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유니폼 비즈니스와 나이키의 미래, 화려한 부활보다 어려운 유통의 회복

AC 몬차의 스우시부터 2026 회계연도 실적까지…브랜드의 인지도와 판매의 회복 사이

2026-08-05     박인경 기자
[Nike & Aya Nakamura②] 실버 아머의 익숙한 미래, 나이키가 다시 조립한 팝 스타 무대복. 사진=Nike & Aya Nakamur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인경기자]나이키의 2026 회계연도 매출은 463억9800만달러였다. 전년보다 0.2% 늘었지만 환율 영향을 걷어내면 2% 감소했다. 순이익 31억800만달러는 2년 전 57억달러보다 45.5% 줄었다. 매출이 더는 가파르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안도와 전성기 수익성에서 멀어졌다는 냉정한 현실이 같은 결산서에 들어 있다. 나이키의 부활을 선언하기에는 숫자가 아직 무겁다.

엘리엇 힐은 2024년 10월 최고경영자로 돌아왔다. 1988년 인턴으로 입사해 2020년까지 근무했던 내부 출신의 귀환이었다. 힐 체제는 스포츠 종목별 조직을 다시 세우고, 도매 파트너와 관계를 복원하며, 러닝을 선두에 배치했다. 오랫동안 나이키를 지켜본 경영자가 오래된 문법을 복원하는 방식으로 새 출발을 택한 셈이다.

2026 회계연도 실적에는 방향 전환의 흔적이 선명하다. 도매 매출은 275억달러로 환율 영향을 제외하고 4% 늘었고, 나이키 직영 매출은 177억달러로 8% 감소했다. 직영 안에서도 디지털 매출이 12% 줄었다. 한때 중간 유통을 줄이고 소비자 데이터를 직접 쥐는 통로로 각광받았던 디지털이 회복의 선두가 아니라 가장 늦게 따라오는 채널이 됐다.

이 숫자는 단순한 판매 경로의 교체가 아니다. 나이키는 존 도나호 시절 직영과 디지털에 무게를 싣는 과정에서 일부 소매업체 공급을 줄였다. 제품 혁신이 둔화되고 경쟁 브랜드의 진열 공간이 커지자, 소비자를 직접 만나겠다는 전략은 소비자가 쇼핑하는 장소에서 멀어지는 결과도 낳았다. 힐의 복귀가 소매업체 관계 복원으로 해석됐던 이유다. 2026년 도매의 반등은 잃었던 접점을 되찾는 초기 신호에 가깝다.

Nike Redefines AC Monza Tradition With the 2026/27 Kit Collection. 사진=Nike / AC Monz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AC 몬차의 새 유니폼은 이 거대한 전환을 작은 규모로 압축한다. 몬차는 2026년 6월 나이키를 새 기술 파트너로 맞았지만, 현지 사업의 연결점에는 GTZ 디스트리뷰션이 있다. 이탈리아 나이키 풋볼 공식 유통 파트너인 GTZ를 통해 나이키 패밀리에 합류했고, 8월 22일 시작되는 홈·어웨이 유니폼 판매도 GTZ 채널과 일부 공인 소매점에서 진행된다. 파트너십과 판매망이 한 구조 안에 묶였다.

스우시는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 결제까지 완성하는 일은 지역 유통업자의 몫과 겹친다. 재고를 어느 매장에 놓을지, 지역 팬이 원하는 사이즈를 어떻게 맞출지, 경기일의 관심을 구매로 어떻게 연결할지는 글로벌 캠페인만으로 풀리지 않는다. 몬차 계약은 나이키가 모든 시장을 직접 장악하는 모델보다 브랜드와 현지 유통망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다시 움직이고 있음을 드러낸다.

유니폼은 운동복 가운데서도 독특한 상품이다. 매주 경기에서 반복 노출되고, 선수의 성과와 도시의 소속감이 제품 가치에 얹힌다. 신제품이 매 시즌 출시되므로 매출 주기도 일정하다. 구단과 브랜드에는 움직이는 광고판이면서, 소매업체에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정기 상품이다. 경기력, 디자인, 선수 이동, 개막 일정이 동시에 수요를 흔든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실력을 가장 빠르게 검증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나이키는 이 시장의 꼭대기에서 이미 거대한 권리를 보유한다. 2024년에는 NBA·WNBA·NBA G리그의 독점 경기복 및 의류 파트너십을 12년 연장했다. 세계적인 농구 리그의 경기복과 몬차 같은 지역 밀착형 축구 클럽은 규모가 전혀 다르다. 그러나 사업의 양 끝은 같은 논리로 연결된다. 세계가 아는 로고를 지역 소비자가 실제로 살 수 있는 상품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몬차에는 유명 브랜드를 붙이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정도 있다. 구단의 2024년 상품 매출은 7만5752유로, 라이선싱 매출은 28만9606유로였다. 같은 해 순손실은 4797만유로에 달했다. 유니폼 매출이 구단 재정을 뒤집을 규모는 아니다. 다만 상품 사업의 낮은 출발점은 나이키 전환 이후 증가 폭을 크게 만들 여지도 남긴다. 스우시가 구단의 국제적 발견 가능성을 높이고, GTZ가 그 관심을 판매망으로 받쳐줄 때 비로소 변화가 숫자로 남는다.

블랙핑크 리사가 입은 발레코어룩 화제…나이키스킴스 캠페인서 압도적 춤선   사진=2026. 01.28 나이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7년 동안 몬차 유니폼을 공급한 로토와의 결별은 팬의 옷장에서도 전환 비용을 만든다. 지난 시즌 홈 유니폼의 정가는 89.99유로였지만 2026년 8월 초 유럽 소매점에서 62.99유로에 판매되고 있다. 어웨이와 서드 유니폼의 할인 폭도 각각 38%, 36%다. 새 나이키 유니폼은 과거 재고의 할인 가격과 동시에 경쟁해야 한다. 브랜드 교체가 새로움을 만들지만, 소비자는 로고의 명성만이 아니라 지불하는 가격과 입을 수 있는 기간을 함께 계산한다.

캠페인은 축구복을 경기장 밖으로 옮겼다. 빨간 홈 셔츠와 흰 어웨이 셔츠는 셔츠, 스커트, 로퍼, 니트와 겹쳐 입는 패션 아이템으로 제시됐다. 몬차와 브리안차의 저택과 정원을 배경으로 한 이미지에는 지역의 생활양식과 이탈리아식 우아함이 들어갔다. 축구 팬에게만 한 벌을 파는 대신 패션 소비자에게도 입을 이유를 건네는 접근이다. 유니폼 비즈니스의 성장 여력은 관중석의 인원보다 일상복 시장에서 더 크게 열릴 수 있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2026 회계연도 매출은 달러 기준 3% 늘었지만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3% 줄었다. 의류 매출은 달러 기준 6% 증가했으나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제자리였고, 판매 수량 증가분은 할인 확대에 따른 평균 판매가격 하락으로 상쇄됐다. 직영 매출은 9%, 디지털은 10% 감소했다. 몬차 유니폼이 진입하는 시장은 브랜드 의류가 저절로 정가에 팔리는 곳이 아니다.

[나이키×레고②] 아이가 고르고 부모가 결제하는 키즈 스포츠 시장. 사진=Ni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4분기 매출총이익률 49.2%도 화려한 반전으로 읽기 어렵다. 전년보다 8.9%포인트 상승했지만 약 9%포인트가 IEEPA 관세 회수 예상분을 반영한 영향이었다. 일회성 효과를 걷어낸 판매 현장에는 재고와 할인, 중국 부진, 직영 채널 감소가 남는다. 연간 재고는 75억100만달러로 전년과 거의 같았다. 도매 주문이 늘었다는 사실과 소비자 판매가 완전히 회복됐다는 판단 사이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나이키의 재기는 유니폼 디자인 한 번의 흥행이나 유명 선수 한 명의 계약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새 제품이 관심을 만들고, 소매망이 적절한 순간에 상품을 공급하며, 과도한 할인을 줄여도 소비자가 구매하는 흐름이 이어져야 한다. 힐이 되살린 도매 관계는 두 번째 고리를 복구하고 있다. 제품 혁신과 정가 판매가 함께 회복돼야 첫 번째와 세 번째 고리까지 닫힌다.

8월 22일, 몬차의 나이키 유니폼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인터 밀란과의 세리에A 개막전을 맞는다. 세계적인 상대와 산시로의 조명은 새 셔츠에 큰 노출을 제공한다. 그날의 주목이 며칠 뒤 매장 판매와 시즌 전체의 재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은 훨씬 조용하다. 나이키의 미래도 이와 닮았다.

화려한 부활은 광고 문구로 먼저 도착한다. 사업의 부활은 유통망의 선반, 할인율, 재고 회전, 반복 구매에 늦게 기록된다. 2026 회계연도의 나이키는 급락의 속도를 늦추고 도매에서 먼저 방향을 바꿨다. 아직 정상에 돌아온 기업이 아니라 돌아가는 길을 다시 찾은 기업에 가깝다. 스우시가 되찾아야 할 것은 명성이 아니라, 그 명성을 정가의 거래로 바꾸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