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 추적③] 김동연 확장재정 4년, 지방채 9430억 뒤 9개월 민생예산

취득세 급락은 외부 충격…2024년 경고 뒤에도 지방채·기금 투입 확대, 경기 방어 명분과 임기 말 예산 편성 책임 교차

2026-08-07     임우경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주노동자도 우리 도민”임을 선언...보고서 서문에서 “참사를 단지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보고서가 사회적 재난의 예방과 대응 매뉴얼로 쓰이길 바란다” 밝혀사진=경기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2025년 12월 31일 경기도 채무 잔액은 6조1356억7599만원이었다. 1년 전 4조9847억6043만원보다 1조1509억원, 23.1% 늘었다. 경기도는 한 해 동안 1조6815억원의 채무를 새로 발생시키고 5306억원을 상환했다. 발생주의 회계로 계산한 부채는 7조3469억원으로 전년보다 7383억원, 11.2% 증가했다.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가 마지막으로 집행한 연간 재정의 결산 수치다.

같은 해 경기도는 세 차례에 걸쳐 지방채 9430억원을 발행했다. 발행 한도 9460억원의 99.6%다. 각종 기금에서 5588억원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 통합계정으로 옮겨 일반회계 등에 투입했다. 지방채와 기금을 함께 사용하고도 김동연 도정이 편성한 2026년 예산에는 노인장기요양,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농작물재해보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일부 필수 사업이 9개월분만 반영됐다.

김동연 도정의 재정 운용을 채무 증가만으로 평가하면 결론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민선 8기는 금리 상승과 부동산 거래 위축, 내수 침체가 겹친 시기에 출범했다. 경기도 세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가 줄어든 상황에서 지방정부까지 지출을 축소하면 지역 건설과 소상공인 매출, 취약계층 지원이 함께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정책 책임은 외부 충격이 발생한 사실보다 충격을 확인한 뒤의 선택에서 무거워진다. 2024년 결산에서 재정자립도 하락과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확인됐지만 2025년 본예산과 제1회 추경에서 확장재정을 이어갔다. 취득세 징수 부진이 확인된 뒤에도 지방채를 추가하고, 하반기에는 기금을 일반회계 지출에 투입했다. 임기 마지막 예산에서 계속사업의 연간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까지 더해졌다.

취득세 충격 안고 출범한 민선 8기

김동연 도정이 출범한 2022년부터 부동산 거래 위축이 경기도 세입을 압박했다. 경기도 결산상 채무는 2021년 말 2조9112억원에서 2022년 3조8362억원, 2023년 4조5067억원, 2024년 4조9848억원으로 증가했다. 채무에는 자동차 등록과 인허가 과정에서 매입하는 지역개발채권 등이 포함되므로 증가액 전체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빌린 돈으로 볼 수는 없다.

세입 기반의 약화는 재정자립도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2024년 결산 기준 재정자립도는 45.4%로 전년보다 1.9%포인트 하락했고, 재정자주도는 45.9%로 2.1%포인트 낮아졌다. 자체수입은 16조8556억원으로 도 단위 지방자치단체 평균보다 많았지만, 국고보조금과 사용처가 정해진 재원의 비중이 커지면서 도가 독자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범위는 좁아졌다.

2024년 결산 기준 통합재정수지는 7981억원 적자였다. 순세계잉여금을 포함하면 적자 규모는 약 41억원으로 줄었다. 경기도가 당시 지급불능에 가까웠다는 해석은 맞지 않는다. 세입과 세출의 연간 결산은 사실상 균형에 가까웠지만, 이월금과 잉여금을 제외한 당해 연도 재정 활동에서는 지출이 수입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2024년 말 채무는 4조9848억원, 회계상 부채는 6조6086억원이었다.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5.3%로 공시됐다. 절대 규모만 보면 큰 금액이지만 자산과 자체수입을 감안할 때 즉각적인 상환 불능을 뜻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취득세 회복이 늦어질 경우 지방채 상환과 복지·교통·안전 지출이 가용재원을 놓고 경쟁하게 될 가능성은 이미 확인되고 있었다.

2024년까지의 자료는 민선 8기가 감당할 수 없는 재정 파탄 상태에 놓였다고 말하지 않는다. 동시에 세입 회복을 전제로 지출을 계속 확대하기에는 재정 완충력이 약해지고 있었다. 김동연 도정이 지출 기조를 조정할 수 있었던 시점도 2024년이었다.

“정권 재창출은 역사적 책임”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이재명·김경수·김동연, 공개 연대 선언  사진=2025 04.16 델리민주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2025년 본예산 7.2% 확대, ‘불황에는 확장재정’

김동연 전 지사는 2024년 11월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확장재정을 공식화했다. 2025년 예산안은 38조7081억원으로 전년보다 7.2% 늘었다. 도로·하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에 2조8000억원을 투입하고 지역화폐와 교통, 돌봄, 미래산업 지출을 확대하는 내용이었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내수 침체 속에서 지방정부가 먼저 재정을 투입해 경기 하강을 막겠다는 판단이었다.

경기 침체기에 지방정부가 확장재정을 선택하는 것 자체는 재정 운용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사용 기간이 긴 도로와 철도, 하천시설을 지방채로 건설하면 현재와 미래 이용자가 비용을 나눠 부담할 수 있다. 민간투자가 위축된 시기에 공공투자로 건설 수요를 보완하는 경기 대응 논리도 성립한다.

2025년 본예산에는 지방채 4862억원이 처음부터 반영됐다. 일반회계 세입 34조7398억원 가운데 지방세는 16조1055억원, 국고보조금은 14조6793억원이었다. 당초예산 기준 통합재정수지는 1조7596억원 적자로 편성됐다. 경기도는 지방세가 전년보다 1조113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늘어나는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채를 함께 배치했다.

확장재정의 타당성은 지방채 사용처와 경제 효과, 이후 상환 능력으로 평가해야 한다. 도로와 하천처럼 장기간 사용하는 자산에 지방채가 투입되고 공사 기간이 단축됐다면 재정 비용에 대응하는 편익이 남는다. 지역화폐와 교통비, 돌봄 지원도 경기 침체기에 가계의 소비 여력을 보완할 수 있다.

민선 8기 전체 사업의 순효과를 입증할 독립적인 종합평가는 현재 공개 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투자액과 지원 인원은 집행 규모를 나타내지만 지방채 이자까지 포함한 비용보다 지역내총생산, 고용, 매출 증가 효과가 컸는지는 별도의 성과 분석이 필요하다. 확장재정이라는 정책 방향을 곧바로 낭비로 단정할 수 없는 동시에, 예산을 투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성과를 인정할 수도 없다.

취득세 감소 확인 뒤 지방채 1008억원 추가

2025년 4월 말 경기도 도세 징수액은 4조5015억원으로 연간 목표의 28%였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986억원, 2.14% 감소했다. 지방세 세입예산의 51.4%를 차지하던 취득세 징수 실적은 전년보다 6.39% 줄었다. 경기도의회 예산 분석에서도 부동산 경기 변화에 따라 세입 목표를 조정하고 정밀한 세수 추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입 부진을 확인한 뒤 제출한 2025년 제1회 추경에서도 SOC 투자용 지방채 1008억원이 추가됐다. 본예산 4862억원과 합친 지방채 편성액은 5871억원으로 늘었다. 추경에는 국지도와 지방도 658억원, 지방하천 390억원, 노후 하수관로 299억원 등 SOC 사업 1534억원이 반영됐다.

김동연 도정은 2025년 1분기 국내총생산 역성장과 내수 부진을 근거로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도로와 하천 공사를 앞당겨 지역 건설경기를 보완하고, 준공 시점을 단축해 도민 편익을 높인다는 설명이었다.

재정 운용의 분기점은 세입 감소가 확인된 시점에도 지출 확대를 유지했다는 데 있다. 취득세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을 반영해 신규 사업과 기존 사업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할 수도 있었지만, 민선 8기는 지방채를 추가해 투자 규모를 유지했다. 세입 감소가 단기에 끝났다면 경기 대응과 기반시설 확충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다음 예산의 가용재원을 줄이는 결과로 연결됐다.

2025년 제1회 추경 분석 당시 일반회계 순세계잉여금은 3647억원이었지만 3500억원이 본예산에 이미 반영돼 있었다. 결산 뒤 새로 사용할 수 있는 잉여재원이 사실상 147억원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세입이 부족할 경우 순세계잉여금으로 보완할 여력도 크지 않았다.

하반기 기금 투입, 투자재정에서 유동성 보완으로

2025년 8월 경기도가 제출한 제2회 추경안은 40조9467억원 규모였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2조1445억원을 포함해 민생경제 회복에 2조3125억원을 반영했다. 중앙정부 추경과 연계된 국비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에 전체 예산 증가액을 모두 경기도의 독자적인 지출 확대로 볼 수는 없다.

재원 조달 방식에서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역할이 달라졌다. 2025년 제2회 기금운용계획에는 통합계정에서 일반회계로 2000억원을 융자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1715억원, 지역화폐 발행 지원에 196억원, 경기도의료원 운영비 지원에 89억원이 배정됐다. 융자 조건은 연 3%, 2년 거치 뒤 3년 원금 균등상환이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세입이 많이 걷힌 시기의 여유재원을 모아 세입 감소나 재난 등 변동에 대비하는 장치다. 경기 침체기에 기금을 꺼내 민생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설치 목적에 들어간다. 다만 일반회계가 기금에서 빌린 돈은 다음 연도 이후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 당해 연도 지출을 유지하는 대신 후임 도정의 의무지출을 늘리는 방식이다.

제2회 기금운용계획에서 통합계정의 2025년 말 예치금은 386억원으로 예상됐다. 일반회계 등에 빌려준 예탁금은 8553억원이었다. 통합계정 장부에는 자산이 남지만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은행 예치금은 크게 줄고 일반회계에서 돌려받아야 할 채권이 늘어난 구조다.

기금 총액과 가용 현금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5년 결산상 경기도 전체 기금 조성액은 6조5627억원이었다. 통합계정 연말 조성액도 1조2051억원으로 기록됐다. 기금이 모두 사라졌다는 표현은 회계상 정확하지 않다. 기금 자산 중 상당 부분이 일반회계 대여금과 융자금으로 바뀌었다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현금 여력은 장부상 조성액보다 작다.

김동연 도정 후반의 변화는 지방채를 사회간접자본에 투입하는 단계에서 기금으로 소비 지원과 공공의료 운영비까지 보완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데 있다. 경기 방어라는 정책 목적은 이어졌지만 재원은 외부 차입과 내부 차입을 동시에 사용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2025년 말 채무 6조1357억원, 부채 7조3469억원

2025년 제3회 추경을 거친 경기도 예산은 42조6118억원으로 늘었다. 2025년 본예산 38조7221억원보다 3조8897억원 증가한 규모다. 국고보조사업 증가가 포함돼 있어 최종 예산 증가분 전체가 자체 사업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말 채무 잔액은 6조1357억원이었다. 전년보다 1조1509억원 늘었다. 회계상 부채는 7조3469억원으로 7383억원 증가했다. 총비용은 39조3197억원, 총수익은 38조7418억원으로 재정운영결과는 5779억원의 비용 초과였다.

채무 6조1357억원 전체를 김동연 도정이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한 지방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경기도 채무에는 지역개발채권과 특별회계·기금 채무가 포함된다. 2025년 중 발생액 1조6815억원도 추미애 지사가 발표한 지방채 9430억원과 집계 범위가 다르다. 두 수치를 더해 새로운 부채 총액을 만들 수 없다.

결산상 순세계잉여금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쳐 2528억원이었다. 전체 기금 조성액도 6조원을 넘었다. 경기도가 현금을 모두 소진해 채무를 갚지 못하는 상태라는 해석은 결산 자료와 맞지 않는다.

재정 압박은 지급 능력보다 운용 여력에서 발생했다. 채무와 내부 차입 상환액이 늘어나는 동안 국비 매칭과 복지, 시·군 조정교부금처럼 줄이기 어려운 지출도 증가했다. 남은 재량재원으로 기존 사업과 신규 정책을 동시에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31일 오후 경기도청 서희홀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성중 행정1부지사, 고영인 경제부지사 등이 참석한 한미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경기도 특별지원대책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사진=경기도, 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2026년 예산 40조577억원, 필수 사업은 9개월분

김동연 도정이 편성하고 경기도의회가 확정한 2026년 본예산은 40조577억원이었다. 2025년 본예산보다 1조3356억원, 3.4% 증가했다. 일반회계는 35조7244억원, 특별회계는 4조3333억원이었다.

2026년 예산에는 시내·광역버스 공공관리제 4769억원, 수도권 환승할인 1816억원, 360도 돌봄과 간병 지원 2406억원, 누리과정 4978억원, 어린이집 유아 급식비 642억원 등이 반영됐다. 노동시간 단축제도 150억원, RE100 소득마을 128억원, 경기 살리기 통큰세일 100억원 등 민선 8기 정책도 이어졌다.

예산 총액과 개별 사업의 연간 소요액은 별개의 문제였다. 추미애 지사는 8월 5일 노인장기요양 약 1234억원,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10억원, 친환경 학교급식 34억원, 산후조리비 80억원, 도교육청 급식 지원 584억원, 가족돌봄수당 14억원, 농작물재해보험 29억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291억원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부분 10월부터 12월까지 필요한 예산이었다.

계속사업의 일부를 9개월분만 편성하고 추경에서 나머지를 확보하는 방식은 지방정부 예산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국비 확정 시기와 세입 변동을 반영해야 하는 사업은 본예산에 연간 필요액을 모두 담기 어려울 수 있다.

노인 돌봄과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버스 운영처럼 연중 수요가 예상되는 사업은 성격이 다르다. 10월 이후에도 반드시 집행해야 할 비용을 본예산과 1차 추경에 반영하지 않았다면 세입 추계보다 지출을 크게 잡았거나, 필수 지출보다 다른 사업을 먼저 배치했다는 의미가 된다.

김동연 도정의 재정 책임이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는 대목도 9개월 예산이다. 취득세 감소는 외부 충격이고 지방채를 활용한 경기 대응은 정책 판단의 영역이다. 다음 연도에 계속해야 할 필수 사업의 연간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는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와 내부 통제에 관한 행정 책임이다.

‘빚을 갚을 수 있다’는 반론이 놓친 부분

김동연 도정의 확장재정을 옹호하는 반론에는 근거가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인구와 경제 규모가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이고 자체수입도 다른 도보다 많다. 2024년 자산은 43조2552억원이었고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5.3%였다. 2025년 말에도 자산은 43조8752억원으로 부채 7조3469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지방채가 투입된 도로와 하천, 철도는 장기간 남는 자산이다. 원리금 상환 기간 동안 교통 편익과 재난 예방 효과가 발생한다면 차입을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으로만 규정하기 어렵다. 2025년 제2회 추경의 상당 부분도 중앙정부 소비쿠폰과 국고보조사업에 연동돼 있어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확대한 지출과 구분해야 한다.

상환 능력이 있다는 설명만으로 재정 운용의 적정성이 입증되지는 않는다. 자산 대부분은 도로와 건물, 토지처럼 채무 상환을 위해 즉시 현금화하기 어렵다. 지방채와 기금 원금을 갚을 돈은 매년 들어오는 세입에서 마련해야 한다.

경기도 전체 예산이 40조원을 넘더라도 도가 자체 판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약 3조5000억원이라는 것이 현 도정의 설명이다. 채무 상환과 내부 차입 상환이 해당 재원에서 늘어나면 신규 정책뿐 아니라 기존 민생사업까지 조정 압력을 받는다.

김동연 도정이 재정 파탄을 남겼다는 표현은 결산 수치보다 과하다. 지방채와 기금으로 경기 침체에 대응한 정책 논리도 인정할 수 있다. 임기 후반 세입 감소를 확인하고도 지출 속도를 충분히 낮추지 않았고, 차입과 기금을 동원한 뒤에도 2026년 필수 사업의 연간 재원을 채우지 못한 책임은 남는다.

확장재정의 성과와 비용, 같은 표에 올려야

김동연 도정의 성과를 판단하려면 지방채가 투입된 사업별 결과가 필요하다. 도로와 하천 사업은 당초 준공 시점과 실제 준공 시점, 총사업비 증가액, 통행시간 단축과 재해 예방 효과를 공개해야 한다. 지역화폐와 소비 지원은 추가 소비액과 소상공인 매출, 지원 종료 뒤 지속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민선 8기 신규·확대 사업도 투입액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기회소득과 360도 돌봄, 경기패스, 주 4.5일제 시범사업, RE100 사업은 참여 인원과 집행률을 넘어 소득·고용·돌봄 공백·교통비·에너지 비용 변화까지 제시해야 재정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채무 관리에는 전체 예산 대비 비율보다 재량재원 대비 원리금 상환액을 사용해야 한다. 법정 의무지출과 국비 매칭을 제외한 3조5000억원 가운데 채무와 기금 상환에 얼마가 들어가는지 공개하면 실제 운용 압박을 확인할 수 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는 최소 현금 보유 기준이 필요하다. 장부상 기금 조성액 가운데 은행 예치금과 일반회계 대여금, 융자금, 회수 예정액을 나누고, 예치금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신규 융자를 제한해야 한다.

본예산을 편성할 때는 돌봄과 급식, 대중교통, 안전 등 계속사업의 12개월분을 먼저 확보하는 원칙도 마련해야 한다. 신규 정책은 필수 사업과 채무 상환액을 반영한 뒤 남는 재원 안에서 편성해야 한다.

세입 추계는 기준 전망 하나가 아니라 부동산 거래량과 금리, 입주 물량에 따른 세 가지 전망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취득세가 가장 낮은 전망에 머물러도 필수 지출을 유지할 수 있는 예산 구조를 갖춰야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는다.

김동연 도정은 취득세 급락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확장재정을 선택했다. 도로와 하천, 교통, 돌봄과 소비 지원에 재정을 투입한 방향은 정책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2024년부터 세입 기반 약화와 재정수지 적자가 확인된 뒤에도 지방채와 기금 사용을 확대하고, 임기 마지막 예산에서 필수 사업의 연간 재원을 채우지 못한 결과는 별도의 책임으로 남았다.

2025년 말 채무 6조1357억원과 부채 7조3469억원만으로 김동연 도정의 실패를 단정할 수는 없다. 지방채 9430억원과 기금 5588억원을 사용한 뒤에도 3개월분 민생예산이 비었다는 결과는 숫자의 성격이 다르다. 전자는 재원 조달 방식이고, 후자는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다. 김동연 도정의 재정 평가는 확장재정의 필요성보다 확보한 재원을 어디에 먼저 배치했고 다음 도정에 어떤 의무지출을 넘겼는지에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