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 추적⑤] 이재명·김동연 재정 성적표…추미애 평가는 7700억 집행 뒤

위기 대응·재원 조달·상환 설계·인계 장부로 비교…이재명은 속도, 김동연은 임기 말 부담, 추미애는 공개 이후 실행이 기준

2026-08-07     임우경 기자
충청 이어 영남도 압승…김경수·김동연 ‘2위 다툼’ 속 이재명 독주 구도 공고화  사진=2025 04.20 이재명 인스타그램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코로나19 대응의 속도는 이재명 도정이 앞섰다. 현재 경기도의 가용재원 압박은 김동연 도정 후반의 재정 운용과 더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추미애 도정은 7700억원 감액 추가경정예산을 실제로 어떻게 편성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세 도정을 같은 순위표에 곧바로 올릴 수는 없다. 이재명·김동연 도정은 정책 집행과 결산 결과가 나왔다. 추미애 도정은 전임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을 넘겨받아 재정 비상을 선언한 단계다. 선언만으로 전임 도정보다 높은 점수를 주면 비교 조건부터 기울어진다.

평가 기준은 위기에 얼마나 빨리 대응했는지, 재정 투입이 정책 목적에 맞았는지, 차입과 기금 사용의 상환 부담을 충분히 공개했는지, 다음 도정에 어떤 의무지출을 넘겼는지로 좁혀야 한다. 도지사의 정치적 소속보다 취임 당시의 세입 여건과 임기 말 장부가 먼저다.

이재명, 재난 대응은 빨랐고 상환 설명은 짧았다

이재명 도정은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재난기본소득에 2조7677억원을 투입했다. 지역개발기금 예수금 1조5255억원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재난관리기금·재해구호기금 등 1조2422억원을 재원으로 사용했다. 당시 경기도는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6.63%이고 지방채가 아닌 기금과 여유재원을 활용해 추가 채무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확산 초기에는 피해 규모를 가구와 업종별로 신속하게 가려낼 행정 체계가 충분하지 않았다. 전 도민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하고 사용 기간과 지역을 제한한 방식은 정밀한 선별보다 집행 속도와 소비 유도에 무게를 둔 선택이었다. 긴급 대응과 지원 누락 방지에서는 이재명 도정이 세 도정 가운데 가장 분명한 성과를 남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1차 지급에 이어 2차 지급도 보편 방식으로 시행하면서 재정의 집중도는 낮아졌다. 코로나19 피해가 크지 않은 가구에도 같은 금액이 지급됐다. 2021년에는 매출·고용 자료가 전년보다 축적된 만큼 피해 업종과 저소득층에 지원을 더 집중하는 혼합 방식도 검토할 수 있었다.

재원 설명에는 약점이 남았다. 경기도는 기금 사용으로 채무 부담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일반회계가 사용한 지역개발기금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재원을 연차별로 다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법정 채무 통계에 바로 잡히지 않더라도 후속 예산으로 갚아야 할 내부 차입이었다. 당시 설명자료에는 연차별 복원 원칙만 담겼고 세입이 감소할 경우의 구체적인 상환 조정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재난기본소득을 현재 재정 비상의 직접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직후인 2021년에는 부동산 거래 증가로 세수가 늘어 기금을 복원하고 지출 구조를 조정할 시간도 있었다. 이재명 도정이 남긴 평가는 재난 대응의 신속성에서는 긍정, 보편 지급의 재정 효율과 내부 차입의 장기 설명에서는 미흡으로 정리된다.

김동연 지사, 여야정협치위원회 복원 시사… 경기도 정치협력의 전환점 될까/사진=경기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김동연, 세입 감소보다 대응 시점에서 책임 커져

김동연 도정은 2022년 7월 출범과 함께 금리 상승과 부동산 거래 위축을 맞았다.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 경기도에서 부동산 거래 감소는 자체 수입을 직접 압박했다. 세입 충격 자체를 민선 8기의 정책 실패로 돌릴 수는 없다.

재정 경고는 임기 중반부터 공식 수치로 나타났다. 2024회계연도 결산 기준 재정자립도는 45.4%, 재정자주도는 45.9%로 전년보다 각각 1.9%포인트와 2.1%포인트 하락했다. 통합재정수지는 7981억원 적자였고, 연말 채무는 4조9848억원이었다. 지급불능 상태는 아니었지만 자체 재원이 줄고 내부거래와 의존재원의 비중이 커지는 흐름은 확인됐다.

김동연 전 지사는 지출을 줄이기보다 확장재정을 선택했다. 2025년 예산안을 38조7081억원 규모로 편성하고 지방채로 마련한 4962억원을 도로·하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채 규모는 전체 예산안의 1.3%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도 내놨다.

경기 침체기에 공공투자를 유지하는 선택에는 정책적 근거가 있다. 도로와 하천처럼 장기간 사용하는 시설은 지방채로 비용을 나눠 부담할 수 있다. 민간투자가 줄어든 시기에 공공 발주를 늘려 건설경기 하락을 완화하려는 판단도 가능하다.

확장재정의 성과는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지방채가 들어간 사업별 준공 단축 효과와 지역 고용 증가, 재해 예방 편익을 원금과 이자에 맞춰 분석한 자료가 공개돼야 한다. 예산을 늘렸다는 사실만으로 경기 방어 효과를 인정할 수 없고, 지방채를 발행했다는 사실만으로 실패를 단정할 수도 없다.

민선 8기의 책임은 2024년 경고가 확인된 뒤 더 무거워졌다. 세입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확장 기조를 이어갔고, 2025년에는 추미애 도정 발표 기준으로 지방채 발행액이 9430억원까지 늘었다. 발행 한도 9460억원의 99.6%다. 각종 기금 5588억원도 통합계정을 거쳐 일반회계 등에 투입됐다.
2025회계연도 일반회계 지방세 수입은 15조3615억원이었다. 사회복지 지출은 일반회계 세출의 49.21%를 차지했고, 일반회계 순세계잉여금은 1838억원이었다. 회계상 부채는 7조3469억원으로 전년보다 11.2% 늘었다. 부채 전부를 적자 보전용 차입으로 볼 수는 없지만, 세입과 잉여재원만으로 늘어나는 의무지출과 상환 부담을 흡수하기 어려워진 흐름은 드러났다.

지방채와 기금을 사용하고도 2026년 예산에는 노인장기요양과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가족돌봄수당, 농작물재해보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일부 계속사업의 10∼12월분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추미애 지사의 발표다. 연중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사업의 12개월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세입 전망과 사업 우선순위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김동연 도정은 경기 하강기에 지출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일관성을 보였다. 2024년 이후 세입 기반 약화가 확인됐는데도 지방채와 기금 의존을 늘렸고, 임기 마지막 예산에서 필수 사업의 연간 재원을 채우지 못한 결과는 별도의 행정 책임으로 남았다.

현재 경기도의 가용재원 압박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책임은 김동연 도정 후반에 있다. 취득세 감소가 아니라 감소를 확인한 뒤 차입과 내부재원을 사용하면서도 다음 연도의 필수 지출을 온전히 확보하지 못한 선택에 대한 평가다.

신규 특별회계를 설치하려면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함께 처리됐어야 했지만 국회가 정국 경색으로 특별법만 먼저 통과시키면서, 2조 원 규모의 반도체 특별회계는 내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사진=추미애 경기도지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추미애, 비상 공개는 빨랐지만 산출표는 부족

추미애 지사는 8월 5일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이 필요하다며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고위 공직자 업무경비 감액과 일회성 행사 중단, 연구용역·민간위탁 재검토, 조직 재정비, 세입 구조 개편을 함께 제시했다.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 예산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필수 사업 예산이 9월까지만 확보됐다면 8월부터 재원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 신규 공약보다 기존 돌봄·급식·교통사업의 연속성을 먼저 살피고 재정 상태를 공개한 결정은 시기와 우선순위에서 타당하다.

7700억원의 세부 산출 근거는 선언 당시 나오지 않았다. 세입 결손과 미편성 필수 지출, 새로 발생한 의무 부담, 기존 사업에서 실제로 줄일 수 있는 예산을 분리한 표가 필요하다. 추 지사는 기자회견 말미에 방대한 예산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체 보고의 절반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체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감액 목표부터 제시하면 정상 사업까지 금액에 맞춰 줄일 위험이 있다. 업무경비와 행사비 감액은 상징성이 크지만 7700억원을 마련하는 중심 재원이 되기는 어렵다. 실제 조정은 공공기관 출연금과 보조사업, 시·군 지원, 미착수 시설사업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미애 도정은 재정 악화의 발생 책임보다 구조조정의 결과로 평가받게 된다. 민생사업을 복원하면서 차입과 기금 의존을 낮추면 비상 선언은 재정 운용의 전환으로 남는다. 감액 규모를 맞추기 위해 돌봄과 안전, 장기 기반시설까지 함께 줄이면 현 도정이 새로운 책임을 지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 사진=2026. 03.05   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같은 장부로 내린 세 갈래 판정

위기 대응 속도는 이재명 도정이 앞선다. 감염병 초기 전 도민 지원을 빠르게 시행했고 지역 안에서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재원 조달에서는 내부 차입의 장기 부담과 상환 계획을 더 구체적으로 알렸어야 했다.

재정 지속 가능성과 다음 도정 인계에서는 김동연 도정의 평가가 가장 낮다. 취득세 감소는 외부에서 시작됐지만 2024년 이후 경고가 확인된 뒤에도 확장재정을 유지했다. 지방채와 기금을 함께 투입하고도 2026년 필수 계속사업의 연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가 남았다.

추미애 도정은 정보 공개와 민생 우선 원칙에서 출발점을 확보했다. 7700억원의 산출표와 실제 감액 내역, 계약 중단 비용, 지방채·기금 상환계획이 공개되기 전에는 재정 성적을 확정할 수 없다. 전임 책임을 크게 말한 횟수가 아니라 부족한 예산을 어디에서 마련하고 어떤 사업을 지켜냈는지가 판단 기준이다.

종합 1위를 정할 자료는 아직 없다. 이재명 도정은 재난 대응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내부 차입을 남겼고, 김동연 도정은 경기 방어의 명분을 확보했지만 임기 말 장부에서 가장 큰 부담을 남겼다. 추미애 도정은 선언의 타당성보다 집행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경기도 재정 정상화도 도지사 개인의 절약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2020년 이후 지방채 발행액과 연말 채무, 기금의 일반회계 대여금, 원금과 이자, 연도별 상환액을 같은 표로 공개해야 한다. 돌봄과 급식, 대중교통, 안전 등 계속사업은 본예산에서 12개월분을 먼저 확보하고 신규 사업은 남은 재원 안에서 편성하는 원칙도 필요하다.

취득세가 예상보다 많이 걷힌 해에는 초과 세입의 일정 비율을 채무 상환과 기금 복원에 먼저 배분해야 한다. 부동산 거래가 줄어도 필수 지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세입 전망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 가장 낮은 전망에서도 연중 계속사업이 중단되지 않는 예산을 짜야 한다.

민선 7기는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재원을 당겨 썼다. 민선 8기는 세입이 줄어든 뒤에도 지출 속도를 충분히 늦추지 못했다. 민선 9기의 평가는 7700억원 감액의 크기가 아니라 민생예산을 복원하고 다음 세대에 넘길 상환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