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②] 총지출 753조, 초과세수로 넓힌 26조 추경
추가 국채 없이 고유가·민생·공급망 대응…관리재정수지 적자 107조6000억원
[KtN 최기형기자]2026년 중앙정부 총지출은 753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확정한 본예산 727조9000억원에 제1회 추가경정예산이 반영됐다. 추경 규모는 26조2000억원이지만 국채 상환 1조원이 포함돼 실제 지출 증가액은 25조2000억원이다. 총수입은 700조6000억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7조6000억원, 연말 국가채무 전망치는 1412조8000억원으로 조정됐다.
이재명 정부의 첫 본예산은 전년보다 8.1% 늘어난 727조9000억원이었다. 추경 편성 뒤 지출 증가율은 11.8%로 높아졌다. 국가채무는 본예산 전망보다 1조원 줄었지만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여전히 100조원을 넘는다. 추가 차입 없이 재정을 확대했다는 사실과 연간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재정 운용은 함께 기록된다.
반도체·증시에서 늘어난 세입 25조원
추경 재원은 국채가 아니라 세입 전망의 상향 조정에서 나왔다. 반도체 업황과 기업 실적, 주식 거래대금 증가를 반영해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등을 포함한 국세수입을 본예산보다 25조2000억원 높여 잡았다. 기금 여유재원 1조원도 더했다. 26조2000억원 가운데 25조2000억원은 지출에 쓰고 1조원은 국채 상환에 배정했다.
25조2000억원은 2026년 말까지 실제로 걷힌 세금이 아니라 3월 말 다시 산정한 연간 세입 전망이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과 주식 거래가 세입 예상만큼 이어질 경우 추경 재원이 충당된다. 기업이익이나 거래대금이 예상보다 줄면 국세수입도 달라진다. 세입 전망과 실제 세수의 차이는 월별 국세수입과 2026회계연도 결산에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국가채무 비율은 본예산의 국내총생산 대비 51.6%에서 추경 편성 뒤 50.6%로 낮아졌다. 채무 원금 감소액은 1413조8000억원의 0.1%에도 미치지 않는 1조원이다. 비율이 1.0%포인트 내려간 데에는 채무 상환과 함께 명목 국내총생산 전망 상향이 크게 작용했다. 채무 잔액과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을 따로 읽어야 하는 대목이다.
고유가 10조·민생 3조, 자산보다 소득과 비용에 먼저 반영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은 고유가 부담 완화 10조1000억원, 민생 안정 2조8000억원, 산업 피해와 공급망 대응 2조6000억원, 지방재정 보강 9조7000억원, 국채 상환 1조원으로 구성됐다. 국회 심의에서는 집행 여력이 남은 펀드와 융자·보증 출연금 등 6000억원을 줄이고 대중교통비와 농어민 유가보조, 나프타 수급 지원 등에 같은 금액을 다시 배정했다. 전체 규모는 26조2000억원으로 유지됐다.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대중교통비 환급, 에너지바우처는 가계의 생활비와 실질 구매력에 먼저 작용한다. 석유 가격 보전과 유류비 지원, 수출기업 금융은 기업의 원가와 운전자금 부담을 낮추는 항목이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지출로 넘어간다.
공장·기계·전력망·연구개발처럼 여러 해 동안 생산에 사용되는 자산과는 기록되는 방식이 다르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MGI)는 인프라와 기계·장비, 지식재산을 생산적 자산으로 분류한다. 고유가 지원과 생활비 보전은 해당 자산을 직접 늘리기보다 소비 감소와 기업 손실을 완충하는 재정지출에 가깝다.
가격 충격이 큰 시기에는 같은 지출도 생산 감소를 막는 역할을 한다. 운송비와 원료비 상승으로 생산을 줄이거나 근로자를 내보낼 기업에 비용을 보전하면 기존 생산능력과 고용이 유지될 수 있다. 지원 종료 뒤에도 생산량과 고용, 소비가 유지됐는지는 산업활동과 고용·소매판매 통계에 남는다.
10조5000억원 중 85%를 3개월 안에 집행
26조2000억원 가운데 집행관리 대상은 25조원, 신속집행 대상은 10조5000억원으로 정해졌다. 7월 하반기 업무보고에는 신속집행 대상의 85%가 3개월 안에 집행된 것으로 기록됐다.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긴급복지, 에너지바우처, 대중교통비 환급 등 현금·비용 지원이 먼저 집행됐다.
집행률 85%는 정부와 지방정부가 예산을 지급한 속도를 나타낸다. 가계가 지원금을 어디에 썼는지, 교통비와 에너지비 부담이 얼마나 줄었는지, 정유·운송·농어업·수출기업의 손익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별도의 통계에 잡힌다.
피해지원금은 지급 시점의 소비를 늘릴 수 있지만 지원 종료 뒤 소비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물가, 원리금 부담의 영향을 받는다. 기업 지원도 융자 승인액보다 실제 생산과 수출, 영업이익, 고용의 변화가 장기간 남는다. 집행 속도와 경제적 결과 사이에는 시차가 존재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107조원, 이자와 투자의 순서
MGI는 부채의 지속 가능성을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 하나로 정리하지 않는다. 이자비용이 인프라·기계·지식재산 투자를 밀어내는지, 부채에 대응하는 자산과 소득이 늘어나는지, 경제성장률과 금리의 관계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함께 다룬다.
2026년 추경은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하지 않았고 기존 국채 1조원도 상환했다. 동시에 연간 관리재정수지는 107조6000억원 적자로 편성됐다. 본예산에 반영된 대규모 적자 위에서 초과세수로 추가 지출을 편성한 결과다.
재정의 결과는 지출 목적에 따라 나뉜다. 고유가·민생 지원은 2026년 소비와 실질소득, 기업 비용에 반영된다. 본예산의 AI·연구개발·교통·전력망 투자는 설비와 지식재산, 공공인프라로 축적된다. 국채와 이자지출은 정부 대차대조표에 남는다.
2026년 재정 운용에는 반도체와 주식시장에서 늘어날 것으로 본 세입이 고유가 충격을 줄이는 데 투입됐다는 특징이 남았다. 25조2000억원의 세입 전망, 753조1000억원의 총지출, 107조6000억원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결산 과정에서 실제 수치로 바뀐다. 소비와 물가, 기업이익, 설비투자, 근로소득의 흐름에는 26조2000억원이 어느 부문에 머물렀는지가 각각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