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진짜 문화시대④] 아미 경제, 공연장 밖 뉴욕 도심까지 움직였다

메트라이프 이틀 공연에 문화원·그랜드센트럴·록펠러센터·식음료 매장 결합…하이브 2분기 매출 1조4500억원, 팬의 참여가 도시·플랫폼 수익으로 전환

2026-08-01     신미희 기자
방탄소년단(BTS 정국 지민 제이홉 뷔 RM 진 슈가 ) 의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 부산 공연 전후 4주 동안 지역 소상공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하고 외국인 매출은 71.7% 급증하면서, 대형 K팝 공연이 골목상권과 관광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사진=2026. 07.23   빅히트뮤직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신미희 · 박준식기자]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8월 1일 오후 8시 방탄소년단(BTS)의 ‘ARIRANG’ 월드투어 공연이 열린다. 현지시간 8월 2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이어진다. 공연장과 맨해튼 도심을 잇는 프로그램은 7월 24일부터 이미 가동됐다. 뉴욕한국문화원과 그랜드센트럴터미널, 록펠러센터 전망대, 아르떼뮤지엄, 호텔, 관광버스, 한식당, 베이커리와 아이스크림 매장까지 BTS 공연 일정 안으로 들어왔다.

공연 티켓을 가진 관객만 움직이는 구조가 아니다. 뉴욕한국문화원에서는 응원봉과 티셔츠 꾸미기, 안무 연습 영상과 다큐멘터리 상영이 진행된다. 그랜드센트럴터미널 밴더빌트홀에는 팬 체험 공간이 마련됐고, 록펠러센터 전망대와 아르떼뮤지엄에는 별도의 연계 프로그램이 들어갔다. 팝업스토어와 관광버스, 호텔 숙박, 식음료 매장도 도시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BTS 음악을 듣는 행위가 이동·숙박·외식·쇼핑·전시 관람으로 이어지는 소비 경로다.

뉴욕한국문화원 프로그램에는 삼성전자와 화장품 브랜드, 베이커리, 즉석사진 업체가 참여했다. 맨해튼과 브루클린 일대 식당과 디저트 매장, 호텔, 관광 서비스도 8월 초까지 행사를 운영한다. 기업이 BTS의 이름과 팬 이동을 활용하고, 팬은 공연 전후 시간을 도시 체험으로 채우는 구조가 형성됐다. 공연기획사의 수입은 티켓과 공식 상품에서 발생하지만, 팬 한 명의 실제 지출은 항공·숙박·교통·외식·관광으로 분산된다.

아미의 소비가 공연장 밖으로 확장되는 동안 하이브의 실적도 급증했다. 하이브는 7월 28일 2026년 2분기 연결 매출 1조4500억원, 영업이익 17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5.5%, 영업이익은 159.3% 늘었다. 분기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처음 넘어선 실적이다.

공연 부문 매출은 64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3.3% 증가했다. 음반·음원 매출은 3268억원, 상품과 라이선싱 매출은 310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이브는 4월 시작된 BTS 월드투어를 실적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BTS 공연이 티켓 매출을 만들고, 공연장을 찾은 팬이 응원봉과 의류, 캐릭터 상품, 현지 프로그램을 소비하면서 상품·라이선싱 부문도 함께 커졌다.

2026년 상반기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은 119회 공연을 진행했다. BTS 월드투어에는 현재 34개 도시 85회 스타디움 공연이 편성돼 있다. BTS 한 팀의 활동이 음반 판매와 공연 매출을 넘어 상품, 라이선싱, 팬클럽, 플랫폼 이용 증가로 이어지는 흐름이 숫자로 확인됐다.

아미 경제의 규모를 단순히 ‘팬들이 돈을 많이 쓴 결과’로만 해석하면 실제 구조를 놓치게 된다. 공연을 관람하기까지 팬은 여러 단계의 디지털 절차를 거친다. 북미와 유럽 공연의 아미 멤버십 선예매에 참여하려면 먼저 위버스에서 신청해야 했다. 북미는 글로벌 또는 미국 멤버십, 유럽은 글로벌 멤버십 보유자에게 신청 자격이 주어졌다. 티켓마스터가 판매를 맡은 도시에서는 위버스 계정과 티켓마스터 계정의 이메일 주소도 일치해야 했다.

 방탄소년단(BTS 정국 지민 제이홉 뷔 RM 진 슈가 )의 정규 5집 ‘아리랑’이 한정판 바이닐 판매와 월드컵 결승 무대의 화제성을 등에 업고 빌보드 200에서 17계단 뛰어오르며 톱10에 복귀했다.   사진=2026. 07.27 빅히트뮤직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글로벌 아미 멤버십의 국내 표시 가격은 세금 별도 2만2727원이며 유효기간은 가입일로부터 365일이다. 한 계정으로 글로벌·일본·미국 멤버십을 각각 구매할 수도 있다. 멤버십은 공식 팬클럽 콘텐츠와 특전을 제공하면서 공연 선예매에 접근하는 입구로도 쓰인다.

멤버십을 구매했다고 좌석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팬은 연회비를 내고 정해진 기간에 선예매 신청을 마친 뒤, 판매 당일 다시 온라인 대기열에 들어가야 한다. 수요가 좌석 수를 크게 웃돌면 티켓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멤버십은 공연 관람권이 아니라 일반 판매보다 먼저 구매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에 가깝다.

한 사람이 공연 티켓을 구하기까지 멤버십 가입, 선예매 신청, 계정 연동, 본인 확인, 대기열 접속, 좌석 선택과 결제를 거치는 방식은 플랫폼이 팬의 이동을 관리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팬에게는 공식 정보와 선예매 기회가 제공되고, 플랫폼에는 가입자와 방문 횟수, 결제 기록, 선호 지역과 구매 행동이 남는다.

위버스의 2026년 2분기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1443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결제금액은 전 분기보다 12%, 유료 이용자 한 명당 평균 결제금액은 24% 증가했다. 아티스트 활동이 늘어나면서 팬의 플랫폼 방문과 멤버십 가입, 유료 콘텐츠 구매가 함께 증가했다는 것이 하이브의 설명이다.

위버스는 팬 커뮤니티와 아티스트 게시물, 라이브 방송, 공연 공지, 멤버십, 상품 판매를 하나의 계정으로 연결한다. 팬은 여러 사이트를 오가지 않고 공식 정보를 찾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기업은 음악 감상과 팬 커뮤니티 활동, 전자상거래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 묶을 수 있다.

팬 플랫폼 연구에서는 위버스와 위버스샵의 결합이 팬을 단순한 콘텐츠 수용자가 아닌 참여자이자 소비자로 배치한다고 분석한다. 팬은 게시물과 댓글, 번역, 정보 공유를 통해 공동체를 운영하지만 활동 과정에서 형성된 관심과 관계는 플랫폼의 이용률과 거래 규모에도 기여한다. 팬의 독립적인 문화활동과 기업의 수익 구조가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는 셈이다.

아미가 음반 발매와 공연을 앞두고 수행하는 활동도 시장 바깥에 머물지 않는다. 지역별 예매 시간과 규정을 정리하고, 신규 팬에게 계정 연동 방법을 설명하며, 공연장 이동과 숙박 정보를 공유한다. 음반 활동기에는 스트리밍 방식과 차트 집계 기간을 정리하고, 구매와 라디오 신청, 소셜미디어 홍보를 분담한다.

정보를 정리하고 번역하며 홍보물을 제작하는 팬에게 임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음악과 공동체에 대한 애정, 기록 달성에서 얻는 성취감, 다른 팬과의 관계가 활동의 동력이 된다. 결과물은 음원 재생과 음반 판매, 공연 수요, 플랫폼 체류시간, 브랜드 노출로 연결된다.

방탄소년단(BTS 정국 지민 제이홉 뷔 RM 진 슈가 ) 의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 부산 공연 전후 4주 동안 지역 소상공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하고 외국인 매출은 71.7% 급증하면서, 대형 K팝 공연이 골목상권과 관광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사진=2026. 07.23   빅히트뮤직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팬의 자발성을 모두 기업 착취로 규정하는 해석은 아미가 선택하고 행동하는 주체라는 사실을 지운다. 스트리밍과 구매, 공연 참여는 아티스트에게 보내는 응답이며 팬들이 공동의 성취를 확인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반대로 팬이 자발적으로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업이 얻는 경제적 이익과 플랫폼의 영향력을 외면할 수도 없다.

2026년 BTS 월드투어에서는 팬의 구매력과 기업의 정보 공개 책임이 충돌하는 대목도 나타났다. 멕시코 소비자보호청은 1월 BTS 멕시코시티 공연의 티켓 판매를 앞두고 가격과 수수료, 좌석 위치, VIP 패키지 구성, 선예매와 일반 판매에 배정되는 티켓 수를 공개하도록 공연사에 요구했다. 판매를 앞두고 접수된 디지털 민원은 4746건에 달했다.

멕시코 소비자보호청은 판매가 진행된 뒤 티켓마스터가 충분히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법 위반 절차에 착수했다. 좌석별 가격과 수수료를 포함한 최종 금액을 첫 판매 최소 24시간 전에 공개하는 지침도 추진했다. 재판매 플랫폼인 스텁허브와 비아고고의 거래 방식에도 제재 방침을 밝혔다.

멕시코 공연 세 차례에 공급된 티켓은 약 15만장이었지만 구매 희망자는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팬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자 멕시코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에게 추가 공연이 가능하도록 협조해 달라는 요청까지 전달했다. 공식 판매가 끝난 뒤 재판매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연 접근권이 팬의 열정보다 지불 능력에 따라 나뉜다는 비판도 커졌다.

호주에서도 2027년 멜버른과 시드니 공연의 가격 공개 시점을 둘러싸고 팬들의 반발이 나왔다. 선예매가 시작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가격을 알 수 없어 팬들이 대기열에 들어간 뒤 짧은 시간 안에 구매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는 내용이었다. 호주 소비자정책연구센터는 높은 수요와 제한된 결제시간이 결합된 판매 환경에서 사전 정보가 부족하면 소비자의 판단을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티켓 가격을 판매 과정에서 임의로 올리는 동적 가격제가 적용됐다는 주장과 가격표가 늦게 공개됐다는 비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확인된 쟁점은 팬들이 선예매에 참여하기 전 예상 지출 규모를 충분히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공연 수요가 클수록 판매사는 가격과 좌석, 수수료, 환불과 재판매 조건을 더 일찍 공개해야 한다.

팬덤 경제에서 가격 정보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다. 항공과 숙박까지 준비하는 해외 팬에게 티켓 가격은 전체 여행 계획을 결정하는 기준이다. 선예매 직전까지 가격을 알 수 없다면 팬은 이미 구입한 멤버십과 예약 준비, 대기시간 때문에 구매를 포기하기 어려워진다.

희소성이 강한 공연에서는 팬의 심리도 가격 구조에 포함된다. 다시 공연을 볼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른다는 불안, 좌석을 놓치면 안 된다는 압박, 대기열에서 주어진 짧은 결제시간이 구매 판단을 재촉한다. 판매사가 팬의 충성도와 불안을 동시에 이용하지 않으려면 가격과 수수료, 좌석 배정 원칙을 사전에 제시해야 한다.

공연과 숙박을 결합한 상품도 확대됐다. 부산 공연에는 티켓과 숙박을 묶은 ‘플레이 앤 스테이(Play&Stay)’ 패키지가 판매됐고, 아미 멤버십 보유자에게 선구매 기회가 제공됐다. 팬에게는 숙소와 공연 티켓을 함께 확보하는 편의가 생기고, 산업에는 공연 관람객의 체류와 숙박 소비를 하나의 상품으로 묶는 통로가 추가됐다.

방탄소년단(BTS 정국 지민 제이홉 뷔 RM 진 슈가 ) 의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 부산 공연 전후 4주 동안 지역 소상공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하고 외국인 매출은 71.7% 급증하면서, 대형 K팝 공연이 골목상권과 관광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사진=2026. 07.23   빅히트뮤직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뉴욕에서 운영 중인 ‘더 시티(THE CITY)’도 같은 방향에 놓여 있다. 공연을 중심으로 식음료와 관광, 전시와 쇼핑, 브랜드 체험을 도시 전역에 배치한다. 아미는 공연 전후 며칠 동안 도시에 머물며 여러 장소를 방문하고, 지역 사업자는 세계 각지에서 온 팬을 새로운 고객으로 맞는다.

도시 경제에 유입되는 소비를 모두 하이브의 매출로 계산할 수는 없다. 호텔과 식당, 교통업체, 관광시설에서 발생한 지출은 각 사업자에게 분산된다. 공식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지역 상점도 공연 관객 증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경제효과를 발표할 때는 직접 티켓 매출, 공식 상품 매출, 지역 소비와 추정 유발효과를 구분해야 한다.

뉴욕 공연을 앞두고 보도된 지역 경제효과 수치도 산정 기관과 계산 방식을 확인한 뒤 사용해야 한다. 방문객 수와 평균 지출을 곱한 추정치는 실제 카드 매출이나 세수 증가와 다르다. BTS의 경제적 영향력을 강조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금액을 덧붙이면 팬덤 경제의 실체보다 홍보성 숫자가 앞설 수 있다.

아미 경제의 실제 규모는 티켓 판매액만으로 측정되지 않는다. 팬이 직접 지출한 음반과 공연, 상품 구매액뿐 아니라 번역과 안내, 홍보, 데이터 정리, 지역 모임을 위해 제공한 시간도 포함된다. 기업 회계에는 매출로 잡히지 않지만 문화와 상품이 세계시장으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다.

팬이 만든 번역과 아카이브, 예매 안내를 기업의 무료 서비스처럼 당연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공식 번역과 접근성 기능을 확대하고, 공연 정보와 가격을 충분히 공개하며, 팬 창작물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때는 동의와 출처, 보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팬덤 내부에서도 구매액과 스트리밍 횟수를 충성도의 기준으로 삼는 흐름은 조정돼야 한다. 여러 장의 음반을 사거나 여러 도시의 공연을 찾는 팬이 있는 반면, 한 장의 음반을 오래 듣거나 무료 콘텐츠만 이용하는 팬도 있다. 경제적 여건과 생활시간에 따라 참여 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미의 문화적 영향력은 지출액의 크기에서만 나오지 않았다. 한국어 가사를 번역하고, BTS의 과거 활동을 기록하며, 사회적 기부와 지역 활동을 조직해온 참여가 팬덤의 기반을 만들었다. 소비는 아미가 BTS와 관계를 맺는 여러 방식 가운데 하나다.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공연을 중심으로 뉴욕 도심에 펼쳐진 프로그램은 아미의 참여가 어느 정도까지 산업화됐는지를 드러낸다. 팬의 이동은 호텔 예약이 되고, 공연을 기다리는 시간은 식음료와 관광 소비가 되며, 팬 커뮤니티 활동은 플랫폼의 방문과 결제로 연결된다.

아미가 만든 문화적 힘이 커질수록 산업의 책임도 무거워진다. 멤버십 선예매의 좌석 배정 규모, 티켓과 수수료의 사전 공개, 공식 재판매 통로, 개인정보와 결제 데이터 관리, 팬 창작물의 이용 기준이 팬덤의 규모에 맞게 정비돼야 한다.

뉴욕 공연은 현지시간 8월 1일과 2일 이어지고, 도시 연계 프로그램은 8월 3일까지 운영된다. 북미 투어는 이후 폭스버러와 볼티모어, 알링턴 등으로 이동한다. 공연이 열리는 도시마다 아미의 이동과 소비가 반복되면서 티켓 가격과 플랫폼 운영, 지역 경제효과를 검증할 자료도 축적될 전망이다.

BTS와 아미가 만든 시장은 팬을 음반 구매 뒤 사라지는 최종 소비자로 두지 않는다. 팬은 음악을 해석하고 유통하며 공연 수요와 도시 이동을 만들고, 판매 방식에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 당국의 대응까지 끌어낸다. 산업이 아미의 충성도를 장기적인 자산으로 삼으려면 팬의 사랑을 결제금액으로만 환산하지 않고 투명한 가격과 선택권, 안전한 참여 환경으로 돌려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