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콘텐츠②] GPU 3만7,000장, 제작사 배정 실적은 미공개
이재명정부 ‘AI 고속도로’와 UAE 1GW 클러스터…GPU 시간·대기기간·제작원가·반복계약으로 갈리는 성과
[KtN 최기형기자]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2026년 4월 시작한 ‘첨단 GPU 활용 지원’ 수시모집은 가용 자원이 모두 배정되면서 접수가 끝났다. 8월 3일 현재 공고에는 유휴 자원이 발생하면 모집을 재개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콘텐츠 기업의 신청 비중과 선정률, 평균 배정량, 대기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가 연산 인프라는 확충되고 있지만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은 별도 계산이 필요한 상태다.
이재명정부가 2026년 확보하겠다고 제시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는 3만7,000장이다. 정부 구매 1만5,000장과 9,000장 규모의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등이 포함돼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아부다비에 1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 연산단지를 건설하고 첫 200메가와트(MW)를 2026년에 가동한다는 일정을 내놨다. 한국은 GPU 장수, UAE는 데이터센터 전력 규모를 앞세운 경쟁이다.
한국 3만7,000장, UAE 1GW
한국의 ‘AI 고속도로’는 정부 구매와 슈퍼컴퓨터, 민간 클라우드, 국가 AI컴퓨팅센터를 연결하는 공급 확대 정책이다. 정부가 먼저 확보한 약 1만 장은 산업계·학계·연구계와 국가 AI 프로젝트에 배분된다. 기업은 이용료의 5~10%를 부담하며, 지원 상한은 사업별로 B200 128장 또는 H200 256장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 5만2,000장 이상을 확보한다는 중기 목표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 8월 4대 권역 인공지능 전환 거점을 가동하고 9월 슈퍼컴퓨터 6호기를 개통할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범부처 지원조직과 민관 협력체계도 추진한다. 정부가 발표한 3만7,000장은 정부 구매분과 연구용 슈퍼컴퓨터, 국가 프로젝트용 물량이 섞인 총량이다. 콘텐츠 중소기업이 원하는 날짜에 지원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GPU 수와는 차이가 난다.
‘스타게이트 UAE(Stargate UAE)’는 지42(G42)가 건설하고 오픈AI(OpenAI)와 오라클(Oracle)이 운영하는 1GW급 클러스터다. UAE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주권형 클라우드, 해외 기술기업을 하나의 인프라 사업으로 묶었다. 첫 200MW의 공식 일정은 2026년 가동이다. 다만 8월 3일까지 확인되는 공식 발표는 여전히 ‘가동 예정’으로 표기하고 있다. 계획용량 1GW와 실제 서비스에 투입된 용량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제작지원 198억 원, GPU 이용권은 별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6년 인공지능 콘텐츠 제작지원에 198억 원을 편성했다. 진입형 약 24개, 선도형 약 10개, 협력형 약 16개 사업을 지원한다. 문화체육관광 연구개발 예산은 1,499억 원이고 신규 연구개발 규모는 약 692억 원이다. 콘텐츠 제작비와 기술개발 예산이 늘면서 연산 수요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영상·게임·음성 기업의 GPU 사용 방식은 초거대 기반모델을 처음부터 학습하는 기업과 다르다. 영상 제작사는 콘셉트 이미지와 사전 시각화, 시각효과, 숏폼 변형본을 반복해 생성한다. 음성 기업은 작품 길이와 언어 수에 맞춰 더빙·자막·음성합성을 처리한다. 게임사는 자산 제작과 품질검증 기간에 연산 수요가 집중된다. 상시 대규모 클러스터보다 제작 일정에 맞춘 이용시간과 짧은 대기기간, 예측 가능한 비용이 중요하다.
제작지원금과 GPU 이용권은 현재 서로 다른 사업 체계에서 집행된다. 제작비를 지원받은 기업도 민간 클라우드 비용을 별도로 마련하거나 공공 GPU 지원사업에 다시 신청해야 한다. 가용 자원 소진으로 접수가 닫히면 개발 일정이나 콘텐츠 공개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 제작지원 협약과 함께 GPU 크레디트를 배정하고 장르별 집중 사용 기간을 예약하는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아부다비 130억 디르함, 정부가 첫 수요처
아부다비는 2025~2027년 정부 디지털 전략에 130억 디르함을 투입한다. 정부 업무의 주권형 클라우드 이용률 100%, 업무 절차의 100% 디지털화·자동화, 200개 이상의 인공지능 설루션 적용이 목표다. 정부 데이터를 UAE의 관리 아래 저장·처리하고 공공기관이 인공지능 서비스의 초기 수요자로 참여하는 구조다.
공공 미디어와 관광·문화 정보, 교육 콘텐츠에는 서버 위치와 데이터 접근권한, 보안기록이 계약조건으로 붙을 수 있다. 주권형 클라우드는 정부·공공기관과 거래할 때 필요한 데이터 관리 기반을 제공한다. 반면 서버가 UAE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아랍어 방언의 정확도, 저작권 처리, 콘텐츠 품질, 현지 유통망이 확보되지는 않는다. 연산 인프라와 사업화 역량을 따로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두바이 AI 라이선스 315개, 반복 매출은 미공개
두바이 AI 캠퍼스(Dubai AI Campus)는 200개가 넘는 AI 기업과 두바이 AI 라이선스 등록 법인 315곳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2028년까지 500개 기업과 3,000개 일자리, 3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법인 설립과 라이선스, 투자자·고객 연결을 한곳에 모아 기업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아부다비가 정부 수요와 연산 인프라를 먼저 놓는다면 두바이는 기업 집적과 거래 연결에 무게를 둔다.
등록 법인 315곳은 콘텐츠 기업 수나 유료 고객 수, 반복 매출을 뜻하지 않는다. 스타게이트 UAE가 공개한 우선 적용 분야도 정부·에너지·의료·교육·교통이며 콘텐츠 산업은 별도 분야로 적시되지 않았다. 기업 등록과 데이터센터 용량만으로 콘텐츠 산업의 상용화 수준을 판단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UAE 음성 인공지능 기업 캠브에이아이(CAMB.AI)는 2025년 현지 클라우드 기업 하이퍼퓨전(Hyperfusion)과 협력해 다국어 음성과 실시간 번역 기능을 UAE 내 GPU 인프라에서 운영했다. 콘텐츠 제작망과 현지 연산 인프라가 연결된 사업이지만 계약액과 반복 발주, 제작비 절감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랍어 방언 검수와 원본 데이터 저장 위치, 학습 재사용 범위, 인간 검수 책임도 실제 계약 단계에서 정해야 한다.
GPU 시간·대기일·원가·반복계약
한국의 3만7,000장과 UAE의 1GW를 콘텐츠 산업 성과로 환산하려면 네 가지 실적이 필요하다. 콘텐츠 기업에 배정된 GPU 이용시간, 신청부터 사용까지 걸린 날짜, 완성본 1분 또는 현지화 1개 언어당 원가 변화, 지원 종료 뒤 체결된 반복 유료계약이다.
정부가 소개한 민간 확보분 26만 장도 콘텐츠 중소기업의 공공 지원물량과 같은 숫자로 볼 수 없다. 민간 기업이 확보한 장비, 정부가 배분하는 장비, 슈퍼컴퓨터 연구용 장비는 이용가격과 신청자격, 우선순위가 다르다. 국내 반입과 정상 가동, 콘텐츠 기업의 실제 이용은 각각 따로 공개돼야 한다.
한국은 8월 권역별 인공지능 전환 거점 착수와 9월 슈퍼컴퓨터 6호기 개통을 앞두고 있다. UAE는 2026년 첫 200MW 가동 일정을 제시한 상태다. 두 일정 이후 공개할 항목은 콘텐츠 기업의 GPU 배정시간과 대기기간, 작품별 원가, 반복계약 실적이다. 제작지원금과 연산시간이 함께 배정되고 주권형 클라우드가 실제 발주로 이어질 때 국가 인프라 규모를 콘텐츠 산업의 매출 기반으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