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인사이트①] 포천 라트 야트라 약 2000명 참여…이동교리로 나온 자간나트 전차

전국 각지 신도·가족·시민 한자리에…만트라와 틸락, 음식 나눔으로 이어진 공개 종교축제

2026-07-29     최경인 기자
전국 각지 신도·가족·시민 한자리에…만트라와 틸락, 음식 나눔으로 이어진 공개 종교축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경인 · 박준식기자]7월 19일 포천시 소흘읍 이동교리. 붉은 차양과 꽃 장식을 두른 전차가 국제 크리슈나 의식협회(International Society for Krishna Consciousness·ISKCON) 코리아 사원을 나서자 참가자들이 전차에 연결된 줄을 함께 잡았다. 전차 주변에서는 ‘하레 크리슈나’를 반복하는 만트라와 전통 악기 연주가 이어졌고, 행렬을 따라 걷던 신도들은 손뼉을 치며 춤을 췄다.

하레 크리슈나 라트 야트라(Hare Krishna Ratha Yatra)가 ISKCON 코리아 라다 크리슈나찬드라 사원에서 열렸다. 부산과 목포,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온 힌두교 신도와 가족, 일반 시민 등 약 2000명이 참여했다. 인도와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출신 신도들과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에서 온 ISKCON 회원들도 포천을 찾았다. 사원의 공식 소재지는 포천시 소흘읍 이동교리 122번지다.

라트 야트라에서 ‘라트(Ratha)’는 전차, ‘야트라(Yatra)’는 순례와 행진을 뜻한다. 자간나트(Jagannath)와 발라데바(Baladeva), 수바드라(Subhadra) 세 신상을 전차에 모시고 사원 밖으로 나오는 의식이 축제의 중심을 이룬다. ISKCON에서는 자간나트를 크리슈나의 한 모습으로 섬기며, 신상이 사원을 나와 거리의 사람들과 만나는 과정을 신의 축복을 널리 나누는 의식으로 받아들인다.

전국 각지 신도·가족·시민 한자리에…만트라와 틸락, 음식 나눔으로 이어진 공개 종교축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원 내부 제단에는 세 신상과 꽃 장식, 여러 종류의 봉헌물이 놓였다. 예배 공간을 가득 채운 참가자들은 제단을 향해 기도하고 만트라를 불렀다. 실내 예배가 끝난 뒤에도 찬송과 악기 연주는 끊이지 않았고, 전차 행진을 준비하는 인파가 사원 안팎을 오갔다.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참가자들은 줄을 잡고 골목을 따라 걸었다. 행렬 앞에서는 악기 연주와 만트라가 이어졌고, 뒤를 따르던 신도들은 두 손을 들거나 몸을 움직이며 찬송에 참여했다. 전차를 끄는 행위는 신상을 바라보는 예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같은 길을 걷고 축복을 나누는 순례 의식에 해당한다.

라트 야트라는 사원 안에 머물던 신상이 거리로 나오는 축제다. 신도만 출입할 수 있는 폐쇄된 의식이 아니라 전차가 이동하는 길에서 누구나 신상을 바라보고 행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포천에서도 일반 방문객들이 전차 주변에 합류해 만트라와 춤을 함께했다.

전국 각지 신도·가족·시민 한자리에…만트라와 틸락, 음식 나눔으로 이어진 공개 종교축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노란색과 주황색, 붉은색, 녹색 계열의 전통복장을 입은 여성 참가자들이 사원과 행렬 곳곳에 자리했다. 꽃목걸이와 머리 장식, 금빛 장신구를 갖춘 참가자도 있었고, 어린이들은 화려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착용한 채 어른들과 함께 축제에 참여했다.

여성과 어린이의 참여는 라트 야트라가 성인 신도 중심의 예배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여러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기도와 거리 행진, 음식 나눔에 함께하면서 종교의식과 가족 행사가 한 공간에서 이어졌다. 사진에 담긴 여성과 어린이의 관계와 국적은 별도 확인 없이 단정하지 않았다.

사원 입구에서는 방문객들의 이마에 틸락(Tilak)을 바르는 순서가 이어졌다. 관계자가 이마에 표식을 그리면 참가자들은 두 손을 모아 인사했고, 뒤에 선 사람들은 차례를 기다렸다. 힌두교 신도가 아닌 방문객도 희망에 따라 틸락을 받고 예배 공간으로 들어갔다.

전국 각지 신도·가족·시민 한자리에…만트라와 틸락, 음식 나눔으로 이어진 공개 종교축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틸락의 형태와 의미는 힌두교 내부에서도 종파에 따라 다르다. ISKCON이 속한 바이슈나바 전통에서는 이마에 점토로 표식을 그려 몸을 신성한 공간으로 여기고 크리슈나에 대한 헌신을 나타낸다. 틸락을 ‘제3의 눈’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도 종파마다 표식의 모양과 종교적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방문객들은 예배 공간에 들어가기 전 신발을 벗었다. 사원 안에서는 단정한 복장을 갖추고 육류와 술, 담배를 들이지 않는 출입 예절도 지켜졌다. 종교와 문화적 배경이 다른 참가자들도 사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며 예배 공간의 질서를 유지했다.

약 2000명이 한꺼번에 모였지만 사원 안팎에서는 통행로를 비우고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어린이와 연장자가 이동할 때는 주변 사람들이 자리를 내줬고, 참가자들은 합장이나 미소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전국 각지 신도·가족·시민 한자리에…만트라와 틸락, 음식 나눔으로 이어진 공개 종교축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행사장 한쪽에서는 작은 용기에 담긴 음식이 참가자들에게 제공됐다. ISKCON에서 프라사담(Prasadam)으로 부르는 음식은 크리슈나에게 먼저 올린 뒤 신도와 방문객이 함께 나누는 봉헌 음식이다. 종교적 신념이나 국적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같은 음식을 나누는 과정도 라트 야트라의 주요 순서에 포함됐다.

전차와 제단, 만트라, 틸락, 프라사담은 각각 분리된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사원에서 기도한 참가자들이 전차의 줄을 잡고 거리로 나섰고, 행진을 마친 뒤에는 음식을 나누며 예배와 공동체 활동을 이어갔다. 종교의식과 거리 축제, 공동식사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됐다.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가 모이면서 포천 사원은 하루 동안 국내 크리슈나 신앙 공동체의 집결지가 됐다. 포천에 거주하는 신도만의 행사가 아니라 여러 지역의 종교 공동체와 해외 ISKCON 회원들이 함께하는 전국 단위 축제로 치러졌다.

일반 시민의 참여도 행사 범위를 넓혔다. 방문객들은 전차 행렬을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만트라와 틸락, 음식 나눔에 직접 참여했다. 신도들의 예배와 외부 방문객의 문화 체험이 구분되지 않은 채 같은 공간에서 이어졌다.

포천 사원에서는 2018년과 2022년에도 라트 야트라가 열렸다. 2026년 행사는 포천에서 이어져 온 크리슈나 신앙과 전차 축제가 전국의 신도와 방문객을 불러 모으는 행사로 확장된 흐름을 담았다.

7월 19일 이동교리 사원을 나선 자간나트 전차는 만트라와 악기 연주, 춤을 따라 포천의 거리를 이동했다. 약 2000명의 신도와 가족, 일반 시민은 전차의 줄을 함께 잡고 틸락과 음식을 나눴다. 사원 안에서 이어지던 신앙은 거리의 축제로 넓어졌고, 포천의 라트 야트라는 종교와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행렬에 참여하는 공개 종교문화축제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