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①] 국부 2경4561조, 토지 554조 늘 때 생산자산 303조
국민순자산 2.2% 증가,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은 2.2%…생산적 금융 150조원의 첫 비교표
[KtN 최기형기자] 2025년 말 한국의 국민순자산은 2경456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31조1000억원, 2.2% 늘었다. 토지자산 증가액은 553조6000억원이었다. 토지 한 항목의 증가액이 국민순자산 전체 증가액을 22조5000억원 웃돌았다.
건물과 토목시설, 기계·운송장비,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등을 합한 생산자산은 302조5000억원 증가했다. 토지자산 증가액의 54.6%다. 토지 가격이 국부 증가를 주도한 사이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자본의 물량 증가율은 전년보다 낮아졌다.
2025년 통계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전과 이후가 함께 들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6월 4일 취임했다. 연말 국민대차대조표는 출범 전 5개월과 출범 후 7개월 동안 발생한 투자와 자산가격 변동을 모두 담는다. 2경4561조5000억원을 현 정부의 연간 성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이재명 정부는 확장재정과 국민성장펀드, 정책금융을 앞세워 부동산 담보대출에 집중된 돈을 첨단산업과 지역투자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는 정책 시행 전후를 비교할 첫 수치를 제공한다. 토지와 주택의 평가액, 공장과 기계의 순투자,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기업의 생산량과 근로소득을 같은 기간에 놓고 비교하는 방식이다.
토지자산 1경2660조원, 생산자산보다 빠른 증가
2025년 말 비금융자산은 2경3291조원으로 전년보다 857조원 증가했다. 생산자산은 1경573조원으로 303조원, 2.9% 늘었다. 건설자산 증가액은 191조원, 설비자산은 63조원, 지식재산생산물은 50조원이었다.
토지를 포함한 비생산자산은 1경2718조원으로 555조원, 4.6% 증가했다. 증가액 대부분을 토지가 차지했다. 설비자산과 지식재산생산물 증가액을 합한 113조원과 비교하면 토지자산 증가액은 4.9배에 달한다.
생산자산과 비생산자산은 자산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분류가 아니다. 공장용지와 농지는 생산활동에 쓰이지만 인간의 생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자산이 아니어서 비생산자산에 들어간다. 생산자산에는 주택을 비롯해 공장과 창고, 도로, 철도, 항만, 발전·송전시설, 기계, 연구개발 자산이 포함된다.
토지 가격 상승은 소유자의 순자산과 담보가치를 높인다. 기존 토지의 가격이 올랐다고 공장 생산량이나 기술 수준이 같은 폭으로 증가하지는 않는다. 반도체 공장과 전력망, 연구시설도 완공 뒤 생산에 투입되기 전까지는 투자액과 생산 기여 사이에 시차가 발생한다.
2025년에는 신규 자산 취득보다 가격 변동의 영향도 컸다. 국민순자산 증가액 531조원 가운데 자산 순취득 등 거래요인은 319조원, 가격 변동을 비롯한 거래외요인은 212조원이었다. 토지와 주택 가격 상승이 비금융자산의 명목가치를 끌어올렸고 금융시장에서는 주가 변동이 자산과 부채 평가액을 함께 바꿨다.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 2.7%에서 2.2%로
2025년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은 2.2%로 2024년 2.7%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건설자산과 설비자산, 지식재산생산물에서 증가세가 모두 둔화했다. 자본서비스물량은 보유자산의 시장가격보다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자본의 물량을 측정한다.
생산자산 총액은 과거에 축적된 공장과 사회기반시설까지 포함한다. 신규 투자가 감가상각보다 적으면 자산 교체 속도가 늦어지고, 공장을 새로 지어도 주문이 부족하면 가동률이 떨어진다. 설비투자액과 함께 순투자, 가동률, 자본 한 단위에서 발생한 부가가치를 봐야 하는 배경이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MGI)는 2026년 7월 발간한 ‘The Global Balance Sheet 2026: Imbalance and Divergence’에서 한국을 일본·중국과 함께 국내총생산 대비 생산적 자산 비율이 높은 국가군으로 분류했다.
생산적 자산에는 인프라와 기계·장비, 지식재산이 들어간다. 한국은 축적된 생산적 자산의 규모가 컸지만 2025년 순투자율은 장기 평균보다 크게 낮아진 국가에 포함됐다. 자본집약적 제조업과 사회기반시설이 오랜 기간 쌓인 반면 최근 투자 흐름은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일부 산업의 과잉설비도 높은 생산자산 비율과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AI·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망 투자는 생산자산을 늘리는 정책이다. 투자 규모와 생산 결과는 따로 집계된다. 공장과 데이터센터에는 건설비와 장비 구입액이 기록되고, 가동 이후에는 생산량과 전력 사용량, 매출, 영업이익, 고용이 나온다. 연구개발비는 특허와 소프트웨어, 기술료 수입, 제품 매출로 이어지는 기간도 서로 다르다.
금융자산 2794조원 증가, 금융부채는 3120조원
2025년 금융자산은 2경7319조원으로 2794조원, 11.4% 증가했다. 금융부채는 2경6048조원으로 3120조원, 13.6% 늘었다. 금융부채 증가액이 금융자산 증가액보다 326조원 많았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271조원으로 326조원 감소했다.
금융자산과 부채는 가계·기업·정부·금융기관 사이에서 서로 대응한다. 가계가 보유한 예금은 은행의 부채이고, 은행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채권은 가계의 부채다. 국채는 정부의 부채이면서 금융기관과 연기금의 자산이다. 기업이 발행한 주식과 회사채도 투자자의 자산과 기업의 금융부채로 각각 기록된다.
2025년 국내 주가 상승은 가계와 연기금의 금융자산을 늘리는 동시에 기업과 국가 전체의 금융부채 평가액에도 영향을 줬다. 비거주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의 원화 가치가 오르면 국민계정에서는 대외금융부채가 증가한다. 비금융법인이 발행한 주식의 평가액 상승도 기업 부문의 금융부채 확대에 포함된다.
주가 상승이 기업의 이익과 생산능력 증가를 반영하면 높은 기업가치를 뒷받침할 소득이 생긴다. 주가가 실제 이익보다 빠르게 오르면 평가액과 기업 실적 사이의 거리가 커진다. MGI는 2025년 세계 가계자산이 570조달러로 증가했지만 증가분 가운데 신규 실물 자본 형성에서 나온 몫은 20%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기존 주식과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계의 장부상 자산 증가를 주도했다.
자산가격이 생산과 소득보다 장기간 빠르게 오르면 기존 자산을 가진 가계에 평가이익이 집중된다. 처음 주택과 금융자산을 사는 가계가 치르는 비용은 함께 높아진다. 자산 가격이 조정되면 담보대출과 소비, 금융기관의 자산가치에도 영향이 번진다. MGI는 자산과 경제 규모의 동행, 부채에 대응하는 소득, 생산적 자산의 자본생산성을 경제 건전성의 주요 항목으로 제시했다.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금융계정에서 생산자산으로
국민성장펀드는 5년간 150조원을 첨단산업에 공급하는 계획이다. 2026년 공급계획은 30조원으로, 직접투자 3조원과 간접투자 7조원, 인프라 투융자 10조원, 초저리 대출 10조원으로 나뉜다. 국민이 참여하는 공모펀드는 모집액 6000억원과 손실 우선부담 재정 1200억원을 합쳐 7200억원 조성을 목표로 잡았다.
30조원은 금융공급 계획이다. 기업이 자금을 받아 공장과 기계를 구입하거나 연구개발에 투입한 금액은 설비투자와 지식재산 투자로 기록된다. 기존 대출을 정책대출로 바꾸거나 기존 토지와 주식을 매입한 금액은 새로운 생산설비를 추가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4월 말까지 국민성장펀드 자금 8조4000억원이 승인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승인액은 기업 계좌에 지급된 금액이나 완공된 공장 가치와 같지 않다. 직접투자·대출 계약을 거쳐 기업이 실제 사용한 금액, 설비 도입과 준공 일정, 연구개발 지출이 차례로 집계된다.
금융위원회 집행자료는 승인액과 실제 공급액을 기록한다. 기업의 사업보고서와 투자공시는 설비·연구개발 지출을 담는다. 광공업생산과 제조업 가동률은 공장 가동 결과를, 국민계정은 부가가치와 소득 변화를 집계한다. 국민대차대조표에는 연말까지 남은 설비·지식재산·토지와 금융자산·부채가 반영된다.
2025년 통계에는 토지자산 554조원 증가, 생산자산 303조원 증가,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 2.2%가 함께 기록됐다. 순금융자산은 금융부채 증가로 326조원 감소했다. 2026년 정책금융 집행액과 기업의 설비·연구개발 투자, 공장 가동률, 부가가치와 근로소득이 더해지면 150조원 계획이 금융자산에 머물렀는지 생산과 소득으로 옮겨갔는지가 수치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