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경제⑦] 2026 월드컵 팬 데이터, 모바일 티켓 뒤에 남은 1000만 계정
모바일 전용 입장·팬 ID·리워드로 관람 기록을 계정에 연결…420만장 가운데 활성화 37%, 가입 규모와 반복 이용은 별도 지표
[KtN 김상기기자]1000만개 신규 FIFA ID, 310만명의 리워드 가입자, 420만장이 넘는 FIFA 팬 ID. 국제축구연맹(FIFA)이 7월 8일까지 집계한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디지털 이용 규모다. 같은 집계에서 경기장 관람객에게 배포된 팬 ID의 활성화율은 37%에 머물렀다. 카드를 받은 10명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접촉하거나 코드를 스캔한 사람은 4명에 못 미쳤다.
가입과 배포는 이용자를 확보하는 첫 단계다. 계정이 대회 이후에도 유지되고 콘텐츠 시청과 상품 구매, 다음 대회 입장권 신청으로 이어져야 장기 매출이 발생한다. FIFA가 공개한 성적표에는 신규 가입자와 활동 이용자 비율이 담겼지만 계정당 매출, 유료 전환율, 재방문율, 탈퇴율은 포함되지 않았다. 2026 월드컵은 팬을 디지털 계정으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지만 해당 계정이 얼마의 수입을 남겼는지는 별개의 계산이다.
스마트폰 없이는 들어갈 수 없었던 경기장
2026 월드컵의 모든 입장권은 모바일로만 발급됐다. 구매자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FIFA 티켓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했다. 티켓을 인쇄하거나 PDF 파일로 저장할 수 없었고, 휴대전화 화면을 촬영한 이미지도 입장권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경기장 출입용 QR코드는 보안을 이유로 경기 당일 개문을 앞두고 표시됐다.
모바일 입장권은 종이 티켓의 위·변조와 분실 위험을 낮추고 구매자와 입장권을 연결한다. 동시에 경기 관람을 스마트폰과 이메일 주소, 온라인 계정에 의존하게 만들었다. 입장권을 전달받은 동반 관람객도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해 티켓을 내려받아야 했다. 전용 앱은 컴퓨터와 웹에서 사용할 수 없었고 가입 연령은 16세 이상으로 제한됐다.
신규 계정 증가분을 자발적인 팬 충성도의 결과로만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티켓을 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내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과 계정이 필요했다. 경기 정보와 게임, 리워드를 사용하려고 가입한 이용자도 섞여 있다. 1000만개 신규 FIFA ID 가운데 입장권 구매, 동반 티켓 수령, 콘텐츠 이용, 게임 참여가 각각 어느 정도를 차지했는지는 공개 집계에서 구분되지 않았다.
티켓 발급에 필요한 개인정보와 마케팅에 활용되는 정보도 성격이 다르다. 이름과 연락처, 결제정보는 구매 자격 확인과 입장권 발급에 필요하다. 마케팅 정보 발송과 제휴사 홍보에는 별도의 동의를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경기장 입장에 필요한 데이터 제공과 상업적 활용에 대한 동의를 하나의 행동으로 처리해서는 안 되는 구조다.
FIFA ID와 팬 ID, 이름이 비슷한 두 개의 통로
FIFA ID는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온라인 계정이다. FIFA 팬 ID는 경기장 안에서 티켓 소지자에게 나눠준 실물 카드다. 카드를 스마트폰에 접촉하면 경기 관련 콘텐츠와 리워드, 상품 개인화 기능으로 이동한다. 정부가 신원과 입국 자격을 확인하는 국가 발급 신분증과는 다른 상품이다.
팬 ID는 16개 경기장에서 무료로 배포됐다. 관람객은 카드에 연결된 디지털 공간에서 증강현실 콘텐츠를 이용하고, 경기 사진과 개인 이미지를 결합해 공식 상품을 꾸밀 수 있었다. 리워드 프로그램과 경기장 정보도 같은 통로에 들어갔다. 카드 한 장이 콘텐츠와 상품, 회원 프로그램으로 연결되는 접점으로 사용된 셈이다.
420만장 이상이 배포됐지만 활성화율은 37%를 조금 넘었다. 배포량은 관람객에게 카드를 건넨 횟수이고, 활성화율은 접촉이나 스캔이 발생한 비율이다. 동일 이용자의 반복 접촉이나 활성화 이후의 이용시간, 상품 구매 여부는 해당 수치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63%가량은 카드를 받았지만 디지털 기능을 실행하지 않았다. 기념품으로만 보관했거나 사용 방법을 알지 못했을 수 있고, 콘텐츠와 혜택에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다. 원인을 구분한 이용자 조사는 공개되지 않았다. 420만장이라는 배포 실적보다 활성화되지 않은 카드가 더 많았다는 사실이 실제 이용 범위를 가늠하는 데 중요하다.
포인트와 가상 여권, 팬 활동을 한 계정에 축적
FIFA 리워드는 영상과 디지털 콘텐츠 이용, 행사 참여, FIFA 플랫폼에서의 활동에 포인트를 부여한다. 포인트가 쌓이면 회원 등급이 올라가고 디지털 수집품과 공식 스토어 상품권, 가상현실 콘텐츠, 상품·티켓 관련 혜택에 접근할 수 있다.
월드컵 가상 여권에는 참여 기록을 나타내는 디지털 스탬프가 들어간다. 대회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여권을 제공하면서 기존 계정의 활동 기록과 회원 등급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월드컵 한 달 동안 접속한 이용자를 연중 콘텐츠와 다른 FIFA 대회로 옮기기 위한 회원 프로그램이다.
리워드 가입자는 310만명으로 집계됐다. 월드컵 기간 새로 들어온 가입자는 110만명이었고, 전체 가입자의 70%가 활동 이용자로 분류됐다. 다만 활동 이용자를 판단한 기간과 최소 행동 횟수, 포인트 적립 이후 재방문 여부는 공개 수치에 담기지 않았다. 가입 직후 한 차례 콘텐츠를 확인한 이용자와 여러 경기·상품을 반복적으로 소비한 이용자가 같은 범주에 들어갔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리워드의 경제적 가치는 포인트 지급량보다 이용 행동의 연결에서 발생한다. 경기 영상을 본 계정이 상품권을 받고 공식 스토어에 들어가거나, 팬 행사 참여자가 다음 대회의 티켓 정보를 확인하면 서로 떨어져 있던 소비 기록을 한 회원에게 묶을 수 있다. 팬에게는 혜택이 돌아가고 운영자에게는 관심 종목과 응원팀, 이용 빈도를 분류할 근거가 남는다.
혜택의 가격과 이용자 행동의 상업적 가치가 같은 것은 아니다. 무료 디지털 스탬프를 받기 위해 제공한 시청·방문 기록이 광고와 상품 추천에 반복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포인트가 소멸하거나 혜택이 바뀌어도 이미 수집된 정보의 보유 기간과 활용 범위는 개인정보 정책과 동의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응원팀·언어·출신 배경까지 들어간 개인화
FIFA가 수집할 수 있다고 밝힌 정보에는 계정과 서비스 이용 기록, 웹사이트 탐색, 티켓 구매, 결제 관련 정보, 소셜 로그인에서 받은 이름과 이메일 등이 포함된다. 서비스 개선과 회원 관리, 상품·행사 안내, 광고 개인화에도 해당 정보를 사용할 수 있다.
상업 파트너나 회원협회와 정보를 공유하는 범위도 제시돼 있다. 이용자가 동의하면 출신 국가와 구매한 티켓, 사용 언어, 응원팀 등 공통 특성에 따라 집단을 만들고 관심사에 맞춘 홍보물을 보낼 수 있다. 경기 관람 기록이 단순한 출입 정보에서 대표팀·언어·구매력에 따른 고객 분류로 확장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사람이 스페인 대표팀 티켓을 사고 스페인어 콘텐츠를 본 뒤 특정 선수의 상품을 구매했다면 다음 상품을 제안하기 위한 조합이 만들어진다. 티켓 가격대와 관람 도시, 시청한 영상, 리워드 사용 내역까지 연결하면 동일 대표팀 팬 안에서도 지출 규모와 관심 분야를 나눌 수 있다.
개인화가 정교할수록 잘못된 분류가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특정 언어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출신 국가나 문화적 취향을 단정하거나, 고가 티켓 구매 기록을 근거로 다른 상품의 높은 가격을 계속 제시할 수 있다. FIFA의 개인정보 정책은 이용자에게 자동화된 결정과 프로파일링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적용되는 권리는 거주지역의 법률에 따라 달라진다.
세 나라에서 모은 정보, 여러 국가에서 처리
FIFA의 개인정보 처리는 스위스 개인정보보호법과 유럽연합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이용자 거주지에 적용되는 법률을 함께 고려하는 구조다. 개인정보는 스위스와 유럽경제지역뿐 아니라 사업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있는 다른 국가에서도 처리될 수 있다. FIFA도 일부 지역의 보호 수준이 스위스나 유럽경제지역보다 낮을 수 있다고 고지한다.
2026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렸고 관람객은 세계 각지에서 들어왔다.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도 거주지에 따라 열람·삭제·처리 제한·마케팅 거부 권리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민은 개인정보의 판매 또는 맞춤형 광고를 위한 공유를 거부하고 민감정보 이용을 제한할 권리를 가진다.
캐나다에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위치정보처럼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할 때 이용 목적과 공유 대상, 앱을 닫은 뒤에도 수집하는지 등을 눈에 띄게 설명하고 명시적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기준이 적용된다. 필요 이상의 위치정보를 지속적으로 모은 모바일 앱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공동 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월드컵 애플리케이션이 캐나다에서 같은 방식의 위치 추적을 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기장 안내와 개최도시 정보, 팬 행사 참여가 모바일 서비스에 연결된 만큼 위치정보의 수집 여부와 작동 시점, 보유 기간을 이용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앱 설치 단계에서 한 번 동의를 받은 사실만으로 이후의 모든 데이터 활용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삭제권이 있어도 서비스별 기록은 나뉜다
이용자는 보유정보의 열람과 수정, 삭제, 처리 제한, 동의 철회를 요청할 수 있다. 법적 보관 의무가 있거나 분쟁·사기 방지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일부 정보는 즉시 삭제되지 않을 수 있다. 개인정보가 어느 서비스와 사업자에게 전달됐는지에 따라 삭제 요청을 접수할 창구도 달라질 수 있다.
FIFA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에서도 티켓, 공식 스토어, 디지털 수집품, 소셜미디어, 게임은 서로 다른 기술사업자와 결제·광고·분석업체를 이용한다. 공식 스토어는 쿠키와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도구, 위치 식별 기술, 광고 플랫폼을 통해 기기와 이용 행동을 수집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미국 주에서는 해당 정보 제공이 개인정보의 판매나 맞춤형 광고를 위한 공유로 분류될 수 있다.
FIFA Collect는 별도 운영사가 계정과 구매·거래 기록을 처리하고, FIFA와 클럽·협회, 결제·광고·분석 사업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다. 이용자가 FIFA 계정을 하나만 사용해도 서비스 뒤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법인과 보관 시스템은 하나가 아닐 수 있다.
계정을 삭제하는 행동과 휴대전화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지우는 행동도 다르다. 앱을 지워도 서버에 남은 계정과 거래 기록이 자동으로 삭제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용자는 FIFA 계정뿐 아니라 공식 스토어와 수집품·게임 등 사용한 서비스의 개인정보 설정과 삭제 절차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1000만 계정, 매출로 환산되지 않은 숫자
7월 8일까지 FIFA.com 순방문자는 1억8700만명, 공식 애플리케이션 합산 이용자는 5000만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FIFA ID 1000만개 가운데 개최국에서 가입한 계정은 270만개였다. 대규모 트래픽과 계정 유입은 확인됐지만 서로 다른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의 중복 이용을 제거한 단일 고객 수는 아니다.
가입자가 많아지면 다음 대회의 입장권과 중계 콘텐츠, 게임, 공식 상품을 직접 알릴 수 있는 대상도 늘어난다. 이메일과 앱 알림을 이용하면 방송·광고 플랫폼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기존 계정에 접근할 수 있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반복 구매를 늘릴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절감액과 추가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1000만개 계정의 경제적 가치를 계산하려면 네 가지 숫자가 필요하다. 대회 종료 뒤 계정을 계속 사용하는 비율, 무료 이용자가 상품·티켓 구매자로 바뀐 비율, 한 계정이 남긴 평균 매출, 회원을 유지하기 위해 지급한 포인트와 콘텐츠·시스템 운영비다. 신규 가입자만으로는 고객 확보 비용과 장기 수입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큰지 알 수 없다.
활성화율 37%의 팬 ID와 활동 이용자 70%의 리워드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없다. 팬 ID는 실물 카드를 접촉하거나 스캔한 비율이고, 리워드는 별도의 회원 프로그램에서 활동했다고 분류된 비율이다. 측정 기간과 행동 조건이 다른 두 수치를 한데 묶어 팬 참여율로 제시하면 이용 범위가 실제보다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다.
경기 뒤 남은 계정의 가치는 이용자가 결정
2026 월드컵은 티켓을 산 사람과 경기장에 들어온 사람, 콘텐츠를 본 사람을 디지털 계정으로 연결했다. 모바일 티켓은 선택 사항이 아니었고, 리워드와 팬 ID는 추가 참여를 유도하는 통로였다. 입장권 발급에 필요한 정보와 장기 마케팅을 위한 정보가 같은 생태계 안에 들어왔다.
FIFA가 확보한 신규 계정은 다음 대회를 판매할 수 있는 고객 목록이 될 수 있다. 이용자가 동의를 철회하고 계정을 닫거나 월드컵 이후 접속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상업 가치는 줄어든다. 팬 데이터는 한 번 수집했다고 계속 수익을 내는 고정자산이 아니다.
1000만개 신규 계정과 310만명의 리워드 가입자는 디지털 유입 규모를 나타낸다. 420만장의 팬 ID 가운데 37%만 활성화됐다는 수치는 배포와 실제 사용 사이의 간격을 함께 남겼다. 월드컵 데이터 경제의 성적은 가입자 수보다 반복 이용과 구매 전환, 개인정보 동의의 유지, 삭제 요청 처리, 서비스별 정보 공유 범위에서 갈린다.
티켓은 한 경기가 끝나면 효력이 사라진다. 계정과 구매·시청 기록은 이용자가 삭제를 요구하거나 보유 목적이 끝날 때까지 남을 수 있다. 2026 월드컵이 만든 가장 긴 거래는 90분의 경기나 한 달의 대회가 아니라 팬의 관심과 개인정보를 다음 상품으로 연결하는 기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