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h &Kin FW26④] Kith for Salomon XT-EVO, 회색 트라우저 아래 놓인 레이싱 스니커즈
리퀴드 러버·메시 갑피와 XT-6 툴링 결합…강한 원색 한 켤레로 낮은 채도의 테일러링에 속도를 더한 Kin
[KtN 박인경기자]노란색 앞코와 붉은색 중창, 파란색 안감이 짙은 나무 바닥 위에서 겹친다. 뒤편에는 회색 트라우저를 입은 남성이 낮은 의자에 앉아 있다. 상·하의는 몸을 조이지 않은 채 부드럽게 접히고, 바짓단 아래로 드러난 운동화만 선명한 색을 유지한다. Kith &Kin FW26와 함께 공개된 Kith for Salomon XT-EVO는 회색과 베이지, 올리브로 정돈한 Kin의 남성복에 가장 강한 색과 복잡한 구조를 더했다.
키스(Kith)와 살로몬(Salomon)이 처음 선보인 XT-EVO는 기존 모델의 색만 바꾼 협업 제품이 아니다. 레이싱에서 착안한 새로운 갑피를 리퀴드 러버와 통기성 메시로 제작하고, 하부에는 살로몬 XT-6의 툴링을 결합했다. 두 가지 협업 색상에는 키스와 살로몬의 공동 표기가 풋베드와 뒤축에 들어갔다.
Kin은 XT-EVO를 운동복에만 배치하지 않았다. 회색 울 트라우저와 데님 셋업, 재킷과 타이를 갖춘 차림에도 같은 신발을 반복해 사용했다. 산악 달리기에서 출발한 살로몬의 기술적 구조가 수트와 넓은 팬츠 아래로 들어오면서 Kith &Kin FW26의 릴랙스드 테일러링도 한층 분명한 대비를 얻었다.
XT-6 플랫폼 위에 올린 새로운 갑피
XT-EVO의 상부에는 검은색 메시를 따라 노란색과 올리브색 리퀴드 러버 구조물이 길게 뻗어 있다. 발가락을 감싸는 노란 부분은 바깥쪽으로 갈수록 가늘어지고, 갑피 중앙의 검은색 끈과 고정 장치는 러닝화의 기능적인 인상을 유지한다. 뒤축에는 붉은색을 넣고 안감은 파란색으로 처리했다. 색은 네 영역으로 나뉘지만 검은색 메시와 밑창이 전체 윤곽을 묶는다.
레이싱에서 가져온 낮고 빠른 선은 갑피에서 확인된다. 발등을 따라 비스듬히 뻗은 리퀴드 러버와 바깥쪽의 긴 프레임은 자동차 차체나 보호 구조물을 연상시키는 형태를 만든다. 둥근 패널을 여러 겹 쌓은 복고풍 러닝화보다 선이 앞뒤로 길게 흐르는 디자인에 가깝다.
하부에는 XT-6 툴링이 적용됐다. 살로몬 XT-6는 장거리 주행을 위해 개발된 모델에서 출발해 현재는 도심용 스포츠스타일을 대표하는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애자일 섀시(agileCHASSIS)는 중창과 함께 안정성과 충격 완화를 담당하고, 콘타그립(Contagrip) 아웃솔은 거칠고 고르지 않은 지면에서 접지력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XT-EVO는 XT-6의 하부 구조 위에 별도의 레이싱형 갑피를 올리며 기존 제품과 다른 외형을 만들었다.
단단한 하부와 통기성 메시 갑피의 결합은 Kith &Kin FW26 의류에 사용된 소재 구성과도 닮았다. 포니 헤어 레더와 캔버스처럼 표면이 강한 소재를 트로피컬 울과 부드러운 저지에 맞춘 의류처럼, XT-EVO도 러버 프레임과 열린 메시 조직을 한 켤레 안에 배치했다.
회색 팬츠 아래 남겨진 노란색과 붉은색
Kith &Kin FW26의 트라우저는 발등을 덮을 만큼 길다. 바짓단이 갑피 상부와 끈을 가리면 XT-EVO의 전체 구조보다 노란색 앞코와 붉은색 중창이 먼저 남는다. 신발을 모두 노출하는 러닝웨어 스타일링과 달리 원색의 면적을 바짓단으로 조절했다.
푸른 데님 상의와 회색 팬츠를 조합한 착장에서는 노란색 XT-EVO가 상·하의의 낮은 채도를 끊는다. 데님과 울은 비슷한 밝기로 이어지지만 신발은 노랑과 빨강, 파랑을 동시에 드러낸다. 강한 색을 재킷이나 셔츠까지 확장하지 않고 발끝에만 집중한 구성이다.
네이비 셋업에서는 대비가 더 선명하다. 짙은 재킷과 넓은 팬츠 사이에 베이지색 상의를 넣고, 신발에는 노란색과 붉은색을 배치했다. 재킷과 바지는 수트처럼 한 색으로 맞췄지만 바짓단 아래에는 등산화와 러닝화의 구조를 함께 지닌 XT-EVO가 놓였다.
회색 테일러링과 결합한 착장에서도 운동화의 성격을 감추지 않는다. 트라우저는 주름과 긴 길이로 단정한 낙폭을 유지하고, 신발은 러버 프레임과 돌출된 중창을 그대로 드러낸다. 수트에 어울리도록 운동화를 단순하게 다듬기보다 서로 다른 구조를 나란히 둔 선택이다.
재킷과 타이, 플리츠 트라우저에 기술형 운동화를 맞추는 방식은 정장 전체를 스포츠웨어로 바꾸지 않는다. 셔츠와 재킷의 격식은 남아 있고 바지의 원단도 울과 데님의 성격을 유지한다. XT-EVO는 착장을 캐주얼하게 만드는 보조 품목보다 발끝에 다른 속도와 색을 넣는 독립적인 요소로 사용됐다.
회색 컬러웨이에서 달라진 인상
두 번째 XT-EVO는 회색을 중심으로 파란색을 더했다. 앞코와 측면, 중창을 여러 단계의 회색으로 나누고 끈과 안감에 파란색을 배치했다. 노란색 모델이 의류와 강하게 충돌한다면 회색 모델은 Kin의 무채색 옷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밝은 회색 후디와 스웨트팬츠에 회색 XT-EVO를 연결하면 의류와 신발의 경계가 낮아진다. 메시와 러버, 중창의 굴곡은 그대로 남지만 색의 차이가 줄어들어 복잡한 구조보다 소재와 부피가 먼저 읽힌다. 같은 디자인도 컬러웨이에 따라 테일러링의 강조점과 라운지웨어의 연속성을 각각 담당한다.
노란색 모델은 회색 트라우저와 네이비 셋업에서 시각적인 마침표를 찍는다. 회색 모델은 크림색과 밝은 회색, 부드러운 저지 소재에 스며든다. 두 컬러웨이를 단순한 색상 선택으로 나누지 않고 Kith &Kin FW26의 양쪽 스타일에 맞춰 배치했다.
트레일화의 기능에서 패션의 하이브리드 구조로
살로몬 XT-6는 산악 장거리 주행을 위해 개발된 구조를 도심용 스포츠스타일로 확장해 왔다. 안정성과 쿠셔닝, 내구성을 갖춘 툴링 위에 새로운 색과 소재를 적용하면서 기능성 신발과 패션 스니커즈 사이의 간격을 좁혔다. XT-EVO는 검증된 하부를 유지하고 새로운 갑피를 설계해 협업의 범위를 색상 변경보다 넓혔다.
2026년 스니커즈 시장에서는 서로 다른 신발의 구조를 합친 하이브리드 실루엣과 강한 원색이 함께 부각됐다. 로에베는 어프로치 슈즈를 연상시키는 고무 앞코와 비대칭 끈을 적용했고, 보테가 베네타와 캘빈클라인 컬렉션에서도 운동화와 다른 신발 유형을 결합한 디자인이 등장했다. 노랑과 파랑, 빨강 등 원색을 사용한 러너도 2026년 주요 흐름으로 거론됐다.
XT-EVO는 얇은 밑창을 앞세운 슬림 러너와는 다른 부피를 유지한다. 대신 러닝화와 트레일화, 레이싱 디자인의 요소를 한 켤레에 겹치고 강한 원색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동시기 하이브리드 스니커즈와 맞닿는다. 기능성 신발을 일상복에 섞는 데서 나아가 울 트라우저와 수트의 비례를 고려해 색의 노출 범위까지 조절했다.
기술형 운동화가 패션 안으로 들어오면서 기능의 의미도 달라졌다. 접지력과 안정성은 제품의 기반으로 남지만 룩북에서는 산길이나 러닝 코스보다 목조 건물과 회색 수트, 데님 셋업이 배경이 됐다. 밑창의 돌출된 구조와 러버 갑피는 운동 성능을 나타내는 동시에 낮은 채도의 옷을 분리하는 디자인 요소가 됐다.
한정판 색상보다 새로운 실루엣에 둔 무게
Kith for Salomon XT-EVO는 살로몬의 기존 모델에 키스의 색을 입히는 데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갑피와 XT-6 툴링을 결합하고 두 브랜드의 공동 표기를 뒤축과 풋베드에 제한했다. 로고보다 신발의 구조가 먼저 보인다는 점은 Kith &Kin FW26가 의류에서 택한 방향과도 이어진다.
Kin은 의류에서 큰 브랜드명 대신 포니 헤어 레더와 로프 트윌 데님, 트로피컬 울을 내세웠다. XT-EVO에서도 공동 표기를 갑피 중앙에 크게 올리기보다 리퀴드 러버의 선과 메시의 조직, XT-6 하부의 굴곡을 앞에 놓았다. 협업 사실보다 새 실루엣의 형태가 먼저 남는 구성이다.
노란색 XT-EVO는 회색 트라우저 아래에서 가장 큰 대비를 만들고, 회색 모델은 라운지웨어와 테일러링 사이를 낮은 채도로 잇는다. Kith &Kin FW26가 넓은 팬츠로 수트의 긴장을 낮췄다면 XT-EVO는 발끝에서 색과 속도를 높였다. 옷의 표면은 차분하게 정리하고 신발의 구조는 복잡하게 남기면서 Kin의 가을 옷장이 무채색 남성복에 머무는 것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