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산업 대전환⑦] 토종 OTT 체급 격차, 국내 콘텐츠 산업의 수익구조
쿠팡플레이 MAU 우위·티빙 재방문율 72%…유료 가입자·광고매출·콘텐츠 회수액 공개 없이는 경쟁력 판별 한계
[KtN 전성진기자]2025년 12월 쿠팡플레이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티빙보다 300만명 이상 많았다. 같은 기간 재방문율은 티빙이 72%, 쿠팡플레이가 64%였다. 이용자 규모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앞섰지만 다시 서비스를 찾은 비율은 티빙이 높았다. 티빙의 2025년 4분기 영업손실은 41억원으로 출범 이후 가장 작은 수준까지 줄었다. 플랫폼 순위와 이용 지속성, 경영 실적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 셈이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은 MAU와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순위가 경쟁 결과처럼 발표된다. MAU에는 무료 이용자와 유료 가입자, 통신·전자상거래·카드 제휴 이용자가 함께 포함될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접속한 이용자와 매일 스포츠·드라마·예능을 시청한 이용자도 같은 한 명으로 집계된다.
월간 이용자가 많아도 플랫폼이 직접 받는 구독료가 적거나 콘텐츠 투자비가 크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 이용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유료 결제율과 재방문율, 평균 시청시간, 광고매출이 높으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국내 OTT의 실제 경쟁력은 MAU 순위가 아니라 이용자를 매출로 전환하고 콘텐츠 투자금을 회수하는 능력에서 갈린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HBO 맥스 등 글로벌 사업자는 가입자 경쟁을 지나 영업이익과 광고매출, 이탈률, 시청시간을 관리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국내 플랫폼은 제작비와 스포츠 중계권료를 늘리고 있지만 유료 가입자와 가입자당 평균매출, 콘텐츠별 회수액은 충분히 공개하지 않는다. 산업의 외형은 이용자 순위로 드러나지만 손익을 만드는 내부 흐름은 가려져 있다.
글로벌 매출로 제작비 회수, 내수에 묶인 국내 플랫폼
넷플릭스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122억5000만달러, 영업이익은 39억6000만달러였다. 디즈니 직접소비자사업은 매출 54억9000만달러와 영업이익 5억8000만달러, HBO 맥스는 매출 28억9000만달러와 영업이익 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피콕은 매출이 21억달러까지 늘었지만 4억30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기업별 회계 범위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대규모 매출 기반을 확보한 사업자와 그렇지 못한 사업자의 간격은 확인된다.
글로벌 OTT는 한 작품의 제작비를 여러 국가의 구독료와 광고매출로 회수한다. 한국에서 제작한 작품도 북미와 유럽, 아시아, 중남미 이용자에게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 번역과 자막, 더빙, 추천 시스템, 현지 마케팅에 추가 비용이 들지만 성공한 작품은 단일 국가의 가입자 규모를 넘어선 수익 기반을 확보한다.
국내 OTT는 대부분의 매출을 한국 시장에서 얻는다. 국내 이용자는 여러 서비스를 중복 구독하고, 통신과 전자상거래 상품에 포함된 혜택을 이용하며, 작품 공개 일정에 따라 가입과 해지를 반복한다. 제작비가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져도 회수 시장은 상대적으로 좁다.
넷플릭스는 세계 수억명의 유료 가입자와 대규모 콘텐츠 투자 여력을 보유한 반면 국내 사업자는 제한된 내수시장에서 제작비와 기술비, 마케팅비를 나눠 부담한다. 티빙과 웨이브의 결합 논의가 단순한 가입자 확대보다 규모의 경제 확보와 연결되는 배경이다.
체급 차이는 가입자 수에만 나타나지 않는다. 글로벌 사업자는 콘텐츠 투자 실패를 여러 국가와 장르의 성과로 분산할 수 있다. 한 작품이 흥행하지 못해도 다른 국가의 시리즈와 영화, 스포츠, 광고사업에서 손실을 보완할 수 있다. 국내 플랫폼은 대형 오리지널이나 중계권 계약 하나가 연간 손익에 미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제작비를 줄이면 이용자가 떠날 수 있고, 투자를 늘리면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 국내 OTT가 콘텐츠를 계속 확보하면서 손실을 줄이려면 유료 가입자 확대만이 아니라 광고와 해외 판매, 라이선싱, 공동제작,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함께 키워야 한다.
MAU 안에 섞인 유료·무료·제휴 이용자
쿠팡플레이는 전자상거래 멤버십을 기반으로 이용자 접점을 확보한다. 티빙은 방송 콘텐츠와 오리지널, 스포츠를 중심으로 직접 구독과 제휴 가입자를 모은다. 웨이브는 지상파 실시간 채널과 다시보기, 방송 라이브러리를 보유한다. 사업 기반이 다른 플랫폼을 MAU 한 줄로 비교하면 가입자가 실제로 낸 금액과 서비스가 얻은 수익을 확인하기 어렵다.
전자상거래 멤버십에 OTT가 포함된 경우 영상 서비스만의 매출을 따로 계산하기 어렵다. OTT가 회원 이탈을 줄이고 쇼핑 빈도를 높였다면 영상 부문의 독립 손익보다 멤버십 전체의 유지 효과가 중요할 수 있다. 통신요금이나 유료방송 상품에 포함된 가입자도 플랫폼에 직접 결제한 이용자와 수익 기여도가 다를 수 있다.
직접 구독자는 플랫폼이 결제 관계와 이용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지만 모집 비용과 해지 위험도 직접 부담한다. 제휴 가입자는 빠르게 규모를 늘릴 수 있는 대신 할인과 수수료, 매출 배분이 뒤따른다. 무료 이용자는 광고매출을 만들 수 있지만 광고 충전율과 시청시간이 낮으면 수익 기여가 제한된다.
플랫폼의 실적을 비교하려면 전체 MAU 안에서 직접 유료 가입자와 제휴 가입자, 광고형 이용자, 무료 이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눠야 한다. 월평균 결제액과 할인율, 제휴 수수료, 광고형 이용자당 매출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국내 OTT의 유료 가입자 수와 가입자당 평균매출, 해지율은 플랫폼별로 같은 기준에서 공개되지 않는다. 광고형 요금제가 확대되고 있지만 광고매출과 광고 충전율, 가입자당 광고수익도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다. MAU가 상승해도 구독·광고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할 자료가 부족한 상태다.
스포츠가 늘린 접속, 중계권료 회수는 별도 계산
티빙은 2024~2026년 한국프로야구(KBO) 뉴미디어 독점 중계권을 1350억원 규모로 확보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 경기도 OTT로 독점 생중계했다. 쿠팡플레이는 K리그를 시작으로 유럽 축구와 미국프로농구(NBA), 포뮬러원(F1) 등 약 50개 리그로 범위를 넓혔다.
스포츠는 정해진 시간에 이용자를 반복적으로 불러온다. 야구는 정규시즌 동안 거의 매일 경기가 열리고, 축구와 농구도 주 단위의 접속을 만든다. 신작 공개 뒤 시청이 빠르게 감소하는 드라마·영화와 달리 시즌 전체에 걸쳐 이용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재방문율 72%는 티빙 이용자가 다시 플랫폼을 찾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재방문이 유료 구독 유지와 직접 연결됐는지, 야구 이용자가 드라마와 예능으로 이동했는지, 중계권료가 구독·광고매출로 어느 정도 회수됐는지는 별도 자료가 필요하다.
중계권 투자에는 계약금 외에도 제작과 송출, 해설진, 기술 인력, 데이터 서비스, 마케팅 비용이 들어간다. 경기가 무료 또는 할인 상품으로 제공되면 이용자 수는 늘어도 직접 매출은 제한될 수 있다. 스포츠 광고와 신규 가입, 해지 방지 효과를 모두 합친 뒤 전체 비용과 비교해야 손익이 나온다.
국내 스포츠 리그의 중계권 경쟁이 과열되면 플랫폼의 적자 축소 흐름도 바뀔 수 있다. 지상파와 유료방송, OTT가 공동으로 권리를 확보하고 비용과 광고수익을 나누는 방식은 단독 독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보고서는 중계권 가격을 예상 수익 안에서 회수할 수 있는 수준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광고형 요금제, 가입자 수보다 광고 단가와 충전율
국내에서도 월 5000원대 광고형 요금제가 늘고 있다. 낮은 가격으로 이용자를 확보하고 구독료와 광고매출을 함께 받는 방식이다.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의 60%가 광고형 상품을 선택하는 흐름은 국내 사업자에도 구독형과 광고형, 무료 채널을 결합한 수익모델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다.
광고형 가입자가 늘었다고 수익성이 자동으로 개선되지는 않는다. 판매할 광고주가 부족하면 광고 시간이 비어 있고, 낮은 가격의 구독료만 받게 된다. 광고를 지나치게 많이 배치하면 시청자가 이탈할 수 있다. 콘텐츠별 광고 단가와 시청시간, 광고 완주율을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
글로벌 광고 플랫폼은 이용자의 시청 이력과 검색, 구매 데이터를 결합해 광고 효과를 측정한다. 국내 OTT는 방송과 모바일, 스마트TV에서 발생한 시청을 통합해 측정하는 체계가 부족하다. 같은 이용자가 방송 본편과 OTT 다시보기, 유튜브 클립을 모두 시청해도 중복 도달을 정확히 가려내기 어렵다. 방송과 OTT를 아우르는 통합 시청률과 광고 효과 측정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광고사업의 성적은 광고형 가입자 숫자보다 광고매출과 광고 충전율, 1000회 노출당 가격, 가입자당 광고수익으로 확인해야 한다. 플랫폼별 광고 수익이 공개되지 않으면 광고형 요금제가 손실을 줄였는지, 무광고 가입자를 저가 상품으로 이동시켰는지 판별하기 어렵다.
제작사가 확보한 IP와 해외 매출도 손익표에 포함
OTT 산업의 수익은 플랫폼 손익에서 끝나지 않는다. 콘텐츠를 제작한 회사와 작가, 감독, 배우, 원작자가 어떤 권리와 후속 수입을 확보했는지까지 확인해야 국내 콘텐츠 산업에 남은 경제적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
플랫폼이 제작비 전액을 부담하고 세계 유통권과 IP를 확보하면 제작사는 제작 단계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작품이 세계적으로 흥행해도 추가 수익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제작사가 IP와 해외 판매권, 리메이크권, 후속 시즌 권리를 보유하면 장기 수입을 얻을 수 있지만 초기 제작비와 흥행 위험을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
계약마다 권리 범위와 수익 배분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방식이 항상 유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제작비 규모와 제작사의 자본력, 플랫폼의 마케팅·유통 범위, 성과보상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국내 콘텐츠 산업의 수익구조를 확인하려면 플랫폼이 지급한 제작비만 공개해서는 부족하다. 제작사가 보유한 IP 지분과 국내외 판권, 해외 판매액, 성과보상, 후속 시즌 계약, 원작자 배분액이 함께 집계돼야 한다. 흥행 작품 수는 늘었지만 국내 제작사에 남은 권리와 현금흐름이 적다면 산업 자산의 축적은 제한된다.
플랫폼도 제작사와 IP를 공유하면 선급 제작비 부담을 낮추고 장기 협력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제작사가 해외 판매를 맡거나 플랫폼과 공동으로 유통하면 위험과 수익을 나눌 수 있다.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 현재로서는 국내 OTT 투자액 가운데 제작사 IP로 남은 비중을 단정하기 어렵다.
해외 진출, 작품 수출과 플랫폼 진출은 다른 계산
K-콘텐츠의 해외 인기가 국내 OTT의 해외 매출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내 제작사가 만든 작품이 글로벌 OTT를 통해 세계에서 흥행해도 국내 플랫폼의 가입자와 광고매출이 늘지 않을 수 있다. 작품 수출과 플랫폼의 해외 진출은 서로 다른 사업이다.
플랫폼이 해외에서 구독사업을 운영하려면 현지 결제와 마케팅, 고객 지원, 자막·더빙, 콘텐츠 심의, 통신망, 광고 판매망을 갖춰야 한다. 한국 콘텐츠 한두 편의 인지도만으로 지속적인 해외 가입자를 확보하기 어렵다. 현지 작품과 스포츠, 뉴스, 어린이 콘텐츠 등 반복 이용을 만들 편성도 필요하다.
국내 OTT가 모든 국가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현지 플랫폼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거나 통신사·스마트TV 사업자와 묶음상품을 구성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직접 가입자를 확보하는 대신 유통 수수료와 이용 데이터 일부를 파트너에게 넘겨야 한다.
해외 진출 성과를 판단할 때는 서비스 국가 수보다 해외 유료 가입자와 현지 매출, 마케팅비, 콘텐츠 판매액, 현지 사업 손익을 확인해야 한다. 국내 콘텐츠의 해외 조회 수와 국내 OTT의 해외 사업 수익을 섞어 계산하면 플랫폼 경쟁력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
티빙·웨이브 결합, 이용자 수보다 비용 절감액
티빙과 웨이브의 결합은 국내 OTT의 체급을 키울 수 있는 선택으로 거론된다. 양사의 방송 콘텐츠와 실시간 채널, 다시보기, 오리지널 작품을 한 서비스에서 제공하면 콘텐츠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서버와 애플리케이션 개발, 광고 판매, 마케팅 비용을 통합할 가능성도 있다.
합산 가입자가 그대로 남는다는 보장은 없다. 두 서비스를 모두 이용한 가입자가 하나만 유지할 수 있고, 가격과 브랜드, 애플리케이션이 바뀌면 일부 이용자가 이탈할 수 있다. 통신사·유료방송·카드 제휴 계약과 콘텐츠별 권리도 다시 조정해야 한다.
기업결합 효과는 통합 전 가입자 수를 더한 숫자보다 중복 가입자 이탈과 비용 절감, 가입자당 매출, 콘텐츠 투자 회수율로 확인해야 한다. 기술과 조직을 합치는 데 들어간 비용도 함께 반영해야 한다. 결합 뒤 손실이 줄었더라도 콘텐츠 투자 축소로 이용시간이 감소했다면 장기 경쟁력은 약해질 수 있다.
국내 OTT의 협력 범위도 합병에만 머물 필요는 없다. 스포츠 중계권 공동 확보, 지상파·케이블 콘텐츠 통합 유통, 공동 광고 판매, 해외 번들, 기술 인프라 공유는 독립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비용을 나누는 방식이 될 수 있다.
토종 OTT 성적표, 일곱 개 지표로 재작성
국내 OTT의 경쟁력을 판별하려면 최소한 유료 가입자 수와 가입자당 평균매출, 해지율, 평균 시청시간, 광고매출, 콘텐츠 투자액과 회수액, 제작사 IP 보유 비중을 같은 기준으로 공개해야 한다.
MAU는 이용자 도달 규모를 보여주고 재방문율은 이용 습관을 설명한다. 두 지표만으로 플랫폼이 흑자에 가까워졌는지, 콘텐츠 산업에 수익이 축적됐는지는 알 수 없다. 직접 구독과 제휴 가입을 나누고, 스포츠와 오리지널 콘텐츠별 유입·유지 효과를 구분해야 한다.
2026년 국내 OTT 시장에서는 티빙·웨이브 결합 절차와 스포츠 중계권 비용, 광고형 상품 확대, 플랫폼별 손익 변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OTT 이용자는 2025년 약 3000만명에서 2026년 3300만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용자 증가가 구독·광고매출과 제작사 수익으로 연결되는지는 별도의 공시와 정산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토종 OTT의 체급은 애플리케이션 순위만으로 커지지 않는다. 가입자가 낸 돈이 콘텐츠 투자비를 회수하고, 제작사와 창작자의 IP와 후속 수익으로 남으며, 해외 매출로 다시 들어오는 순환이 필요하다. 향후 실적에서 확인할 숫자는 이용자 수보다 유료 전환율과 광고매출, 해지율, 콘텐츠 회수액, 제작사에 남은 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