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바니 Beast X, 1560마력·5대 한정…‘1.9초’ 입증할 제원은 8월 10일로
기존 비스트보다 출력 56% 높이고 생산량 75% 축소…공차중량·사륜구동 방식·시험 조건이 실제 성능 가를 변수
[KtN 김상기기자]1560마력짜리 미국산 하이퍼카가 단 다섯 대만 제작된다. 레즈바니 모터스(Rezvani Motors)는 6.2리터 V8 엔진과 사륜구동, 탄소섬유 차체를 결합한 비스트 X(Beast X)를 오는 10일 공개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 약 시속 96㎞까지 걸리는 시간은 1.9초다. 다섯 개뿐인 생산 슬롯에는 환불 가능한 예약금 1500달러가 걸렸다.
레즈바니가 앞세운 숫자는 출력과 가속, 희소성에 집중돼 있다. 주문 제작한 V8 엔진에는 단조 내부 부품을 적용했고, 동력은 네 바퀴로 보낸다. 차체 앞쪽에는 대형 스플리터와 카나드를 세우고 후드와 지붕에는 공기의 유입과 배출을 고려한 통풍구와 에어 스쿠프를 배치했다. 1000마력급 기존 비스트에서 한 단계 높인 성능 모델이 아니라 엔진과 구동방식, 차체 구성을 다시 짠 초소량 하이퍼카에 가깝다.
공차중량과 최대토크, 변속기 사양, 과급 방식은 8월 10일 발표로 넘어갔다. 사륜구동이 기계식인지 전륜 전기모터를 더한 전동식인지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1560마력이 엔진 출력인지 전기모터를 포함한 합산출력인지, 시속 60마일 도달시간을 어떤 노면과 타이어로 측정했는지도 비스트 X의 성격을 가를 정보다.
초기 발표를 토대로 나온 일부 보도에는 가속시간이 2.5초로 소개됐다. 레즈바니가 이후 제시한 1.9초와 0.6초 차이다. 2.5초를 기준으로 24% 줄어든 기록이다. 개발 막바지에 성능 목표가 바뀌었는지, 처음 배포된 수치가 잘못 전달됐는지는 정식 공개에서 설명이 필요하다.
1000마력 비스트에서 1560마력 비스트 X로
2세대 비스트는 6.2리터 트윈터보 V8과 8단 듀얼클러치변속기를 얹고 최고출력 1000마력을 낸다. 공차중량은 2960파운드, 약 1343㎏이다. 시속 60마일까지 2.5초, 4분의 1마일은 9.6초이며 생산량은 20대로 제한됐다. 앞에는 275㎜, 뒤에는 355㎜ 폭의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 2 R 타이어를 사용한다.
비스트 X는 기존 모델보다 출력을 560마력, 56% 높였다. 생산량은 20대에서 5대로 줄어 75% 감소했다. 레즈바니는 성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시장에 풀리는 물량을 4분의 1로 줄여 수집가 시장까지 겨냥했다.
출력이 늘어난 만큼 차량 중량도 함께 살펴야 한다. 사륜구동 장치와 강화된 변속기, 냉각설비가 추가되면 무게가 늘어날 수 있다. 탄소섬유 차체가 증가분을 얼마나 상쇄했는지는 공차중량과 소재 적용 범위가 나와야 계산할 수 있다. 외판을 탄소섬유로 제작한 차와 승객실 구조까지 탄소섬유로 만든 차는 무게와 강성, 사고 수리비에서 차이가 크다.
기존 비스트의 1343㎏을 그대로 대입하면 비스트 X의 출력 대비 중량은 1t당 약 1162마력이다. 다만 사륜구동과 냉각계통이 달라진 차량에 기존 중량을 적용한 계산은 실제 제원이 아니다. 1500㎏으로 늘어날 경우 1t당 출력은 약 1040마력으로 낮아진다. 어느 쪽이든 높은 수치지만 가속과 제동, 방향 전환 능력은 공차중량과 앞뒤 하중 배분, 타이어 규격까지 함께 봐야 한다.
1560마력을 만드는 기술과 노면에 전달하는 기술도 다르다. 출발 직후에는 엔진의 최고출력보다 타이어가 견딜 수 있는 힘이 먼저 한계에 이른다. 바퀴가 힘을 받아내지 못하면 구동력 제어장치가 출력을 낮추거나 휠스핀이 발생한다. 레즈바니가 후륜구동인 기존 비스트와 달리 비스트 X에 사륜구동을 넣은 배경도 출발 단계에서 네 바퀴의 접지력을 활용하려는 설계와 맞닿아 있다.
‘1.9초’ 기록에 필요한 시험 조건
시속 60마일 1.9초는 출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사륜구동의 토크 배분과 런치컨트롤, 타이어 온도와 공기압, 노면 상태가 기록을 좌우한다. 출발 뒤 일정 거리를 측정에서 제외하는 롤아웃을 적용했는지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진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지난해 차량 가속 성능 측정 기준인 J1491을 개정해 시험 절차와 측정 방식의 일관성을 다듬었다.
비스트 X보다 출력이 310마력 낮은 쉐보레 코르벳 ZR1X는 준비된 노면에서 시속 60마일까지 1.68초를 기록했다. 1250마력의 V8·전기모터 조합과 전동식 사륜구동을 사용했으며, 일반 판매 연료와 기본 장착 타이어, 미국 전역에서 도로주행이 가능한 엔진 설정으로 4분의 1마일을 8.675초에 통과했다. 쉐보레는 같은 조건에서 여러 차례 8.8초 이내 기록을 냈다는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1560마력의 비스트 X가 1250마력의 ZR1X보다 0.22초 느리다는 사실은 마력과 가속시간이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차량의 무게와 타이어, 전후 구동력 배분이 달라지면 더 높은 출력도 출발 구간에서 모두 사용할 수 없다. 비스트 X의 1.9초를 경쟁 차종과 나란히 놓으려면 사용 연료와 타이어, 노면, 롤아웃, 탑승 중량과 반복 횟수가 함께 나와야 한다.
사륜구동의 구성도 관심을 모은다. 기존 비스트가 쉐보레 코르벳 계열의 미드십 구조를 바탕으로 제작된 만큼, 앞차축에 전기모터를 둔 코르벳 E-Ray 방식이 활용됐을 가능성이 해외 자동차 매체에서 거론됐다. E-Ray는 6.2리터 V8과 전륜 전기모터를 결합해 합산출력 655마력, 시속 60마일 도달시간 2.5초를 낸다. 레즈바니는 비스트 X와 E-Ray의 기술적 연관성을 발표하지 않았다.
전륜 전기모터가 들어갔다면 모터 출력과 배터리 용량, 전륜 구동이 유지되는 속도 범위가 뒤따라야 한다. V8의 동력을 기계식 구동축으로 앞바퀴까지 보내는 구조라면 변속기와 구동축이 1560마력과 최대토크를 견디는 방식이 중요해진다. 구동계가 달라지면 차량 중량과 냉각, 정비 비용까지 함께 달라진다.
한 차례 가속보다 반복 성능
단조 피스톤과 커넥팅로드 등은 높은 연소압력과 열을 견디는 데 유리하다. 1560마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려면 단조 부품만으로는 부족하다. 터보차저의 구성과 과급 압력, 연료 공급, 인터쿨러와 윤활계통이 같은 수준으로 맞아야 한다. 변속기와 차동장치, 구동축도 엔진이 만드는 토크를 감당해야 한다.
첫 번째 가속 뒤에는 흡기와 냉각수, 엔진오일, 변속기 온도가 올라간다. 열이 쌓이면 부품 보호를 위해 출력 제한이 개입할 수 있다. 한 차례 1.9초를 기록하는 것과 두 번째, 세 번째 가속에서도 비슷한 기록을 내는 일은 다른 수준의 냉각 성능을 요구한다.
후드 통풍구와 루프 에어 스쿠프는 엔진룸의 열을 관리하기 위한 외형으로 읽힌다. 프런트 스플리터와 카나드는 고속에서 차체 앞쪽의 양력을 줄이는 데 쓰인다. 공력 부품이 커질수록 차체를 누르는 힘은 늘 수 있지만 공기저항도 커진다. 비스트 X가 최고속도와 서킷 주행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택했는지는 다운포스와 공기저항계수, 최고속도와 제동 성능이 공개된 뒤 비교할 수 있다.
브레이크 제원도 출력과 같은 비중으로 다뤄져야 한다. 시속 96㎞까지 1.9초 만에 도달하는 차는 속도를 반복해서 줄일 제동력과 냉각 능력이 필요하다. 디스크의 재질과 크기, 캘리퍼 구성, 제동거리가 빠진 상태에서는 비스트 X가 직선 가속에 집중한 차인지, 서킷 주행까지 겨냥한 차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5대 한정 뒤에 남는 정비와 부품 공급
다섯 대라는 생산량은 비스트 X의 희소성을 단숨에 높인다. 동시에 성능을 외부에서 검증할 기회는 줄어든다. 별도의 언론 시승차와 시험차가 마련되지 않으면 1560마력과 1.9초를 제조사 밖에서 다시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고객 차량이 개인 소장품으로 들어갈 경우 장기간의 반복 주행과 내구성 자료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환불 가능한 1500달러는 제작 슬롯을 신청하는 비용이다. 차량 가격과 본계약금, 제작 기간과 고객 인도 일정은 정식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예약금 접수만으로 판매 계약이나 완판을 판단할 수는 없다. 사양 변경과 인증 지연, 제작 취소가 발생했을 때의 환불 범위도 본계약에서 구체화될 부분이다.
초소량 하이퍼카는 인도 뒤의 비용도 일반 양산차와 다르다. 탄소섬유 패널과 전용 유리, 스플리터와 카나드를 교체하려면 부품을 새로 제작해야 할 수 있다. 엔진과 사륜구동 제어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 변속기와 차동장치의 정비를 맡을 시설도 제한될 수 있다. 가격과 함께 보증기간과 정비 거점, 부품 공급기간이 공개돼야 실제 보유 부담을 가늠할 수 있다.
8월 10일에는 공차중량과 최대토크, 과급 방식, 변속기와 사륜구동 구조가 비스트 X의 첫 평가를 좌우한다. 사용 연료와 타이어, 브레이크 규격, 최고속도와 4분의 1마일 기록이 뒤따르면 기존 비스트보다 56% 높아진 출력이 차체 전체에 어떻게 쓰였는지도 드러난다.
양산 사양 차량으로 반복 가속과 제동 시험까지 진행한다면 1.9초는 티저의 숫자에서 자동차의 기록으로 바뀐다. 가격과 생산번호, 인도 일정, 보증과 부품 공급계획은 다섯 대의 희소성을 실제 차량 가치로 연결할 조건이다. 레즈바니는 8월 10일 비스트 X의 차체를 모두 드러낸다. 1560마력을 감당할 중량과 구동계, 냉각과 제동 능력도 같은 날 평가대에 오른다.