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is Vuitton's Fall 2027 Capsule③] 플란넬과 나일론 사이, 중간계절 아우터웨어의 재구성

양면 재킷·퀼팅·겹쳐 입기로 넓힌 착용 범위…야외복의 형태에 고급 소재를 결합한 퍼렐의 방식

2026-07-24     박인경 기자
Louis Vuitton's Fall 2027 Capsule Takes Off to an English Countryside Outing.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인경기자]푸른 셔츠형 재킷 위로 짙은 네이비 아우터웨어가 겹쳐졌다. 안쪽에는 짜임이 굵은 니트가 놓였고, 서로 다른 세 개의 칼라가 목선을 따라 포개진다. 한 벌의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싸는 대신 셔츠와 니트, 재킷의 두께를 나눠 기온에 따라 조절하는 구성이다. 루이비통 Fall 2027 남성 캡슐은 변덕스러운 날씨를 전문 아웃도어 장비가 아닌 중간계절용 겹쳐 입기로 풀었다.

컬렉션의 아우터웨어는 플란넬과 나일론, 퀼팅, 가죽, 울 혼방으로 넓게 펼쳐진다. 소재의 무게와 광택이 달라 한 벌씩 떼어 놓으면 서로 다른 계절의 옷처럼 보이지만, 셔츠와 니트 위에 차례로 더하는 방식으로 한 옷장에 묶였다. 가벼운 셔츠형 재킷부터 무릎 가까이 내려오는 코트까지 길이도 여러 단계로 나뉜다.

기온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은 두께보다 조합에 가깝다. 얇은 셔츠 위에 집업 재킷을 입고 다시 체크 아우터웨어를 더하거나, 니트와 데님 재킷 위에 긴 코트를 걸친다. 한겨울용 외투처럼 보온을 한 벌에 집중하지 않고, 실내외를 오갈 때 벗고 더할 수 있도록 옷의 역할을 나눴다.

푸른 체크 아우터웨어는 플란넬 특유의 부드러운 표면을 앞세운다. 격자선은 또렷하게 갈리지 않고 청색과 회색 사이에서 번진다. 안쪽의 짙은 집업 재킷이 앞여밈을 세로로 정리하고 밝은 셔츠가 얼굴 가까이에 놓이면서, 부드러운 겉감과 선명한 안쪽 구조가 대비를 이룬다.

Louis Vuitton's Fall 2027 Capsule Takes Off to an English Countryside Outing.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어깨선은 크게 솟지 않고 몸을 따라 완만하게 내려온다. 허리를 조이거나 가슴을 넓혀 남성의 체격을 강조하는 재단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전통적인 아우터웨어의 무게를 줄이고 셔츠처럼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인상을 남긴다. 넓고 긴 바지까지 연결되면서 전체 실루엣은 각진 테일러링보다 수직으로 길게 떨어진다.

오렌지 나일론 라이너 재킷은 플란넬과 정반대의 표면을 사용한다. 촘촘한 퀼팅과 선명한 색, 가벼운 광택이 상체에 집중된다. 안에는 베이지 셔츠와 패턴 타이를 넣고, 바지는 짙은 브라운으로 낮췄다. 야외복에서 가져온 재킷의 형태를 도시 남성의 셔츠 차림 위에 덧입힌 구성이다.

Louis Vuitton's Fall 2027 Capsule Takes Off to an English Countryside Outing.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라이너 재킷은 군용 외투 안에 덧대는 보온용 내피에서 익숙한 구조다. Fall 2027 캡슐에서는 보조 의류가 겉옷으로 올라왔다. 재킷의 짧은 길이와 퀼팅은 그대로 남았지만, 셔츠와 타이, 가죽 가방을 곁들이면서 군용품의 거친 성격은 약해졌다.

선명한 오렌지는 야외에서 눈에 잘 띄는 색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이번 착장에서 안전 장비의 역할을 맡지는 않는다. 브라운과 베이지가 많은 컬렉션에 강한 색을 넣어 인상을 바꾸는 장치에 가깝다. 기능에서 출발한 색과 구조가 착장의 리듬을 만드는 디자인으로 이동했다.

회색 퀼팅 재킷은 오렌지 라이너보다 색을 낮추고 크기를 넉넉하게 잡았다. 둥근 퀼팅 선과 부드러운 어깨가 몸을 감싸고, 안쪽에는 브라운 계열 패턴 상의를 겹쳤다. 재킷 앞을 열어 안쪽 무늬를 드러내면서 단색 외투가 밋밋해지는 것을 막았다.

Louis Vuitton's Fall 2027 Capsule Takes Off to an English Countryside Outing.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퀼팅은 보온을 위한 충전 구조인 동시에 표면에 반복 무늬를 만드는 장식이 됐다. 재킷의 회색빛과 안쪽 상의의 브라운 패턴이 맞닿으면서 의류 표면의 밀도가 높아진다. 실용복의 제작 방식과 루이비통의 장식성이 같은 외투 안에서 나뉘어 작동한다.

울·캐시미어·실크 자카르(jacquard)를 사용한 양면 워크웨어 재킷은 한 벌에 두 가지 표면을 넣었다. 겉면은 비교적 절제된 작업복 형태로 구성하고, 뒤집으면 모노그램 헤리티지 패턴이 전면에 나타난다. 양면 착용은 여행 중 짐을 줄이고 옷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구조지만, 실제 역할은 기능과 장식 사이에 걸쳐 있다.

한쪽은 단색 워크재킷, 다른 쪽은 모노그램 재킷으로 바뀌면서 같은 옷의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체온 조절보다는 착장의 가시성을 조절하는 기능에 가깝다. 외부에서는 로고를 줄이고, 안쪽을 바깥으로 돌렸을 때는 하우스의 패턴을 드러낼 수 있다. 양면 구조가 실용성과 브랜드 노출을 함께 다룬 셈이다.

캐시미어와 실크를 섞은 순간 워크웨어의 성격도 달라진다. 작업복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내구성과 세탁 편의, 반복적인 착용보다 촉감과 직조의 정교함이 앞선다. 노동복의 형태는 남아 있지만 소재는 오랫동안 거칠게 다루기 어려운 럭셔리 제품에 맞춰졌다.

밍크 퍼 질레에는 다미에 체크에서 가져온 그라데이션 인타르시아(intarsia)가 적용됐다. 보온을 위해 사용해 온 모피에 하우스의 격자무늬를 넣고, 경계를 흐리게 처리해 패턴이 색의 층처럼 이어지도록 했다. 다미에는 평면 인쇄를 벗어나 털의 길이와 색 차이로 나타난다.

인타르시아와 자카르는 로고를 옷 위에 덧붙이지 않고 제작 과정 안에 넣는 기법이다. 원단 표면 자체가 무늬를 이루기 때문에 프린트보다 깊이와 촉감이 생긴다. 다만 제작 기법이 정교해질수록 기능복에서 가져온 단순한 구조와는 거리가 벌어진다. 작업복과 야외복의 형태를 빌렸지만, 완성된 제품은 표면과 소재를 가까이에서 살피는 고가 의류에 놓인다.

검은 가죽 블루종도 새 옷의 반듯한 표면을 피했다. 주름과 광택 차이가 가죽 전체에 퍼지고, 움직임이 많은 소매와 몸판에서 빛이 불규칙하게 반사된다. 오랫동안 입어 가죽이 부드러워진 듯한 패티나(patina)를 처음부터 만들어 놓은 방식이다.

Louis Vuitton's Fall 2027 Capsule Takes Off to an English Countryside Outing.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가죽 재킷의 사용감은 전원여행과 오래된 여행용품이라는 설정을 강화한다. 그러나 실제 시간의 흔적과는 다르다. 착용자가 몇 년에 걸쳐 만든 주름과 색 변화가 아니라, 새 제품을 낡아 보이게 다듬은 표면이다. 개인의 사용 이력까지 디자인된 형태로 판매된다는 점에서 패티나는 자연스러움과 인공성을 함께 지닌다.

전신 착장에서는 검은 가죽 재킷 아래로 밝은 이너웨어와 베이지 바지가 이어진다. 바지는 신발 위에 닿을 만큼 길고, 손에 든 브라운 가방은 재킷의 검은 광택과 다른 온도를 만든다. 재킷의 짧은 길이가 상체를 압축하고 밝은 바지가 하체의 면적을 넓힌다.

Louis Vuitton's Fall 2027 Capsule Takes Off to an English Countryside Outing. 사진=Louis Vuitto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두꺼운 밑창과 라이너, 퀼팅, 가죽 표면은 야외 활동에 적합한 옷처럼 보이게 한다. 실제 구성은 등산복이나 사냥복의 기술적 성능보다 중간계절의 도시 생활에 맞춰졌다. 방수막과 환기 구조, 가벼운 휴대성보다 플란넬의 촉감과 자카르 직조, 모피와 가죽의 표면이 강조된다.

퍼렐이 선택한 실용성은 험한 환경을 견디는 기능보다 한 벌을 여러 방식으로 입고, 서로 다른 두께를 겹치며, 업무와 여행 사이에서 착장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에 놓여 있다. 군용품과 작업복에서 가져온 형태는 남았지만 실제 사용 환경은 공항과 자동차, 실내외를 오가는 도시인의 이동에 가깝다.

Fall 2027 캡슐의 아우터웨어는 기능복과 테일러링의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셔츠처럼 가벼운 플란넬 재킷, 정장 셔츠 위에 입은 나일론 라이너, 뒤집어 모노그램을 드러내는 양면 워크재킷이 옷의 경계를 흐린다. 기능은 방수와 방풍 수치보다 겹쳐 입기와 양면 착용, 표면의 변화에서 나타난다.

워크웨어와 야외복의 형태에 캐시미어와 실크, 모피와 자카르를 넣으면서 거친 용도는 사라졌다. 대신 기능적으로 보이는 외형과 고급 소재의 촉감이 남았다. 퍼렐의 중간계절 옷장은 날씨에 맞서는 장비라기보다 도시와 전원, 업무와 휴식을 오가는 남성이 상황에 따라 조합하는 아우터웨어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