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eSKIMS 몸의 마케팅③] 거울·원근·크롭, Studio Edit 02가 만든 몸의 착시
가까운 하체는 크게, 반복된 실루엣은 풍성하게…제품 성능보다 강하게 남는 촬영 연출
[KtN 박인경기자]거울에 비친 한 명의 모델이 여러 명으로 늘어난다. 몸을 낮추고 골반을 앞쪽으로 돌리면 엉덩이와 허벅지는 커지고, 뒤로 물러난 허리와 상체는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얼굴을 덜어낸 구도에는 복부와 골반, 다리만 남는다. 나이키스킴스(NikeSKIMS) ‘스튜디오 에디트 02(Studio Edit 02)’가 내세운 조각된 실루엣은 압박 소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거울과 원근, 자세와 조명, 촬영 범위가 몸의 비율을 다시 나눈다.
7월 30일 출시되는 Studio Edit 02는 단단한 압박과 몸을 받쳐주는 기능을 내세운 새틴 샤인(Satin Shine), 코발트 컬러의 스트레치 나일론(Stretch Nylon), 리프트 새틴(Rift Satin) 신발로 구성됐다. 캠페인에는 덤벨과 운동 매트, 밸런스 볼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운동복이라는 배경은 분명하지만, 시선은 운동 과정이나 근육의 움직임보다 허리와 골반, 엉덩이와 허벅지에 집중된다.
브론즈 보디슈트를 입은 모델이 거울로 둘러싸인 공간에 서 있다. 정면과 옆면, 뒷모습이 반사면마다 겹치면서 한 벌의 보디슈트가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드러난다. 실제 인원은 적지만 반복된 실루엣이 공간을 채우고, 제품군도 한층 풍성해진 듯한 인상을 준다.
거울은 제품의 앞뒤를 함께 보여주는 기능도 한다. 동시에 허리와 골반의 곡선을 여러 차례 되풀이한다. 같은 신체 비율이 정면과 측면, 후면에서 연속해서 나타나면서 좁은 허리와 둥근 골반이 컬렉션을 대표하는 형태로 굳어진다.
반사된 몸은 촬영 공간의 경계도 흐린다. 회색 바닥과 흰 벽으로 이뤄진 단순한 스튜디오가 여러 구역으로 이어진 듯 넓어진다. 한정된 공간과 인원을 거울로 증폭해 컬렉션의 규모와 움직임을 키우는 방식이다.
코발트 블루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거울 앞에 앉거나 누운 구성에서도 실제 몸과 반사된 몸이 맞물린다. 한쪽에서는 엉덩이와 허벅지가 가까이 놓이고, 뒤쪽 거울에는 같은 실루엣이 다른 각도로 반복된다. 몸의 일부가 겹쳐 보이면서 골반과 다리의 부피감도 커진다.
거울은 실루엣을 늘리지만 제품의 실제 형태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반사된 다리와 팔, 의상의 경계가 서로 겹치면서 어느 부분이 실제 착용 모습이고 어느 부분이 반사인지 즉시 구분되지 않는다. 제품 정보보다 색과 몸의 곡선이 먼저 들어오는 이유다.
엎드린 모델의 골반과 허벅지는 상체보다 렌즈 가까이에 놓인다. 가까운 부위는 크게, 먼 부위는 작게 기록되는 원근 효과가 발생하면서 하체의 부피가 강조된다. 허리는 골반보다 뒤쪽에 자리해 상대적으로 좁고 가늘게 인식된다.
흰색 상의가 등과 팔을 덮고 코발트 쇼츠만 강한 색으로 남은 구성도 하체에 시선을 모은다. 상체는 밝은 배경과 섞이고, 채도가 높은 파란색은 골반과 엉덩이의 경계를 또렷하게 나눈다. 의상의 압박 효과에 카메라와 몸의 거리 차이가 더해진다.
같은 제품도 서 있는 자세와 엎드린 자세에서 전혀 다른 비율로 보인다. 하이웨이스트 쇼츠가 허리를 감싸는 효과는 같지만, 골반을 렌즈 쪽으로 가까이 둘수록 허리와 엉덩이의 대비가 크게 나타난다. 광고 속 실루엣을 의류의 보정 성능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이다.
블랙 브라톱과 쇼츠를 입은 모델들은 한쪽 팔로 몸을 받친 채 옆으로 누워 있다. 허리를 접고 골반을 옆으로 밀어낸 자세가 복부의 굴곡과 엉덩이의 곡선을 한 방향으로 모은다. 다리를 굽힌 모델과 뒤쪽에 누운 모델이 겹치면서 서로 다른 몸의 선도 하나의 실루엣처럼 이어진다.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는 허리의 가장 좁은 부분과 골반의 가장 넓은 부분이 같은 방향에서 드러난다. 정면으로 서 있을 때보다 두 부위의 폭 차이가 크게 보인다. 가는 끈과 절개가 들어간 블랙 의상은 피부와 원단의 경계를 여러 차례 나눠 허리선을 더욱 잘게 분할한다.
운동 자세로 읽히는 동작이지만 구체적인 운동법이나 반복 과정은 담기지 않았다. 한쪽 팔과 다리로 몸을 지탱하는 자세는 근육 사용보다 허리와 골반의 곡선을 유지하는 데 맞춰져 있다. 운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몸과 광고를 위해 만들어진 자세가 한 구성 안에 겹친다.
복부와 골반, 허벅지만 남긴 근접 구도에서는 인물의 얼굴과 운동 동작이 사라진다. 밸런스 볼 위에 놓인 골반과 블랙 쇼츠의 경계, 복부의 굴곡이 시야를 채운다. 착용자의 표정과 개별성은 줄고, 신체 일부가 원단의 밀착도와 실루엣을 보여주는 표면으로 기능한다.
크롭은 광고가 보여줄 부위와 감출 부위를 결정한다. 얼굴과 팔다리를 제외하면 신체 전체의 비율을 비교하기 어렵다. 대신 확대된 복부와 골반은 실제 크기보다 강한 존재감을 갖는다. 제품의 봉제선이나 구조보다 몸의 볼륨이 먼저 인식되는 구성이다.
신체 일부를 확대하는 방식은 Studio Edit 02 전반에 반복된다. 가슴 아래부터 골반까지만 남기거나, 엉덩이와 허벅지를 중심에 두고 상체를 덜어낸다. 운동복의 전체 형태보다 보정 효과가 집중되는 부위를 골라 보여준다.
코발트 쇼츠를 착용한 모델들이 바닥에 몸을 낮춘 구성에서는 엉덩이와 허벅지가 프레임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리와 골반이 서로 겹치고, 매끄러운 파란색 원단이 조명을 받아 둥근 입체감을 만든다. 상체와 얼굴이 주변으로 밀려나면서 하체의 비중은 더 커진다.
코발트 블루는 몸의 경계를 선명하게 만드는 색이다. 회색 바닥과 밝은 피부 사이에 강한 파란색이 놓이면서 허리 밴드와 쇼츠 밑단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허리와 엉덩이, 허벅지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색상만으로도 빠르게 구분된다.
브론즈 새틴은 명암으로 굴곡을 만들고, 코발트 제품은 색의 경계로 몸을 나눈다. 서로 다른 소재와 색상을 사용했지만 좁은 허리와 강조된 하체라는 결과는 같다. 컬러가 바뀌어도 캠페인이 제시하는 신체 비율은 유지된다.
코발트 브라톱과 흰색 바지를 입은 모델이 거울 앞에 서면 파란색 상의와 피부, 흰색 하의의 경계가 허리를 세 구역으로 나눈다. 짧은 브라톱 아래로 복부가 드러나고, 낮게 시작되는 흰색 바지는 골반선을 길게 보여준다. 색이 바뀌는 위치에 따라 허리와 다리의 시작점도 달라 보인다.
거울에 반복된 옆모습과 뒷모습은 실제 인물보다 더 많은 신체 정보를 제공하는 듯하지만, 같은 몸의 특정 비율을 여러 번 강조하는 효과도 낳는다. 정면에서는 복부가, 측면에서는 허리 굴곡이, 후면에서는 골반과 엉덩이가 이어진다. 한 벌의 옷이 아니라 몸의 앞·옆·뒤를 차례로 소비하도록 짜인 구성이다.
흰색 리프트 새틴을 신는 동작에서도 신발보다 코발트 쇼츠와 허벅지, 엉덩이가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몸을 낮추고 다리를 접으면서 골반은 앞쪽으로 나오고, 발과 신발은 뒤쪽으로 물러난다. 신발을 착용하는 과정이 하체 실루엣을 강조하는 자세로 바뀐다.
리프트 새틴의 형태를 설명하려면 분리형 앞코와 발등 스트랩, 밑창 구조가 충분히 드러나야 한다. 착용 구성에서는 신발의 세부보다 몸의 자세와 쇼츠의 밀착감이 먼저 보인다. 의류와 신발을 함께 판매하면서 광고의 중심은 다시 신체로 돌아간다.
흰색 리프트 새틴만 남기자 분리형 앞코와 발등 스트랩, 굴곡진 밑창이 비로소 또렷해진다. 모델의 자세와 신체 비율이 사라진 뒤에야 제품 자체의 형태가 온전히 드러난다. 착용 광고와 제품 단독 구성 사이에서 시선이 얼마나 다르게 움직이는지 확인되는 대목이다.
Studio Edit 02 캠페인의 착시는 몸을 실제와 다르게 조작했다는 의미와는 구분해야 한다. 촬영 렌즈와 후보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몸과 카메라의 거리, 거울의 반복, 신체를 비트는 자세, 얼굴과 팔다리를 덜어낸 크롭, 새틴 표면의 반사광이 실루엣을 달리 보이게 하는 효과는 분명하다.
나이키스킴스가 내세운 ‘조각된 몸’은 압박 소재 하나의 결과가 아니다. 하이웨이스트와 짧은 상의가 비율을 나누고, 거울이 같은 몸을 늘리며, 원근은 가까운 하체를 키운다. 조명과 광택은 골반과 허벅지의 입체감을 더하고, 코발트 컬러는 허리와 다리의 경계를 선명하게 만든다.
소비자가 마주하는 몸은 제품을 입은 결과와 촬영 연출이 합쳐진 광고 이미지다. Studio Edit 02는 옷이 몸을 어떻게 감싸는지만 보여주지 않는다. 몸을 어느 각도에 두고, 어느 부위를 남기고, 어떤 빛과 색을 더해야 보정 효과가 가장 커지는지까지 하나의 마케팅 방식으로 묶었다. 운동복의 성능보다 먼저 전달되는 것도 원단의 기능이 아니라 촬영을 거쳐 완성된 신체 비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