러

선수층은 대표팀의 전술 자산이지만 선수의 임금과 계약을 부담하는 주체는 소속 구단이다. 2026 월드컵 클럽혜택프로그램(Club Benefits Programme)에는 3억5500만달러가 배정됐다. 예선에 선수를 보낸 구단에 1억달러, 본선 참가 선수의 소속 구단에 2억5000만달러가 돌아가며 나머지 500만달러에서는 행정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을 별도로 배분한다.

본선 보상은 선수가 실제로 뛴 시간이 아니라 대표팀에 머문 일수로 계산한다. 결승까지 남은 선수의 소속 구단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선수의 구단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는다. 같은 대표팀 안에서는 매 경기 선발로 뛴 선수와 출전하지 않은 세 번째 골키퍼가 동일한 하루 단가를 발생시킨다. FIFA의 보상식은 경기 부담보다 선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내준 기간을 가격으로 환산한다.

2022 카타르 대회에서는 2억900만달러가 837명의 선수와 440개 구단에 배분됐다. 확정된 하루 보상액은 선수 한 명당 1만950달러였다. 2026년 본선 배분 재원은 2억5000만달러로 2022년보다 19.6% 증가했지만 등록 선수는 837명에서 1248명으로 49% 늘었다. 2026년 예상 최저 보상액은 선수 한 명당 하루 약 5000달러다. 최종 단가는 참가 선수 전체의 대표팀 체류일수를 합산해 결정된다.

클럽혜택프로그램 전체 규모가 70% 늘었다는 설명에는 예선 배분금 1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본선 참가에 대한 재원만 비교하면 증가율은 20%에 못 미친다. 참가국 확대와 26인 명단으로 선수 수가 크게 늘면서 하루 보상액은 카타르 대회보다 낮아지는 구조가 됐다.

하루 단가가 동일하다는 원칙도 선수별 위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690분을 소화한 주전과 출전 기록이 없는 대기 선수의 피로와 부상 가능성, 소속 구단 복귀 뒤 관리비용은 같지 않다. 보상액은 선수의 임금과 시장가치, 실제 출전시간, 치료·재활비를 기준으로 산출하지 않는다. 8경기 체제에서 주전의 부담이 커졌지만 구단 보상은 여전히 체류일수만 계산한다.

결승에 남은 60분의 차이

스페인은 결승 진출까지 630분을 뛰었고 아르헨티나는 690분을 소화했다. 스페인은 다섯 차례 무실점 경기와 역할별 교체로 경기시간을 90분 안에서 관리했다. 아르헨티나는 두 차례 연장전과 두 차례 역전을 통과하면서 마르티네스를 비롯한 벤치의 득점으로 남은 체력을 보완했다.

선발 11명의 능력만으로는 8경기를 같은 강도로 치르기 어렵다. 주전의 출전시간을 나누고도 압박과 패스, 득점력을 유지한 팀이 마지막 경기까지 남았다. 선수층을 제공한 구단에는 체류일수에 따른 보상금이 돌아가지만 2026년 하루 예상액은 카타르 대회 확정액보다 낮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는 같은 26명을 등록했고 결승에서 나란히 여덟 번째 경기를 치른다. 스페인은 경기 방식을 유지하면서 출전자의 역할을 바꿨고, 아르헨티나는 60분을 더 소화한 일정에서 후반 득점원을 따로 남겼다. 첫 48개국 월드컵의 선수층은 벤치의 명단이 아니라 경기 후반에 사용할 수 있는 전술과 소속 구단이 감당한 시간으로 계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