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브리핑] 멈춰 선 K-컬처밸리, 2030년 준공 청사진… 이재명 정부·추미애 도정의 핵심 셈법은?

경기도의회 최규진 의원 "K-컬처밸리 정상화·5만석 돔구장 유치에 도정 역량 집중해야" 안전점검에 기본협약 연말 연기… 2027년 재착공·2030년 완공 사수 과제 라이브네이션 협력 체계 구축 속 수도권 문화 인프라 주도권 확보 사활

2026-07-30     임우경 기자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최규진 의원(더불어민주당·고양4)이 30일 경기도로부터 K-컬처밸리 개발사업 추진현황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사업 정상화와 아레나 공사 재개에 도정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경기도의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최규진 의원(더불어민주당·고양4)이 30일 경기도로부터 K-컬처밸리 개발사업 추진현황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사업 정상화와 아레나 공사 재개에 도정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원에 2만 석 규모 아레나를 짓는 이 사업은 공정률 17%에서 3년째 멈춰 있다. 최 의원의 요청은 단순한 진행 상황 점검이 아니다. 사업을 이어받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민선 9기 도정이 안전점검, 재정 여건, 돔구장 유치 경쟁이라는 세 변수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다.

3년 표류의 구조

K-컬처밸리는 애초 CJ라이브시티가 사업자였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전력 공급 지연 문제 등으로 협약은 2024년 7월 최종 해제됐고, 사업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주도 공영개발로 전환됐다. GH는 2025년 6월 재입찰을 진행해 4개 기업의 제안을 받았고, 같은 해 10월 라이브네이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초 2026년 2월 기본협약, 5월 공사 재개, 2029년 준공이 목표였다.

이 일정은 지난 2월 6일 한 차례 뒤로 밀렸다. 김성중 당시 행정1부지사는 기본협약 체결 시점을 12월로, 안전점검 기간을 4개월에서 8개월로 늦춘다고 밝혔다. 완공 시점도 2030년 하반기로 조정됐다. 표면적 이유는 안전성 확보였지만, 협약 체결이 두 차례 미뤄지는 동안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 구도 자체가 흔들릴 위험도 함께 커졌다. 고양신문은 협상 주도권 문제와 사업 장기화 우려, 협상 결렬 시 대비책 부재를 지적한 바 있다. GH는 4월 말 9억 원 규모 정밀안전진단 계약을 맺고 착수했으며, 결과는 9월쯤 나온다. 이 결과가 12월 기본협약의 실질적 관문이다.

추 지사는 7월 1일 취임식에서 경기도 누적 채무가 7조원을 넘어섰고, 예산 부족으로 약 3000억 원 규모 사업이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사진=추미애 facebook,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비판자에서 책임자로

이 사업의 정상화 책임은 이제 추미애 지사에게 넘어갔다. 그는 지난 3월 30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합동토론회에서 당시 김동연 지사를 겨냥해 "계약을 일방적으로 백지화하고 마지막 골든타임도 놓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5개월여 뒤인 7월 1일, 추 지사는 자신이 비판했던 바로 그 사업을 도정 책임자로서 떠안았다.

이 지점이 이번 사안을 단순 진행상황 보도가 아닌 취재 대상으로 만드는 이유다. 경선 후보로서의 비판과 도정 책임자로서의 실행은 다른 층위의 문제다. 비판 당시 지목했던 '지연'과 '골든타임 상실'의 책임 소재가 사업자 교체나 안전점검이라는 절차 속에서 얼마나 해소됐는지, 혹은 새로운 지연 요인으로 이어질지는 추 지사 본인의 도정 성과로 돌아온다. 취임 이후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이 7월 22일 도지사-시장군수 간담회에서 K-컬처밸리 정상화가 담긴 5대 핵심 정책건의서를 전달한 사실은 확인되지만, 추 지사가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이나 예산 방침을 밝혔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후보 시절의 언어와 재임 중의 정책이 아직 연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뜻이다.

7조원 채무라는 실질적 제약

추 지사는 7월 1일 취임식에서 경기도 누적 채무가 7조원을 넘어섰고, 예산 부족으로 약 3000억 원 규모 사업이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재정 구조를 원점 수준에서 전면 점검하겠다"면서도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투자는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두 문장은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향후 예산 편성에서 어느 사업이 '핵심 투자'로 분류되느냐를 가르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K-컬처밸리의 안전점검 후속 비용, 사업 범위 확대 요구, 돔구장 유치를 위한 지방비 분담이 모두 이 분류에 걸려 있다. 다만 어느 쪽으로 분류될지는 이번 취재로 확인되지 않으며, 추후 도정 예산안을 통한 확인이 요구된다.

문체부가 돔구장을 장기 과제로 언급한 배경에는 대형 공연 생태계를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수용 인프라 필요성이 깔려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연계 대신 경쟁으로 흐른 돔구장

최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5만 석 규모 돔구장의 경기도 유치도 함께 당부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지점이 있다.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는 K-컬처밸리와 돔구장의 연계를 정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두 사업이 수도권 내에서 중복 진행될 경우 둘 중 하나가 '계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최 의원이 "두 시설을 경기도 문화산업을 키우는 핵심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지향과 달리, 실제 정책 설계 단계에서는 두 사업이 별개 트랙으로 굴러가고 있다.

같은 보도는 돔구장이 2030년 착공, 2034년 준공을 목표로 기본구상·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준비 중이며 경기도 내 지자체뿐 아니라 인천도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이는 다른 매체가 보도한 "6월 타당성 조사 결과, 9~10월 공모지 선정"이라는 일정과 어긋난다. 두 일정 중 어느 쪽이 문체부의 최신 공식 계획인지 확인이 요구된다. 유치 경쟁에는 충청북도(오송), 충청남도(천안아산)와 함께 경기도 내 광명·파주·고양·구리가 이름을 올렸고, 수도권은 상시 관중 수요, 충청권은 KTX 기반 전국 접근성을 각각 강점으로 내세운다.

해외는 이미 인프라를 자산화했다

인프라 격차는 수치로 드러난다. 일본은 도쿄돔·오사카돔·나고야돔 등 복합문화공간형 돔구장을 6개 보유하고 있고, 지바현에 7번째가 건설 중이다. 도쿄돔은 콘서트 기준 5만5000명, 야구 기준 4만6000명을 수용한다. 미국 SoFi 스타디움은 최대 7만석 규모다. 도쿄돔을 운영하는 미쓰이부동산 결산에 따르면 도쿄돔 시티 전체 매출 중 경기장 운영 수익 비중은 약 44%, 금액으로 약 5055억 원 수준이다. 대형 시설이 부대시설과 결합해 독립적 수익 모델을 구축한 사례다.

이 격차는 국내 K팝 산업의 수익 유출로도 이어진다. 스트레이 키즈는 도쿄돔·교세라돔 6회 공연으로 31만5000명, 이듬해 일본 스타디움 4회 공연으로 22만 명을 동원했다. 일본 대형기획사 아뮤즈 관계자는 "2만석 안팎의 아레나와 5만석 안팎의 돔·스타디움은 전혀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서로 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두 시설의 보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한국이 두 규모의 시설을 모두 갖춰야만 해외로 흘러가는 공연 수익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국내 정책 설계에서는 두 사업이 연계되지 못하고 경쟁 구도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 이번 취재에서 확인된 핵심 모순이다.

GH는 2025년 6월 재입찰을 진행해 4개 기업의 제안을 받았고, 같은 해 10월 라이브네이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초 2026년 2월 기본협약, 5월 공사 재개, 2029년 준공이 목표였다. 

세 갈래 변수, 12월이 가른다

K-컬처밸리는 안전점검, 도정 교체, 재정 긴축, 돔구장 경쟁이라는 네 가지 변수가 동시에 걸린 채 12월 기본협약을 향해 가고 있다. 최 의원의 "역량 집중" 요구는 방향성으로는 타당하지만, 실제 이를 뒷받침할 재원과 정책 연계 구조는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된 사실이다.

9월 안전점검 결과에 따른 보수·보강 범위와 비용, 추미애 도정의 K-컬처밸리 관련 공식 예산 방침, 문체부 돔구장의 정확한 착공·준공 일정, K-컬처밸리·돔구장 연계 불발에 따른 중복 투자 우려 해소 여부에 대한 확인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