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티 프로그램②] 할인보다 ‘납득할 가치’…Z세대 멤버십 기준 넓어졌다

신규 가입 첫 이유는 ‘전반적 가치’…즉시 보상보다 지속 혜택 앞서 Z세대, 커뮤니티 41%·브랜드 미션 55%·디지털 경험 75% 중시

2026-07-29     신명준 기자
포인트 사용·개인화·디지털 접점·데이터 신뢰로 재편되는 소비재·유통 경쟁.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신명준기자]2026년 유통시장에서 ‘가치’는 최저가와 같은 말이 아니다. 딜로이트가 2025년 9~10월 미국 성인 5,5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규 로열티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첫 번째 이유는 ‘전반적 가치’였다. 매력적인 지속 혜택과 즉시 지급되는 가입 보상이 뒤를 이었다. 첫 쿠폰은 가입을 만들 수 있지만, 소비자가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하는 기준은 지불한 가격에 비해 품질과 편의, 혜택, 구매 경험이 충분했는지에 놓였다.

가치 추구 소비는 경기 둔화기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절약 습관으로만 보기 어렵다. 2026년 글로벌 유통업 전망에서는 미국 소비자 10명 중 4명이 할인과 비용 절감을 중시하는 소비 행태를 보였다. 글로벌 유통업 경영진 10명 중 7명가량은 낮은 가격대 상품이나 유통 채널로 이동하고 편의를 줄여 지출을 아끼는 행동을 일시적인 물가 반응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판단했다. 브랜드 가치에 대한 소비자 평가 가운데 최대 40%는 품질과 서비스, 결제 편의, 로열티 프로그램 등 가격 이외의 요소에서 형성됐다.

소비자가 가격을 덜 따지게 됐다는 뜻은 아니다. 가격표를 먼저 보고, 지불한 돈으로 무엇을 얻는지까지 계산하는 소비가 늘었다. 상품의 품질과 매장 접근성, 결제에 걸리는 시간, 교환·반품의 편의, 포인트 사용 조건이 한꺼번에 비교 대상에 오른다. 브랜드가 내세우는 사회적 가치와 실제 영업 방식이 맞는지도 평가에 포함된다.

고소득층도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식료품과 여행을 비롯한 여러 소비 영역에서 가격대가 낮은 상품이나 대체 선택지를 찾되, 단순히 가장 싼 상품보다 가격에 상응하는 혜택을 주는 브랜드를 고르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싸기 때문에 산다’에서 ‘이 가격을 지불할 만하다’로 판단 기준이 옮겨간 셈이다.

로열티 프로그램도 할인율과 적립률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졌다. 포인트를 많이 주더라도 사용 가능한 상품이 제한되거나 결제 과정이 복잡하면 소비자가 얻는 편익은 줄어든다. 할인 폭이 크지 않아도 결제 단계에서 혜택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구매 이력에 맞는 보상이 제공되며,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처리된다면 체감 가치는 커질 수 있다.

세대별 차이는 로열티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가치의 범위가 얼마나 넓어졌는지를 드러낸다. 커뮤니티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중요하게 평가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 28%였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각각 41%로 같았고, X세대는 26%, 베이비붐 세대는 13%였다.

브랜드의 미션이나 사회적 가치에 기여할 기회를 중요하게 여긴 비율은 전체 41%였다. Z세대는 55%, 밀레니얼 세대는 52%, X세대는 38%, 베이비붐 세대는 25%로 조사됐다.

세대 차이가 가장 크게 드러난 항목은 효율적이고 즐거운 디지털 경험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4%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Z세대는 75%, 밀레니얼 세대는 77%, X세대는 66%, 베이비붐 세대는 45%였다. 젊은 소비자가 로열티 프로그램에서 찾는 가치는 사회적 명분만이 아니라 빠르고 편리한 이용 경험까지 포함했다.

수치를 ‘젊은층은 의미를 사고 고령층은 할인만 본다’는 구도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Z세대가 중요하게 평가한 비율은 커뮤니티 참여 41%, 브랜드 미션 55%, 디지털 경험 75% 순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도 커뮤니티 41%, 브랜드 미션 52%, 디지털 경험 77%로 나타났다.

젊은 소비자가 사회적 가치만을 좇는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 이용 과정의 효율성과 편의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살피면서도 앱이 느리거나 포인트 사용이 복잡한 프로그램에는 높은 평가를 주기 어렵다는 의미로 읽힌다. 가치관과 실용성이 한쪽을 밀어내지 않고 같은 구매 판단 안에 들어왔다.

브랜드 미션도 선언만으로 로열티를 만들기 어렵다. 환경과 지역사회, 공정한 생산을 강조하면서 포인트 사용 조건은 복잡하고 고객 문의 처리는 늦다면 소비자는 브랜드가 말하는 가치와 실제 경험 사이의 간격을 체감한다. 사회적 가치를 내세운 캠페인보다 환불과 교환, 결제, 회원 혜택에서 약속을 지키는 운영이 신뢰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커뮤니티 참여도 회원 전용 행사 횟수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회원이 지나치게 제한되거나 구매 실적이 높은 일부 고객에게만 기회가 집중되면 다수 회원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되기 어렵다. 소비자가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무리 없이 참여하며, 프로그램 안에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어야 커뮤니티가 작동한다.

2026년 유통기업의 대응도 가격 인하 한쪽에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유통업 경영진 조사에서 70%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 구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46%는 온·오프라인 구매 경험 개선을, 36%는 로열티 프로그램 강화를 주요 대응으로 꼽았다. 가격대 조정과 구매 편의, 회원 관계를 하나의 소비 경험으로 묶으려는 흐름이다.

로열티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말이 혜택의 개수를 늘린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쿠폰을 모든 회원에게 뿌리는 방식은 운영하기 쉽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와 어긋날 수 있다. 가격 할인을 선호하는 회원, 빠른 적립과 간편 결제를 중시하는 회원, 브랜드 행사와 콘텐츠에 관심을 두는 회원에게 같은 보상만 제공하면 프로그램의 이용 이유가 흐려진다.

혜택을 세분화할수록 선택 과정이 복잡해지는 부담도 따른다. 개인화된 메뉴와 쿠폰이 지나치게 많으면 소비자가 자신에게 적용되는 혜택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맞춤형이라는 이름으로 선택지를 늘리기보다 구매 시점에 필요한 혜택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방식이 중요해진다. 젊은 세대가 높게 평가한 디지털 경험도 기능의 개수보다 사용 과정의 속도와 명확성에 가깝다.

가치의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졌다는 사실은 세대별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같은 연령대 안에서도 소득과 가족 구성, 구매 품목, 방문 빈도에 따라 원하는 혜택이 달라진다. 연령만으로 소비자를 나누면 실제 구매 동기를 놓칠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혜택을 고르거나 필요하지 않은 알림과 추천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일률적인 세대 구분보다 정교한 대응이 될 수 있다.

가격 할인은 계산이 쉽다. 10% 할인은 소비자와 기업 모두 즉시 비용을 알 수 있다. 결제 시간을 줄이고, 불필요한 탐색을 없애고, 고객 문의를 빠르게 해결하는 편익은 하나의 숫자로 표시하기 어렵다. 로열티 프로그램의 경쟁이 어려워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이 제공했다고 생각하는 혜택과 소비자가 실제로 얻었다고 느끼는 가치가 일치해야 한다.

딜로이트 조사는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세대별 비율을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로 직접 옮길 수는 없다. 국내 시장에서는 연령대별 가입 이유와 혜택 사용률, 회원 전용 행사 참여, 디지털 기능 이용 데이터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다만 포인트와 할인을 넘어 품질과 편의, 브랜드 태도, 디지털 경험이 함께 평가받는 흐름은 국내 기업의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26년 로열티 시장에서 소비자는 가장 많은 혜택을 내건 프로그램보다 자신이 지불한 돈과 제공한 정보, 사용한 시간에 걸맞은 편익을 돌려주는 프로그램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가격은 가입을 앞당길 수 있지만 품질과 편의, 신뢰가 뒤따르지 않으면 반복 이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국내 기업의 경쟁도 포인트 규모보다 소비자가 혜택을 얼마나 쉽게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 브랜드가 약속한 가치를 실제 운영에서 얼마나 지키는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