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 추적④] 추미애 7700억 감액 추경…민생 보호선과 구조조정의 충돌

공개된 부족액은 6632억원, 나머지 산출 근거 확인 필요…도의회 심의와 기금·채무 상환표가 실행력 좌우

2026-08-07     임우경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식을 마치고 처음 마주한 결재 서류는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K-반도체 혁신 대책'이었다.  /사진=경기도청,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추미애 경기도지사가 8월 5일 꺼낸 숫자는 7700억원이었다. 경기도가 2026년 한 해 살림을 유지하려면 기존 예산에서 그만큼을 줄여 필수 사업과 세입 결손을 메워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도지사와 고위 공직자의 업무경비를 줄이고 일회성 행사와 연구용역, 민간위탁 사업을 재검토하며 조직과 세입 구조까지 손보겠다는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경기도의 2026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은 41조6799억원이다. 7700억원은 전체 예산의 약 1.85%다. 전체 규모만 놓고 보면 감당 가능한 조정처럼 보이지만, 추 지사가 밝힌 자체 활용 가능 재원 3조500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22%에 이른다. 법정 의무지출과 국비 연계 사업, 시·군 조정교부금 등을 제외하고 도가 조정할 수 있는 재원 가운데 다섯 원 중 한 원 이상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의미다.

재정 비상 선언의 평가는 7700억원을 줄이겠다는 의지보다 어디에서 얼마를 줄이고, 어떤 사업을 끝까지 지킬지에서 갈린다. 업무추진비와 행사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규모를 채우기 어렵다. 공공기관 출연금과 민간보조사업, 시·군 지원, 도로·하천 등 시설사업까지 구조조정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 지사의 결정은 취임 직후 전임 도정의 재정 상태를 공개했다는 점에서 이전 재정 운용과 구분된다. 반면 전체 예산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비상 선언과 감액 규모를 먼저 제시했다는 한계도 함께 남았다. 기자회견 당시 추 지사는 방대한 조직의 예산을 살펴보고 있으며 보고를 절반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7700억원이 확정된 사업별 감액액인지, 세입 부족과 추가 지출 수요를 합친 잠정치인지부터 분명하게 정리해야 한다.

7조원은 당장 갚아야 할 지방채가 아니다

경기도 재정 비상과 함께 거론된 7조415억원은 2026년 제1회 추경 기준으로 2038년까지 갚아야 할 지방채와 기금 내부거래의 원리금 총액이다. 지방채 원리금은 1조9117억원이며, 지역개발기금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에서 일반회계가 빌린 내부거래 상환액은 5조1298억원이다.

7조415억원 전부를 금융기관이나 채권자에게 갚아야 할 외부 채무로 표현하면 실제 재정 상태보다 위험이 크게 보일 수 있다. 내부거래는 경기도 회계 안에서 일반회계가 기금의 돈을 빌려 사용한 금액이다. 지방채와 법적·회계적 성격은 다르지만 상환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회계가 원금과 이자를 기금에 돌려줘야 기금이 본래 사업과 다음 위기에 다시 사용될 수 있다.

상환 시점도 중요하다. 지방채 원리금은 2027년보다 2028년부터 부담이 크게 늘어 2028∼2030년 매년 3254억∼4058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세입 구조가 유지되면 돌봄과 교통, 급식, 안전 등 의무적 지출과 채무 상환이 같은 재량재원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경기도가 당장 지급불능 상태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7조원은 여러 해에 걸친 원리금 상환 예정액이며 40조원이 넘는 연간 예산과 자체 세입도 존재한다. 재정 비상의 실체는 파산보다 가용재원과 현금 흐름의 압박에 가깝다. 기금에서 돈을 빌리고 지방채를 발행해 기존 지출을 유지한 뒤, 다음 연도 필수 사업의 12개월분까지 편성하지 못한 상황이 현재 위기의 직접적인 징후다.

 

공개된 부족액 6632억원, 1068억원은 세부표 필요

경기도가 공개한 2026년 미편성 민생사업비는 3132억원이다. 노인장기요양 1234억원, 도교육청 학교급식비 548억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291억원, 산후조리비 80억원을 비롯해 소아응급의료와 친환경 급식, 가족돌봄수당, 농작물재해보험 등이 포함됐다. 상당수 사업은 10월부터 12월까지 필요한 3개월분을 확보하지 못했다.

취득세 수입은 당초 목표보다 3500억원 이상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편성 민생사업비 3132억원과 취득세 결손 전망 3500억원을 더하면 6632억원이다. 추 지사가 밝힌 7700억원과는 1068억원의 차이가 난다. 추가 의무지출이나 다른 세목의 결손, 예비비와 세출 조정액이 포함됐을 수 있으나 기자회견과 공식 발표문에는 전체 산출표가 제시되지 않았다.

7700억원을 세출 삭감 목표로 곧바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취득세가 덜 걷힌 금액과 필수 사업에 추가로 넣어야 할 금액, 기존 사업에서 실제로 줄일 수 있는 금액은 서로 다른 항목이다. 계약이 끝난 사업이나 이미 집행된 예산은 감액할 수 없고, 국비 사업의 도비 부담을 줄이면 국비까지 반납해야 할 수 있다.

감액 추경안에는 최소한 네 가지 표가 필요하다. 세목별 세입 결손, 본예산과 제1회 추경에 넣지 못한 필수 지출, 새로 발생한 의무지출, 사업별 실제 감액 가능액이다. 네 항목을 분리하지 않으면 7700억원은 재정 부족을 설명하는 정치적 숫자에 머물고, 어느 사업에서 재원을 마련할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8월 선언은 늦추기 어려웠다

노인장기요양과 학교급식, 버스공공관리제처럼 연중 계속되는 사업이 9월까지만 편성됐다면 8월에는 재원 조정을 시작해야 한다. 감액 추경안을 만들고 도의회 심의를 거쳐 10월 집행 전까지 예산을 배정하려면 행정적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추 지사가 취임 직후 신규 공약보다 기존 필수 사업을 먼저 확보하겠다고 밝힌 순서도 합리적이다. 세입 부족 상태에서 새 사업을 추가하면 연말 민생 지출의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 재정 상태를 공개하지 않고 기금이나 추가 지방채로 다시 넘기는 방식보다 부족액을 드러내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편이 향후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재정 상황이 공직사회 내부에서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는 발언은 별도의 행정 점검을 요구한다. 지방채 발행과 기금운용계획, 본예산과 추경은 예산부서와 각 실·국, 도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필수 사업 3개월분이 빠진 사실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보고됐고, 도지사직 인수 과정에서 어떤 자료가 전달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추 지사는 취임 직후에야 구체적인 재정 실상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예산서에 반영된 수치가 내부에서 공유되지 않았다면 보고체계와 재정 통제에 문제가 있었던 셈이다. 공식 자료가 인수 과정에 제공됐는데 새 도정이 뒤늦게 파악했다면 인수 작업의 검토 범위도 함께 따져야 한다. 재정 투명성 문제를 전임 도정의 은폐로 단정하기 전에 보고 문서와 결재 과정, 인수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업무경비 감액, 상징은 크고 절감액은 제한적

도지사와 고위 공직자의 업무경비 감액은 비상 상황에서 조직 내부에 책임을 요구하는 조치다. 세출 구조조정의 신뢰를 확보하려면 지휘부가 먼저 비용을 줄이는 모습도 필요하다.

업무경비가 경기도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일회성 행사와 홍보비까지 함께 줄이더라도 7700억원의 중심 재원이 되기는 어렵다. 실제 감액액이 업무경비보다 공공기관 출연금과 민간보조금, 시설사업에 집중될 경우 선언과 실제 부담 주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일률적인 부서별 감액도 피해야 한다. 예산의 일정 비율을 모든 부서에 똑같이 적용하면 규모가 작은 안전·복지 사업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집행률과 사업 단계, 계약 여부, 중복성, 성과를 기준으로 개별 사업을 판단해야 한다.

연구용역 중단, 절감액보다 큰 비용 발생 가능성

추 지사는 취임 직후 도지사 결재를 받지 않은 부서별 정책연구용역을 잠정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재정 비상 선언에서도 관행적으로 반복된 연구용역과 민간위탁·대행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다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용역을 발주하지 않은 단계라면 비교적 손쉽게 예산을 줄일 수 있다. 계약을 체결했거나 착수금이 지급된 용역은 사정이 다르다.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과 손해배상이 발생하고, 이미 투입한 행정비용도 회수하기 어렵다.

경기북부와 접경지역 사업에서는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이 중앙정부 투자심사와 국비 확보의 선행 절차로 사용된다. 용역비를 줄인 뒤 더 큰 국비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사업 일정이 늦어지면 단기 절감액보다 장기 손실이 커질 수 있다.

경기도의회에서는 정책연구용역을 중단할 때 심의위원회의 사전심의를 거치고, 위약금과 후속 사업 지연, 국비 확보에 미치는 영향을 공개하도록 하는 조례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감액 판단에 별도 절차를 요구하는 움직임은 추 지사의 일괄 중단 방식이 도의회와 충돌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추 지사도 기자회견에서 용역 중단에 따른 계약 해지와 행정 신뢰 저하 우려를 받았다. 민생 예산과 용역비 가운데 무엇을 우선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계약별 손실과 절감액을 비교한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직개편은 2026년 부족액보다 2027년 이후 효과

도지사 직속 참모조직과 실·국, 공공기관의 인력을 재배치하겠다는 방안은 중장기 지출을 줄이는 수단이다. 기능이 중복된 조직을 통합하고 공공기관의 유사 사업을 정리하면 운영비와 출연금 증가 속도를 낮출 수 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인건비는 단기간에 대규모로 줄이기 어렵다. 정원 조정과 조직 통폐합에는 조례 개정, 인사 절차, 도의회 협의가 필요하다. 기존 인력을 해고하지 않고 재배치하는 방식이라면 당해 연도에 확보할 수 있는 현금 절감액도 제한된다.

조직개편을 7700억원 마련 방안에 포함하려면 2026년 절감액과 2027년 이후 절감액을 나눠야 한다. 장기적인 조직 효율화 효과를 올해 감액 재원처럼 계산하면 추경의 실현 가능성이 과장될 수 있다.

도의회 양당 모두 재정 진단보다 추진 방식에 제동

추 지사의 비상 선언 직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재정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에는 동의하면서도 감액 추경 추진 방식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도의회 민주당은 재정 위기를 반복적으로 공론화해 도민 불안을 키우기보다 민생 중심 추경과 협의를 통해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민주당 소속 전·현직 도지사 사이의 책임 공방으로 비칠 수 있는 발표 방식에도 거리를 뒀다.

국민의힘은 민선 7·8기 재정 운용 책임을 비판하면서도 7700억원 감액이 복지·안전과 소상공인 지원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도의회가 심의·의결한 예산을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줄이면 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양당의 반응은 추 지사가 처한 정치적 조건을 보여준다. 민주당 다수와 협력하지 못하면 감액 추경의 의결이 어렵고, 국민의힘은 전임 도정 책임론에는 동의하면서도 지역사업 삭감에는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도의원별 지역구 사업이 조정 대상에 들어가면 정당을 넘어 반발이 커질 수 있다.

감액 대상은 도의회에 추경안을 제출하기 전에 사업별 근거와 함께 공개하는 편이 협의에 유리하다. 집행률이 낮고 계약하지 않은 사업, 중복 사업, 성과가 확인되지 않은 사업을 먼저 제시하면 정치적 삭감 논란을 줄일 수 있다.

취득세 구조 개편, 올해 부족액을 메우지는 못해

경기도는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이고 도세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 거래에 민감한 취득세에 의존한다. 추 지사는 취득세 수입이 2022년 약 11조원에서 2026년 약 8조원으로 3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2026년 수치는 연말 결산이 아니라 현시점의 전망이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기업을 유치해도 법인지방소득세는 해당 시·군에 귀속된다. 경기도는 광역철도와 도로, 전력·용수, 소방과 복지 기반시설 비용을 부담하지만 기업 이익에 따른 세수를 도세로 직접 확보하지 못한다. 추 지사는 지방소비세 확충과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의 합리적 배분,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부담 조정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세입 개편 방향은 경기도의 산업·인구 규모와 지출 부담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 용인과 화성, 평택 등 기업이 집중된 시·군은 기존 법인지방소득세 감소를 우려할 수 있다. 시·군의 세수를 도세로 단순 이전하면 지방정부 사이의 재정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기존 세수보다 향후 증가분을 도와 시·군이 나누는 공동배분 방식, 광역교통과 산업기반시설 사업에 한정한 목적재원 배분, 지방소비세율 조정 등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 국회 입법과 중앙정부·시군 협의가 필요한 만큼 2026년 부족액 7700억원을 당장 채우는 재원은 아니다.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 헌정 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 탄생  사진=2026. 06.04   선거 개표 방송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추미애 결정, 공개와 우선순위에서는 앞섰다

추 지사가 잘한 부분은 재정 상황을 공개하고 신규 공약보다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먼저 살피겠다고 밝힌 데 있다. 지방채와 기금을 다시 동원해 연말 부족분을 넘기는 방식은 2027년 이후 상환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

민생과 생명·안전, 취약계층 보호 예산을 지키겠다고 밝힌 원칙도 감액 추경의 출발선으로 적절하다. 돌봄과 급식, 교통이 중단되면 예산 절감보다 가계 부담과 사회적 비용이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재정 문제를 단순한 지출 삭감이 아니라 세입 구조와 조직 운영까지 연결한 점도 이전 대응보다 범위가 넓다. 경기도의 취득세 의존도와 기업 유치 비용·세수 귀속의 불일치는 단일 추경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사안이다.

산출표와 절차에서는 준비가 부족했다

7700억원의 전체 구성과 사업별 감액표는 선언 당시 공개되지 않았다. 전체 예산 보고도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숫자를 먼저 발표한 뒤 세부 사업을 찾는 방식은 감액 목표를 맞추기 위해 정상 사업까지 줄일 위험을 낳는다.

‘낭비성’, ‘선심성’, ‘불요불급’이라는 기준도 집행부 판단만으로 적용하기 어렵다. 도민 지원과 지역사업은 수혜 지역과 정책 목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사업별 집행률과 성과, 계약 상태, 중단 비용을 공개해야 감액 판단이 정치적 선택이라는 논란을 줄일 수 있다.

전임 도정 책임을 강하게 제기한 발표 방식은 재정 실태를 드러내는 효과가 있지만 같은 당 소속 도의회의 협조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2025년 지방채 발행과 기금 전입, 2026년 본예산과 제1회 추경은 도의회 의결을 거쳤다. 집행부만의 실패로 좁히면 당시 예산을 심의한 의회와 각 실·국의 책임이 빠진다.

7700억원 감액 추경, 다섯 단계로 나눠야

경기도는 먼저 부족액과 감액액을 분리해야 한다. 취득세를 비롯한 세입 결손, 9개월분만 편성된 필수 사업, 새로 발생한 국비 매칭과 법정 지출, 집행 가능한 세출 감액을 각각 공개해야 한다.

민생 보호 대상에는 연간 소요액을 함께 붙여야 한다. 노인장기요양과 급식, 산후조리비, 농작물재해보험, 버스공공관리제 등 10월 이후 부족분을 먼저 복원한 뒤 남은 재원을 계산해야 한다.

감액 사업은 계약 이전·계약 이후·집행 중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 계약하지 않은 사업은 전액 조정할 수 있지만 착수한 사업은 위약금과 매몰비용을 빼야 실제 절감액이 나온다. 국비와 시·군비가 붙은 사업은 도비 감액으로 사라지는 전체 재원까지 표시해야 한다.

기금에는 최소 현금 보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장부상 기금 조성액과 은행 예치금, 일반회계 대여금, 융자금을 나누고 현금성 자산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 내부 차입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2038년까지의 지방채와 기금 상환 일정은 재량재원과 함께 공개해야 한다. 전체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낮더라도 매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3조5000억원 가운데 원리금 상환 비중이 빠르게 늘면 민생사업과 신규 투자가 동시에 위축된다.

8월 TF와 9월 추경안이 첫 판단 자료

경기도는 비상 선언 다음 날 주형철 경제부지사를 중심으로 ‘재정위기 극복 전략 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 관련 부서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재정 악화 원인과 세출 구조조정, 중장기 세입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8월 안에 활동을 마칠 계획이다.

9월 감액 추경안에는 비상 선언에서 빠진 숫자가 들어가야 한다. 7700억원의 산출표, 사업별 삭감액과 중단 비용, 민생사업 복원액, 기금별 현금과 대여금, 2038년까지의 원리금 상환계획이 공개돼야 한다.

추미애 도정은 재정 악화가 누적된 뒤 출범했고 취임 직후 이를 공개했다. 현재까지는 진단과 방향을 제시한 단계다. 7700억원 감액이 필수 사업의 12개월 예산을 복원하고 지방채·기금 의존을 낮추면 비상 선언은 재정 운용의 전환으로 기록될 수 있다. 감액 규모를 먼저 맞추느라 민생과 장기 투자까지 함께 줄이거나 도의회 협의가 무너지면 선언의 정치적 효과만 남게 된다.

8월 말 태스크포스 결과와 9월 감액 추경안은 추미애 지사의 첫 재정 성적표가 된다. 공개한 위기의 크기보다 줄인 사업의 순서, 지켜낸 민생예산, 다음 해로 넘기지 않은 상환 부담이 평가 기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