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대표 소문난 떡집'떡본가', 3대 가업의 맛과 철학으로 K푸드 시대 정면 승부

 — 경산 본점·대구 직영점 잇는 홍인열 대표, "손님은 귀신처럼 안다" 원칙으로 50년 신뢰 쌓아

2026-07-18     임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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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임우경기자] 경상북도 고령군 대가야읍에 본점을, 대구에 직영점을 둔 전통 떡집 '소문난 떡집'(브랜드명 '떡본가') 홍인열 대표는 3대째 이어온 가업 승계와 장인 철학을 앞세워 온라인·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이번 행보의 배경에는 대구한의대학교가 있다. 변창훈 총장이 이끄는 대구한의대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하는 '소상공인 디지털 특성화대학' 사업에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 연속 선정된 대구·경북권 유일 수행기관이다. 이선미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DHU소상공인디지털전환지원센터가 실무를 총괄하며,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2025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는 AI 활용 저비용·고효율 마케팅, 라이브커머스 운영 실습,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 입점 전략, 해외시장 진출 교육을 중심으로 전문가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소문난 떡집 '떡본가'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온라인 채널 구축 전략을 함께 설계하게 됐다.

 '떡본가' 브랜드는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조업 기반 숙련 소공인에게 부여하는 '백년소공인' 인증을 받았다. 3대째 이어온 가업이라는 서사를 넘어, 국가 차원에서 숙련 기술력을 공인받았다는 의미다.  /사진=고령군 블로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소문난 떡집은 1970년대 조부모가 창업한 이래 1983년 어머니가 2대를 잇고, 현재 3대인 홍인열 대표가 대구 직영점을 이끌고 있다. 창업 당시 상호는 '대원떡집'이었으나 손님들 사이에서 '터미널 옆 소문난 떡집'으로 불리며 입소문이 나면서 1986년 지금의 상호로 정식 변경됐다.

이 업체의 전통성은 정부 인증으로도 뒷받침된다. '떡본가' 브랜드는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조업 기반 숙련 소공인에게 부여하는 '백년소공인' 인증을 받았다. 백년소공인은 업력 15년 이상의 숙련 기술을 갖춘 소공인 중 엄격한 서류·현장 평가를 거쳐 선정되며, 인증 업체에는 확인서와 인증현판이 주어지고 온·오프라인 판로·홍보 지원이 함께 제공된다. 3대째 이어온 가업이라는 서사를 넘어, 국가 차원에서 숙련 기술력을 공인받았다는 의미다.

 홍인열 대표는 직원들에게 "손님은 옛말처럼 왕이 아니라 귀신"이라며, 좋은 재료를 썼는지 정성이 들어갔는지 소비자가 귀신같이 알아챈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사진=고령군 블로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눈속임 절대 안 통해"…손님을 귀신처럼 여기는 장인 정신

홍 대표는 방송 출연 제의를 여러 차례 받았음에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로 이를 고사해왔다. 그는 직원들에게 "손님은 옛말처럼 왕이 아니라 귀신"이라며, 좋은 재료를 썼는지 정성이 들어갔는지 소비자가 귀신같이 알아챈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한 방송사가 연출과 과장된 스토리텔링을 요구하자 촬영을 스스로 중단시킨 일화도 전했다. 이 같은 철학은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한 첨가물을 배제하고, 판매되지 않은 떡은 다음 날 재판매하지 않는 당일생산·당일판매 원칙으로도 이어진다.

시그니처 메뉴 '문떡'…손님이 붙여준 이름에 담긴 브랜드 스토리

대표 상품 '문떡'은 2010년부터 시작된 메인 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쌀 1톤 폐기와 시식용 30만 개 제작 등 수백 번의 시행착오 끝에 2011년 완성된 레시피로, 처음 이름은 '못난이 송편'이었으나 맛본 손님들이 "일하다가도, 자다가도 문득 생각난다"고 입을 모으면서 '문떡'이 됐다. 상표등록(제0042153호)까지 마쳤고, 초승달·반달·보름달 단위의 선물세트 구성과 맞물려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으며, 백자 접시 이미지를 형상화한 로고와 함께 브랜드 정체성으로 자리잡았다.

소문난 떡집은 지역 내 최초로 개별포장기계를 도입해 패키지 박스를 자체 디자인·등록(디자인등록번호 제0627373호)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개별포장 기술 혁신, 손맛 그대로 살린 기계화

소문난 떡집은 지역 내 최초로 개별포장기계를 도입해 패키지 박스를 자체 디자인·등록(디자인등록번호 제0627373호)했다. 특히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송편의 경우, 수많은 반죽 실험을 거쳐 기계 생산으로도 수작업과 동일한 질감과 맛을 구현하는 데 성공하며 대량생산 체계를 갖췄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매출 감소 없이 매년 10% 이상 성장했고, 고령 지역 내 동종업체 20여 곳 대비 6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고객의 70% 이상이 3대에 걸쳐 이어지는 충성 고객이라는 점도 브랜드 신뢰도를 뒷받침한다.

'일본을 넘어서겠다'는 의구심에서 시작된 가업승계

홍 대표가 가업승계를 결심한 계기는 학창시절 품었던 의구심에서 비롯됐다. 일본 데이코쿠데이터뱅크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장수기업은 처음으로 4만 개를 넘어섰고, 창업 200년 이상 기업 중 65%(1,388개사)가 일본 기업이었다. 100년 이상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일본이 3만 3,000여 개에 달해 전 세계 100년 이상 기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두산·동화약품 등 100년 이상 기업이 10개 안팎에 불과하다. 가장 오래된 일본 기업인 목조건축업체 곤고구미는 578년 설립돼 41대에 걸쳐 1,400년 넘게 이어지고 있을 정도다.

이 격차에 자극받은 홍 대표는 대학에서 가업승계를 염두에 두고 진로를 정한 뒤 곧바로 현장에 뛰어들었고, 일본을 직접 답사해 떡 산업 전반과 인기품목 20여 종을 분석하기도 했다.

홍인열 대표, "해외여행지에서 소문난 떡집 간판을 보는 것이 마지막 소원"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35년 오프라인 유통 경험에서 온라인·글로벌로

한때 35명 규모로 백화점·대형마트에 입점했던 이 업체는 최근 인력난과 온라인 전환 필요성에 직면해 자사몰·블로그·SNS 구축에 나섰다. 특히 유사 상호를 내세운 업체가 온라인 오픈마켓에 무단으로 상품을 등록해 소비자 혼란을 일으킨 사례는 온라인 채널 정비의 시급성을 보여준다.

홍 대표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목격한 한국식 붕어빵 매장의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앞으로 2~3년 안에 K푸드 흐름에 올라타지 않으면 늦는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해외여행지에서 소문난 떡집 간판을 보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며, 전통을 지키되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후대에 전달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월떡' 시리즈(상표등록 제0993360호)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헐레벌떡·감떡국떡 등 스토리를 입힌 신제품도 지속 개발 중이다.

"떡은 죄가 없다"…다이어트 인식 개선도 과제로

젊은 세대 사이에 퍼진 '떡=탄수화물 폭탄'이라는 인식을 바로잡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 혈당 측정 데이터를 보면 개인차가 뚜렷하다.

건강관리 플랫폼 필라이즈가 사용자들의 실제 식후 혈당을 분석한 결과, 떡을 먹은 뒤 혈당이 가장 적게 오른 사람은 102mg/dL까지만 올랐지만, 가장 많이 오른 사람은 278mg/dL까지 치솟아 같은 음식에도 반응 폭이 컸다. 떡국떡 역시 가장 적게 오른 경우 102mg/dL, 가장 많이 오른 경우 223mg/dL로 편차가 확인됐다. 즉 떡이 무조건 살찌거나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은 아니며, 체질과 식습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먹는 방식도 변수다. 떡을 차갑게 먹으면 저항성 전분이 늘어 탄수화물 소화가 느려지고 혈당도 천천히 오르는 반면, 데워 먹으면 전분이 빠르게 분해돼 혈당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성분 구성에서도 차이가 있다. 빵은 통상 설탕·버터·유제품이 들어가는 반면, 떡은 설탕을 넣지 않고 쌀과 물만으로 만드는 종류도 많아 원재료 구성 자체가 다르다. 

물론 떡 종류에 따른 편차도 존재한다. 찹쌀로 만든 떡은 아밀로펙틴 비율이 높아 소화·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고GI 식품에 속하지만, 멥쌀로 만든 가래떡이나 백설기 계열은 상대적으로 혈당 반응이 완만한 편이다. 이 때문에 "떡은 무조건 나쁘다"는 이분법보다는, 떡의 종류와 먹는 방식, 개인의 체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게 최근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최근 유사 상호를 내세운 업체가 온라인 오픈마켓에 무단으로 상품을 등록해 소비자 혼란을 일으킨 사례는, 전통과 역사를 가진 소상공인일수록 온라인 채널 정비가 시급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진=고령군 블로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통 신뢰가 디지털 전환의 마중물 되나

이번 사례는 지역 전통 식품업체가 오프라인에서 쌓아온 신뢰 자산을 디지털 전환의 마중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유사 상호를 내세운 업체가 온라인 오픈마켓에 무단으로 상품을 등록해 소비자 혼란을 일으킨 사례는, 전통과 역사를 가진 소상공인일수록 온라인 채널 정비가 시급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일본 장수기업들의 사례는 오랜 시간과 꾸준한 기술 축적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가업승계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AI 마케팅·해외 진출 교육과 맞물린 브랜드 확장 가능성

대구한의대 소상공인 디지털 특성화대학이 제공하는 AI 마케팅, 라이브커머스 운영, 해외시장 진출 교육이 뒷받침될 경우 브랜드 신뢰도 제고는 물론 유사 브랜드와의 명확한 차별화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K푸드와 헤리티지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베트남·태국 등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한 노출이 이뤄질 경우 소문난 떡집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 출연 제의에도 연출과 과장된 스토리텔링을 거부해온 홍인열 대표의 태도는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 구축에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사진=고령군 블로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진정성은 강점, 브랜드 정리는 과제

방송 출연 제의에도 연출과 과장된 스토리텔링을 거부해온 홍인열 대표의 태도는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 구축에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다만 '소문난 떡집'과 '떡본가'로 갈린 브랜드 정체성의 이원화, 그리고 유사 상호의 무단 도용 문제는 온라인 확장에 앞서 반드시 정리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업계에서는 브랜드명 통일과 온라인 채널 정비가 선행돼야 이번 디지털 전환 시도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