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데일리 2027 SS①] ‘Sonic Tapestry’, 넓은 팬츠와 쇼츠에 더한 색과 패턴

헤드웨어·체크·레이어드 반복…스피리추얼 재즈는 재단보다 직물과 스타일링에 집중

2026-07-30     박채빈 기자
Nicholas Daley Riffs on Spiritual Jazz for Spring/Summer 2027's "Sonic Tapestry" Collection. 사진=Nicholas Daley,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채빈기자]넓은 팬츠와 무릎을 덮는 쇼츠, 몸에서 여유 있게 떨어지는 셔츠와 티셔츠가 니콜라스 데일리(Nicholas Daley)의 2027년 봄·여름 컬렉션을 채웠다. 니트 캡과 챙이 있는 모자도 대부분의 착장에 빠지지 않았다. 컬렉션명은 ‘Sonic Tapestry’. 스피리추얼 재즈를 바탕에 뒀지만 옷의 형태를 크게 바꾸기보다 체크와 줄무늬, 반복 문양, 여러 겹의 색을 더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돈 체리(Don Cherry), 라라지(Laraaji), 게리 바츠(Gary Bartz), 카힐 엘자바르(Kahil El’Zabar)의 음악이 출발점이 됐다. 스웨덴 예술가 모키 체리(Moki Cherry)의 콜라주와 태피스트리, 돈 체리의 공연 공간을 채웠던 직물과 색도 함께 참고했다. 연주자들의 옷차림을 그대로 되살리는 대신 음악과 공연 미술에서 가져온 색채와 무늬를 일상적인 남성복에 배치했다.

갈색과 머스터드가 섞인 체크 셔츠에는 검은 팬츠와 다색 헤드웨어를 맞췄다. 셔츠는 허리 아래까지 넉넉하게 내려오고 팬츠도 다리선을 따라 좁아지지 않는다. 강한 체크가 시선을 잡지만 셔츠와 팬츠의 형태는 단순하다. 재단보다 무늬와 배색을 앞세운 컬렉션의 방향이 도입부부터 드러난다.

체크는 셔츠뿐 아니라 무릎 길이 쇼츠와 작은 가방에도 쓰였다. 한 벌 전체를 같은 무늬로 채우지 않고 단색 아우터나 팬츠 사이에 나눠 배치했다. 갈색과 올리브, 짙은 남색을 중심으로 색의 범위를 좁히면서 여러 패턴이 한꺼번에 부딪치는 상황도 피했다.

Nicholas Daley Riffs on Spiritual Jazz for Spring/Summer 2027's "Sonic Tapestry" Collection. 사진=Nicholas Daley,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갈색과 청록색, 주황색이 교차하는 줄무늬 니트에는 폭넓은 올리브 팬츠가 이어졌다. 가로 줄무늬가 상체를 짧게 나누고 넓은 하의가 무게를 아래쪽에 둔다. 허리를 조이거나 어깨를 과장하지 않은 채 상의와 하의를 느슨한 직선으로 연결했다.

녹슨 주황색과 머스터드, 갈색, 올리브, 짙은 남색이 컬렉션의 중심 색을 이룬다. 파랑과 청록은 모자와 소매, 쇼츠처럼 비교적 좁은 면적에 들어갔고 흰색과 베이지가 중간의 밝기를 조절했다. 선명한 원색을 넓게 펼치기보다 오래 사용한 직물처럼 채도를 낮춘 색을 여러 품목에 나눠 넣었다.

반소매와 긴소매를 겹친 스타일링도 반복됐다. 주황색 티셔츠 아래에서는 검은 소매가 나오고, 흰 티셔츠 안쪽에는 파란색 무늬가 드러난다. 단순한 티셔츠와 쇼츠에 한 겹의 색을 더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너웨어와 헤드웨어를 덜어내면 기본적인 여름용 캐주얼웨어가 남는다. 컬렉션의 인상이 개별 제품의 구조보다 착장 조합에 기대는 대목이다.

검은 그래픽 티셔츠와 베이지 쇼츠, 파란 티셔츠와 같은 계열의 쇼츠도 비슷한 구성을 따른다. 넉넉한 비례와 낮은 채도의 배색은 일관되지만 ‘Sonic Tapestry’라는 제목을 뒷받침할 만큼 직물의 정보가 풍부하지 않은 착장도 포함됐다. 음악적 배경이 모든 옷에서 같은 밀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Nicholas Daley Riffs on Spiritual Jazz for Spring/Summer 2027's "Sonic Tapestry" Collection. 사진=Nicholas Daley,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남색 아우터 안에는 옅은 체크 셔츠를 넣고, 하의에는 작은 무늬가 반복되는 팬츠를 배치했다. 서로 다른 패턴을 사용하면서도 남색과 회색 안에서 밝기를 조절해 한 벌로 정리했다. 단색 티셔츠와 쇼츠보다 구성은 복잡해졌지만 어깨선과 허리선, 상·하의의 폭은 앞선 착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웨트셔츠와 회색 팬츠, 짙은 재킷과 팬츠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패턴이 줄어든다. 소매 끝과 허리 부분의 줄무늬가 앞서 나온 다색 니트와 연결되지만 옷의 형태에는 뚜렷한 변형이 없다. 스피리추얼 재즈의 즉흥성은 비대칭 재단이나 해체적인 구성보다 색과 품목을 겹치는 방식에 머문다.

Nicholas Daley Riffs on Spiritual Jazz for Spring/Summer 2027's "Sonic Tapestry" Collection. 사진=Nicholas Daley,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흰색 바탕의 상의에는 주황색과 갈색, 검은색 문양을 촘촘하게 넣었다. 짙은 팬츠와 주황색 모자가 상의의 색을 나눠 받으면서 앞선 단색 티셔츠보다 강한 인상을 만든다. 컬렉션이 내세운 시각적 풍부함도 장식이 늘어난 후반부에서 한층 또렷해진다.

여러 체크와 프린트를 연결한 패치워크는 직물 조각의 경계와 봉제선을 그대로 드러낸다. 앞판에 무늬를 집중시키고 소매와 팬츠를 어두운 색으로 정리해 복잡한 구성을 한곳에 모았다. 넓고 느슨한 실루엣은 유지하면서 소재의 배열만으로 앞선 착장과 차이를 냈다.

Nicholas Daley Riffs on Spiritual Jazz for Spring/Summer 2027's "Sonic Tapestry" Collection. 사진=Nicholas Daley,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패치워크가 등장하면서 컬렉션 제목과 옷 사이의 거리는 줄어든다. 여러 직물 조각이 맞물린 상의는 ‘태피스트리’라는 명칭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아들인 품목이다. 반면 높은 제작 밀도는 후반부 일부 착장에 집중됐다. 단색 티셔츠와 쇼츠, 기본형 스웨트셔츠까지 같은 강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Sonic Tapestry’는 넓은 팬츠와 무릎 길이 쇼츠, 헤드웨어라는 안정된 틀 위에 체크와 줄무늬, 낮은 채도의 색을 쌓았다. 옷의 형태를 새롭게 설계하기보다 익숙한 품목의 표면과 조합을 바꾸는 데 무게를 뒀다. 스피리추얼 재즈도 재단을 흔드는 동력보다는 색과 패턴을 묶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컬렉션의 강점은 여러 무늬와 색을 무리 없이 한 착장 안에 넣은 조정 능력에 있다. 한계도 같은 지점에서 드러난다. 헤드웨어와 겹쳐 입기를 걷어내면 기본형 캐주얼웨어가 남는 착장이 적지 않고, 직물과 공예의 밀도는 후반부에 치우쳤다. 정식 제품 구성과 소재 정보가 공개돼야 패치워크와 커스텀 원단이 실제 판매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